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카라애니 오프닝하고 엔딩곡 음원이 발매되었다는군요.
저는 이게 지상파에서 방영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DVD 한국 발매 계획이 없다고 들었었고, 작품 자체도 수위가 꽤 높은 물건이라 (최소 15세 이상) 절대로 방영할 일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일부 장면을 편집하고 등급을 12세로 해서 어제랑 그저께에 방영했군요.
데체 SBS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평일 오전에 틀어줄 생각을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뭐 아무튼 방영한 만큼 마지막화는 방영판 영상으로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왜냐면 방영판이 DVD보다 화질이 훨씬 좋거든요.
중간중간에 편집된 부분이 있는데 거기만 DVD로 찍어봤습니다.
평화로운 마이애미
한 소방서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왜?!
강지영의 물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소방차 세차하고 있었던 거랍니다 글 내려주세요.
곧바로 화재가 났다고 해서 출동합니다.
실전인데 전혀 긴장이 안 되는 듯한 지영
시내의 한 건물에 큰 화재가 나서 건물이 곧 무너질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어?! 물 안 나온다?!
지영아! 소화전에다 꼽아!
호스를 소화전에다 꽂고 밸브를 열지만 유착이 되어서 열리지 않는군요.
도끼로 확 내려칩니다.
지영아 빨리!
낑낑
다시 물 잘 나옴ㅋ
그런데 상황이 영 좋지 않나봅니다.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생존자가 있다나봐요.
건물 옥상의 물탱크만 좀 어떻게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런데 갑자기…
서장님 다녀오겠슴다!!!!!
야 강지영! 내려와! 내려오라고!!!!
생존자들이 있는 곳으로 들어온 지영
와 이제 살았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살 수 있어요.
지영이의 방법이라는건 바로…
묶어버렸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이 배신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사이 상황은 더 안 좋아지고…
열심히 뛰어서 옥상 위의 물탱크에 접근합니다.
물탱크에 폭탄을 붙이는 지영.
꾹!
폭탄이 터지면서 물탱크가 물을 쏟아냅니다.
어서 여길 빠져나가야겠어
안되잖아? 으아아아ㅏ아아아ㅏ아아아ㅏ
수공?!
풀레코여러분 안녕?
님 감사염ㅋ
ㅋ
부왘!!!
아래쪽의 소방관들도 물길에 휩쓸립니다.
건물 물탱크에 원래 저렇게 물이 많던가요?
아무튼 강지영 대원 임무 완수
지영의 활약은 지역 뉴스에도 보도가 됩니다.
그런데 한편 그 모습을 보고 피꺼솟하는 양반이 있었으니…
서비스신 보소…
이 장면은 방영판에서는 편집되었습니다.
차라리 15세로 하고 한밤중에 방영해서 그냥 나오게 하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
나랑 소방차 게임이나 하자 girl♀
샤워기로 한방 먹입니다
감히 내몸에 손을 대?!
녀석은 스스로 자기가 마이애미 최고의 방화범이라고 합니다.
꺼져 이 변태야!
그때 마침 동료들이 달려오고 녀석은 도망갑니다.
지영아 괜찮니?
서장님도 나가욧!!!
정말 폭력적이다…
녀석의 이름은 잭.
연쇄 방화범이자 성범죄자라고 합니다.
일단 경찰에 신고는 했다고 하는데…
경찰이 잭의 집을 급습하지만 정작 그는 집에 없습니다.
TV에 한승연 보소…
그런데 가스가…?!
불꽃?!
폭★8
불타버린 잭의 집을 수습하던 지영이 뭔가를 발견합니다.
그건 바로 도배된 여자 사진들…
역시 변태군!
그런데 사진 뒤편에 숨겨져 있던 것은…
지도?!
지도에는 여러 건물들의 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앞서 화재가 났던 빌딩
여기, 잭의 집.
학교
시청
병원
그런데 바로 학교에서 화재가 났다는 소식이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지도와 사진은 잭이 미리 점찍어 둔 곳을 표시해 놓은 것인 듯 합니다.
