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지저의 크리스마스에!
코메이지 사토리, 지령전의 주인이자 존재감이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사토리 요괴인 그녀는 겨울이 되고 얼마 지나지않아 축제가 한창인 지하의 세계에 요란하게 발을 디딘 홍백의 무녀가 한바탕하고 돌아간 것에 대해서 지옥의 염마에게 보고할 서류더미들을 정리하고있다. 몇날 며칠을 쉬지않고 밀린 서류들과 가계부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녀의 눈가엔 거무스름하고 피곤해보이는 기운이 서려있다. 연말이 되가면서 올해는 꼭 자신의 애완동물들과 땅밑에서 울리는 재야의 종소리를 들으리라 다짐했건만, 겨울동안 그녀의 노력은 무녀에 의해 허사가 되고 그런 그녀는 애써 희망의 끈을 놓지않으며 한손으론 평소 즐겨 마시던 커피대신 홍차를 마시고 옆에 놓여있던 쿠키도 와그작와그작 씹어먹으며 서류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사토리님~ 쉬엄쉬엄 하세요~"
등 뒤에서 문이 뒤틀릴것같은 끼익소리를 내며 자신의 애완동물중 하나인 카엔뵤 린, 애칭 오린이 마침 떨어진 쿠키를 보충할 새롭고 다양한 쿠키들을 금박의 쟁반 위에 여분의 홍차와 함께 가지고 들어온다.
"아, 으응. 좀 너무 열심히 해버렸나..."
사토리는 팔을 위로 올리며 끊어질듯하게 기지개를 편다. 기지개의 탓인지 요즘 눈이 안좋아져 쓰던 안경이 아수라장의 책상 위로 타닥 하고 떨어진다. 피곤하기로는 어느 메이드장과 견줄만한 사토리의 얼굴을 안쓰럽게 쳐다보며 오린은 자신의 주인을 위해 이야기의 소소한 재미를 더해보기위해 요즘 지저에 새로 들어온 어느 성인의 탄생일에 대해서 입을 연다.
"아, 사토리님 그러고보니 연말이라 항상 바쁘셔서 밖에 돌아다니신지 꽤 되셨잖아요~? 요즘 들은 이야기중에서 새로 생긴 휴일에 대해서 말해드릴까요?"
"휴...일? 휴일이라...... 흠~ 그래 그럼, 어떤 휴일인지 오린이 말 좀 해주지않을래? 좀 피곤해서 말하면서 쉬어야겠네"
"네, 그럼 즉시!"
자신이 꺼낸 화제에 바빠서 대화가 오가지않았던 주인이 모처럼 흥미를 가져 오린은 즐거운 마음으로 입을 열어 휴일에 대해 술술 말하기 시작한다.
"사토리님, 그 휴일의 이름은 크리스마스나 성탄절이라고 하는데 바깥세계에서 어느 성인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날이라고해요~ 또 뭐였지... 아! 바깥세계에 집집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다닌다는 붉은 옷을 입은 할아버지도 있다는데 이 할아버지는 성탄절 전날 밤에 몰래 굴뚝으로 들어와서 선물을 걸려있는 양말에 넣어놓고간다고 해요! 선물이라니, 지령전에도 왔으면 좋겠지만 역시 환상향이니까 안되겠죠~? 그런데 생일도 아니고, 그날을 기리는 날도 있다는게 좀 특이하지않나요?"
"음.... 그러게... 그치만 바깥세계는 그런것도 있구나....."
"사토리님은 이 지령전 밖으로 외출하신지도 오래되셔서 모든게 신기하신건가요 냐아~ 근데 그러고보니, 그 휴일이 내일이네요~"
사토리는 신기함을 연신 드러내고 뭔가를 깊이 고민한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오린은 오랜만의 주인과의 대화에 마냥 기쁘기만 하다. 그렇게 둘은 휴일 그외의 이야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건 피곤하고 머릿속 가득 서류생각으로만 가득했던 사토리에게 잠시나마 뻥 뚫릴것같은 상쾌함을 주었다.
"그럼, 사토리님 저는 이만 나가볼께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아, 응. 오린 고마워~"
그녀의 고양이 오린이 들고왔던 쟁반에 빈 찻잔과 과자접시를 가져가며 묘하게 호화스러운 문을 조용히 닫았다. 사토리는 오린이 나간뒤로 지금 앉아있는 자신의 눈높이만큼 쌓인 서류에 손도 대지않고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10여분간을 동상마냥 앉아있다가, 결정했다는듯이 손바닥에 주먹쥔 손을 탁!하고 내려치며
"그래! 내가 애들에게 선물을 주는거야!"
라며 혼잣말을 했다. 그 때 아무도 없을 아니, 아무도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등 뒤에, 별안간 검은 모자를 쓰고, 투명한 연두빛 머리칼을 가진 소녀가 나타나 사토리의 어깨를 톡 하고 건드린다.
