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청년의 말을 끊고 모코우가 소리쳤다. 그리고 아차한 표정으로 집 안에 있는 케이네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케이네가 깬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모코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목소리를 낮췄다.
"단지…… 아까 케이네가……."
모코우는 뒷말을 흘리며 케이네가 주저앉은 채 했던 말을 떠올려보았다. 케이네의 그런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해도 마음이 아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때의 기억을 외면한다면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다. 케이네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 그때의 케이네는 자신이 그런 게 '아닐' 거라고 말했다. '아닐 것'이라는 건 명백한 가정이다.
그 말은 케이네가 스스로 자신이 그랬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서당에서 퇴마사에게 한 청년의 말이 사실이라면 케이네믐 그 사건을 벌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모코우는 가장 확실한 한 가지, '케이네가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케이네를 의심하고 있는 또다른 사람들, 바로 퇴마사나 마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공통점은 무엇일까?
"마을 사람들은 어째서 케이네를 의심하는 거지? 아까 그 퇴마사야 케이네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쳐도 마을 사람들이 케이네를 의심하는 이유는 뭐지? 증거가 명확한데?"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전 그 일이 벌어지자마자 모코우를 부르러 갔거든요. 그 상황에서 의지할 사람이 모코우 밖에 없다는 생각에……."
청년은 변명하듯 그렇게 말했다. 청년의 그 대답으로부터 모코우가 얻어낸 것은 없었지만 모코우는 그래도 괜찮았다. 사건의 실마리가 손에 잡혔기 때문이다. 이 실마리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케이네를 위해서. 그 실마리를 쫓아 어디로 가야될지 정한 모코우는 더이상 청년에게 질문하는 대신 다른 일을 부탁했다.
"아까 무엇을 도와주면 되냐고 했지? 밤이 늦기 전에 집 청소 좀 도와줘. 케이네가 깨어났을 때 불편해할 거 같거든. 그럼 다음에 집으로 데려다줄게."
청년은 흔쾌히 수락했다. 모코우는 고맙다는 인사는 하지 않았다. 대신 청년 보고 먼저 집으로 들어가있으라고 한 다음 팔을 들더니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폈다. 그리고 그 손바닥 위로 불꽃이 타올랐다. 주먹만한 크기의 불꽃이었다.
불꽃은 하늘을 향해 넘실넘실 타오르는 것도 잠시 갑자기 빙그르르 돌듯이 타올랐다. 불꽃의 형태처럼 만들어진 모형이 한 바퀴 도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모형이 아니라 진짜 불꽃이었고 그만큼 생동감이 넘쳤다. 회전하듯이 타오르는 불꽃의 형태가 갑자기 바뀌었다. 위에서부터 빠르게 다른 형태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곧 불꽃이 이글거리던 자리에는 새의 형태를 한 불꽃이 남았다. 마치 불꽃이라는 꽃봉오리에서 불새가 피어난 것 같았다. 그 불새는 타오르는 날개로 날개짓을 시작했다.
화르륵!
바람을 가르는 소리 대신 불타오르는 소리와 함께 불새는 날아올랐다. 그리고 모코우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가 그 원을 점점 넓혀나가 집을 중심으로 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청년은 넋을 잃은 채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그 불새가 사역마, 혹은 그 비슷한 존재라고 짐작했다. 한편으로 청년은 불새에게서 모코우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케이네를 보호하려는 따뜻한 마음과 하지만 무엇이든지 불태우려는 불길함. 불새의 날개짓에선 그 둘이 느껴졌다. 청년은 그 중 후자의 감정에 불안함을 느꼈기 때문에 불새가 태어나고 날아다니는 광경으로부터 넋을 되찾을 수 있었다.
"모코우…… 무슨 짓을 할 생각이죠?"
모코우는 청년을 돌아보았다. 모코우는 혼잣말 하듯이 청년에게 말했다.
"단서를 찾았으니 내일 마을을 찾아가볼 생각이야. 그리고 진짜 범인을 찾아내면 케이네가 당한 고통 그 배로 갚아줄 생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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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여기까지 올린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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