옥상에 생존자가 있지만 건물이 무너지면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
지영이 아크로바틱으로 사람들을 구해냅니다.
그런데 바로 이번에는 시청에서 화재가 납니다.
데체 몇사람을 업고 가는거야?!
강지영 대원! 이번에는 병원이다!
이번엔 건물 안으로 들어온 지영
서장은 더 이상의 생존자는 없는 것 같다면서 지영에게 나오라고 하지만 아기 울음소리를 들은 지영은 수색을 계속합니다.
누가 아기를 그냥 놔두고 대피한거지?
지영이 아기를 구하는 데 성공하지만…
폭탄?!
할 수 있는 온갖 욕을 다 내뱉는 지영
재애애애애애애애애애액!!!!!! 걸리면 죽여버리겠어!!!!!!!
그날 디브리핑 시간
잭이 지도에 표시한 지점은 모두 화재가 나고 말았습니다.
사상자가 없다니 아무래도 또 다시 불을 지를 것 같은데…
갑자기 지영이 나오더니 지도에 뭔가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방화지점들을 이었더니…
오망성?!
아마 다음 범행장소도 별 안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역시 변태를 알아보는 건 강지영 대원 뿐인가?!"
명대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쉬지도 않고 해당 구역을 순찰해야 한다는 말에 대원들은 오늘 밤에 있을 농구 결승전 경기를 보러 가야 한다며 울상을 짓습니다.
그래 그거야!!!!!
농구 경기장이 바로 별의 한 가운데 있었던 것!
그렇다면 다음 범행 장소는 바로 경기장이다!
경기장에서 잭을 찾아다니는 대원들.
근데 이건 경찰이 해야 하는 일 아닌가요?
그런데 경기장 TV에 잭의 모습이 비칩니다.
일단 경기장 안의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소방차를 대기시킵니다.
그리고 잭을 찾아 나선 강지영
아니?!
저기 있었군요.
너 여기에 뭐가 들었는지 아냐?
트리니트로톨루엔!!!!!
전부 다 터쳐불랑게 가만히덜 있으라고!
누구 맘대로!!!!!!!
불붙은 폭약을 떼어내려는 지영
저거 청테이프 같은거 아닌가요?
맨손으로 뜯어내다니 괴력이다…
TNT를 피해서 폭발이 일어납니다.
어느새 저 밑까지 내려간 잭
역시 방화범답게 화염병을 막 던집니다.
잡았어!
히익!!!
소방호스로 뭘 하려는 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방관이 화염병 던지고 방화범이 불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이가 다 되어서 넘어집니다.
감히 내 몸을 훔쳐봐?!
강지영이 방화범을 피떡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얼마 뒤…
지영이 자고 있는데 다른 대원들만 출동합니다.
혼자두고 가지마루욧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끝
방송판에서 본편만 나오는게 아니라 이런 자잘한 영상도 나옵니다.
사실 DVD에 포함되어 있는 영상이랍니다.
대본 리딩중
빵터짐
소방관이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 스릴 있고 용기있어 보여서 좋았다는 이야기.
그리고 엔딩.
엔딩도 방영판에서는 잘려서 DVD로 갈음합니다.
퍼질러 자는 지영
전화… 전화좀 갖다주시오…
업무에 시달리던 지영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갑자기 표정이 밝아집니다.
그렇게 녹음도 하고
카라 데뷔!
응?!
그렇답니다.
