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조엘편에 보여주신 관심과 추천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_ _)부족한 글에 과분할 정도의 관심을 보여주셔서 이젠 도중에 접지도 못하겠네요;; 아무래도 게임자체가 대체로 조엘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거라 조엘의 심리나 변화들은 설명하기가 수월했는데, 엘리는 주로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심리를 파악해야 하다보니 이것저것 사설이 많이 들어가게 되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그냥 이런 시각도 있구나...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주시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습니다^^어제 적다만 글은 삭제하겠습니다.
우선 본 글을 읽기전에 앞의 스토리 정리글과 조엘편을 먼저 읽고 오시면 한층 이해가 편하시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 스토리 정리[스포일러] - 보기
캐릭터 심층 분석 : 조엘 [스포일러] - 보기
다음은 예고해 드린대로 우리를 웃고 울게한 라오어의 히로인 엘리편입니다.
메이킹 영상에 따르면, 엘리라는 캐릭터는 초창기에는 훨씬 수동적이고, 보호를 필요로 하는 연약한 캐릭터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엘리의 목소리와 연기를 담당한 배우인 애슐리 존슨이 첫 모션캡쳐 촬영 당시에 "만약 내가 엘리라면 이런 상황에선 뭐라도 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수렴하여 대대적인 캐릭터의 수정이 이루어졌고, 그것이 곧 게임 자체의 컨셉까지 큰 폭으로 수정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사랑하는 엘리의 캐릭터는 애슐리 존슨이라는 한배우에 의해 정립되고 탄생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닌것이죠. 이자리를 빌어 우리에게 이토록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선물해주신 애슐리 죤슨 배우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1. 출생과 성장
사실 이부분은 참으로 작성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엘리의 과거를 다룬 프리퀄 코믹이 아직 완결이 되지 않은데다, 해당 코믹스를 직접 감상해볼 기회가 없었기에 뭔가를 단정지어 말하기가 무척 조심스럽네요. 그래도 게시판에 있는 붉은인간님의 내용정리와 게임내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을 바탕으로 몇가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우선은 엘리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인데, 엘리의 어머니는 게임내에서 마를렌의 기록들에 여러번 등장하여 안나라는 이름의 여성임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엘리는 아버지가 누구인줄 모르는 아이이거나, 혹은 엘리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머니인 안나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언급이 되나 그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데, 게임내에서 고아원이나 다름없는 군시설에서 자랐다는 언급에 비추어 엘리의 모친역시 엘리가 아주 어렸을때 세상을 떠난것으로 생각됩니다. 성장 과정에 대해서도 특별한 묘사가 없기에 추측하는데에 한계가 있습니다만, 저는 이부분을 당시의 군대라는 조직의 위치와 현실을 통해 그 성장 환경을 유추해 보고자 합니다.
붉은 인간님의 코믹스 내용 정리에 보면 16세가 되면 시설내의 아이들은 징집된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상당히 어린 나이에 징집되는 것이죠. 불과 20년의 시간동안 성인의 기준자체가 그렇게까지 내려갔을거라고 생각하긴 어렵고, 그렇다면 이것은 군인들이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도 그럴수밖에 없는게, 인원이 줄어들 요소는 산적해 있는데 인원이 충당될 요소는 전혀 없습니다. 감염체, 사냥꾼들, 파이어플라이까지 적대하는 세력들은 날이 갈수록 세를 불려가고, 배급 물자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만 갑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다수의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힘과 공포로 찍어누르는 수밖에 없겠죠. 그리고 그렇게 할수록 군대는 더더욱 고립되고 적들은 세를 불립니다. 군대가 고아들을 데려다 군인으로 키워내기 시작한것도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나 합니다. 잡설이 너무 길어지는데, 정리하면 군대는 현재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고 그때문에 더욱 거칠고 터프하게 굴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군기관의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만화책에 보니 사내아이 둘이서 엘리를 폭행하는 장면이 있더군요. 즉,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힘의 논리속에서 자라나고 있고, 이러한 성장 배경이 바로 엘리의 거친 언행의 근원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2. 라일리
