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언론배급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정확한 감상은 개봉하고 나서 쓸 생각이기 때문에 딱히 더 쓸 말이 없네요.
아무튼 선뜻 표를 주신 장형윤 감독님께 감사드리며....
이번 작품은 장형윤 감독님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졸업작품으로 2003년에 내놓은 '편지' 입니다.
이 작품부터 작품 길이가 10분 너머로 길어지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장형윤 감독님 특유의 작품색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사소한 일로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형빈은 매일 그녀에게 편지를 부칩니다.
형빈이 매일 편지를 부치러 들르는 우체국에는 '아미'라는 이름의 여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다는데 잠자는거 보소
근데 잠깐? 아미라고?!
1등......
아미가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이자 계속 기다립니다.
퇴근시간 1시간 전에야 일어난 아미는 편지를 가져다가
도장을 찍습니다.
이게 아미가 매일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습니다.
형빈은 여자친구에게 진심만을 말하고 싶어 계속 편지를 씁니다.
형빈은 매 생활의 순간 순간마다 여자친구와의 일을 떠올리면서 편지를 씁니다.
하루는 편지를 자루 속에 넣고 가는데
아미가 편지를 꺼내더니 제멋대로 뜯어서 읽습니다.
그런데 아미가 편지 내용을 읽고 풀이 죽은 듯 합니다.
형빈은 매일 편지를 부치면서 만나는 아미가, 스탬프를 찍는 일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형빈의 신경은 전 여자친구에게만 있습니다.
왜 그녀는 답장을 하지 않는 걸까요?
그런데 뒤에서 창문을 뜯어내고 나타난 공룡의 머리가 자루 속에 담긴 편지를 먹어치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공룡은 염소 울음소리를 내면서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구석구석 긁고 핥고 합니다.
이렇게 정적인 장면에 피아노곡을 배경으로 깔아놓아 여운을 남기지만 화면 속에서는 뭔가 기묘한 일이 일어나는 식의 연출이 장형윤 감독님 작품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뭔가 걱정이 있는지 아미가 창 밖을 바라자 공룡이 숨습니다.
"때론 나에게도 모든 것이 힘들게 느껴진다. 매일 가던 길도 더 가파르게 느껴졌다. 어쩌면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힘들다고 보면 모든 것이 힘든 법이다."
공룡이었습니다...
형빈이 오는 것을 본 아미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립니다.
이쯤 되면 아마 대부분 눈치 채셨을 겁니다.
그런데 뒤에 공룡이.....
?!
넌 뭐냐?
편지!
공룡과 형빈이 실랑이를 벌이지만 결국 편지는 찢어집니다.
"나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완벽한 진심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밖에서는 공룡들이 여기저기서 편지를 털어 먹고 있었습니다.
도시에도 겨울이 찾아오고.....
형빈은 우체국 옥상에서 나머지 편지들을 모두 뿌립니다.
비둘기처럼 편지를 주워먹는 공룡들...
거울을 보며 머리 모양을 이리저리 바꿔보던 아미
형빈이 오자 다 숨기고 돌아섭니다.
그리고 냅다 편지를 빼앗더니
편지를 찢어서 삼켜버리고 울기 시작합니다.
"삶의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나는 무척 혼란스러웠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다른 일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새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이야기.....
'편지'는 장형윤 감독 특유의 작품색이 확립되기 시작한 작품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Tea Time'부터 잡히기 시작한 화풍이 많이 자리를 잡았고 피아노곡이 주인 배경음악이나, 서정적 분위기에서 기묘한 일이 벌어져서 묘하게 웃긴(사실 개그를 의도한 게 아니라고 하지만) 내용전개 같은 특색들 말입니다.
특히 또 한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은, 이 작품부터 목소리가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아빠가 필요해'나 '무림일검의 사생활'에서도 들을 수 있는 이진석 씨의 목소리입니다. 처음 들으면 굉장히 어색하게 들리는 목소리라 당황스러운데, 계속 듣다 보면 어딘가 살짝 어설픈 작품의 분위기와 묘하게 잘 맞습니다. (어쩌면 그런 목소리 연기가 장형윤 감독님 작품의 그런 특색을 더 강화하는지도 모릅니다.) 이 사람의 정체는 성우나 일반 연기자 지망생 쪽이 아니고 장형윤 감독님이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수학할 때의 동기였다고 합니다.
아무튼 장형윤 감독님의 여러 대표작에서 이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에 장형윤 감독님을 아는 사람이면 굉장히 친숙하게 생각할 목소리인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주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의 엔딩크레딧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여기에는 나오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개봉특집 장형윤 감독님 전작 모음
◈SV-001/R의 극장용/독립애니메이션/OVA/기타 애니메이션 글
> 초음이의 풀잎학교 3, 4화 - 민지야 학교 가자 / 우리들의 텃밭
> 초음이의 풀잎학교 5, 6화 - 소원 나무 / 날아라, 천우야
> 셀마의 단백질 커피 - WANTED / 무림일검의 사생활 / 사랑은 단백질 (BGM)
> SBS 애니갤러리 제 162회 - 아빠가 필요해 / 천년기린
> SBS 애니갤러리 제 163회 - 그들의 바다 / 절연주의사항
> SBS 애니갤러리 제 164회 - 우측통행 / 볼록이 이야기
> SBS 애니갤러리 제 186회 - 순수한 기쁨
> SBS 애니갤러리 제 232회 - 오목어 / Ideal / White Day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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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친이 생겼다는 얘기잖ㅇ......ㅏ..........ㅇ.......ㅛ......... 아 죄송합니다.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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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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