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번 올렸던 [V PROJECT 1] 로보트 태권브이 김훈 에 이어서
오늘은 [V PROJECT 2] 로보트 태권브이 Battle Damaged Bust 로 찾아뵙습니다.
저번 게시글에 대한 많은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면서
블로그 이외의 사이트엔 좀 더 진중한 자세로 업로딩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 많은 메카닉 캐릭터들이 데미지 버스트의 형태로 출시된 모습을 지켜보면서
태권브이를 배틀 데미지 버스트로 연출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흉상의 대략적인 컨셉은 적 기체와의 목숨을 건 사투를 승리로 이끈 후,
저 정도의 상처라면 정말 나라를 구하고도 남았겠구나(?) 싶을 정도로
심한 데미지를 입은 백전노장의 모습을 빅스케일로 연출해 보고자 했습니다.
작년 4월 중순쯤에 완성해 놓았던 작품인데 제작완료 후 진이 완전히 빠져서
촬영을 차일피일 미뤄오다 근래들어 구입한 DSLR로 이번 설연휴 동안 사진촬영을 해줬습니다.
사진을 추리고 추렸는데도 스크롤이 무지막지하게 길어졌네요..
숨 한번 고르시고 천천히 내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헤드부분부터 제작에 들어갑니다. 헤드의 사이즈에 비례해서 바디의 크기가 정해지는 만큼 가장 세심한 정성을 들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번 작업의 슬로건(?)이 '최소의 터치로 최대의 효과'인 만큼, 면이 많은 헤드부분은 대부분 팬시페이퍼(180g 두께)로 접어주었습니다. 스컬피나 에폭시로 저 정도 크기의 반듯한 면을 얻으려면 엄청난 양의 사포질이 불가피한데 작업속도나 프로포션 측면에서 나름 적절한 선택이었던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미천한 실력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ㅜㅜ
얼굴의 윗 단면 부분은 CD로 고정해주고 목의 크기를 종이로 테스트해 봅니다.
헤드 윗부분의 반구형태는 우드락볼을 반으로 커팅해서 잡아줍니다.
우드락볼에 시바툴을 입혀 볼륨업을 해줍니다. 구글링으로 찾은 태권브이 커스텀 이미지들로 좀 더
입체적인 조형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저보다 앞서 많은 선례작을 남겨주신 이름모를 제작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마의 작은 구들은 차량 튜닝용으로 쓰이는 엠보싱 스티커입니다.
시바툴로 헤드의 뿔 형태를 수정해 준 뒤 이어혼을 만들어 줍니다.
헤드 완성 후 에폭시퍼티로 단차수정에 들어갑니다.
이쯤에서 등장하는 문제의 PVC 파이프입니다.
바디의 심재로 쓰기위해 동네 철물점에서 구입했습니다. 헤드크기에 비례해 미리 구상해 놓은
프로포션대로 재단해 왔습니다. 파이프 두께에 따라 GV1,GV2 등 종류가 다양하더군요.
역시 모형을 하다보면 쓸데없는 잡지식이 느는것 같습니다.^^
T자관을 이용해서 기본적인 뼈대를 잡아줍니다.
어느 이름모를 가정집 지하에 묻혀서 평생 구정물만 품었을 녀석들인데 태권브이의 심재로 쓰이다니..
억쎄게 운 좋은 녀석들이네요..^^ 니네 복받은 겨~
허리부분 지지대를 보강해 줍니다. 남자나 로보트나 허리가 생명이죠..
헤드를 얹어 전체적인 프로포션을 가늠해 봅니다. 버스트의 스케일이 대략 짐작이 가시나요..^^
베틀 데미지 버스트의 핵심인 데미지 부위의 메카닉 부분을 구성합니다.
재료는 주로 고장난 VTR의 정크부품을 활용했습니다.
자잘한 부품들로 디테일업을 해 주고...