"무슨 선물을 준다는거야 언니?"
"ㅇ...으아아악! 누구...!!"
사토리는 용모와 어울리지 않는 괴성을 지르며 갈대같이 흔들리며 앞으로 고꾸라진다. 그리고 얼른 고개를 뒤로 돌려 질문의 당사자가 누군지 확인한다.
"ㅋ...코이시였구나.... 코이시 깜짝 놀랐잖니!"
"헤에... 근데 언니 그 선물이 뭐냐니깐?"
"응? ㅅ...선물? ㅁ.....무슨 소리일까나~"
"체! 치사하게 언니만 알고있지말고 나도 가르쳐줘!"
"무슨 소리하는거니 코이시! 언니는 선물 같은거 성탄절이라는걸 기념해서 지령전 애완동물들에게 선물같은거 줄 생각같은건 하지않았어! 정말이야!"
"흐음~ 정말이지? 음..... 그래, 알았어...."
당황하여 더듬으며 말하는 사토리의 대답을 들은 그녀의 동생 코이시는 약간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곧바로 사토리의 의식 속에서 묻혀져갔다. 허나 사토리가 이 사실을 알아챈건 자매끼리의 대화를 마치고나서 서류작업을 다시 시작하고부터 한참 뒤이다.
"아.... 그러고보니 그 아이, 아까 또 능력을 쓴걸까 나도 모르게 잊어버렸어... 하아... 그 아이가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이마에 손을 짚고 다시 서류에 시선을 보내며 빠른 속도로 한장 한장을 확인한다. 얼마나 일을 했을까, 사토리는 피로함을 넘어선 무언가를 느끼며 뻐근한 어깨를 위해 기지개를 편다. 시원하게 기지개를 편 다음, 푹신한 의자에 온몸을 맡기며 잠시 서류를 손에서 놓는다. 그러고선, 피로한 눈을 감으며 또 다시 선물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아이들 선물을 뭘로 할지가 관건인데..... 일단 모두들 생각을 읽어볼까... 하나씩 불러서 면담하는것도 좋지만... 그렇게 되면 들켜버리겠지? 역시 적당한 타이밍을 봐서 읽어낸 다음 그때 그때 메모해두자...근데 코이시 선물은 어떡한담...’
생각외로 어려운 관문에 부딪힌 사토리의 머리가 살짝 지끈거려왔다. 그녀는 더욱 더 깊게 고민하고, 최상의 답을 도출해낸다.
"그럼, 그 아이의 선물은 그것으로 결정하기로..... 그 아이도 분명, 좋아할거야 분명"
사토리의 입에서 확신의 혼잣말이 나온다. 다른 모든 일들을 제쳐두고 사토리의 의식을 잠식했던 고민들은 이제 사라지고 그녀는 다시 책상에 높게 쌓인 종이들에 집중한다. 아침부터 몰두한 작업 덕분에 생각보다 일찍, 정말 일찍 끝낼 수 있었던 사토리는 일이 끝난 지금 그녀는 기쁜 마음을 가지고 외출할 준비를 하고있다. 때마침 오린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라? 사토리님 어디 가시는건가요? 오랜만에 외출하시네요?"
주인의 외출이 오랜만인 오린은 얼굴에 어째서 나가는것인지 궁금하다는 표정이 가득이다.
"어라, 오린 눈치챘구나. 잠깐 밖에 나갔다 올테니깐 다른 아이들도 불러주지않을래? 일때문에 한동안 보지못해서 오랜만에 보고싶어"
"앗, 네 사토리님!"
"그치만, 어디가는지는 비밀이란다 후훗"
"에~ 알고싶었는데.... 어쨋든 금방 불러올께요~"
아쉬운듯 대답을 한 오린이 다시 문밖으로 나가고, 사토리는 책상 한켠에 있는 메모장과 조그마한 펜을 자신의 주머니에 가볍게 털어넣는다. 짧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문이 열리며 오린이 자신의 친구들이자 사토리의 애완동물들을 데리고들어온다.
"사토리님, 일단 다들 데려온것같아요"
"아, 응. 오린 수고했어. 다들 오랜만이네, 내가 너무 바빠서 얼굴도 못비췄구나, 정말 미안해"
사토리는 미안한 얼굴을 하고, 자신의 애완동물들을 하나하나 안아주기도하고, 눈을 마주치며 얼굴을 맞대고 부비기도 한다. 물론, 몰래 생각을 읽고있다는건 비밀이다. 그렇게 재회의 의식이 끝나고, 사토리는 모두를 돌려보낸 다음 손위의 메모장에 기억에 의존해 선물목록을 쓴다. 자신이 알아볼 정도로만 쓴것이기에 메모장의 글씨는 다소 엉망이다. 사토리는, 다썼는지 다시 메모장을 닫아 주머니속에 넣어두고 그제서야 지령전을 나선다.
