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뭘 주의하는지 모르겠다면 읽어보는게 좋지만 일단 주의)
“아,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니까. 애초에 세이자를 잡는데 유카리는 날 왜 데려가선...”
“... 그 때 이변의 원인은 너에게도 있지 않냐?”
한탄하는 신묘마루에게, 키리사메 마리사가 술을 마시다 말고 잔에서 입을 떼고 되물었다. 신묘마루는 정곡을 찔려, 아무말도 못하고 굳어버렸다.
“아하하, 농담이야, 농담. 어차피 지난일이기도 하고, 꽤 재밌었으니까.”
“그렇다고 재미로 미친 짓을 할 생각은 하지마렴.”
마리사의 말끝을 물고 늘어지며, 레이무가 한심스럽다는 듯 말했다. 마리사는 쓸데없이 너무 일을 벌리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역시, 확실히 바보같았다.
“그럴순 없지. 그러면 너에게 이변 해결을 뺏겨버리잖냐.”
“하면 안된다는 이유 자체가 글러먹었거든?”
그렇게 말하며 레이무는 잔을 부딪치며 술을 들이켰다. 확실히 상쾌한 바람을 맞으니 진정이 되는 기분이었다. 다음 연회는 아주 밖에서 해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곧 겨울이 올 것을 생각하니 그것도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그녀는 두고 온 두 사람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그러고보니, 사나에랑 유카리는 어딨어?”
“응? 안에 없... 네? 화장실이라도 갔나?”
“... 걔네 둘 사이에 나란히 둘이 손잡고 화장실을 간다는건 상상이 안되는데.”
그렇게 말하고 레이무는 신경쓰지 않으려 했지만 역시 신경 쓰였다. 뭐, 그래도 술기운에 정말로 같이 간 걸수도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볼까. 그렇게 느긋하게 마음먹고는, 레이무는 애써 둘에 대한 생각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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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요괴의 시간. 누가 정했는지도 모르고, 누가 그렇게 하기로 했는지도 모른다. 밤에 주로 활동하는 것은 요괴들의 본능이자 상식이었다. 나정도 되는 요괴의 기분도 그렇게 자유자재로 정할 수 있다니, 역시 요괴는 용신이 만드신게 아닐까. 야쿠모 유카리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밤의 신사는 정말로 상쾌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그녀에게, 심심함을 달래주는 것은 인간들의 여흥과 이러한 자연의 선물 정도였다.
그렇게 한가롭게 걷다보니, 유카리의 눈앞에 화장실은 없고 코치야 사나에가 허겁지겁 걸어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사실, 화장실이 아니라 그녀를 찾으러 온 것이지만.
“후아아, 살 것 같... 어라, 유카리 씨?”
소변을 한참 참았던 것인지, 상쾌한 표정으로 걸어오던 사나에가 유카리를 보고는 말했다.
“아, 화장실은 저쪽에 있어요. 요괴시니까 밤눈은 밝으시려나, 아하하...”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사나에의 말을 대충 흘려듣고는, 유카리는 사나에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주 짧은 시간,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유카리가 입을 열었다.
“사나에는 누구에게나 친절하네.”
“에, 에? 음, 그런가요...?”
예상외의 엉뚱한 유카리의 말에, 사나에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미처 이해하지도 못하고 대답했다. 유카리는 조금씩 발걸음을 옮겨 사나에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그녀의 발걸음은 방금까지 주사를 부리던 그녀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레이무에게 보여주는 친절도 그런 친절이려나?”
“... 네?”
순간, 사나에의 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그러니까, 사나에가 레이무에게 보여주는 그 웃음은, 나한테 보여주는 웃음과 같은 것일까나? 그렇지 않으면...”
야쿠모 유카리는 어느새 사나에의 바로 앞에 다가가, 그녀의 당황한 표정을 만끽했다. 코치야 사나에는 평소에는 언제나 활기차게 있으면서도,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곳을 찌를 때 깜짝 깜짝 놀라는 모습은 너무나 귀엽기 짝이 없었다. 야쿠모 유카리는 그녀를 볼 때마다 항상 놀려주고 싶었지만, 딱히 괴롭힐 핑계도 없었기 때문에 갖고 놀 수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저... 저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흐응... 과연 그럴까나?”
조금씩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사나에를 보며, 야쿠모 유카리는 그녀의 곁에 조금 더 다가가 속삭였다. 정곡을 찔린데다 취기에 호흡까지 조금 흐트러진, 그녀의 호흡은 또다른 맛이 있었다. 유카리는 사나에의 가녀린 손을 잡으며 위로는 조금씩 그녀의 옆얼굴을 훑어보았다. 그녀의 숨결이 사나에에게 닿을 때마다 움찔 움찔 하는 것이, 유카리의 가학심리를 더욱 더 자극시켰다.
“흐읏... 계속 불지 말아주세요오...”
