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강이 얼어버릴것만같은 추운 겨울의 어느 날,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 하쿠레이 레이무는 여느 때와 같이 오렌지색으로 물든 하늘아래에서 신사 주변을 쓸고 있었다.
"하아... 조금 추운데..? 목도리하고 나오길 잘했네"
레이무는 계속해서 적막한 주변을 홀로 빗자루의 소리로 채워가고 있었다. 한참을 계속 쓸던 레이무는 조금 지친 목소리로
"왜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거야... 우리 신사가 쓰레기통도 아니고...! 어쨋든 지금은 너무 힘드니깐 조금은 쉬어주는게 좋겠지" 라고 중얼거리며 신사의 마루로 가서 기둥에 빗자루를 세워두고 누워서 멍하니 오렌지빛으로 가득 찬 하늘을 바라보았다.
"후우~ 오늘은 왠지 더 예뻐보이는걸? 하늘" 레이무의 동공이 오렌지색으로 일렁였다. 그런 레이무의 앞에 익숙한 리본이 나타났다. 그 리본은 검은 선과 연결되어 있었는데 그것이 맞은 편에 또 다른 리본으로 연결되었다. 검은 선이 열리고
"레이무, 안녕"이란 소리가 들리면서 틈새요괴 야쿠모 유카리가 튕겨져 나왔다. 마루에 누워있는 탓에 유카리에게 깔아뭉개진 레이무는 무거운걸 양손 가득 들고있는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좀 나와줄래 유카리? 깔린 입장은 무지 힘들다구..!"
레이무는 말과 동시에 유카리의 등을 힘껏 밀었다. 유카리는 재밌다는 표정으로 "역시 하쿠레이의 무녀, 예상대로 힘이 세구나"
라는 말을 하며 순순히 물러나 누워 있는 레이무의 옆에 앉았다. 레이무는 뚱한 표정으로 유카리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귀찮음과 짜증난다는 어투로 말을 했다
"그나저나 유카리, 우리 신사에 그만 좀 와줄래?" 니 녀석이 다녀가면 언제나 치우는건 내몫이라구"
그러자 유카리는 결백하단 말투로 되받아쳤다.
"어머? 나는 별로 어지른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하며 예의 그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유카리는 한참을 레이무가 하는 짓을 쳐다보다가 심심한지 레이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은근슬쩍 손을 잡았다.
"뭐야 유카리... 손은 왜 잡는거야...?" 유카리가 손을 잡자마자 레이무는 그 즉시 반응을 보였다.
"뭐랄까... 레이무가 계속 그러고있으니 심심해서 그런다고 답할께 후훗"
유카리는 부채로 입을 가리며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알 수가 없다니까, 유카리는..."
레이무는 얼굴을 조금 붉히면서 들리지않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이제 곧 동면에 들어갈꺼야, 꽃이 만발하는 화사한 봄이 올때까지..." 유카리가 오렌지빛의 하늘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레이무의 얼굴을 지긋이 보면서 말했다.
"하아, 벌써 그렇게 됬구나... 그렇지만 올해는 조금 늦은 것 같네..?"
레이무는 아쉬움과 궁금함이 뒤섞인 목소리로 유카리에게 물었다.
"그야, 하쿠레이 신사의 어느 무녀님과 함께 첫눈을 보고싶어서인걸까나? 후후"
작은 미소를 띈 유카리가 레이무의 말에 대답했다.
"그렇게 입에 침바른 소리로 말하지마 유카리"
레이무는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있지만 유카리에게 들키지않게 일부러 믿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
"난 레이무와 단둘이 있을 땐 거짓말을 하지 않는걸?"
유카리는 부정과 동시에 부채자락을 촤락 펼치면서 말했다.
"체, 평소엔 잘만 하면서..."
레이무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레이무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부정하지 않을께"
어쩐지 여유있는 표정에다가 상대방의 말에 순순히 따르겠다는 목소리로 유카리가 레이무의 투정에 대답했다.
‘하아... 이 바보! 내가 왜 그런거야...’
유카리의 말에 레이무의 마음이 괜시리 요동쳤다. 레이무가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 하늘의 멀리 저편에서 희고 고운 색의 차가운 눈송이들이 하나 둘씩 지상에 착지를 하러 허공을 가르며 내려오고 있었다.
"첫눈이구나"
"첫눈이네"
두 사람은 그 희디 흰 눈송이를 보고 동시에 말했다. 그 후로 긴 침묵이 이어졌다.
"첫 눈을 본 사람과 입을 맞추면 그 사람과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어"
유카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에?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말이야 유카리... 그리고 미신 아니야 그런거?"
레이무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면서 대충 넘겨 말했다.
"아니, 난 믿고있는데 후훗 레이무가 그런 말을 하다니 의외네, 저번에 하늘에 있는 배에 보물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땐 믿었잖아"
유카리가 부채로 입을 가리고 의외라는 말투로 말하며 레이무를 미묘하게 웃으며 쳐다보았다.
"그건 경우가 완전히 다르잖아? 그리고 그건 이변이었어"
레이무가 단호하게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레이무의 말도 옳아, 그렇지만 난 사랑이 이루어지고 싶은걸"
유카리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레이무의 얼굴을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레이무는 갑자기 입맞춤을 당해 당황스러움이 역력한 눈빛으로 유카리의 농밀한 혀놀림을 받아내고 있었다.
"읍...응 유ㅋ..ㅏ 리... 이..ㅈ...ㅈ..ㅔ 그만... 수..ㅁ 막혀..."
레이무가 숨이 찬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씩 말하자 그제서야 유카리가 레이무의 얼굴을 꽉 붙들고 있던 손을 놓았다.
"하아..하.... 유카리 이게 무슨 짓이야!"
레이무가 얼굴을 붉히면서 당황한 목소리로 유카리에게 소리쳤다.
"내가 말했잖아, 난 너랑…"
"알았으니까 그쯤 해둬 유카리...!"
레이무가 상당히 당황한듯 여유로운 유카리의 말을 막았다.
"어머, 그러고보니 난 사람이 아니고 요괴네 우후후"
유카리가 뻔뻔스런 표정으로 이제 알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줄 알았어-! 장난치지마 유카리!"
레이무가 당했다는 목소리로 유카리에게 화를 냈다.
‘후우~ 그럼 그렇지 유카리가 날 좋아할리가 없잖아...’
레이무가 마음속으로 실망하며 푸스스하고 맥이 빠진듯한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레이무를 향한 내 마음은 변하지 않는걸, 앞으로도 그럴거야"
유카리가 레이무를 향해 살짝 미소를 띤 표정으로 태연하게 말했다.
"에..? 무...무슨...?! "
레이무가 얼굴을 붉히며 예상치못한 유카리의 두번째의 고백에 적잖아 당황한 목소리로 바보같은 말을 했다.
"그나저나, 어딘가의 홍백의 무녀처럼 아름다운 첫 눈이네"
"그런 칭찬으로 은근슬쩍 말 돌리지마 유카리~!"
유카리가 유한 목소리로 눈으로 화제를 돌리자 레이무가 반박했다.
유카리는 레이무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기만하였다. 후에 레이무도 하늘의 맑은 흰색의 눈송이들을 보며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네 말처럼 눈이 아름답긴하네"
늦겨울의 석양의 하늘에서 아름다운 눈이 자유낙하하듯 떨어지고 있었다. 실로 오랜만의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작가의 말) 처음 올려보는 백합팬픽이네요, 다소 어투가 이상하고 오타가 있어도 이해해주세요...!
수식어가 많은건 제 글의 특징...이에요ㅋㅋㅋ 가독성이 낮은건 어쩔수가 없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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