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실 새해 첫 날에 인사드리려 했지만 글도 잘 안 써지고 여기저기 인사드리느라 짬이 안 나서 늦은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영기님. 님의 대회 개최도 그렇고 포켓무버 개시 등 굵직한 이슈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새로 대인전에 도전하시려는 분도 계실 것이고 이전 세대 포케몬들의 높은 벽에 좌절감을 느끼고 계신 분들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초심으로 돌아가, 한번쯤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되짚어 보고자 이런 글을 써 보게 되었습니다.
가능하면 연재식으로 이것저것 내용을 다루어 보고 싶은데요, 오늘은 그 첫 번째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잡소리가 좀 많습니다.
각설하고 본론만 읽고 싶은 분들은 4. 역할 이론 부분부터 읽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1. 상대는 인간이다.
무엇보다 먼저, 지금부터 자신이 참여하고자 하는 게임이 대인전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당신이 맞서야 할 상대는 당신에게 경험치를 주기 위한 포케몬을 들고 있는 NPC가 아닙니다.
당신을 꺾기 위해서, 오직 그 이유만으로 게임에 집중하는, 지극히 당신과 비슷한 사람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때때로 스토리 pt나 즐겜형 내지는 애정몬 pt를 만날 때도 있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기고 지는 건 중요치 않아, 처음부터 우린 친구였으니까.
항상 이길 수는 없겠지. 다신 실망하지 않을 거야. 두 주먹 불끈 쥐고, 다시 일어서서..'
엄청 오글거리긴 하지만 이 말 그대로 아닌가요?
2. 기본에 충실하자.
종종 고수들의 배틀레코더를 관전하다 보면 '와, 어떻게 저기서 저런 판단을 하지?' 라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굳이 관전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사용해보고픈 포케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을 하다가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샘플들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심리전이나 역할 파괴, 타게팅 노력치 배분 등 테크닉적인 부분들은
어디까지나 탄탄한 기본기가 갖춰진 상태에서 비로소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본인도 파티를 짜다 보면 종종 벽에 막히곤 하는데, 그럴 때면 자문자답을 해보곤 합니다. 'B108은 왜 줬니?' 하고요.
그러면 '☆☆님 강의에서 그렇게 나와서..' 라던가, '○○ 타겟으로 그렇게 줬지' 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pt를 전체적으로 보면, 멤버 중에 막 3마리 4마리가 ○○ 타겟형으로 육성되어 있는데,
그래놓고 '○○는 안 무서운데 ◇◇만 나오면 너무 무서워. 어떡하지?' 라고 물고 있는 꼴이지요.
나중에 생각해보면 정말 우습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3.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기본인가?
개인적으로는 이론에 대한 부분은 전부 기본기에 속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말로 감명 깊게(?) 읽었던 이론 부분 고찰 중 하나는 노력치와 내구력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정확한 전개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어떻게 실능력치를 완성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관해
포케몬의 내구력을 체력에 대한 2차함수로 나타내어 최대 최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중학교 수준의 수학에 내용 전개 중 사소한 실수도 있었고,
그 결과조차 이상치에 가까운 것이라 활용가치가 있는 내용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런 시도 하나하나가 모여 오늘날의 포케몬이 있지 않았나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론을 알아야 실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론 공부 하나도 안 해도 1800, 1900 찍는 분들 계실 수 있습니다.
그런 감각 좋으신 분들은 이 글을 읽으실 필요가 없을 테고, 애초에 읽지도 않으시겠지요. ㅋ
하지만, 이론이 앞서 있었던 사람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배워올 수 있는 유용한 수단 중 하나임에는 변함이 없답니다.
정말 유용한 몇 가지 이론들(대표적으로 역할 이론 등이 있겠네요)이라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실 수 있다면
노력한 것 이상으로 쭉쭉 레이팅 점수가 올라가는 것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론 우습게 생각하지 마라. 이론은 실전에 자신감을 준다.'
4. 역할 이론(1)
따분한 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은 63싱글 뿐 아니라 포케몬 대인전의 가장 기초가 되는 역할 이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영기님'께서 작성해 주신 <싱글 파티 짜는 법> 글
을 먼저 읽으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접수, 개수대, 짓이김이라는 쓴웃음만 나오는 저 용어들은..