진짜 끝
카라 애니메이션은 올해 1월에 나온 작품입니다. 카라가 한류스타로서 일본에서 인기가 높고, 이 작품이 일본에서만 발매되었기 때문에 일본애니메이션으로 아시는 분들도 있으신 줄로 아는데 사실 이 작품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두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한국애니메이션입니다. (일본측에서 투자를 했을 수는 있으나 상세한 사항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 시기가 외국보다 늦을 수 있을지언정 우리나라에서 결국은 볼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카라 애니메이션은 우리나라에서는 정식으로 접할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었음에도… 좀 이상하지요? 사실 이런 예가 카라애니로 유일한 것은 아닙니다. 2009년에 일본에서 방영된 겨울연가 애니메이션도 기획 및 제작을 우리나라에서 담당했음에도 정작 우리나라에는 정식으로 소개되지 못했습니다. 카라애니나 겨울연가 애니가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않았던 것의 이면에 정확이 어떤 결정이 있었고 어떤 사연이 있는지에 관한 내막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작품의 대상관객에서 애초부터 우리나라 사람은 배제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어쨌건 나름 한국 애니메이션의 마니아로서 우리나라 작품을 우리나라 사람이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사실 저는 카라라는 걸그룹, 아니 애초부터 걸그룹 자체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만 카라 애니메이션이 우리나라에서 현직 가수를 캐릭터화하여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최초의 사례이기에 오래 전부터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부터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DVD가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일본에서 직접 들여오는 방법 뿐이었으나, 요새 엔화 환율이 많이 내려갔음에도 운송비를 포함하면 가격이 10만원 가까이로 치솟았습니다. 더군다나 올해 3월 일본에서 이 작품이 모바일방송 비슷한 서비스를 통해 방영되었을 때 이 작품을 보았던 사람들이 생각보다 별로라는 평을 했던 것도 보았기 때문에 작품을 직접 사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의 기획에 SBS바이어컴이 참여했다는 사실 때문에 SBS에서 특집편성으로 방영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딱히 그럴 조짐은 없어 보였습니다. 한편으로는 극장에서 상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고요. 결국 저는 지난날 겨울연가 애니 때도 그랬던 것처럼, (겨울연가 애니 DVD박스는 몇 배는 더 비쌉니다.) 이번에도 그냥 반 포기 상태가 되었습니다. 어차피 카라 애니메이션 말고도 볼 것은 있었으니깐요. 당장에 올해 2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꿈의 보석 프리즘스톤 때문에 카라 애니메이션은 점점 잊어버리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행운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찾아왔습니다. 저는 재작년부터 관심 있는 작품을 만든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을 찾아가보고 후기를 써 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꿈의 보석 프리즘스톤을 만든 동우A&E와 이야기가 잘 되어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카라 애니메이션 본편 제작을 맡은 회사이기도 했는데, 당시에는 카라애니보다 프리즘스톤이 더 우선이었기 때문에 찾아가서도 거의 프리즘스톤 이야기만 했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이날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던 직원분들께서 선물을 하나 준비했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찾아다니다 보면 크건 작건 이런저런 선물을 받는 일이 꽤 있었는데 보통은 인형이나 포스터, 캐릭터 상품 같은 것이었기에 그런 것을 준비하신 줄 알았습니다만…
선물은 바로 카라 애니메이션 DVD였습니다!
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아서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를 정도로 설레었습니다. 선물은 받는 사람이 가장 바라는 것을 주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경우는 이 말이 정말 딱 들어맞는 경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으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저는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작품에 관해 사람들에게 소개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사실 처음에, 예전부터 해오던 것처럼 내용을 완전히 드러내는 리뷰가 아니라 그냥 간단하게 소개만 하는 정도로 끝나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었습니다만, 보다 보니 꽤 재미있는 내용도 있어서 그냥 해오던 대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 이야기
카라 애니메이션은 당연히 카라의 멤버(강지영, 구하라, 박규리, 정니콜, 한승연)가 주인공이 되어 펼치는 활약을 담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카라가 엄연히 아이돌 가수임에도 아이돌 가수로서의 카라를 그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작중에서 카라의 각 멤버들은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이는 기획단계에서 카라 멤버들에게 만약 가수가 아니었다면 어떤 직업을 갖고 싶냐고 물어보았고 그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몇몇 사람들은 작품에서 카라가 색다른 직업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기도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이런 시도를 신선하다고 봐야 할지 무리수라고 봐야 할지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네요. 사실 카라애니 전반적으로 ~와 싸운다는 줄거리로 나가고 있는데 카라 멤버들이 선택한 직업에 맞추면서도 좀 박진감 있는 이야기를 만들려다 보니까 대결할 만한 대상을 넣어 거기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만든 것 같습니다. 근데 이게 때로는 좀 무리수가 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특히 정니콜 편이 심합니다.)
