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둥실 뭉게공항이 뭔가 제게 불을 붙여준 것 같습니다.
요새 갑자기 항공관련책들이 읽고 싶어서 구해서 읽은 책 중 하나인데 재밌었습니다.
나중에 윙키가 드디어 세계일주를 하게 되면 이야기 만드는 데 참고가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제목이 잘 안 보일 수 있는데 DO 24 입니다.)
때가 때인지라 뭉게공항에 태풍이 찾아옵니다.
활주로가 침수된 상황.
다들 격납고에 박혀있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은 롱롱을 걱정합니다. 일리 오늘도 대사 세 마디는 한 것 같네요.
분명 심각한 상황인데 여유가 넘치는 롱롱.
착륙요청을 합니다.
하지만 활주로 침수로 착륙이 불가한 상황입니다.
이보시오 관제탑양반 지금 연료도 없고 승객들 체력도 바닥났단말이오
좋아 그럼 그걸 하자!
그거라면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거군!
대기중인 지상차량들에게 지시가 떨어집니다.
작전명은 리턴투베이스(R2B)다!
본격 도로위에 활주로 만들기 작전.
아무튼 지상차량들과 유도등 죄다 출격.
유도등 캐릭터에다가 바퀴를 달아놓은 이유를 알 것 같네요.
근데 왜 비행기 착륙장소옆에 고층건물이????????
애니가 관제할 수 있는 영역 밖이라 모두 롱롱의 지시를 따르게 됩니다.
어떤 제어판을 작동시키니까 가로등이 눕네요.
저거 다 분명 유압으로 작동할 텐데 시스템 깔아놓는 데 들어간 돈이 얼마일지 생각하면…
갑자기 돌풍이 불어서 유도등 대열이 흐트러집니다.
가능한 등화를 모두 동원하라고 합니다.
전조등…
가로등은 다 꺼놓는데 정작 건물 등은 안 끕니다.
그런데 가로등 하나가 오작동합니다.
당장 제어판으로 달려간 미코.
어쩌지? 어쩌지?
자동차라 손도 없는데!
몸통박치기다!
가로등 다시 내려갑니다.
근데 폭풍에 쓸립니다.
가로등 피하고…
미코!
미코 대 위기!
하지만 유아용 애니에 그런 장면이 나올리가 없ㅋ엉ㅋ
뭐 아무튼 너무나 당연한 결말로 끝납니다.
롱롱 전륜과 후륜이 미코 옆을 스쳐 지나가는 식으로 지나친다던가 하는 걸 기대했는데…
쑈!를 그렇게 망칠 순 없지!
아무튼 그렇게 MISSION COMPLETE.
근데 뭉게공항이랑 도시랑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설정인데 롱롱 나중에 어떻게 데려갈지 걱정이네요.
두번째 에피는 포크리포크루의 얼음조각.
참고로 이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한 곳인 핑고는 중국 회사입니다.
뭉게공항 제작에 중국인력이 상당수 참여했구요.
아니 자금성은 잘 만들어놓고 첨성대랑 독립문은 저렇게 대충 만들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이런 영상을 봤습니다.
혹시 몰라서 해석
어떤 비행기들은…
4만 파운드가 넘는 추력과
저피탐 스텔스 기술과
자동지상충돌회피계통을 갖고 있지만
한 녀석은…
그딴거 필요 없이
680.5마력에
단발 프롭
그리고 세상의 모든 용기가 있다
어… 그러니까 잠깐 아아아아ㅏ아아아
쟤 괜찮을까?
어 아마도.
디즈니에서 CARS 시리즈 후속으로 준비중인 PLANES 라는 애니의 프리뷰입니다. 공교롭게도 맨 마지막에 항모의 사출기에 실려 날아가는 녀석의 기종이 두리둥실 뭉게공항 7화 '제멋대로 파머' 에피소드에 나왔던 파머와 같은 기종인 듯 하군요.
원래 다른 사람들이 다른 나라 작품 끌고와서 한국애니 까는거 되게 싫어하는데, 이번에는 이 영상 보고 좀 충격 받은 면도 있고 해서 가져와봤습니다.
뭐 시골 비행기의 항공레이스 도전기라고는 하는데 얼마나 재밌을지는 까봐야 알겠죠.
다만 제가 지금까지 두리둥실 뭉게공항을 보면서 제기했던 몇몇 문제점들에 대한, 정답은 아니겠지만 답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이 영상에는 있습니다.
바로 그것은 비행기와 기류의 움직임입니다.
바로 저번화에 대한 이야기에서 제가
솔직히 말해서 뭉게공항에서 보이는 비행기들의 움직임은, 수 톤~수백 톤짜리 질량을 갖고 수백~수만 마력의 추력으로 묵직하게 하늘을 날아가는 그런 느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라고 썼었습니다.
오늘편에서 롱롱이 보여준 장면들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어떤 때는 비행기나 차량의 움직임에서 중량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느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워크도… 카메라 회전에 뭔가 묵직함이 결여된… 만약에 이것이 실제 영화였다면 비행기를 타고 비행기를 밖에서 찍었을 것이고, 아무리 잘 맞춰서 비행을 한다고 해도 있을 수 있는 약간의 움직임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찍히는 비행기 주변에서 이리저리 기동을 하면서 찍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30초 쯤에 보시면 날아다니는 비행기 뒤쪽으로 연기 같은 게 말리듯이 형성되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게 항공기 날개 끝 와류에 의해서 생기는 겁니다. 실제 항공기가 연기 속을 비행한다던가 하면 저런 식의 기류가 생기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wing vortex라고 치니까 나오네요. 저정도까지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제작진이 항공역학이나 유체역학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기반 지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정도까지 알고 있어!" 하는의미로 보여준 측면이 크겠지만…
아무튼 그런 비행기의 '날아다니는 느낌'에 있어서는 저 트레일러 영상에 표현된 것이 대단히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뭉게공항에서 부족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걱정이 되는 것은 저 영화의 출시일이 2013년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두리둥실 뭉게공항은 올해 초부터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사람들 습성상 우리나라에서 애니가 나오면 외국에 무슨 비슷한 애니가 있나 찾는 게 일종의 관례(?)더군요.
