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기관을 분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는 산화제의 탑재여부를 가지고 분류하는 것입니다. 연료를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을 때 반드시 산화제(Oxidizer)가 필요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공기 중의 산소이지요. 애초에 연소가 일어나게끔 하기 위해서 연료와 산화제가 모두 필요한데, 어떤 엔진은 공기 중의 산소를 가지고 연소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따로 산화제를 가지고 다니지 않지만 어떤 엔진은 연료와 산화제를 모두 가지고 다니면서 둘을 반응시켜 에너지를 얻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전자가 바로 공기흡입기관(Air-Breathing Engine) 이고 후자가 바로 로켓(Rocket) 입니다.

공기흡입기관은 어떤 사이클(cycle, 엔진이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의 집합, 엔진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을 가지고 화학에너지를 기계적 운동에너지로 바꾸느냐에 따라 왕복엔진(reciprocating engine), 가스터빈엔진(gas turbine engine)으로 나뉩니다.(램제트 엔진과 스크램제트 엔진도 있지만 아직 실용화된 물건이 아니라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왕복엔진은 우리가 타는 일반적인 자동차나 선박 따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엔진으로 정적 가열 과정을 포함하는 오토 사이클을 이용한 가솔린 엔진과 등압 가열 과정을 포함하는 디젤 사이클을 이용한 디젤 엔진으로 나뉘는데, 디젤 엔진은 현실적으로 가솔린 엔진보다 높은 압축비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은 좋지만 출력대중량비가 낮기 때문에 항공기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항공기에서 사용되는 왕복엔진이라고 하면 거의 가솔린 엔진을 말하게 됩니다. 항공용 가솔린 엔진은 냉각 방식에 따라 공랭식과 액랭식(수냉식), 형태에 따라 직렬형, 방사형, v형, 수평대향형 등등… 이 있지만 어떤 종류가 되었건 간에 일(work)이 무조건 축의 회전에너지로 나오므로 프로펠러 추진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왕복엔진의 경우 흡입, 압축, 가열(폭발), 팽창, 배기의 과정이 모두 하나의 실린더 안에서 차례대로 일어나지만 가스터빈엔진의 경우 브레이튼 사이클(brayton cycle)을 가지고 작동하며 흡입구(intake), 압축기(compressor), 연소실(combustion chamber), 터빈(turbine), 노즐(nozzle)이 각 과정을 따로따로 맡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마치 분업을 하는 것과 같은데, 때문에 가스터빈엔진의 경우 왕복엔진보다 훨씬 더 많은 질량유량을 달성할 수 있게 되며 매우 큰 출력을 낼 수 있게 됩니다. (출력대중량비가 월등히 큽니다. 따라서 최대한 가벼워야 하는 항공기의 특성상 가스터빈엔진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가스터빈엔진은 추력을 주로 어떤 방식으로 얻느냐에 따라 터보제트엔진(turbojet engine), 터보팬 엔진(turbofan engine), 터보프롭 및 터보축 엔진(turboprop engine & turboshaft engine) 으로 나뉩니다. 추력은 아주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공기 유량과 엔진으로부터의 분출속도(출구속도)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때 공기 유량과 분출속도의 조합을 달리함으로서 전혀 다른 속도 영역에서 최적화시킬 수 있게 됩니다. 같은 추력을 내더라도 분출속도가 빠르고 유량이 적은 경우 항공기 속도를 빠르게 하는 데는 좋지만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에(운동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추진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유량이 크고 분출속도가 느린 경우 속도를 빠르게 내기는 힘들지만 대신 같은 추력을 내기 위해 들여야 하는 에너지는 더 적어지므로 추진 효율(propulsion efficiency)이 높습니다. 여기서 터보제트엔진은 단지 연소가스를 뒤로 밀어내는 것에만 추력을 의존하기 때문에 분출속도가 빠르지만 대신 추진효율은 적습니다. 따라서 연소가스가 가지고 있는 큰 에너지를 가지고 커다란 팬을 돌리는 데에 활용하여 더 많은 유량의 공기를 느린 속도로 밀어낼 수 있게끔 하는 엔진이 개발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터보팬엔진입니다. 터보팬 엔진이나 터보제트 엔진이나 이론적으로 열효율(thermal efficiency)은 같지만 터보팬 엔진이 훨씬 더 좋은 추진효율을 가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효율은 터보팬 엔진이 더 낫습니다. 따라서 현재에는 민항기나 전투기 할 것 없이 대부분 터보팬 엔진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터보프롭 엔진과 터보축 엔진은 연소가스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대부분 축의 회전에너지로 바꿔 주는 엔진인데, 터보프롭엔진 같은 경우 회전축에 프로펠러를 연결하게 되고, 터보축엔진 같은 경우 회전축에 로터를 연결하여 헬리콥터에 사용하거나, 산업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발전기에 연결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데 쓰이게 됩니다.

로켓 엔진은 연료의 종류에 따라 액체연료로켓(liquid fuel rocket)과 고체연료로켓(solid fuel rocket)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액체연료로켓은 액체로 된 연료와 산화제를 가지고 다니면서 연소시키며 추력을 얻는 엔진이고 고체연료로켓은 고체 형태의 연료(이 경우 추진제 종류에 따라 연료와 산화제는 같은 물질 속에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물질일 수도 있습니다.)를 연소시키며 추력을 얻습니다. 고체연료로켓은 액체연료로켓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값이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번 연소가 시작되면 추력을 제어하거나 정지, 재시작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조 로켓이나 미사일 따위의 추진방식으로 사용됩니다. 액체연료로켓은 그 반대이고요. 이외에도 이온 로켓이나 원자력 로켓 등이 있는 모양입니다. 로켓은 보통 우주추진체나 미사일 따위의 동력원으로 생각되곤 하지만 고정익 항공기 중에서도 로켓엔진을 사용한 경우가 있고(Me 163이라던가… 슈수이라던가… 오카라던가…) 현재도 RATO(Rocket Assisted Take-Off, 고정익기의 이륙시에 로켓 포드를 사용하여 추가적인 추력을 제공하는 장치) 같은 장비로 고정익기에 활용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