"하아, 땅속이지만, 지령전 바깥을 나서는것도 오랜만이네. 지령전 안에서도, 바쁘다는걸 핑계로 너무 방안에만 있었나. 공기가 시원하네"
다른이의 뺨을 스쳐지나갔다면 그저 사납고 차가운 공기들이, 저택밖이 오랜만인 사토리에겐 시원하게 느껴질뿐이었다. 그렇게 기분좋게 지령전을 나선 사토리는 지저의 상가들 사이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는다. 마침 떨어졌던 생필품과 식료품 가게들을 들러보기도 하고, 동물들과 동생 코이시를 위한 선물들도 꼼꼼한 주부처럼 이것 저것 비교해본다. 그녀의 애완동물 우츠호의 인공태양이 점점 지기 시작하고, 사토리도 지령전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자주가는 포목점에 들른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동백빛 붉은 빛의 옷을 사서 다시 지령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령전에 도착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사토리는 느즈막한 오후에 사온 것들을 꺼내 정리한다. 선물들은 하나하나 커다랗고 반짝이는 리본으로 포장되어있다. 그 중 유난히 리본의 크기도 크고 선물의 크기도 큰 하나가 보인다. 과연 누구의 선물일까?
"이..건.... 그 아이의 선물이니깐, 더 잘, 소중히 챙겨두자."
혼잣말을 하며, 그 제일 큰 선물을 들어, 책상 아래 서랍에 고이 보관한다. 나머지 다른 선물들은 낮에 같이 사온 붉은색 자루에 차곡차곡 쌓듯이 넣어둔다. 어린 소녀가 들만한 크기는 아니지만서도, 사토리는 이래뵈도 몇백년 살았다는것을 보여주는지 자루를 별거 아닌듯이 들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자신의 옷장속에 숨겨둔다. 그러고선, 방을 나가 자신의 애완동물들과 오랜만에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누가 꽃병을 깨뜨려서 어쨌다거나, 누구는 카펫을 막 할퀴어 찢어놨다는둥 웃지못할 이야기들도 하고 서로가 아니라며 언쟁을 하는둥, 사토리로서는 실로 오랜만의 왁자지껄하지만, 즐거운 식사였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사토리는 가벼운 취미생활인 글도 쓰고 아까 그 제일 큰 선물을 꺼내고, 반짓고리도 꺼내서 실과 바늘로 무언가의 위에 열심히 자수를 놓았다. 자수를 다 놓고보니 시간이 거의 기다리던 자시가 되고 사토리는 잠옷대신 낮에 사왔던 붉은 빛의 옷을 꺼내입고 옷장속에 숨겨두었던 자신의 옷과 색이 동일한 커다란 자루를 꺼냈다. 움직이는 소리가 나지않도록 조심조심 행동한건 당연한 일. 그녀는, 들키지않고 지령전의 모두에게 선물을 나누어주려고 문고리조차 두손으로 꽉잡으며 소리나지 않게 열려고 노력한다. 문 하나 여는데도 사토리의 얼굴은 상기되고 땀을 뻘뻘 흘리고있다. 그렇게 고양이마냥 살금살금 긴 복도를 걸어가며 각각의 문 안쪽을 살핀다. 조그마한 열쇠구멍으로 보아하니 조용한게 어째 다들 자는 분위기이고, 평소 늦게까지 깨어있던 동물들도 왠일인지 오늘만큼은 곤히 자고있었다. 사토리는 이때다하며 재빨리 방들에 들어가서 선물들을 머리맡에 두고나온다. 마치 자칭 환상향 최속이라던 어느 텐구를 보는 것 같다. 눈깜짝할새 선물 주기를 마치고 사토리는 삽시간에 체력소비를 많이 해서 스테미너가 딸리는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이부자리에 대자로 뻗었다.
"그 아이 선물은 어떻게 준담.... 저녁이라도 좋으니 지령전으로 돌아와줬으면 좋겠지만....."
이런 고민을 하며 사토리는 연보랏빛 짧은 고수머리를 연신 뒤척이며 자다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뒤척이다가 뒤늦게 제대로 된 수면에 빠진 사토리는 누군가 자신의 볼을 쿡쿡 찌르는걸 느끼고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잠에서 깬다. 그녀의 눈동자는 흐리멍덩했다. 게다가 피곤했는지 입에서 맑고 투명한 액체가 흐르는 상태의 사토리였지만 그녀는 지금 의식이 안드로메다로 날려져있는 상태이다. 그런 그녀의 볼을 계속해서 찌르는건 다름 아닌 그녀의 동생 코이시. 코이시는 자신의 언니인 사토리가 좀처럼 제정신으로 돌아오지않자 이번에는 더 아프도록 양볼을 번갈아가며 마구 손가락으로 찌른다. 이정도면 사토리의 볼이 움푹 패일지경이다. 아픔을 제대로 느낀건지 사토리의 흐리멍덩한 눈이 제 빛을 찾아가고있다. 마침내 의식이 돌아온 사토리는 입에서 흐르는 무한의 샘물을 소맷자락으로 닦아내고 자신을 깨우는 인물, 아니 요괴가 누군지 눈을 비빈다음 아직 앞이 흐릿하게 보이는지 눈이 완전히 보일때까지 연신 끔벅인다.
