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시라사와 케이네는 서당의 안뜰에 앉아 환상향의 검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만약 달이 자신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면 케이네는 안뜰에 앉아 여유를 취하는 대신 방에 틀어박혀 역사서나 편찬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날의 달은 은은한 자태를 반만 드러내고 있었다.
케이네가 사색을 즐기는 사이 누군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발목까지 오는 긴 백발을 가진 소녀였다. 하지만 여기저기 부적이 붙은 붉은 바지와 보이시한 외모 덕분에 소녀가 아니라 소년으로 보이기도 했다.
발걸음 소리를 들은 케이네가 뒤를 돌아보자 백발의 소녀가 쭈뼛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옆에 앉아도 될까?"
"예. 그러세요. 모코우."
케이네는 방긋 웃으며 허락했다. 백발의 소녀, 후지와라노 모코우는 케이네의 옆에 앉아 방금 전까지 케이네가 올려다보던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둡지만 고요한 밤하늘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
"아무 생각이나 하고 있었어요."
모코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 생각?"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이요."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거 아니야?"
모코우가 난색을 표하자 케이네는 고개를 저었다.
"별거 아니에요. 현재에 대한 건 옛 제자들이 잘 지내고 있을까, 미래에 대한 건 내일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이런 걸 생각하고 있었 지요."
모코우는 아아 하며 넘어가려다가 케이네의 설명에서 하나가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과거는?"
"당신과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모코우는 흠칫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애써 먼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지간히 둔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어색한 동작이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려는 행동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네는 둔한 편이 아님에도 모코우가 시선을 돌리자 의아해했다. 하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
침묵이 케이네와 모코우 사이를 감돌았다. 그리고. 서늘한 밤바람이 그녀들을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추위를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얼마나 침묵이 흘렀을까, 모코우가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케이네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 아까 낮에 이런 걸 줏었는데..."
모코우는 그렇게 말하며 바지 주머니에서 자그만한 반지를 하나 꺼냈다.
"반지네요? 주인은 찾아보았나요?"
누가 예의를 중요시하는 선생님 아니랄까봐. 케이네의 물음에 모코우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모코우는 케이네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질문에 답했다간 질책을 들을지도 몰랐기 때문에- 반지를 케이네에게 건네며 말했다.
"그거보다 이 반지 자세히 봐봐."
케이네는 우선 모코우의 말대로 반지를 건네받아 살펴보기 시작했다. 달빛 아래서도 고귀한 빛을 품는 금반지였다. 그리고 무명지에 끼면 딱 알맞을 듯한 크기였고... 자세히 보니 반지의 겉면에 세밀한 솜씨로 무언가 새겨져 있었다.
케이네는 반지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반지에 새겨진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역사서를 편찬해오면서, 서당의 선생님으로써 아이들을 가르쳐오면서 남들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녀였지만 반지에 새겨진 것은 알 수 없었다.
"어때?"
"...아마 글씨 같은데 처음 보는 언어네요. 어디서 주은 거죠?"
"집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반짝 빛나는 게 눈에 띄더라."
"그렇다면 바깥에서 건너온 물건인 거 같네요."
아주 가끔 환상향 바깥에서 사람이나 물건이 환상향으로 들어오는 일이 있다. 그럴 경우엔 거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틈새 요괴의 장난이거나, 바깥 세계의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거나. 케이네는 이 반지가 환상향으로 넘어오게 된 이유를 아마 후자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케이네가 자신의 생각과 똑같다는 걸 알게 된 모코우는 마치 어린아이 마냥 밝게 웃었다. 그렇지만 금방 시무룩해졌다.
"무슨 슬픈 일이라도 있나요?"
"바깥 세계에서 여기로 넘어왔다는 건 사람들에게 잊혀졌다는 소리지?"
"그렇겠지요."
"사람들에게 잊혀졌다는 건, 아무도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소리가 되고... 그건 무척 슬픈 일이 아닐까?"
"......"
