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코 님, 오늘은 같이 잘까요?”
“엉?”
뜻밖의 말을 들은 스와코는 사나에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사, 사나에, 너랑 나는 그러면 안되는 사이니까... 너에게 상처가 될 수 있겠지만, 응...”
양팔을 휘저으며 애써 거부한다. 그런 스와코를 보며 사나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슨 말씀 하시는거에요. 그냥 같이 자자는 건데... 바깥에 있을 때 같이 자고 그랬잖아요?”
“응? 아, 아아. 아! 그, 그렇네! 난 또 네가 갑자기 같이 자자고 하길래, 좀 의외다 싶어서! 응!”
스와코가 분주한 동작으로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그럼 잠자리 준비할게요오~”
방으로 들어가는 사나에를 보며 스와코는 자신과 사나에 사이의 관계를 말해줘야 하나 갈등했던 것을 생각하고, 허탈하게 웃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같이 자는 것도 오랜만이구나.”
“그러게요...”
이부자리에 누워 추욱 늘어지며, 스와코가 말했다. 사나에는 대답하며 나란히 놓인 자리에 누누웠다.
“다음에는 목욕도 같이 할까요? 이젠 제가 스와코 님 머리도 감겨드리고.”
“그래, 최근엔 바빴으니까 조용할 때 이렇게 다같이 시간을 보내자꾸나.”
조명이 없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잊었는지 스와코는 아이같은 웃음을 지으며 사나에의 가슴을 쿡 찔렀다.
“혼자 목욕하고 있으면 또 무슨 일을 할지 모르니까.”
“우와와와와와와!”
사나에가 발로 이불을 뻥 차고 일어나며 손을 내저었다.
“그건 그,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잠시 운 나쁜 타이밍에 스와코 님이 봐버리신 거고, 그, 으와, 으, 저!”
스와코가 그런 사나에를 보고 아이를 달래듯 다시 눕히며 웃었다.
“아하하하! 알았어, 알았어. 삐지지 마. 내가 잘못했으니까. 자, 다시 누우렴.”
완전히 어린아이의 표정을 한 사나에를 토닥이는 스와코의 모습은 그 작은 체구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웠다.
모습은 어린아이지만 속은 어른인 신과, 모습은 다 큰 처녀지만 속은 아직 어린아이인 신의 후손.
신은 사나에를 끔찍이도 아꼈다. 그녀와 이렇게 같이 지낼수 있는 것은 좋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것이 우리들의 이기심이 아니었을까. 그녀들의 결정에 사나에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진심에서 나온 긍정인지, 아니면 단지 맹목적인 복종인지는, 그녀 자신은 알 수 없었다.
신은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꺅? 스와코 님?”
“이렇게 있자꾸나. 옛날처럼...”
스와코는 사나에의 품에 꼬옥 안겼다. 이렇게 있자는 말이 이렇게 안고 있자는 뜻인지, 지금처럼 환상향에서 쭉 살아가자는 뜻인지, 그녀 자신도 어느 쪽인지 알지 못했다. 사나에는 말없이 스와코를 껴안았다.
‘따뜻해... 이런 느낌, 오랜만이야.’
자신이 안고있는 소녀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나에는 천진난만하게 생각했다. 그녀의 왼손에 잡히는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다시 생각했다.
‘부드럽네. 레이무 씨의 머리카락도 이렇게 부드러우려나. 나중에 만져볼 수 있을까나.’
날씨는 초가을이었지만 밤의 공기는 싸늘했다. 물론 방은 그렇게 춥지 않았지만 서로 안고 있는 사람의 체온은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사나에는 스와코의 허리께에 손을 얹었다. 한 숨 한 숨 호흡할 때마다 조금씩 움직이는 작은 소녀의 몸은 누구라도 귀엽게 느껴질 것이다. 촉각에만 의지한 사나에의 감각도, 어렴풋이 그럴거라고 생각했다.
“간지러워, 사나에...”
허리춤에 올려놓은 손을 잡으며 스와코가 말했다. 사나에의 가슴에 얼굴을 포옥 묻은 스와코의 숨결은 옷을 뚫고 그대로 살결에 전해졌다.
“앗, 죄송해요!”
잠시 감상에 젖은 사나에가 손을 허리에서 떼고, 다시 스와코의 가슴에 둘러 껴안았다.
‘언젠가 레이무 씨랑도 이렇게 잘 기회가 있을까?’
바깥 세계에 있을땐 연락도 없이 친구 집에서 자고와서, 스와코 님과 카나코 님께 혼나곤 했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사나에는 품에 안은 따스함과 사랑을 느끼며, 조금씩 잠들어갔다.
스와코가 곤란한 목소리로 그녀를 깨울 때까지.
“저, 저기... 사나에...?”
“음... 응... 아침이에요, 스와코 님?”
물론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잠에 취한 사나에는 흐리멍덩한 얼굴로 스와코에게 물었다.
“아니...”
스와코가 약간 붉게 물든 얼굴로.
“자면서 내 갈비뼈를 계속 만지지 말아주겠니...?”
그제서야 사나에는 오른손에 잡힌 따뜻한 무언가를 느꼈다. 손을 잠시 움직이자, 아기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피부가, 약간 거칠어진 숨을 쉬는 스와코의 호흡에 따라 사나에의 손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손으로 느껴지는 심장소리는 덤으로.
“어서 손 좀 빼주... 아? 아아앙! 잠깐! 그쪽까지 올라가며언!”
아직 잠이 덜 깬 사나에의 손을 거부하며, 스와코가 소리질렀다. 역시 끌어안고 자는건 아니었나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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