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도 뭉게공항 본방을 보는데, 오늘따라 가족들이 다 자고 있어서 거실 TV로 봤습니다.
저걸 얼마 전에 샀는데, 46인치 큰 화면으로 애니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요.
제가 평소에는 제 방에 있는 24인치 TV 겸 모니터로 본방을 보거나 TV수신카드로 녹화해놓은 걸 보는데, 거실 TV로 보니까 오늘따라 화면이 뭔가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겁니다. 29.97 프레임이 꽉 찬 것 같은 느낌? 캐릭터들 움직임이 굉장히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녹화한 걸 방금 모니터로 다시 돌려봤는데 오늘 아침 느꼈던 그 느낌이 없고 그냥 평소 보던 느낌하고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감상 환경의 차이가 작품 평을 가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롱롱아저씨와 셔틀 / 세상에서 가장 멋진 쇼
뭉게공항의 생일을 맞아 관제탑 애니에게 줄 선물이 걱정인 윙키.
근데 공항의 생일이라면 준공일을 말하는걸까요? 개장일을 말하는걸까요?
순간 뭔가가 윙키 머리 위를 지나갑니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다며 반겨주는 애니.
윙키는 블랙이글스더러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고 합니다.
뭉게공항 생일축하 공연에 참석하려고 왔다고 하는군요.
윙키는 블랙이글스에게 공중곡예를 시켜달라고 합니다.
1차 시기.
곡예는커녕 다른 비행기들이 어디 갔는지조차도 모르는군요.
그날 밤 착륙 연습이나 하라면서 포스킹이 도발을 합니다.
애니도 윙키를 걱정하는군요.
근데 윙키의 격납고에 블랙이글스 대장이 나타납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거라면 관두라면서요.
"대장님이 공연하시는 날이 공항의 생일이기도 하지만, 애니의 생일이기도 하거든요!
하늘에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우면 애니한테 선물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
내일이다! 내일 하는 거 봐서 결정하겠다."
공중기동을 따라하려고 하긴 하는데…
연기를 발생시키는데 고장이라도 난건지 방귀대장 뿡뿡이가 됩니다.
뭐 제대로 하는게 없는 윙키.
이런 구도 좋네요.
윙키는 연습이 제대로 안 되어서 실망합니다.
D-DAY.
블랙이글스가 이륙할 즈음에 도저히 곡예를 할 수가 없었던 윙키 혼자서 주기장을 슬금슬금 빠져나갑니다.
도망가는 윙키에게 빨리 이륙하라고 합니다.
대장은 자기에게 생각이 있다면서 윙키더러 이륙하라고 합니다.
한차례 공연을 한 뒤 하늘에 뭔가를 그립니다.
Rainfall 비슷한데 살짝 다른 기동이네요. 거꾸로 되어 있는 데다 한 방향으로 꼬인…
블랙이글스의 Rainfall 기동
"애니, 윙키가 선물을 준비했다고 하는군!"
방귀대장 윙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게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이런 반응입니다.
꽃다발 모양이라면서 놀라워합니다.
솔직히 저는 설명 듣기 전에는 뭔지 감을 못잡았습니다.
윙키는 애니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말합니다.
"정말 최고의 생일 선물이에요!"
블랙이글스와 작별인사를 합니다.
하늘에 수놓은 꽃다발!
블랙이글스가 한번 해볼 수 있을까요?
블랙이글스를 처음 본 건 초등학생 때 가 본 98년도 에어쇼였을겁니다. 하늘에 태극 무늬를 그린 걸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죠. 그 뒤로는 주로 뉴스 같은 데서만 접했을 겁니다. 어느 해 어린이날 추락하는 기체를 관중석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은 채로 순직했던 김도현 소령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까지 A-37B를 주력기체로 사용하던 블랙이글스는 2007년 잠정 해편하고, 당시 개발이 완료된 최신형 항공기은 T-50으로 기종전환을 완료한 뒤 제가 군에 입대했던 2009년에 돌아왔습니다.