아무 말 없이 모코우의 말을 경청했다. 표정 뿐만이 아니라 말투에서도 묘한 슬픔이 묻어 나왔다. 그리고 케이네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모코우는 고개를 푹 숙이며 침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케이네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작게 심호흡을 한 케이네는 눈을 뜨며 자리에서 일어나 모코우의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뭐... 뭐야!"
모코우는 화들짝 놀랐다. 케이네는 끌어안은 팔을 풀고서 모코우에게 말했다.
"그런 걱정 하실 필요 없어요."
"...?"
케이네의 당혹스러운 행동에 귀까지 빨개진 모코우는 케이네의 어르는 듯한 어조에 흥분감을 살짝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모코우를 잊더라도 제가 모코우를 기억해드릴게요. 제가 죽더라도 다시 태어나 당신과 친구가 되어드릴게요. 그러니 이별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
모코우는 깨달았다. 케이네는 자신보다 어리지만, 정신적으로는 자신보다 어른이다. 살아온 세월을 자신이 더 많지만 케이네 그녀는 자신보다 많은 이별을 겪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보살필 줄 아니까.
모코우는 침울함이 많이 누그러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케이네에게 고마워했다. 비록 영원에 대한 앙금이 아직 마음 속에 남아있었지만 그건 자신이 극복해야나갈 문제다.
이번엔 모코우가 케이네를 끌어안고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모코우는 입을 열었다.
"고마워. 약속할게."
케이네는 미소를 지으며 모코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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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게를 소설게로 만들기 위해(!?) 첫걸음을 내딛어 봅니다.헤헤.
내용은 흔하디 흔한 환상들이+백합물이 될 거 같군요. 주인공은 모코땅입니다.
무엇이 환상들이 할 건지는 비밀! 은 퇴고하고보니 어째 절대 반지가 환상들이 한 거 같군요.
설정에 관한 것이나 내용 오류에 관한 지적은 달게 받습니다. 케이네의 존댓말을 이번화에서만 쓸 거.
추신. 쓰고나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현상 방지법 좀.
추신2. 제목은 생각나는 대로 쓴거라 나중에 바뀔 수도?
케이네가 사색을 즐기는 사이 누군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발목까지 오는 긴 백발을 가진 소녀였다. 하지만 여기저기 부적이 붙은 붉은 바지와 보이시한 외모 덕분에 소녀가 아니라 소년으로 보이기도 했다.
발걸음 소리를 들은 케이네가 뒤를 돌아보자 백발의 소녀가 쭈뼛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옆에 앉아도 될까?"
"예. 그러세요. 모코우."
케이네는 방긋 웃으며 허락했다. 백발의 소녀, 후지와라노 모코우는 케이네의 옆에 앉아 방금 전까지 케이네가 올려다보던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둡지만 고요한 밤하늘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
"아무 생각이나 하고 있었어요."
모코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 생각?"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이요."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거 아니야?"
모코우가 난색을 표하자 케이네는 고개를 저었다.
"별거 아니에요. 현재에 대한 건 옛 제자들이 잘 지내고 있을까, 미래에 대한 건 내일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이런 걸 생각하고 있었 지요."
모코우는 아아 하며 넘어가려다가 케이네의 설명에서 하나가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과거는?"
"당신과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모코우는 흠칫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애써 먼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지간히 둔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어색한 동작이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려는 행동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이네는 둔한 편이 아님에도 모코우가 시선을 돌리자 의아해했다. 하지만 굳이 캐묻지는 않았다.
침묵이 케이네와 모코우 사이를 감돌았다. 그리고. 서늘한 밤바람이 그녀들을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추위를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얼마나 침묵이 흘렀을까, 모코우가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케이네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 아까 낮에 이런 걸 줏었는데..."
모코우는 그렇게 말하며 바지 주머니에서 자그만한 반지를 하나 꺼냈다.
"반지네요? 주인은 찾아보았나요?"