무엇을 숨기랴, 일본쪽 포케몬 용어를 번역기로 돌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용어들입니다.
한국어로 딱 들어맞는 대체어가 없다던가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까지도 이런 용어들이 종종 쓰이곤 합니다.
특히 이런 야메(?) 용어들이 번창했던 것이 3세대인데,
3세대 GBA는 포케몬 시리즈가 정식 한글판으로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용어의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답니다.
4세대 NDS가 정발되기 전에는 '고집' 성격을 '이짓빠리' 등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이 사항은 개인적인 흑역사도 일부 포함되는 내용이라 이쯤에서 지나가겠습니다...ㅠㅠㅠㅠ
(1) 접수(또는 받이)는 受け라고 하며 보통 가장 강력한 기술로 확정 3~4타 이상을 때려야
잡을 수 있는데 회복기까지 갖춘 상황을 일컫는 말입니다.
크리티컬, 랭크업, 상태이상 등 다른 변수가 없다면 돌파하는 것이 불가능하지요.
MMORPG 식으로 말하자면 접수는 퓨어에 가까운 탱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물리접수' '특수접수' 라는 식으로 표현합니다만
사실상 엄밀한 의미에서의 '물리접수' 포케몬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편의상 그렇게 표현하는 것일 뿐, 대부분의 경우 상성상 유리한 상황에 한해 접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머리띠 A252 고집 파이어로의 브레이브버드 결정력이 4만인데
1배만 되어도 3방 연속으로 맞으면 12만이고 4방을 맞으면 16만입니다.
0.5배일 경우 4방을 맞으면 8만 내외인데 이 정도 되면 그나마 어느 정도 접수가 가능한 수치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욕을 해 대는 메가캥카의 경우 명랑 기준 '무반동' 은혜갚기의 결정력이 4만입니다. 욕할 만 하죠?
(2) 짓이김은 潰し를 직역한 것으로 그냥 일반적인 어태커(메인 딜러) 포케몬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3) 개수대는 流し라고 하여 교체로 상대의 공격을 받아 내면서 등장 후에도
여유롭게 해당 포케몬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경우를 뜻하는 말입니다.
쉽게 말하면 천적관계라고 해도 좋겠죠. 예를 들어 상대 누오의 지진, 폭포오르기 따위를 맞으며
이상해꽃이 등장했다고 한다면 거의 체력 손실 없이 다음 턴에 기가드레인으로 누오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접수와 개수대가 다른 점이 있다면 접수는 상대의 PP를 깎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는데 반해
어디까지나 개수대는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 있겠습니다.
(4) 위의 세 가지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포케몬들의 '정석적인' 형태라고 한다면 '비정석적인' 형태 또한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63싱글에서 선봉으로 번치코와 한카리아스가 만났습니다.
한카리아스 입장에서는 상대가 칼춤 가속 바톤 번치코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1턴째에는 번치코가 십중팔구 방어를 쓸 것이기 때문에, 지진을 써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칼춤 가속 바톤에 대응이 가능한 후발주자로 교체하거나, 만약 더블촙을 채용한 한카리아스라면 칼춤을 쓰거나 할 것입니다.
마음놓고 칼춤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번치코에게서 잠재파워가 날아듭니다. 속성은 말할 것도 없이 얼음.
잠재파워의 위력이 10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생구만 쥐어줘도 8~90%정도의 데미지를 기대할 수준은 됩니다.
가속에 의해 2턴째에는 번치코의 스피드가 한카리아스를 넘어서게 되므로 굳이 특공에 노력치를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한카리아스를 완봉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러한 번치코를 앞으로는 '역할 파괴' 번치코라고 부르겠습니다.
(5) 지금까지는 직접적으로 데미지를 주고받는 딜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만
공격 기술 외에도 포켓몬스터에는 수많은 보조기들이 있습니다.
상대를 직접 쓰러뜨리기보다는 상태이상이나 필드효과 등으로 상대를 괴롭히거나
아군의 전투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서포터'가 마지막 역할입니다.
이상의 5가지 역할 중 가장 어울리는 하나의 역할을 각각의 포케몬에게 맡긴다는 것이 역할 이론이고,
이 역할 이론으로부터 본격적인 파티 구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과연 몇 분이나 이 글을 읽어 주실지는 의문입니다만,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글을 쓸 기회가 있다면 왜 역할 이론을 알아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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