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힘없이 일어난 사나에는, 터덜터덜 거실에서 나가 그대로 방에 틀어박혀버렸다.
“... 밥도 몇 젓가락 깨작깨작 거리다 말고.”
“... 그렇게 좋아하던 고기도 안 먹고.”
가만히 사나에의 눈치를 보던 스와코와 카나코가 서로에게 들릴 정도로만 작게 속삭였다.
“연회에서 무슨 일 있었던... 것 같지?”
“그것 말곤 없지.”
하루만에 바뀌어버린 사나에의 모습에, 그녀들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맞대었다.
뭐라고 해야할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녀에게 직접 물어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정말 딸 하나 키우는 기분이네...”
야사카 카나코가 한숨을 쉬듯 말했다.
평소대로라면 태클을 걸었을 스와코도, 그 말에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네가 그러는 걸 들켜서 그래.”
카나코가 말했다.
“그럴 리가. 사나에가 점으로 보일 때까지 가만히 있었는걸!”
긴 소매를 흔들며 모리야 스와코가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자신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강한 부정은 하지 못했다.
“파하...”
스와코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나에는 방에 틀어박혀서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유카리에 대한 원망도 들지 않았다. 생각나는 것은 그 때 레이무가 자신을 보던 표정과, 레이무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레이무의 얼굴을 자신있게 볼 수 있을지, 그녀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레이무 씨...”
몇 번이나 되뇌이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만을 마법의 주문처럼 읊조렸다.
야쿠모 유카리는, 레이무에게 자주 달라붙곤 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어째서 자신을 추행했던 것일까. 사나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속을 알 수 없는 그녀의 속이, 더 이해할 수 없게만 느껴졌다.
자신은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직접 물어볼 수 없다. 그녀는 생각했다.
야쿠모 유카리를, 예전의 자기 방식대로 때려눕혀서라도, 사나에는 그녀에게 물어볼 생각이었다.
-
“그런데...”
코치야 사나에는 깜빡하고 있었다.
이 틈새의 요괴를 찾으려고 하는 행위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레이무는 알고 있을까? 가장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 레이무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은 지금, 그것을 물으러 간다는 건 아무래도 불가능해 보였다.
“... 그래도.”
갈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레이무의 얼굴을 계속 보지 않을수는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모든 것을 버리고 왔던 그녀에게, 이제 새로 무언가를 버리려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녀의 머릿속에 스와코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상대가 돌아봐주지 않는다면, 억지로라도 돌아보게 하라고.
코치야 사나에는 뺨을 치고, 정신을 바짝 차리며 고개를 돌렸다.
하늘은 회색으로 덮인 것이,
꼭 비가 올것만 같았다.
-
“당분간 오지 말랬잖아.”
“어머, 연회가 아니니까 괜찮은걸?”
뻔뻔스러울 정도로 낭랑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야쿠모 유카리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눈 앞의 소녀는 자신에게 유래없는 적의를 품고 있었으며,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했다.
정말, 아직까지도 옛날 그대로의 어린아이로구나.
무서울 정도로 순진한 어린아이.
“상관없어. 어차피 찾아가려고 했었으니까.”
“후후, 알고 있었어.”
섬세하고 우아한 금색의 눈썹을 살짝 움직이며, 그 밑의 붉은 눈동자는 마치 비웃는 듯한 빛이 스쳤다.
레이무는 신경쓰지 않고 손을 들었다.
그러자, 순간 무수한 부적이 잠시 빛을 발하며 나타났다.
진심으로 덤빌 생각따위, 숨기지 않은 채였다.
“이야기보단 역시 이쪽이 좋은거야?”
대현자는 능글맞게 웃음지으며 말했다.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했던 탄막 놀음이다.
그러니 이번에도 별로 달라질 건 없었다.
단지, 자매싸움이 다시 일어났을 뿐.
오랜만에 즐기는 것도 좋겠지.
“ㅡ결계. ”
그 말과 동시에, 무수한 광채가 야쿠모 유카리의 뒤를 뒤덮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