아무튼 각 이야기의 재미 정도는, 니콜 편과 규리 편은 별로였고, 하라 편과 지영 편은 그럭저럭이었으며, 승연 편은 최고였습니다.
정니콜 편은 호화 여객선의 선장인 니콜이 자기 배에 실린 핵미사일을 탈취, 발사하려는 테러단체와 싸운다는 내용인데 내용 자체에 무리수가 굉장히 심합니다. 도데체 어떤 경위로 여객선에 핵미사일이 실리고 선장이 그걸 모를 수가 있는 건지… 그리고 데체 니콜이 어떤 사람이길래 국제연합의 수장들이 니콜의 이름을 다 알고 그녀에게 기대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기본적인 개연성이 무척 떨어집니다.
박규리 편은 멕시코의 경찰관인 박규리가 카르텔과 싸우기 위해 비밀리에 개발한 로봇을 타고 출격해서 싸운다는 내용입니다. 이 편 역시 이야기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서 그냥 황당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 편에서는 규리의 조력자로 린다 박사가 등장하는데, 린다 박사의 성우가 바로 박규리 씨의 어머니인 성우 박소현 씨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어머니와 딸이 같이 등장하게끔 하려고 등장시킨 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박사의 존재 자체가 거슬리는 건 아닌데 로봇을 타고 싸우는 것보다 차라리 규리가 직접 무기를 들고 육탄전을 벌이는 내용이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구하라 편은 모나코 왕국 둘째 왕자의 경호를 맡게 된 하라가 왕가의 보물을 빼앗아 새로운 왕국을 세우려는 무리와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내용 중에 약간의 반전이 있는데 저는 사전에 접한 시놉시스 때문에 사실상 내용누설을 당하고 말아버려서 제 자신에게는 재미가 좀 반감된 경우입니다. (역시 자나깨나 누설조심) 그래서인지 딱히 재미있다거나 재미없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강지영 편은 마이애미의 소방관인 지영이 연쇄방화범(+변태)에 맞서 화재를 진압하고 방화범을 잡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니콜 편도 약간 그런 편이긴 하지만 강지영 편의 경우 중간중간에 서비스씬이 좀 많은 편입니다.(그래서인지 SBS 방영판에서는 제일 많이 편집된 듯 합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그런 장면들이 이야기의 개연성을 해치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경찰관이 아니라 소방관이 방화범을 잡으러 다닌다는 설정이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이것도 역시 그냥저냥 보통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승연 편… 이건 정말 대단합니다. 만약 카라애니 5편중에 딱 1편만 골라서 보라고 한다면, 자신이 특정 멤버 팬이 아닌 이상 주저하지 말고 한승연 편을 고르세요. 저는 이건 단지 카라애니중에서 뿐만이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에 본 한국애니들 중에서도 가장 잘 만든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내용 자체의 재미가 단점도 씹어먹을 정도입니다. 저번에 한승연 편을 보고 쓴 평에서 이런 글을 썼던 게 떠오르는군요. 만약 2020 우주의 원더키디가 지금 만들어진다면 딱 카라애니 한승연 편 같은 작품일 거라고요.