이 역시 아직 코믹스가 완결되지 않은 관계로 자세한 내용을 알기는 힘듭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코믹스3권까지의 내용으로 보아, 라일리는 단연코 엘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임이 확실합니다. 굳이 코믹스의 내용까지 갈것도 없이, 엔딩에서 라일리가 죽고난 후 줄곧 자신의 차례를 기다려 왔다는 언급에서 엘리에게 라일리의 그림자가 얼마나 길고 짙게 드리워져 있는지를 알 수가 있죠. 다만 몇가지 의문점이 있는데, 하나는 코믹스 3권까지의 내용에는 라일리는 파이어플라이를 동경하지만 별다른 접점은 없었고, 오히려 스턴건을 맞고 납치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게임내에선 앨리의 배낭에 라릴리의 파이어플라이 펜던트가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녀가 어떠한 경로로 파이어 플라이의 일원으로 합류되고, 감염되어 죽음을 맞았는지는 나머지 한권의 코믹스를 기다려 볼 수밖에 없겠네요. 두번째는 엘리를 태어날때부터 알고 있었고 친구인 안나에게 딸을 부탁까지 받은 마를렌이 앨리를 왜 최근시점에서야 알아보고 재회하는 모습이 되는가...하는 점인데 혹 이부분에 대해 의견이나 명쾌한 답을 가지신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3. 마를렌, 테스
엘리에게는 한가지 근원적인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일견 당차고, 거칠게만 보이는 엘리의 내면 깊은곳에는 그러한 짙은 어둠이 깔려있는 것입니다. 코믹스에선 기숙학교로 옮기면서 담당했던 군인과 헤어지기를 싫어했다고 하고, 기숙학교에서는 자신을 돌봐주는 라일리에게 금방 영향을 받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를렌이 조엘에게 엘리를 맡기려 할때에도 마를렌의 옆에 남아있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죠. 그것은 조엘에게 어떠한 반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익숙한 사람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심리에서 나오는 행동입니다. 그녀는 줄곧 자신이 의지했던 사람이 떠나가거나 거절당하고, 심지어 죽음을 당하는 상처를 반복적으로 받아왔고, 이러한 상처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녀의 안에 깊은 응어리를 만들고 자리잡게 됩니다.
테스와 함께하는 동안은 엘리는 조엘과 크게 접점을 갖지 않습니다. 애초에 조엘은 계속해서 엘리를 떼내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였고, 엘리의 말도 믿지 않죠.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조엘은 테스를 챙길뿐 딱히 엘리를 챙기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엘리를 챙기고 보호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인물은 테스죠. 따라서 엘리는 처음엔 테스를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게임 진행중에도 조엘이 여기저기 탐색하고 다니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테스와 붙어다니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죠. 엘리는 자신이 가진 두려움과 약한 부분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를렌이나 테스처럼 강한 여성상을 동경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코믹스에서 라일리에게서 영향을 받는 것과도 상통하는 모습이구요. 스토리 정리글에 댓글로 한분이 테스의 죽음 이후 엘리가 휘파람 연습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테스의 휘파람 부는 묘사가 단 한번밖에 등장하지 않아 미묘한 감은 있지만 좋은 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적인 행위라기보단 무의식적인 동경심의 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것 같아요. 어찌되었건 테스는 죽게되고, 엘리는 조엘과 단둘이 남겨집니다. 그 과정에서 엘리는 과거와 동일한 상처를 또 한번 받게 되죠.
4. 조엘과의 여정
사실 조엘과 단둘이 남았을 때, 엘리는 조엘의 강압적인 태도에 다소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가 조엘에게 마음을 열고, 신뢰하는 이유는 조엘이 결코 엘리를 혼자두지 않았기 때문이죠. 사실 테스가 죽고, 중앙청까지 엘리를 데려다주는 계획이 실패한 시점에서 조엘은 엘리를 책임지고 보호해야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도는 강압적이고 퉁명하더라도 자신을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에서 엘리는 조엘의 내면에 있는 따뜻한 마음을 어렴풋이 느끼게 됩니다. 엘리가 빌의 마을에서 부쩍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건네는 것도 엘리가 성격이 활발하고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인 탓도 있지만, 그러한 은연중의 믿음과 감정적 교감이 있기에 보여지는 것이죠. 아무튼 빌의 마을에서 죽을 고비를 함꼐 헤쳐나가면서 두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됩니다. 차를 밀기전의 상호작용 대화나, 조엘이 빌에게 엘리에 대해 저 애가 스스로 자기 앞가림을 한거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그러한 감정적 변화가 드러나죠.