"언니 나야! 코이시!"
"ㅇ...어? 어... 그래 코이시구나..... 못알아봐서 미안해, 그런데 아침 일찍 왠일이니?"
동생의 능력이 무의식을 다루는 능력이기에, 홀연히 아무때나 왔다가 다시 또 사라지기에, 코이시가 아침에 오는건 드물었다고 생각하는 사토리가 대답을 의문형으로 마쳤다.
"헤.... 아침에는 나도 오랜만인것같아 언니... 근데~ 이 큰 선물은 뭐야~? 이거 누구꺼야? 혹시 내꺼야?"
"ㅇ...으응? ㄱ...그거? 어... 코이시 네거야..! 언니가 주는 성탄절 선물이야!"
에메랄드빛 눈을 반짝이며 코이시가 선물의 주인은 누구냐고 묻자 사토리는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는지 얼떨결에 대답했다.
"와아! 진짜? 정말 내꺼야? 언니! 정말 고마워! 선물이라니! 그날 이후로 정말 오랜만인것같아...헤헤 성탄절이라는건 잘 모르겠지만 잘 받을께!"
"코이시, 그날일은 이제 잊으라고 했잖니..."
"그치만, 그날 이후로 나도 이렇게 밝아졌고~ 지금이 좋은걸? 어쨋든 언니! 선물 정~말 고마워!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하다 후후~"
"궁금하면 여기서 풀어봐도 된단다 코이시. 대신 지령전 동물들이랑 같이 풀어보는 감동이 줄어들지않을까 코이시?"
"우웅~ 그것도 그렇네.... 그럼! 나, 다같이 풀때까지 기다릴께!"
결심했다는듯이 말하는 코이시, 그녀의 언니 사토리의 얼굴은 그런 동생이 귀엽다는듯이 동생을 보며 잔잔한 미소를 띄고있다. 사토리는 코이시와 함께 책을 보기도하고, 머리를 빗어주는등 사이좋은 자매의 표본을 보여주듯 아침시간을 기다렸다. 이윽고 식사시간이 되자 둘은 옷을 갈아입고 지령전의 식당으로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여느때와 같이 소란스럽지만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코메이지 자매는 동물들과 함께 응접실에 모였다. 모두들 각자 간밤에 받은 선물을 가져온듯 즐거운 분위기가 펼쳐진다. 사토리만이 누가 선물을 했는지 알고있을뿐, 그도 그럴것이 그녀가 선물했으니 당연한것일지도 모른다. 코이시도 받은 선물을 가져와 사토리옆의 소파에 파묻히듯 앉았다.
"다들 선물을 받았구나, 누가 준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고마우신분이야 모두들 그분께 감사하렴"
사토리는 자신의 말이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겨우 참고 거짓된 감사의말을 내뱉었다. 그녀의 속은 이미 폭소한마당이다. 다들 감사하는 표정을 하며 선물을 풀어보았다. 물론, 코이시도 마찬가지이다.
"와!! 언니 이거봐! 가방이야!! 장미모양 자수도 놓아져있어! 너무 예쁘다! 언니 정말 고마워!! 에헤헤..."
"코이시가 기뻐하니 이 언니도 기쁘네, 앞으로는 밖에 돌아다닐때 그 가방을 가지고 다녀줘"
"응! 언니! 나, 항상 매고 다닐께!"
코이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가방을 이리보고 저리보기도한다. 매고나서는 사토리에게 어떠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의식으로 향하는 마음을 닫아버린 코이시의 얼굴에 실로 오랜만의 웃음이었다. 코이시의 웃음을 본 사토리조차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이렇게 기뻐하는 동생은, 너무나도 오랜만이라서 성탄절이라는 기념일에 대해, 사토리는 고마워했다. 이 날, 감동의 물결인 사토리의 뒤로 오린이 몰래 와서 속닥거리자 사토리가 소스라치게 놀란것은 둘만의 비밀이다. 하지만 비밀이 무엇인지는, 모두가 아는 공공연연한 사실일지도 모른다.
네...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를 크리스마스 축전입니다...
일단 다 쓰긴 썼는데 뒤쪽이 상당히 템포가 빠른느낌입니다...ㅜㅠ하하
앞으로도 행복한 지령전이 되기를!