두 작품 모두 애니메이션에서 흔치 않은 항공에 대해서 다뤘다는 것도 그렇고 캐릭터 생김새에서도 눈이 방풍창 부분에 달린 것이 같아서 잘 모르는 사람에게 의심받기가 딱 좋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만약에 누군가 두리둥실 뭉게공항 얘기를 꺼낼 때 또다른 사람이 "그거 디즈니 PLANES 짝퉁 아니야?" 라고 말할 때 우리는 반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들은 자기가 먼저 본 것을 처음으로 생각해 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기록상으로 뭔가가 처음 나온 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례로 2009년 우리나라의 모 제작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영상이 살짝 공개되었을 때 마침 일본에서 소재를 공유하는 듯한 애니메이션이 방영중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커뮤니티들은 한국 작품이 일본 작품을 베낀 것이라면서 난리를 쳤고 이 영상은 일본 니코동에까지 건너가서 일본인들의 질타 조롱을 맞게 되죠.
(나중에 그 한국애니의 본편이 공개되었을 때 예상했던 것과 내용이 한참 달랐긴 했지만… 여담이지만 저는 그때 일본에 그 영상 퍼트린 사람은 분명 한국인일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희한한 건 한국애니 쪽은 3년 정도 기획을 거쳐서 제작된 작품이었다는 겁니다. 그 작품 본편 내용을 봐서도 그렇거니와 기획기간을 생각해 봐도 표절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한국 애니메이션이면 무조건 덮어놓고 까는 심리가 빚어낸 촌극이었던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그 작품은 작품 퀄리티가 오프닝 영상이 보여줬던 것보다 너무 낮아서 금새 잊혀져 버렸지만… 그래서 해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되었죠.
냉정히 말씀드리자면 두리둥실 뭉게공항도 저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두리둥실 뭉게공항 시즌2가 정말로 만들어진다면 일러도 내년 말은 되어야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 이전에 저 영화는 이미 개봉을 할 테고, 나중에 가서 제가 두리둥실 뭉게공항 시즌 2 나온다고 정게에 글을 올리면 분명 누군가는 저 영화의 이름을 거론할 겁니다. 그게 알지도 못하고 표절이라고 말하는 댓글이든,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한쪽을 깎아내리는 댓글이든 간에요.
저는 그런 상황 보기가 무섭습니다. 솔직히 뭉게공항 19화 이야기 어제 저녁에 쓰려다가 우연히 저 영상 접하고 마음이 무거워져서 쓰지도 못하고 오늘 쓰는 겁니다.
솔직히 비행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이 거의 전무한 지금의 애니메이션 시장에 비행기와 공항에 대한 작품을 내놓을 생각을 한 DPS 대표님의 식견은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혜안이 현재 시장에서의 좋은 반응이라는 결과로 나타나서 이례적으로 아직 작품이 방영중인데도 시즌2 제작을 결정짓게 한 요인이 되었다고 알고 있구요.
디즈니를 욕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디즈니도 그런 걸 파악했던 건지 나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또 항덕인 제 입장에서 즐길만한 항공 애니메이션이 더 생긴다면 정말 반가운 일이죠.
다만 몇몇 사람들의 발언 때문에 DPS의 그 탁월한 선택이 빛을 바래고 마는 일이 있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부족해보인다면, 먼저 나왔음에도 짝퉁 취급을 받는 일이 정말로 벌어진다 그 말입니다.
해결방법은 별것 없습니다.
잘 만들면 됩니다.
그날 DPS를 찾아갔을 때 프로듀서님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솔직히 한국애니 기획창작 역사가 짧은데 지금 엄청 잘 하는 게 이상한 거라구요.
맞습니다. 수십 년 가까이 자기의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곳과 자기의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만든 지 이제 십여 년이 조금 넘은 곳의 격차는 분명 있습니다. 게다가 뭉게공항은 DPS가 자체기획한 첫 작품이기도 하구요. 첫술에 배부를 리 없으니까.
하지만 저는 그때 그 말씀의 뜻이 "그래서 우리는 못 한다" 는 뜻으로 말씀하신 게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부족하기에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지금은 분명 부족하지만 공부하는 자세로 배워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열심히 하면 점점 진보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앞날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뭉게공항 시즌2는 더 잘할 수 있을 겁니다 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잘 하시라"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DPS가 하기에 달렸습니다.
이런… 마지막화 글 쓸때나 써야 했던 말일 텐데…
뭐 그때 한번 더 하죠 뭐.
그러고보니 오늘 롱롱도 대사 많이 했네요.
오늘 비상활주로 얘기가 나왔는데 저는 전국에 몇 곳 있다고 들었지만 그뿐입니다.
민항기용 비상활주로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고, 제가 아는 건 군용 비상활주로뿐인데, 그것들 위치가 군사기밀인걸로 알고 있어서… 정보든 사진이든 별로 올리고 싶지 않네요. 설렁탕은 코가 아니라 입으로 먹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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