가슴 부위의 적당한 위치를 찾아 철사로 고정시켜 줍니다.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 VTR 부품중 가장 무거운 부분을 등 부위에 달아줍니다.
모터였던 것 같기도 한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스티로폼을 잘라 붙여가면서 대략적인 바디의 형태를 잡아 나갑니다.
헤드와 바디간의 비례를 줄자로 세밀하게 체크해가며 심재를 만들어서 그런지 전체적인 프로포션이 나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무슨 설치미술 같기도 하고...기묘한 분위기입니다.^^
서페이서를 올려 메카닉 부분의 느낌을 살펴봅니다.
이제부터가 고난의 연속입니다.
바디부분의 조형재료로 어떤 것을 사용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다이소에서 파는 지점토로 결정했습니다.
지점토를 조금씩 뜯어서 밀대로 빚은 후 차츰 적층해 나갔습니다.
조소에 쓰이는 유토도 써볼까 했지만 경험이 없어서 가장 확실한 방법을 택했습니다.
지점토가 다 떨어져 세번 째인가 사러갈때 쯤 다이소 직원분이 저를 보고 가게 오픈 이래 처음으로
지점토 재고가 떨어져서 본사에 주문을 넣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바디 앞 부분을 어느정도 끝내고 등 부위도 적층해 나갑니다. 이 때 쯤 제 머리속에 들던 생각은
'내가 이 짓을 도대체 왜 시작했을 까 (49%)+ 내 실력으로 과연 이걸 완성이나 할 수 있을 까 (51%)'
였습니다. 대부분의 저녁시간과 주말을 할애 해 만들었던 터라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던 때였죠.
친구들과 회에 소주 한잔 기울이고 나니 다음날부턴 좀 더 홀가분한 기분이 들더군요.^^
바디에 이어 허리까지 감싸준 모습입니다. 책상 밑으로 지점토 포장지들이 수북히 쌓여있네요.
대형문구점에서 판매하는 코르크보드를 덧붙여서 허리의 볼륨업을 해줍니다.
코르크보드는 커팅과 벤딩이 상당히 용이해서 이번 작업에 아주 유용한 재료로 쓰였습니다.
끝 부분의 단차는 시바툴로 메워줍니다.
바디 부분이 단단히 굳은 다음, 시바툴로 본격적인 표면정리에 들어갑니다.
가슴부위의 데미지 표현에 들어가기 앞서 메탈릭 그레이로 메카닉부분의 기본도장을 해줍니다.
앞 부분의 데미지 파편들을 완성해 주고 나면 스프레이 도포가 어려워 질 것 같아서요.
앞서 소개해드린 코르크보드를 데미지 부위에 맞게끔 크기별로 조각낸 다음,
강력한 폭발로 갈라진 파편부분의 데미지 효과를 아트나이프로 표현해 줬습니다.
좀 더 입체적인 데미지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각도와 방향을 서로 조금씩 바꿔가면서
퍼즐조각을 맞춰가듯 이어 붙였습니다.
전과 마찬가지로 시바툴을 이용해 바디와의 단차를 채워줍니다.
가슴의 데미지부위에 비해 허리쪽이 조금 허전한 것 같아 추가로 조그맣게 데미지 효과를 주었습니다.
서페이서로 일단 1차정리를 해줍니다. 워낙 덩치가 커서 서페이서 두 통이 모자르데요.ㅡㅡ;;
악어등껍질 같은 바디표면을 사포질 할 생각에 그저 한숨만 나오더군요..ㅎㅎ
메카닉 부위는 A4지로 마스킹 해줬습니다.
사포질->시바툴 쪼가리로 틈 메꾸기의 지루한 반복이 이어집니다. 이쯤되니 더 이상 짜증도 나지 않더군요.
그냥 편한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미쳐가는 건지 해탈에 이르는 건지 중간 중간에 실실 웃음도 나더군요..^^
표면정리를 끝마치고 초토화가 된 책상정리를 위해 작업실 바닥에 잠시 내려놓았습니다.