다쓰니 속이 다 후련하네요!ㅋㅋ
코메이지 사토리, 지령전의 주인이자 존재감이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사토리 요괴인 그녀는 겨울이 되고 얼마 지나지않아 축제가 한창인 지하의 세계에 요란하게 발을 디딘 홍백의 무녀가 한바탕하고 돌아간 것에 대해서 지옥의 염마에게 보고할 서류더미들을 정리하고있다. 몇날 며칠을 쉬지않고 밀린 서류들과 가계부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녀의 눈가엔 거무스름하고 피곤해보이는 기운이 서려있다. 연말이 되가면서 올해는 꼭 자신의 애완동물들과 땅밑에서 울리는 재야의 종소리를 들으리라 다짐했건만, 겨울동안 그녀의 노력은 무녀에 의해 허사가 되고 그런 그녀는 애써 희망의 끈을 놓지않으며 한손으론 평소 즐겨 마시던 커피대신 홍차를 마시고 옆에 놓여있던 쿠키도 와그작와그작 씹어먹으며 서류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사토리님~ 쉬엄쉬엄 하세요~"
등 뒤에서 문이 뒤틀릴것같은 끼익소리를 내며 자신의 애완동물중 하나인 카엔뵤 린, 애칭 오린이 마침 떨어진 쿠키를 보충할 새롭고 다양한 쿠키들을 금박의 쟁반 위에 여분의 홍차와 함께 가지고 들어온다.
"아, 으응. 좀 너무 열심히 해버렸나..."
사토리는 팔을 위로 올리며 끊어질듯하게 기지개를 편다. 기지개의 탓인지 요즘 눈이 안좋아져 쓰던 안경이 아수라장의 책상 위로 타닥 하고 떨어진다. 피곤하기로는 어느 메이드장과 견줄만한 사토리의 얼굴을 안쓰럽게 쳐다보며 오린은 자신의 주인을 위해 이야기의 소소한 재미를 더해보기위해 요즘 지저에 새로 들어온 어느 성인의 탄생일에 대해서 입을 연다.
"아, 사토리님 그러고보니 연말이라 항상 바쁘셔서 밖에 돌아다니신지 꽤 되셨잖아요~? 요즘 들은 이야기중에서 새로 생긴 휴일에 대해서 말해드릴까요?"
"휴...일? 휴일이라...... 흠~ 그래 그럼, 어떤 휴일인지 오린이 말 좀 해주지않을래? 좀 피곤해서 말하면서 쉬어야겠네"
"네, 그럼 즉시!"
자신이 꺼낸 화제에 바빠서 대화가 오가지않았던 주인이 모처럼 흥미를 가져 오린은 즐거운 마음으로 입을 열어 휴일에 대해 술술 말하기 시작한다.
"사토리님, 그 휴일의 이름은 크리스마스나 성탄절이라고 하는데 바깥세계에서 어느 성인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날이라고해요~ 또 뭐였지... 아! 바깥세계에 집집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다닌다는 붉은 옷을 입은 할아버지도 있다는데 이 할아버지는 성탄절 전날 밤에 몰래 굴뚝으로 들어와서 선물을 걸려있는 양말에 넣어놓고간다고 해요! 선물이라니, 지령전에도 왔으면 좋겠지만 역시 환상향이니까 안되겠죠~? 그런데 생일도 아니고, 그날을 기리는 날도 있다는게 좀 특이하지않나요?"
"음.... 그러게... 그치만 바깥세계는 그런것도 있구나....."
"사토리님은 이 지령전 밖으로 외출하신지도 오래되셔서 모든게 신기하신건가요 냐아~ 근데 그러고보니, 그 휴일이 내일이네요~"
사토리는 신기함을 연신 드러내고 뭔가를 깊이 고민한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오린은 오랜만의 주인과의 대화에 마냥 기쁘기만 하다. 그렇게 둘은 휴일 그외의 이야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건 피곤하고 머릿속 가득 서류생각으로만 가득했던 사토리에게 잠시나마 뻥 뚫릴것같은 상쾌함을 주었다.
"그럼, 사토리님 저는 이만 나가볼께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아, 응. 오린 고마워~"
그녀의 고양이 오린이 들고왔던 쟁반에 빈 찻잔과 과자접시를 가져가며 묘하게 호화스러운 문을 조용히 닫았다. 사토리는 오린이 나간뒤로 지금 앉아있는 자신의 눈높이만큼 쌓인 서류에 손도 대지않고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10여분간을 동상마냥 앉아있다가, 결정했다는듯이 손바닥에 주먹쥔 손을 탁!하고 내려치며
"그래! 내가 애들에게 선물을 주는거야!"
라며 혼잣말을 했다. 그 때 아무도 없을 아니, 아무도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등 뒤에, 별안간 검은 모자를 쓰고, 투명한 연두빛 머리칼을 가진 소녀가 나타나 사토리의 어깨를 톡 하고 건드린다.