“어머, 기분 좋아하는 것 아니니? 아무리 봐도 그렇게 보이는데.”
사나에의 반응을 보자, 유카리는 더욱 더 이 소녀를 몰아붙이고 괴롭히고 싶어졌다. 물론, 그녀의 취미도 한 몫 하겠지만, 이렇게 귀여운 소녀와 단 둘이 있게되면 데리고 놀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왜, 이런 상상 해본적 없니? 레이무랑 단 둘이서...”
그렇게 말하는 유카리의 숨소리 역시 거칠어지고 있었다. 유카리는 침이 가득 고여 있을 것만 같은 사나에의 입술에 숨을 후 하고 불어넣더니, 그 숨결에 따라 떨리는 그녀의 입술에 살포시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읍... 으읍...”
조금씩 저항하는 사나에를 벽에 몰아붙이고는, 유카리는 두 팔로 사나에의 팔을 잡더니 조금씩 몸을 비벼오며 사나에의 입술을 범해갔다.
유카리의 행동에 사나에는 힘껏 저항해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요괴의 완력에 그녀의 팔은 꼼짝할 수도 없고, 몸을 움직일 때마다 오히려 유카리의 몸과 스쳐 더욱 기분만 나쁠 뿐이었다. 혀를 집어넣으려는 유카리의 시도에 사나에는 입을 열지 않으려 애써 입술과 이빨을 굳게 닫고 저항했지만, 유카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타액을 발라갔다.
“우후후, 어때, 어른의 키스는?”
잠시 후 입술을 뗀 후, 사나에가 눈을 뜨자 그녀는 그 눈을 마주보고 요염한 얼굴로 물어왔다. 기분 나빠요.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사나에는 충격에 입이 열리지 않는지, 아무말 없이 가만히 그녀를 보고있었다.
“우응, 대답이 없네. 그럼 좀 더 진도를 나가서...”
자신의 말에 잠시나마 집중하고 있던 사이, 유카리는 사나에가 앗 소리를 내기도 전에 그녀의 옷자락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갑작스럽게 맨살이 만져진 사나에는, 마치 얼음이라도 닿은 듯 파르르 떨었다.
“유, 유카리 씨, 이러지 마세요. 갑자기 이게 무슨...”
“쉬이. 즐겁게 해줄테니까, 가만히 힘빼고 있으렴.”
그렇게 말하며 유카리는 가슴 쪽으로 파고든 손을 마구 움직였다. 남의 손에 갑자기 가슴이 만져지자 사나에는 순간 팟 하고 크게 떨고는 유카리의 팔을 잡아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유카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한쪽 손으로 상의의 아랫자락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는 사나에의 허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귀여워라. 가만히 있으렴. 남자와 하는 것과는 또다른 맛이 있으니까.”
“그, 그만하세요. 남자와 다른 맛이라니 그건 또 무슨...”
“어머, 설마 아직 처녀?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네. 그럼 지금부터 진짜로 어른의 재미를 알려줄테니까 기대하렴.”
“읏... 앗. 이, 이러지 마세요옷!”
“... 너희 지금 뭐하고 있는건데?”
순간, 밤바람보다 더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코치야 사나에는 그 목소리를 듣고 놀라 그 어떤 때보다 몸을 크게 떨었다. 하쿠레이 레이무가 어느새 그녀들에게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으응... 글쎄. 뭘하고 있는걸까나...?”
여전히 뺀질거리는 말투로, 유카리는 사나에의 몸에서 손을 떼고 말했다. 레이무는 가만히 사나에 쪽을 바라보았다.
“사나에 너도 뭐라고 말 좀......”
“...?”
레이무는 몹시 화가난 표정으로 사나에에게 큰소리를 치려다, 사나에의 얼굴을 보자 말을 끊었다. 할 말을 잃었다고 하는 편이 더 알맞을지도 모르겠다. 이 녀석이 뭐라고 말을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 윽.”
분명히 궁지에 몰린 쪽은 저쪽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레이무는 자기가 잘못한 듯 기분이 나빠왔다. 자기 신사에서 이런 일을 해서 기분이 나쁘다고 하기에는 좀 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짜증이었다.
“... 유카리 넌 당분간 연회 오는거 금지야.”
“에에...”
“시끄러.”
“우으...”
뺀질거리던 태도를 바꾸어 유카리가 한 풀 꺾인 목소리로 작게 웅얼거렸다. 레이무는 뭐라고 더 말하려 했지만 이내 고개를 홱 돌려 떠나갔다. 할 말이 더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었다.
사나에의 표정을 보자, 유카리에 대한 화와 왠지모를 배신감, 그리고 그 표정의 사나에를 보자 너무나도 머리가 어지러웠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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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적은 이유 : 잘릴까봐 내용 몇줄 다 쳐냄
못 볼수도 있으니 미리 인사드리죠
굿모닝, 굿애프터눈,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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