누가 예의를 중요시하는 선생님 아니랄까봐. 케이네의 물음에 모코우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모코우는 케이네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질문에 답했다간 질책을 들을지도 몰랐기 때문에- 반지를 케이네에게 건네며 말했다.
"그거보다 이 반지 자세히 봐봐."
케이네는 우선 모코우의 말대로 반지를 건네받아 살펴보기 시작했다. 달빛 아래서도 고귀한 빛을 품는 금반지였다. 그리고 무명지에 끼면 딱 알맞을 듯한 크기였고... 자세히 보니 반지의 겉면에 세밀한 솜씨로 무언가 새겨져 있었다.
케이네는 반지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반지에 새겨진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역사서를 편찬해오면서, 서당의 선생님으로써 아이들을 가르쳐오면서 남들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녀였지만 반지에 새겨진 것은 알 수 없었다.
"어때?"
"...아마 글씨 같은데 처음 보는 언어네요. 어디서 주은 거죠?"
"집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반짝 빛나는 게 눈에 띄더라."
"그렇다면 바깥에서 건너온 물건인 거 같네요."
아주 가끔 환상향 바깥에서 사람이나 물건이 환상향으로 들어오는 일이 있다. 그럴 경우엔 거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틈새 요괴의 장난이거나, 바깥 세계의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거나. 케이네는 이 반지가 환상향으로 넘어오게 된 이유를 아마 후자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케이네가 자신의 생각과 똑같다는 걸 알게 된 모코우는 마치 어린아이 마냥 밝게 웃었다. 그렇지만 금방 시무룩해졌다.
"무슨 슬픈 일이라도 있나요?"
"바깥 세계에서 여기로 넘어왔다는 건 사람들에게 잊혀졌다는 소리지?"
"그렇겠지요."
"사람들에게 잊혀졌다는 건, 아무도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소리가 되고... 그건 무척 슬픈 일이 아닐까?"
"......"
아무 말 없이 모코우의 말을 경청했다. 표정 뿐만이 아니라 말투에서도 묘한 슬픔이 묻어 나왔다. 그리고 케이네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모코우는 고개를 푹 숙이며 침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케이네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작게 심호흡을 한 케이네는 눈을 뜨며 자리에서 일어나 모코우의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뭐... 뭐야!"
모코우는 화들짝 놀랐다. 케이네는 끌어안은 팔을 풀고서 모코우에게 말했다.
"그런 걱정 하실 필요 없어요."
"...?"
케이네의 당혹스러운 행동에 귀까지 빨개진 모코우는 케이네의 어르는 듯한 어조에 흥분감을 살짝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모코우를 잊더라도 제가 모코우를 기억해드릴게요. 제가 죽더라도 다시 태어나 당신과 친구가 되어드릴게요. 그러니 이별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
모코우는 깨달았다. 케이네는 자신보다 어리지만, 정신적으로는 자신보다 어른이다. 살아온 세월을 자신이 더 많지만 케이네 그녀는 자신보다 많은 이별을 겪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보살필 줄 아니까.
모코우는 침울함이 많이 누그러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케이네에게 고마워했다. 비록 영원에 대한 앙금이 아직 마음 속에 남아있었지만 그건 자신이 극복해야나갈 문제다.
이번엔 모코우가 케이네를 끌어안고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모코우는 입을 열었다.
"고마워. 약속할게."
케이네는 미소를 지으며 모코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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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게를 소설게로 만들기 위해(!?) 첫걸음을 내딛어 봅니다.헤헤.
내용은 흔하디 흔한 환상들이+백합물이 될 거 같군요. 주인공은 모코땅입니다.
무엇이 환상들이 할 건지는 비밀! 은 퇴고하고보니 어째 절대 반지가 환상들이 한 거 같군요.
설정에 관한 것이나 내용 오류에 관한 지적은 달게 받습니다. 케이네의 존댓말을 이번화에서만 쓸 거.
추신. 쓰고나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현상 방지법 좀.
추신2. 제목은 생각나는 대로 쓴거라 나중에 바뀔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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