"무슨 선물을 준다는거야 언니?"
"ㅇ...으아아악! 누구...!!"
사토리는 용모와 어울리지 않는 괴성을 지르며 갈대같이 흔들리며 앞으로 고꾸라진다. 그리고 얼른 고개를 뒤로 돌려 질문의 당사자가 누군지 확인한다.
"ㅋ...코이시였구나.... 코이시 깜짝 놀랐잖니!"
"헤에... 근데 언니 그 선물이 뭐냐니깐?"
"응? ㅅ...선물? ㅁ.....무슨 소리일까나~"
"체! 치사하게 언니만 알고있지말고 나도 가르쳐줘!"
"무슨 소리하는거니 코이시! 언니는 선물 같은거 성탄절이라는걸 기념해서 지령전 애완동물들에게 선물같은거 줄 생각같은건 하지않았어! 정말이야!"
"흐음~ 정말이지? 음..... 그래, 알았어...."
당황하여 더듬으며 말하는 사토리의 대답을 들은 그녀의 동생 코이시는 약간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곧바로 사토리의 의식 속에서 묻혀져갔다. 허나 사토리가 이 사실을 알아챈건 자매끼리의 대화를 마치고나서 서류작업을 다시 시작하고부터 한참 뒤이다.
"아.... 그러고보니 그 아이, 아까 또 능력을 쓴걸까 나도 모르게 잊어버렸어... 하아... 그 아이가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이마에 손을 짚고 다시 서류에 시선을 보내며 빠른 속도로 한장 한장을 확인한다. 얼마나 일을 했을까, 사토리는 피로함을 넘어선 무언가를 느끼며 뻐근한 어깨를 위해 기지개를 편다. 시원하게 기지개를 편 다음, 푹신한 의자에 온몸을 맡기며 잠시 서류를 손에서 놓는다. 그러고선, 피로한 눈을 감으며 또 다시 선물에 대한 생각에 잠긴다.
‘아이들 선물을 뭘로 할지가 관건인데..... 일단 모두들 생각을 읽어볼까... 하나씩 불러서 면담하는것도 좋지만... 그렇게 되면 들켜버리겠지? 역시 적당한 타이밍을 봐서 읽어낸 다음 그때 그때 메모해두자...근데 코이시 선물은 어떡한담...’
생각외로 어려운 관문에 부딪힌 사토리의 머리가 살짝 지끈거려왔다. 그녀는 더욱 더 깊게 고민하고, 최상의 답을 도출해낸다.
"그럼, 그 아이의 선물은 그것으로 결정하기로..... 그 아이도 분명, 좋아할거야 분명"
사토리의 입에서 확신의 혼잣말이 나온다. 다른 모든 일들을 제쳐두고 사토리의 의식을 잠식했던 고민들은 이제 사라지고 그녀는 다시 책상에 높게 쌓인 종이들에 집중한다. 아침부터 몰두한 작업 덕분에 생각보다 일찍, 정말 일찍 끝낼 수 있었던 사토리는 일이 끝난 지금 그녀는 기쁜 마음을 가지고 외출할 준비를 하고있다. 때마침 오린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라? 사토리님 어디 가시는건가요? 오랜만에 외출하시네요?"
주인의 외출이 오랜만인 오린은 얼굴에 어째서 나가는것인지 궁금하다는 표정이 가득이다.
"어라, 오린 눈치챘구나. 잠깐 밖에 나갔다 올테니깐 다른 아이들도 불러주지않을래? 일때문에 한동안 보지못해서 오랜만에 보고싶어"
"앗, 네 사토리님!"
"그치만, 어디가는지는 비밀이란다 후훗"
"에~ 알고싶었는데.... 어쨋든 금방 불러올께요~"
아쉬운듯 대답을 한 오린이 다시 문밖으로 나가고, 사토리는 책상 한켠에 있는 메모장과 조그마한 펜을 자신의 주머니에 가볍게 털어넣는다. 짧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문이 열리며 오린이 자신의 친구들이자 사토리의 애완동물들을 데리고들어온다.
"사토리님, 일단 다들 데려온것같아요"
"아, 응. 오린 수고했어. 다들 오랜만이네, 내가 너무 바빠서 얼굴도 못비췄구나, 정말 미안해"
사토리는 미안한 얼굴을 하고, 자신의 애완동물들을 하나하나 안아주기도하고, 눈을 마주치며 얼굴을 맞대고 부비기도 한다. 물론, 몰래 생각을 읽고있다는건 비밀이다. 그렇게 재회의 의식이 끝나고, 사토리는 모두를 돌려보낸 다음 손위의 메모장에 기억에 의존해 선물목록을 쓴다. 자신이 알아볼 정도로만 쓴것이기에 메모장의 글씨는 다소 엉망이다. 사토리는, 다썼는지 다시 메모장을 닫아 주머니속에 넣어두고 그제서야 지령전을 나선다.
