“맛있네.”
밥알을 우물거리며 스와코가 말했다.
“그쵸, 맛있죠?”
사나에가 우쭐해하며 말했다. 해맑은 그녀의 모습이 부담스럽다고 느껴진 적은 처음이었다.
“요즘 얼굴이 활짝 피었네 사나에는.”
카나코가 젓가락을 쥐고 살살 운을 띄웠다.
“그래요? 좀 예뻐진거 같아요?”
사나에가 자기 얼굴을 이리저리 만지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물었다.
“아니……. 그렇게 말한 적은 없는데…….”
조금 과하긴 하지만, 이렇게 보면 확실히 달라진 것 없이 평소 그대로의 사나에였다. 떠보려는 말이 원천봉쇄된 카나코는, 잠시 움찔하며 사나에의 눈치를 보며 스와코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라고 뭐라 할 수 있는 말이 있는건 아니었다.
“마, 맞다 사나에. 요즘은 요괴퇴치 하러 안가니?”
“요괴퇴치요?”
먹던 밥던 밥을 한없이 우물거리며 사나에가 대답했다.
“요즘은 바빠서요. 아예 관둘까 싶기도 해요.”
“응? 뭐 때문에 그렇게 바쁜데?”
뭔가 잡았다는 듯 카나코가 재빨리 물었다.
“아, 그냥 레이무 씨한테 탄막연습을…….”
“그 한량한테서?”
카나코가 피식 웃으며 젓가락을 허공에 저으며 말했다.
“에이, 사나에, 기왕 배우는거 나나 스와코에게 배우는게 낫지않겠니? 그런 불량한 무녀랑 어울리면 안돼요.”
“에…….”
사나에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지더니,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밥만을 우물거렸다. 그 분위기덕분에 식사의 분위기는 완전히 가라앉아, 이내 그릇과 젓가락이 부딪히는 소리와 밥먹는 소리만이 어색한 식탁을 가득 매웠다.
“전 먼저 들어가볼게요.”
꾸벅, 인사를 하며 사나에가 떠난 뒤, 두 여신은 그 정적을 깨고,
“네가 쓸데없는걸 물어서 그렇잖아, 이 멍청아!”
카나코가 스와코의 볼을 양손으로 짝짝 때리며 말했다. 스와코 역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녀는 카나코의 코를 꼬집으며 항의했다.
“애초에 네가 쓸데없이 말을 꺼내지만 않았어도 됐잖아, 그걸 왜 물어서 난리야 이 아줌마야!”
“내가 뭐 심한말 했다고 그래!”
둘은 서로 엉켜 자매마냥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렇게 싸우기도 잠시.
“하, 항복.”
체구가 훨씬 작은 스와코는 이내 질렸다는 듯 말했다.
“… 그건 그렇고.”
딱히 이겨도 승자따위 없는 싸움에 이긴 카나코는 다시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그 때 사나에,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 이야기가 나온 뒤에 아무 말도 안했지?”
“응? 아, 그렇지.”
더운 실내에서 한참 몸을 움직인 스와코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그냥 한 번 찍어보는건데 말이야, 혹시. 어, 그……. 사나에가…….”
카나코는 자기가 말하면서도 있을 리 없는 일이라고 부정하듯 손의 모양을 이리저리 바꾸며 말했다.
“뭐야, 빨리 말해.”
대자로 뻗은 채 카나코를 발로 툭 툭 건드리며 대답을 재촉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긴 한데, 혹시 사나에가 그 무녀한테 관심이 있다거나…….”
“아? 그럴 리가.”
헛소리를 다 한다는 듯 소매를 저으며 스와코는 그것을 부인했다.
“그 아이가 처음 환상향에 왔을 때 생각나지? 사나에 성격상 평범한 인간을 좋아할 리가 없잖아? 그렇게 무시하던 아이를 말이야.”
“……. 그 무녀가 평범한 인간이라는 건 못 믿겠는데.”
이전의 사건때 그 무녀가 신사까지 들이닥쳐와 소란을 피우던 그 때를 생각하며 카나코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결정적으로 뭐?”
카나코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스와코는 그 모자를 부채 대신 부치며 몸을 일으켜세웠다.
“그 무녀는 여자애잖아, 사나에도 여자아이고. 말도 안된다니깐?”
스와코가 말했다. 뭘 기대했냐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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