피츠버그에서는 두사람의 관계가 급격히 발전합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요소가 관여하는데, 엘리의 입장에서만 정리하겠습니다. 첫번째는 사냥꾼들의 등장입니다. 엘리는 격리구역 내에서만 자라온지라 사람이 사람을 습격하여 약탈하는 현실을 몰랐죠. 사냥꾼들의 존재를 접하고,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차츰 알아가면서 조엘의 보호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한 그 보호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두번째는 조엘의 강인함입니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사냥꾼들이 자신들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아저씨가 우리편이라 다행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것은 첫번째 이유와도 상통하는 부분이죠. 세번째는 엘리에게 총을 쥐어주는 이벤트인데, 이것은 단순히 무기를 쥐어준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자신의 목숨의 일부를 엘리에게 맡기는 조엘의 신뢰가 드러나는 장면이고, 엘리도 역시 그러한 조엘의 심중을 알고 있습니다. 이 이벤트를 기점으로 조엘이 엘리를 일방적으로 보호해주는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관계로 발전되었다고 볼수도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다리에서의 입수 이벤트입니다. 여기서도 조엘은 수영을 못하는 엘리를 위해 싸우려 하지만, 엘리는 이길 수 없음을 직감하고 조엘을 믿고 과감하게 물속으로 뛰어들죠. 조엘 파트에서 이야기 한것처럼 조엘은 이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엘리를 자신이 끝까지 자신이 데려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고, 엘리는 당연히 조엘이 자신을 끝까지 데려갈 것이라고 믿게됩니다.
이 장면후에 조엘은 내려가면서 뒤에 뭔가 한마디를 더 할듯하다가 말지만, 엘리는 그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고맙다."라는 말이었을테고, 그렇기에 엘리는 "별말씀을요." 라고 화답해주는 것이죠.
하지만 샘과 헨리의 죽음으로 모든것이 뒤바뀝니다. 조엘은 헨리의 죽음에서 사라의 죽음에서 느꼈던 자신의 절망을 다시 보게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엘리와 함께하다보면 언제 어디서 에서 그것이 자신의 일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음을 깨닫죠. 조엘은 다시 엘리를 토미에게 맡기기로 결심을 굳히게 되고, 영민한 엘리는 그러한 조엘의 심경의 변화를 놓치지 않습니다. 댐에서 토미일행을 만나고, 조엘이 토미와 단둘이 어딘가로 가려하자 엘리는 매우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조엘이 토미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짚이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후에 토미와 마리아의 말다툼을 보고도 조엘에게 그 원인이 자신때문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말해주었는지 묻는것도 이미 다 알고 물어보는 거죠. 대답을 회피하는 조엘의 태도에서 엘리는 조엘이 자신을 토미에게 맡기려 했음을 확신합니다. 엘리는 또다시 같은 상처를 받을 입장에 놓입니다. 그녀는 상처를 피해 어딘가로 말을 달립니다.
사실 엘리는 예전부터 죽음을 대하는 조엘의 태도에서 뭔가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부분이 있음을 감지하고 있었죠. 첫번째는 테스의 죽음이었지만, 이때는 조엘이 테스를 알고 지낸지가 더 어래되었고, 두사람 사이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엘리로서는 알 수가 없는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샘의 죽음은 조금 문제가 다르죠. 어떻게 생각해보아도 샘과 많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엘리쪽이고, 상처를 받은것도 엘리일텐데, 조엘은 어른으로 할 수 있는 위로는 고사하고 언급조차도 극도로 회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조엘의 태도의 원인이 마리아를 통해 들은 사라의 이야기로 명확해지죠. 엘리는 그러한 조엘에게 측은함을 느낌과 동시에, 야속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조엘만큼은 자신을 버리거나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왔는데, 이제와서 다시 자신을 처음보는 사람에게 보내려하니 그럴만도 하죠. 게다가 그 이유가 조엘 자신이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는 나약한 마음 때문이니까요. 사족이지만 이러한 조엘의 나약한 모습에 대한 인지는 훗날 엘리가 조엘을 더욱 이해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을 찾아온 조엘에게 엘리는 그간의 감정을 모두 쏟아냅니다. 이때의 엘리는 자신도 역시 조엘과 같은 아픔을 겪어왔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같은 아픔을 안고있을터인 조엘이 자신을 떼내려는 것이 더더욱 야속하고 서운하게 느껴졌겠지요.
돌아오는 내내 말이 없습니다. 나침내 토미의 마을에 다다랐을 때, 조엘은 엘리를 자신이 데려가겠다고 말하고 엘리와 토미는 놀라죠. 하지만 그러한 조엘의 결정이 가지는 의미는 세사람 다 잘 알고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거기에 이런저런 말은 필요 없는 것이죠.