"하아, 땅속이지만, 지령전 바깥을 나서는것도 오랜만이네. 지령전 안에서도, 바쁘다는걸 핑계로 너무 방안에만 있었나. 공기가 시원하네"
다른이의 뺨을 스쳐지나갔다면 그저 사납고 차가운 공기들이, 저택밖이 오랜만인 사토리에겐 시원하게 느껴질뿐이었다. 그렇게 기분좋게 지령전을 나선 사토리는 지저의 상가들 사이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는다. 마침 떨어졌던 생필품과 식료품 가게들을 들러보기도 하고, 동물들과 동생 코이시를 위한 선물들도 꼼꼼한 주부처럼 이것 저것 비교해본다. 그녀의 애완동물 우츠호의 인공태양이 점점 지기 시작하고, 사토리도 지령전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자주가는 포목점에 들른다. 그리고 그곳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동백빛 붉은 빛의 옷을 사서 다시 지령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지령전에 도착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사토리는 느즈막한 오후에 사온 것들을 꺼내 정리한다. 선물들은 하나하나 커다랗고 반짝이는 리본으로 포장되어있다. 그 중 유난히 리본의 크기도 크고 선물의 크기도 큰 하나가 보인다. 과연 누구의 선물일까?
"이..건.... 그 아이의 선물이니깐, 더 잘, 소중히 챙겨두자."
혼잣말을 하며, 그 제일 큰 선물을 들어, 책상 아래 서랍에 고이 보관한다. 나머지 다른 선물들은 낮에 같이 사온 붉은색 자루에 차곡차곡 쌓듯이 넣어둔다. 어린 소녀가 들만한 크기는 아니지만서도, 사토리는 이래뵈도 몇백년 살았다는것을 보여주는지 자루를 별거 아닌듯이 들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자신의 옷장속에 숨겨둔다. 그러고선, 방을 나가 자신의 애완동물들과 오랜만에 함께 저녁식사를 한다. 누가 꽃병을 깨뜨려서 어쨌다거나, 누구는 카펫을 막 할퀴어 찢어놨다는둥 웃지못할 이야기들도 하고 서로가 아니라며 언쟁을 하는둥, 사토리로서는 실로 오랜만의 왁자지껄하지만, 즐거운 식사였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사토리는 가벼운 취미생활인 글도 쓰고 아까 그 제일 큰 선물을 꺼내고, 반짓고리도 꺼내서 실과 바늘로 무언가의 위에 열심히 자수를 놓았다. 자수를 다 놓고보니 시간이 거의 기다리던 자시가 되고 사토리는 잠옷대신 낮에 사왔던 붉은 빛의 옷을 꺼내입고 옷장속에 숨겨두었던 자신의 옷과 색이 동일한 커다란 자루를 꺼냈다. 움직이는 소리가 나지않도록 조심조심 행동한건 당연한 일. 그녀는, 들키지않고 지령전의 모두에게 선물을 나누어주려고 문고리조차 두손으로 꽉잡으며 소리나지 않게 열려고 노력한다. 문 하나 여는데도 사토리의 얼굴은 상기되고 땀을 뻘뻘 흘리고있다. 그렇게 고양이마냥 살금살금 긴 복도를 걸어가며 각각의 문 안쪽을 살핀다. 조그마한 열쇠구멍으로 보아하니 조용한게 어째 다들 자는 분위기이고, 평소 늦게까지 깨어있던 동물들도 왠일인지 오늘만큼은 곤히 자고있었다. 사토리는 이때다하며 재빨리 방들에 들어가서 선물들을 머리맡에 두고나온다. 마치 자칭 환상향 최속이라던 어느 텐구를 보는 것 같다. 눈깜짝할새 선물 주기를 마치고 사토리는 삽시간에 체력소비를 많이 해서 스테미너가 딸리는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이부자리에 대자로 뻗었다.
"그 아이 선물은 어떻게 준담.... 저녁이라도 좋으니 지령전으로 돌아와줬으면 좋겠지만....."
이런 고민을 하며 사토리는 연보랏빛 짧은 고수머리를 연신 뒤척이며 자다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뒤척이다가 뒤늦게 제대로 된 수면에 빠진 사토리는 누군가 자신의 볼을 쿡쿡 찌르는걸 느끼고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잠에서 깬다. 그녀의 눈동자는 흐리멍덩했다. 게다가 피곤했는지 입에서 맑고 투명한 액체가 흐르는 상태의 사토리였지만 그녀는 지금 의식이 안드로메다로 날려져있는 상태이다. 그런 그녀의 볼을 계속해서 찌르는건 다름 아닌 그녀의 동생 코이시. 코이시는 자신의 언니인 사토리가 좀처럼 제정신으로 돌아오지않자 이번에는 더 아프도록 양볼을 번갈아가며 마구 손가락으로 찌른다. 이정도면 사토리의 볼이 움푹 패일지경이다. 아픔을 제대로 느낀건지 사토리의 흐리멍덩한 눈이 제 빛을 찾아가고있다. 마침내 의식이 돌아온 사토리는 입에서 흐르는 무한의 샘물을 소맷자락으로 닦아내고 자신을 깨우는 인물, 아니 요괴가 누군지 눈을 비빈다음 아직 앞이 흐릿하게 보이는지 눈이 완전히 보일때까지 연신 끔벅인다.
