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도쿄 모처 어느 라면집]
비가 내리다 말다 하고 있는 날씨. 오늘따라 손님도 없... 응?
'딸랑딸랑-!'
"어서옵쇼-!"
하며 주방에서 출입구를 바라보자, 9명의 여고생들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몇 명이십니까? 하고 물어보니, 최연장자처럼 보이는 금발머리의 소녀가
"아! 9명이에요. 혹시 자리가 될까요?"하며 정중하게 물어왔다.
"보시는 대로 남는게 자리라서, 편한 곳에 앉으라구."
"갑자기 들이닥쳐서 죄송합니데이~"
하며 왁자지껄하게 들어오는 아이들 사이로 이상한게 보인다. 뭐야, 저게... 인형? 요즘은 라멘모양 인형도 있나?
"그런데, 호노카. 이 라멘 인형은 어디서 난건가요?"
"아, 이거? 요 앞에 게임센터에서 크레인 게임으로 뽑았어! 다섯번이나 했는데 안뽑혀서 말이지? 이게 마지막이다 하고 100엔 넣어서 겨우 뽑았다니까!"
"6백엔에 이 큰 걸 뽑은거야? 대"단해! 호노카쨩!
요즘 크레인 게임에는 저렇게 큰 것도 있구만. 후낫시랑 비슷한, 뭐 그런건가...
(후낫시: 배를 모티브로 한, 치바현 후나바시시(市)의 비공인 지역 캐릭터로 '낫시-!'로 끝나는 기괴한 어미와 기괴한 점프가 특징.)
"크레인 게임 이란게 그렇게 어려운 거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큰 걸 뽑는건 꽤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
"저기저기~ 니코니~가 했다면 한번에 뽑았을 거라고 생각 안해?"
"응, 생각 안해."
"잠깐! 마키! 해보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단정짓는거야!"
빗소리에 조용했던 가게가 금새 시끌벅적 해진다. 주문 정하면 말해줘요.
"노조미는 뭐 먹을래? "
"응, 오늘은 야키우동이 끌리구마. 에리치는?"
"난 그럼 츠케멘으로"
"호노카는 돈코츠!"
"코토리도!"
"전 깔끔하게 간장으로"
"니코니도 간장!"
"나는 탄탄멘, 중간 매운 맛으로. 하나요는?"
"에, 에. 잠깐 기다려봐... 으응... 하나요는 소금으로! 린쨩은?"
에, 그러니까... 야키우동 하나, 츠케멘 하나, 돈코츠 둘, 간장 둘, 탄탄멘 하나, 소금 하나...
"린은! 린은! 소금라멘..."
아니, 소금 둘...
"...에다가...
...'에다가'...?
"숙주나물이랑 세로로 자른 파에 차슈 다섯조각! 그리고 삶은계란에서 노른자만!"
...어이어이, 아가씨... 이건 또 꽤나 손이 가게 하는 주문이구만...
"예이예이. 야키우동, 츠케멘, 탄탄멘, 돈코츠 둘, 간장 둘, 소금 둘. 좀 만 기다리라구."
......
서문이 길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학자취생 AoKaze입니다.
오늘은 위에서 린이 주문한 소금라멘(+차슈+숙주+파+계란 노른자)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재료는 다음과 같이.
닛신 라X, 파, 숙주나물, 삶은 계란, 차슈를 준비해 주세요.
파는 매운 맛을 빼기 위해 먼저 세로로 잘라 물에 담가 놓았습니다.
참고로 재료비 중에서 가장 싼 것은 뭐니뭐니해도 숙주나물이었습니다.
10엔에 한팩 있는 것중 반을 썼으니, 환율로 50원도 안됩니다...
옆 동네 모 아이돌이 숙주를 좋아하는 것도 납득이 될 정도...
차슈는 근처 쇼핑몰에서, 한 팩에 3백엔 들어 있는 것을 구매했습니다.
이런 제품까지 있다니...
(아오, 저 더러운 가스렌지... 여유가 나면 청소 좀 해야겠네요...)
일단 면을 삶기전에 숙주나물과 파를 끓여줍니다.
예전 한국에 있었을때는 콩나물을 넣고 끓여 해장라면을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왠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콩나물은 숙주의 10배정도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더군요... 신기방기...
약 3분을 끓이고 건져 줍니다.
건지고 바로 차거운 물을 뿌려 차갑게 해주면 조금 더 아삭한 식감이 됩니다.
그리고 면을 끓여줍니다.
일본 인스턴트 면의 재밌는 점은 생면을 그대로 건조하는 방식으로 인스턴트 라면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한국 인스턴트 라면은 면을 튀기는 방식으로 만들고 있어서, 기름이 꽤 뜨죠 ㅎㅎ...
면이 익으면 건져서 그릇에 옮겨줍니다.
전 꼬들꼬들한 면을 좋아하기 때문에, 살짝 덜 익혔습니다.
(그리고 살짝 보이는 숙주와 파 조각)
면 위에 추가 재료들을 토핑해 줍니다.
(손으로 건져 올렸더니, 정돈이 안되는 파와 숙주)
사실 노른자만 있는 이유는 계란 껍질을 벗기던 중 흰자들이 껍질과 같이 벗겨져 나가서...(...)
차슈는 전자 레인지에 돌리고 토핑.
...새삼 보니 음식 사진 진짜 못찍네요...
그리고 국물을 넣어주면...
린이 주문한 특제 소금라멘(+숙주, 파, 차슈, 계란 노른자)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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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신 음식 모두 나왔습니다."
"아! 아저씨! 여기 교자도 부탁한다냐!"
허허, 이 아가씨 참...
...은 제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응! 응! 이거야 말로 라면이다냐!"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