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향은 사람 수만큼 있습니다.
※ 토요사토미미노 미코를 좋아하시거나 사랑하시면 뒤로가기를 추천합니다(궁서체)
※ 이번화를 읽지 않아도 전체적인 스토리 이해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전편은 공지가서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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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사토미미 미코 - 中 (1)
화사한 연꽃 무늬와 자비롭게 보이는 불상의 모습이 그려진 묘렌사의 어느 방. 그 방은 묘렌사의 주지승 히지리 뱌쿠렌 말고 아무도 모르는 일종의 비밀기지와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토요사토미미 미코는 거기에 있었다. 얼굴을 제외한 온몸에 멍이 든 모습으로 말이다. 도망가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의 힘은 알 수 없는 힘에 봉인되어있으며, 그녀의 몸은 쇠사슬에 의해 묶여있었다. 쇠사슬이 그녀의 팔다리를 묶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대신 개목걸이처럼 목에 묶여있었다. 그리고 다른 끝은 방 한가운데에 박혀 있는 말뚝에 묶여있었다. 쇠사슬을 풀지 않는한 혹은 끊지 않는한 도망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비밀의 방에 갖힌 지 거의 일주일이 넘어갔다. 그동안 이 안에서 미코가 무슨 일이 당했는 지는 그녀의 몸과 그녀의 옷과 그녀의 주변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미코의 몸은 앞서 말했듯이 온몸에 멍이 들었고 그 뿐만이 아니라 인간답게 식사를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그녀의 양손은 묶여있지 않았지만, 손가락을 조금만 움직여도 고통에 실성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양손가락 마디마디가 정성을 다해 부러뜨려져 있었다. 그 상태에서 손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고문일 것이다. 거기다가 찢어졌기라도 했는 지 대충 꼬멘 자국이 보이고 화상 자국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미코의 옷, 고딕 로리타 드레스는 찢어진 건 둘째치고 땀과 피와 침과 오물과 정체모를 액체로 더럽혀져 있었다. 원래 검은 옷임에 불구하고 그 자국들은 선명히 보였다.
미코의 주변은 옷 자국들과 비슷한 자국으로 가득했다. 거기다가 내용물이 약간 남아있는 주사, 촛농이 흘러내린 양초, 위협스럽게 보이는 채찍 그리고 넓다란 대야 같은 것들도 보였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미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미닫이문이 드르륵하고 열리고 주전자를 든 히지리 뱌쿠렌이 들어왔다. 그녀는 만면에 웃음을 띤 얼굴로 미코를 바라보았다. 마치 사랑스러운 애완견을 바라보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에 반해 미코의 얼굴은 숨길 수 없는 공포로 가득찼다. 학대당하는 애완견의 얼굴이었다. 온몸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들부들 떨리고 프라이드 넘치던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채 히지리를 두렵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오늘은 기분이 어떠신가요, 성.덕.태.자.님?"
히지리는 키득키득 웃었다. 미코는 공포와 치욕에 부들부들떨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히지리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퍼억!
히지리의 발따귀가 미코의 볼에 적중했다. 미코는 이젠 익숙해진 폭력에 고통스러워하며 몸을 사릴 뿐 비명이나 신음소리는 내지 않았다.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는 히지리는 웃음을 지우고 잘 들으라는 듯이 또박또박 말했다.
"주인님이 질문하면 어떻게 하라고 했죠?"
"……대답……하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잘 기억하고 계시네요."
히지리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다시 발을 들어올렸다.
퍽!
이번엔 히지리의 발이 미코의 턱을 차고 올라갔다.
"다음부터는 잊지 마세요. 천재라는 별명이 울잖아요."
미코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추스리며 말했다.
"……네."
히지리는 세 번째로 발길질을 가했다. 이번엔 복부를 향해서였다.
퍽!
"……하악! 왜……왜?"
"대답이 작아요."