"언니 나야! 코이시!"
"ㅇ...어? 어... 그래 코이시구나..... 못알아봐서 미안해, 그런데 아침 일찍 왠일이니?"
동생의 능력이 무의식을 다루는 능력이기에, 홀연히 아무때나 왔다가 다시 또 사라지기에, 코이시가 아침에 오는건 드물었다고 생각하는 사토리가 대답을 의문형으로 마쳤다.
"헤.... 아침에는 나도 오랜만인것같아 언니... 근데~ 이 큰 선물은 뭐야~? 이거 누구꺼야? 혹시 내꺼야?"
"ㅇ...으응? ㄱ...그거? 어... 코이시 네거야..! 언니가 주는 성탄절 선물이야!"
에메랄드빛 눈을 반짝이며 코이시가 선물의 주인은 누구냐고 묻자 사토리는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는지 얼떨결에 대답했다.
"와아! 진짜? 정말 내꺼야? 언니! 정말 고마워! 선물이라니! 그날 이후로 정말 오랜만인것같아...헤헤 성탄절이라는건 잘 모르겠지만 잘 받을께!"
"코이시, 그날일은 이제 잊으라고 했잖니..."
"그치만, 그날 이후로 나도 이렇게 밝아졌고~ 지금이 좋은걸? 어쨋든 언니! 선물 정~말 고마워!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하다 후후~"
"궁금하면 여기서 풀어봐도 된단다 코이시. 대신 지령전 동물들이랑 같이 풀어보는 감동이 줄어들지않을까 코이시?"
"우웅~ 그것도 그렇네.... 그럼! 나, 다같이 풀때까지 기다릴께!"
결심했다는듯이 말하는 코이시, 그녀의 언니 사토리의 얼굴은 그런 동생이 귀엽다는듯이 동생을 보며 잔잔한 미소를 띄고있다. 사토리는 코이시와 함께 책을 보기도하고, 머리를 빗어주는등 사이좋은 자매의 표본을 보여주듯 아침시간을 기다렸다. 이윽고 식사시간이 되자 둘은 옷을 갈아입고 지령전의 식당으로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여느때와 같이 소란스럽지만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코메이지 자매는 동물들과 함께 응접실에 모였다. 모두들 각자 간밤에 받은 선물을 가져온듯 즐거운 분위기가 펼쳐진다. 사토리만이 누가 선물을 했는지 알고있을뿐, 그도 그럴것이 그녀가 선물했으니 당연한것일지도 모른다. 코이시도 받은 선물을 가져와 사토리옆의 소파에 파묻히듯 앉았다.
"다들 선물을 받았구나, 누가 준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고마우신분이야 모두들 그분께 감사하렴"
사토리는 자신의 말이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겨우 참고 거짓된 감사의말을 내뱉었다. 그녀의 속은 이미 폭소한마당이다. 다들 감사하는 표정을 하며 선물을 풀어보았다. 물론, 코이시도 마찬가지이다.
"와!! 언니 이거봐! 가방이야!! 장미모양 자수도 놓아져있어! 너무 예쁘다! 언니 정말 고마워!! 에헤헤..."
"코이시가 기뻐하니 이 언니도 기쁘네, 앞으로는 밖에 돌아다닐때 그 가방을 가지고 다녀줘"
"응! 언니! 나, 항상 매고 다닐께!"
코이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가방을 이리보고 저리보기도한다. 매고나서는 사토리에게 어떠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의식으로 향하는 마음을 닫아버린 코이시의 얼굴에 실로 오랜만의 웃음이었다. 코이시의 웃음을 본 사토리조차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이렇게 기뻐하는 동생은, 너무나도 오랜만이라서 성탄절이라는 기념일에 대해, 사토리는 고마워했다. 이 날, 감동의 물결인 사토리의 뒤로 오린이 몰래 와서 속닥거리자 사토리가 소스라치게 놀란것은 둘만의 비밀이다. 하지만 비밀이 무엇인지는, 모두가 아는 공공연연한 사실일지도 모른다.
네...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를 크리스마스 축전입니다...
일단 다 쓰긴 썼는데 뒤쪽이 상당히 템포가 빠른느낌입니다...ㅜㅠ하하
앞으로도 행복한 지령전이 되기를!
다쓰니 속이 다 후련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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