겨울은 그 어느때보다도 엘리에게 혹독한 계절입니다. 조엘이 큰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동안 엘리는 조엘이 말했던 진정한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알게 됩니다. 거기다 혼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역시 엘리를 떠나지 않죠. 누구하나 도와줄 사람 없이 그 어느때보다도 잔혹한 적들에 맞서 겨울을 이겨내는 동안, 엘리의 내면은 크게 요동칩니다. 언제나 조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걸어오던 엘리는 겨울내내 상대를 잃고 말수도 크게 줄어든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특유의 활달함과 호기심은 기세가 꺾이고,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던 어둠이 표면으로 부상하죠. 그러한 어둠은 데이빗을 쓰러트린 후 분노와 두려움을 폭발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조엘이 엘리를 말릴때의 대사가 국내판은 "말리지마!"로 번역되어서 조금 의미를 알기 힘들게 된 부분이 있는데, 사실 그 부분의 대사는 "Don,t f■cking touch me!", 즉 "내 몸에 손대지마!" 쪽이 정확한 의미이죠. 이것은 자신을 잡은것이 조엘인지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하는 대사로, 데이빗이 엘리에게 얼마나 큰 공포와 스트레스를 주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봄이 오고, 두 사람은 파이어 플라이 병원 근처에 도착합니다. 엘리는 겨울이후 부쩍 말수가 적어지고, 혼자 생각에 잡기는 일이 잦습니다. 가끔 봄파트에서 보이는 엘리의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분들이 계시던데, 결코 이것은 급작스러운 변화가 아니죠. 이러한 어둠은 오래전부터 엘리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엘리 본연의 활달함과 어린아이의 호기심이 어둠을 가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혹독한 겨울동안 엘리안의 어린아이는 상당부분 닳아서 희미해져 버렸고, 원래부터 비교적 성숙한 생각을 가진 아이였던 엘리는 이제는 거의 어른이 다 되어버렸습니다. 그녀는 겨울동안 세상에 도사리고 있는 진정한 두려움을 알게 되었고, 진정으로 자신에게 소중한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의 의미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엘리도 조엘을 잃게 되는것이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조엘의 여기에서 그만두자는 이야기를 부인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원하죠.
5. 엘리는 왜 포기하지 않았을까
게임 내내 비춰지는 모습을 보면 엘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어떨때는 정말 죽으려고 작정하고 저러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모하고 대담한 모습도 종종 보여주죠. 엘리가 두려워 하는것은 샘과의 대화에 나오듯이 혼자가 되는것이고, 자신의 죽음은 그닥 큰 두려움의 대상은 아닙니다. 오히려 엘리는 라일리의 죽음 이후로 어느정도 자신의 죽음 또한 각오하고 있었고, 테스와 샘의 죽음을 통해 그러한 생각은 더욱 깊어집니다. 하지만 엘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살기위해 발버둥칩니다. 그것은 이미 엘리에게는 자신의 목숨이 자신 하나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지켜주고자 했던 사람들, 마음을 열고 대했던 사람들, 그리고 목숨을 노려오던 적들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생명들 위를 걸어온 그녀의 여로는 오로지 단 한가지 목적, 인류를 구원할 백신의 열쇠가 자신의 안에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토록 많은 생명을 희생한 댓가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엘리는 그렇게 믿고 여기까지 온 것이나 마찬가지죠. 그런데 그 종착지 앞에서 조엘은 다시 도망치기를 원합니다. 당연히 엘리는 조엘이 무엇으로부터 도망치려 하는지도 잘 알고있죠. 잘 알기에 엘리는 더더욱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 조엘이 과거에서 도망치기를 멈추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또한 자신이 걸어온 길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도 엘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엘리는 조엘에게 사라의 사진을 건넵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이 사진은 댐에서 떠나오기전에 이미 엘리가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엘리는 이사진을 조엘에게 바로 주지않고 자신이 보관하고 있었죠. 아마도 건네주기에 적당한 타이밍을 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시점이 목적지를 바로 눈앞에 둔 상태라는게 이상하죠. 