고생한 덕분인지 바디의 볼륨감이 잘 살아난 것 같습니다.
코르크보드를 가공해서 어깨와 가슴의 V를 만들어 줍니다.
각각의 센터를 맞추기 위해 마스킹 테잎으로 위치를 잡고 있습니다.
바디의 심재로 쓰고 남은 PVC 파이프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코르크보드를 덧대어서
데미지 입은 왼쪽 팔 부분을 만들어 줍니다.
가슴의 메카닉부위에 사용하고 남은 정크부품으로 잘려나간 오른쪽 팔의 메카닉부분을 추가했습니다.
우드락볼 안쪽에 네오디늄 자석을 심어 시바툴로 덧데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바디 안쪽에 바를 삽입해 양쪽 팔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허리 뒤쪽도 왠지 허전한 느낌에 큼지막한 데미지 부분을 마지막으로 작업해 줬습니다.
이로써 몇 주간에 걸친 다사다난했던 작업이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바디 안쪽 T자관에 바를 삽입해서 후다닥 가조립을 해봤습니다.
그 간의 고단했던 작업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ㅎㅎ
고생끝에 낙이 온다던 옛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지체없이 캔 스프레이로 기본도색에 들어갑니다.
스프레이 부스에 들어갈리 없으니 그냥 전지 두장 뒤에 깔고 분사했습니다.
이런 무식한 스케일엔 무식한 방법으로 도색해 주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마스크 두개에 보안경으로 중무장하고 뿌렸습니다.^^
다시 한번 책상정리를 하기위해 바닥에 내려 놓았습니다. 세부도색전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기본 스프레이->붓도장->워싱->웨더링->드라이브러싱의 순서로 완성했습니다.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데미지 부분입니다.
톱니바퀴등으로 최대한 아날로그적인 분위기를 내고자 했는데 느낌이 어떠신가요^^
데미지 부위로 가슴의 메카닉 구성도를 흉내내 봤습니다. 문과출신이라 그런지 좀 어설프네요..ㅎㅎ
부분적으로 오일이 흘러 넘친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V PROJECT 1]의 훈이 미니 피규어 입니다.
태권브이 버스트와의 스케일 비교용으로 단순하게 만든 미니피규어였는데 저번 게시물에서 뜻하지 않게 이슈(?)가 됐었죠.^^
생각해보면 굳이 올릴 필요 없었던 초접사 사진이나, 아마추어 답지않은 과도한 문구삽입 등
제 스스로도 좀 지나쳤던 부분이 없지않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좀 더 진지한 자세로 취미생활에 임해야 겠습니다.
훈이 미니피규어를 얹어놓으니 태권브이의 스케일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태권브이의 어깨가 정말 늠름하군요.
훈이 미니피규어를 만들 당시에 잠깐 뇌리를 스쳤던 이미지 한장을 포토샵으로 합성해 보았습니다.
밤새도록 이어진 치열했던 시가전을 승리로 이끈 뒤, 조종석에서 내려와 폐허속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고 있는 훈이와 태권브이의 뒷 모습입니다.
눈 안쪽에 LED를 심어 라이트온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눈 부분 재질은 OHP 필름입니다.
아크릴 물감을 묽게 희석해서 얇게 칠해줬었는데 그 덕에 조도가 좀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스위치는 턱 안쪽에 있습니다.
카메라의 WhiteBalance와 촬영각도에 따라 푸른빛의 오묘한 색감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앞에서 바라보고 있으면 스케일에 압도되면서 눈빛에 홀리는 느낌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손을 얹어 스케일을 비교해 봤습니다.
이상 [V PROJECT 2] 로보트 태권브이 BATTLE DAMAGED BUST 였습니다.
깡패같은 스크롤에도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엔 마지막 [V PROJECT 3] 로 찾아뵙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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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조롱하던 사람들 와서 댓글 좀 달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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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 짝퉁인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좋은 센스와 재주로 모형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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