카라 애니메이션은 굉장히 한국애니스러운 작품입니다. 작품 배경이 한국인 것도 아니고, 한국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지만 작품 전반적으로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다른 나라 작품에서 볼 수 없고 한국애니에서만 볼 수 있는 색깔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한국애니스러움'이 최근의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 좀 옛날 작품(90년대에서 2000년대 초?)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을 더 많이 닮아 있습니다. 작품이 2D로 만들어졌기 때문일까요? 아무튼 카라애니의 본편이 일본에서 공개되었을 때 올라온 영상을 본 사람들의 평 중에 90년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들어하는 특징 중 하나가 개연성을 잘 따지지 않고 이야기를 되는대로 마구 만든다는 점과, 쓸데없이 (웃기지도 않고 상당히 유치한) 개그를 남발하는 것인데 카라애니에서도 이런 특징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박규리 편에서 규리가 지나가니까 뭇남자들이 헤벌레~ 하는 장면이나 구하라 편에서 너무 우스꽝스럽게만 그려진 악당들 같은… 단점은 아니지만 한국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면도 보이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한승연 편에서 마지막 승연의 대사가 영화 '박하사탕'의 마지막 장면 패러디인 것 말입니다.
그런데 한승연 편은 그런 한국애니스러운 분위기는 유지하면서도, 한국애니 특유의 단점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쓸데없는 개그장면을 자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머러스함을 완전히 내쳐버리지 않았고, 복선을 적절히 넣어 뜬금없이 건너뛰는 듯한 전개를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작화퀄리티나 연출도 다른 편에 비해서 훨씬 더 나아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SF장르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승연 편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을 정도입니다.
* SBS 방영
아무튼 절대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을 것 같았던 카라 애니메이션에, 어제와 그저께 양일간 특집으로 SBS에서 방영되었습니다. 카라애니를 보기 전에 제가 TV에서 방영되기를 바랬다고 위에도 적었습니다만, 본편을 다 보고 나니 이건 TV에서 방영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여러분도 제 리뷰를 보고 보셨다시피, 수위가 상당히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소 15세 이상 관람가는 되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요. 지상파에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을 챙겨보시는 분들이시라면 아시겠지만 방영시간대가 거의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고 방영하는 작품들의 시청등급도 전체관람가 아니면 7세 이상입니다. 12세부터는 2년에 한두번 할까말까 할 정도로 드문 편이고요. 그런데 SBS에서 방영될 때는 좀 심하다 싶은 장면들을 잘라내고(1개 에피소드당 대략 1분 내외인 듯 합니다.) 12세 관람가로, 그것도 오전에 방영했습니다.
저는 SBS의 이런 편성이 과연 좋은 것인가 의심스럽습니다. 이 작품은 애초부터 아이들 보라고 만든 작품이 아닙니다. 내용적으로 보더라도 그렇고 카라 팬들의 연령대를 생각해 봐도 그렇습니다. 평일이었으니 직장 다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못 보고, 대학생은 기말고사가 지난주에 끝난 사람들에 한해서만 볼 수 있었을 겁니다. 게다가 연령대를 낮추기 위해서 내용 일부를 편집하였는데, 그렇다면 그렇게 해서 어린 학생들은 많이 보았는가 생각해 본다면, 지금은 아직 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은 아니라 과연 학생들도 많이 볼 수 있었을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차라리 편집하지 말고 밤에 방영을 했다면 어땠을까 싶은데요. (그렇다고 KBS독립영화관처럼 새벽편성은 말고…) 우리나라에서 현직 아이돌가수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어찌 보면 파격적인 일인데, 편성에서도 파격적인 자세를 취해볼 용기는 없었던 걸까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SBS가 카라애니를 정교한 계획에 의해서 방영한 게 아니라, 연말에 애니메이션 총량제를 맞추기 위해 부랴부랴 편성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 음악, 목소리
카라애니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바로 음악입니다. 여기에 따로 적기 위해 위에는 적지 않았습니다만, 마음에 안 드는 한국애니의 또 다른 특징이 바로 배경음악의 질이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인지 실제 악기를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MIDI음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덕분에 작품의 질 자체가 떨어져 보이는 것입니다. 카라애니의 배경음악 역시 그닥 퀄리티가 높지 않은데, 한류스타 카라가 등장하는 작품의 배경음악 치고는 좀 뜻밖이었습니다.