차라리 조금 더 기다렸다가, 목적지에 도착해 모든일을 끝내고 건네줄 수도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는 조엘에게 사진을 건넬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쩌면 엘리는 이제는 조엘이 자신의 수호자가 아닌, 사라의 아버지로 다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스토리 정리글에서 저는 마를렌의 이건 엘리도 원하는 일이라는 언급을 바탕으로, 엘리 역시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적은적이 있는데, 이것은 명확한 의미의 엘리의 동의가 있었다는 의미보다는 엘리 역시 감정적으로 이러한 결말을 원하고 있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대의가 엘리에게는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라일리의 죽음 당시에 마를렌과 엘리 사이에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을 가능성도 있죠. 어떤분들은 가을에 대학 연구소에서 엘리의 백신을 만드는 과정이 아플지 걱정하는 모습을 근거로, 엘리가 죽음을 예상했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는 말씀들을 하시더군요. 물론 그럴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그때의 엘리는 아직 어린아이의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였고 대체적으로 낙관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던 반면, 겨울을 지내면서 엘리는 커다란 내적 성장을 겪었고, 그동안 자신의 생각이 너무 안일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사설이 길어지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엘리는 자신이 백신을 만드는 댓가로 희생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그러한 각오도 되어 있는 상태였다. 라는것이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그러한 예감이 있었기에 후일 조엘의 말들이 거짓말임을 쉽게 알아채버리죠. 물에 빠져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약기운에 취해 수술복 차림으로 차뒷자석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영문을 묻는 엘리에게 조엘은 거짓말로 둘러대보지만, 영리한 엘리에게는 그 거짓말이 너무나도 서투르기만 합니다. 애초에 치료법을 찾는것을 포기햇다면, 자신이 마취되어 수술복이 입혀질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이미 돌아오는 차 뒷자석에서, 엘리는 무슨일이 벌어졌는지를 직감합니다. 조엘은 자신을 살리기위해 남겨진 인류를 배신하고, 심지어 엘리 스스로의 각오마저 꺾어버린 것입니다. 엘리는 조용히 눈을 감고 조엘에게서 등을 돌리고 맙니다.
이제 엘리는 자신의 팔의 상처를 묵묵히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한때 그 상처는 엘리에게 인류를 구원하게 될지도 모르는 희망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희망과 대의도 사라지고 그저 많은 사람의 죽음만이 켜켜이 쌓아 올려진 보기흉한 흉터일 뿐입니다. 자신의 단 하나의 삶의 이유를 앗아간 남자는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이야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엘리는 도저히 그 남자를 미워할 수가 없죠. 엘리의 머릿속은 복잡합니다. 지금이라도 발걸음을 돌려 다시 파이어플라이에게로 돌아가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인류를 구원할 여지가 남아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에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또 어떻게 될 것인가...토미의 마을을 눈앞에 두고 엘리는 조엘을 불러 세웁니다. 겉으로는 조엘의 말이 사실임을 맹세하라는 엘리의 말은 당연히 그러한 맹세를 바라고 하는말이 아니죠. 왜냐하면 엘리는 이미 그것이 거짓말임을 알고 있고, 조엘 또한 엘리가 거짓을 눈치챘음을 알고 있으니까요. 사실 그말은 자신의 삶의 이유를 앗아간 조엘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선고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을 위해 그러한 거짓위에 살아갈 수 있느냐는 물음이며, 이제는 조엘이 자신의 유일한 삶의 이유라는 고백인 것입니다.
아마도 두사람은 앞으로도 거짓위에 살아간다는 짐을 결코 내려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결코 그리 행복하지도 못하겠지요.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어느 곳에 있든지 그저 작은 행복이나마 엘리의 곁에 함께 하기를 기도해 봅니다.
(IP보기클릭).***.***
누군가가 그런말을 했다고 하네요.. '예술은 모호하다'라고요.. 어떤 작품을 접한 대중들이 서로 그 작품의 모호함에 대해서 얘기하고 또 회자되며 또 계속 얘기하고 싶어지면서 서로 이해해가는 과정들이 모여 그작품을 예술로 만들어가는게 아닐까 생각되어집니다. 님의 훌륭한 분석의 글들을 읽어보니 '라스트 오브 어스'가 이미 예술의 경지에 오를만한 작품이란것이 새삼 느껴집니다.
(IP보기클릭).***.***
훌륭한 분석글이네요. 이해되지 않던 몇 부분이 단박에 이해가 됩니다.
(IP보기클릭).***.***
훌륭한 분석글이네요. 이해되지 않던 몇 부분이 단박에 이해가 됩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누군가가 그런말을 했다고 하네요.. '예술은 모호하다'라고요.. 어떤 작품을 접한 대중들이 서로 그 작품의 모호함에 대해서 얘기하고 또 회자되며 또 계속 얘기하고 싶어지면서 서로 이해해가는 과정들이 모여 그작품을 예술로 만들어가는게 아닐까 생각되어집니다. 님의 훌륭한 분석의 글들을 읽어보니 '라스트 오브 어스'가 이미 예술의 경지에 오를만한 작품이란것이 새삼 느껴집니다.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