히지리는 복부를 부여잡지도 못하고 손도 가져다대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는 미코를 바라보며 단호히 말했다. 미코는 복부에 가해진 충격 때문에 심호흡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히지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일격에 죽고도 남을 타격이었지만 이정도로 그녀가 죽는다면, 이때까지 수 천번도 넘게 죽었을 것이다.
히지리는 들고온 주전자로 미코 옆에 있는 대야에 물을 부었다. 대야 바닥이 다 비치는 깨끗한 물이었다. 아마 마셔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코는 대야에 물이 차오를 수록 몸이 떨리는 정도가 점점 더 심해졌다. 마치 물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히지리는 미코의 반응을 보고 그녀를 안심시켜주었다.
"걱정마세요. 물고문은 오늘 안할거에요."
미코는 히지리를 올려다보았다. 히지리가 물었다.
"물 마시고 싶지 않아요? 깨끗한 물 마신 지도 오래됬잖아요, 태자님?"
"……예. 마시고…… 싶습니다……."
미코는 대답이 작지 않을까 히지리의 폭력을 걱정하며 대답했다. 다행히 이번엔 히지리를 만족시킨 모양이었다. 히지리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마시세요."
"……감사……합니다."
미코는 고개를 숙였다. 손도 움직이지 못하는 그녀가 대야에 담긴 물을 어떻게 마실 수 있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였다. 미코에게는 이미 자주 있는 일이었다. 미코는 치욕감을 애써 잊어버리려고하며 고개를 숙여 얼굴만 대야에 가져가 대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물을 들이마셨다. 단지, 슬쩍슬쩍 히지리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무슨 짓을 할 지 몰랐기 때문이다.
히지리는 이번엔 미코에게 딱히 폭력이나 고문을 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그녀가 언제쯤이면 개처럼 대야에 담긴 물을 핥아먹을까하고 고민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다 마셨……습니다."
미코가 그렇게 말하자 히지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히지리는 미코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 손을 물에 담갔다.
첨벙.
히지리는 물에 담군 손을 빼고 미코의 얼굴을 어루어만졌다. 조심스럽게, 유리를 만지듯이, 사랑스럽게, 인형을 만지듯이. 미코의 얼굴을 한 번 어루만진 히지리는 다시 손을 물에 담구었다. 그렇게 히지리는 미코의 얼굴을 씻겨주었다. 얼굴만이 아니었다. 팔이나, 다리도 정성을 다해 씻겨주었다. 하지만 미코는 굴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굴욕감은 히지리의 손이 미코의 옷 안으로 파고 들어가서 씻겨주었을 때 극에 달하였다. 미코의 몸 구석구석을 히지리의 손이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히지리는 손가락으로 미코의 입술을 쓱 훑었다. 그리고 미코의 턱을 잡더니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미코의 눈이 커다랗게 떠지고 뭐라 말하려 했지만 히지리의 입술은 미코가 말을 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입맞춤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쯔읍.
히지리가 입을 떼자 미코와 히지리 입술 사이로 점액이 길게 늘어졌다. 히지리는 만족해하며 미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엉이귀를 떠올리게 하는 머리카락은 언제 봐도 신기했다. 전혀 어색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미코의 머리를 쓰다듬던 히지리는 깨달았다. 추악하고 잔혹한 깨달음이었다.
"그러고보니 태자님?"
"네……?"
"인간의 귀는 인간한테만 달려야 있어야 겠지요?"
히지리는 미코의 귀를 보며 말했다. 미코는 무슨 소리인가 고민하는 대신 이번엔 히지리가 무슨 짓을 할까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미코의 영민함은 히지리가 행동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히지리가 자신의 귀를 잡았을 때 그 짐작을 확신했다.
동시에 공포에 떨었다. 미코의 입에서 '제발! 제발 그것만은……'이라는 소리가 비명처럼 울려퍼졌지만 히지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히지리는 미코의 귀를 강하게 부여잡고…… 잡아당겼다.
"아아아아아악!"
고통으로 사무친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시해선의 피는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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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는 최대한 조절했습니다
퇴고하면서 본인이 사이코패스인 줄 알았습니다. 그나마 필력이 잉여로워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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