목소리 연기는, 본인 역할은 모두 본인이 맡았습니다. 뭐 사실 본인이 안 하면 작품의 존재의미가 없어지지요. 이들이 전문성우가 아니기 떄문에 솔직히 연기력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데, 박규리 씨의 경우는 이전에도 애니메이션 더빙을 한 경험이 있고 어머니가 현직 성우이다 보니까 다른 멤버들보다 월등히 나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반면 정니콜 씨는 영 아닌 것 같습니다… 그외 나머지는 전문성우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뭐 그럭저럭이었습니다.
좀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바로 다른 조연이었는데, DVD판에서는 정식 공채 성우가 아닌 이른바 언더성우들이 더빙을 했습니다. 반면 SBS 방영판은 현직 성우들이 더빙을 했고요. 두말할 것 없이 후자가 훨씬 더 낫습니다. 재더빙한 이유에 관해서는 디시인사이드 성우갤러리의 어떤 사람이 한국성우협회에 제보를 해서라는 주장도 있고 SBS의 자체 방침에 따라 재더빙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어느 쪽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재더빙을 한 사유보다도, 왜 처음부터 전문성우를 데리고 더빙을 하지 않았는가가 가장 궁금합니다. 어차피 우리나라 사람한테 안 보여줄 것이었으니 질이 떨어지는 사람을 사용해도 괜찮다고 판단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카라 멤버의 연기가 뒤떨어져 보일까봐서였을까요? 만약 후자라고 한다면, 솔직히 저는 현직 성우가 더빙한 버전도 딱히 카라의 목소리를 묻히게 만든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편이 연기력이 더 낫기 때문에 이야기에 몰입이 더 잘 되었습니다. 만약 전자라면 한국 사람으로서 참 서운한 것은 둘째치고더라도 나중에라도 지상파에 방영될 수도 있음을 내다보지 못하고 괜히 시간과 돈만 낭비한 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빙에 관해서 한 가지 묘한 것은 지상파 재더빙에 참여한 사람들(남도형, 배주영, 심승한, 이원찬)이 모두 꿈의 보석 프리즘스톤에 출연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제작사가 같아서였을까요?
* 팬들만이 알아볼 수 있는 요소?
역시나 카라의 팬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작품답게 작중에 조금씩 카라의 팬이라면 알 수 있는 요소들이 등장하는 듯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니콜편에서 니콜이 타고 있는 배 이름이 카밀리아호(카밀리아는 카라 공식 팬카페의 이름)라는 점과 한승연 자신이 실제로 동물을 좋아하는데 승연편에서 고슴도치를 키우는 것으로 나오는 것 정도입니다. 그 외의 부분은 저보다 카라 팬들이 더 잘 아실 것이라 믿습니다.
아무튼 KARA the Animation은 우리나라 실제 아이돌 가수를 주인공으로 한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고쳐야 할 점과 나아가야 할 점을 모두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승연 편은 정말 추천하는 바입니다. (안타깝게도 방영판에서는 편집이 되면서 재미가 살짝 떨어졌습니다.) 사실 못 보신 분들이 이번 SBS 방영때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DVD 박스에서 한승연 편만 따로 구해볼 방법이 없으니 안타깝네요.
작품 내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게 부정적인 면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모습도 볼 수 있던 작품이었지만 작품 외적인 측면에서는 그렇질 못한 것 같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임에도 정작 한국 사람이 주요 관객에서 배제된 것처럼 보이는데다 (그럼에도 작품 자체는 한국 스타일이니 참 묘하죠) 지상파 방영시에는 주요 관객과 전혀 맞지 않는 시간대 배정과 시청등급 선정을 보여준 것입니다. 솔직히 카라가 한류스타이고 하니 카라애니는 꽤 접근성이 좋은 시간대에 배치해줄 줄 알았는데 실망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접근성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먼가 봅니다.
겨울연가 애니도 언젠가 한번 보고 싶은데 40만원크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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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001/R의 시리즈 애니 끝내기 리뷰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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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글에서 정성이 느껴지네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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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저 이런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고, 방송되고, 수익을 낸다는거에 놀랐을 뿐입니다... 일본은 대단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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