A-37을 가까이서 본 건 공군 교육사 시절 기술학교에서였는데, 도색으로 봐서는 블랙이글스가 사용하던 기체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조종석에도 앉아보고 그랬는데 사다리나 작업대 같은 게 없어도 손쉽게 좌석에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기체 높이가 낮았던 게 기억에 남네요.
블랙이글스의 A-37B
아무튼 해편되었던 블랙이글스의 비행을 눈으로 직접 다시 보게 된 것은 2009년 10월 무렵이었습니다. 당시 창군 60주년 기념행사와 ADEX2009가 겹쳐서 비행단 전체가 바쁘게 돌아가던 때였는데 에어쇼와 60주년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날아온 수많은 비행기들(그중에 F-15K, A380도 있었습니다.)과 함께 T-50도 있었던 겁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T-50 도색이 이랬습니다.
아아 저뒤에 우리 비행단 마크가!!!!!
저 격납고도 참 익숙한 곳이군요.
T-50이 제가 일하는 주기장의 이글루(엄체호)에 주기되었기 때문에 T-50을 매우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제트엔진이라 엔진소리는 엄청 크더라구요. 한번은 착륙했을 때 잠깐 다가가서 만져 본 적이 있는데 표면이 반질반질했습니다. 나중에 어쩌다가 접하게 된 KT-1도 표면이 반질반질했던 걸 보면 훈련기 도색은 그런 도료를 쓰나보다 싶었습니다.
아무튼 T-50이 들어왔을 때부터 에어쇼 기간 까지 우리는 엄청난 특권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바로 공짜 에어쇼 관람!
에어쇼 기간 동안 보여줄 공중기동을 연습하기 위해 블랙이글스는 물론 다른 항공기들이 이륙해서 하늘에서 기동을 펼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에 실내근무를 했다면 소리만 들었겠지만 저는 라인병이었기 때문에 거의 항상 주기장에 나와 있었고,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연습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10월 n일
창군 60주년 행사 연습비행을 위해 (KA-1) ?대가 동시에 이륙했다. 착륙할 때 즈음 해서 C-130 1대를 중심으로 KA-1 ?대가 V대형으로 주기장 위를 날아갔다.
10월 n일
(전략)
여태까지 하늘에서 에어쇼 연습하는 것을 몇 번 보았는데 F-15K의 단독 에어쇼는 처음이었다. 보통 F-16, T-50, C-130, KA-1, KT-1, CN-235, F-16, F-5, F-4, F-16, T-59, F-4 순으로 나오는데 오늘은 F-15와 KT-1, T-50의 곡예를 더 선보인 것이다.
(후략)
10월 n일
(전략)
A380이 우리 비행단에 왔다. 크기가 정말 고래등만하다. 점심 때 한 차례 이륙을 해서 비행장 상공을 급선회 했는데 크기에 비해 소리는 B737수준인 것 같아 보였다. 크기가 커서 높이 떠 있는데도 낮게 나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에 쓴 일기 내용입니다.
핵심 숫자는 일부러 가렸습니다. 이래놓고도 코렁탕 배달오는건 아니겠지?
사실 비행기 뜨고 내리는 걸 가장 많이 보는 보직 중 하나긴 하지만 그래도 평소에는 이륙, 착륙, 장주비행 같은 것 밖에 볼 수가 없는데, 항공기의 화려한 기동술은 평생 볼 걸 이때 다 본 것 같습니다.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이번엔 뭉게공항의 비행기 움직임에 대해 이야길 해보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이니까, 사물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요.
사람이나 자동차 따위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은 애니메이터들도 평소 많이 봐 왔던 것이기 때문에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상대적으로 덜 어렵겠지만 이건 현실적인 크기의 비행기들이 주역인데, 하필 비행기는 보통 사람이 쉽사리 접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라서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뭉게공항에서 보이는 비행기들의 움직임은, 수 톤~수백 톤짜리 질량을 갖고 수백~수만 마력의 추력으로 묵직하게 하늘을 날아가는 그런 느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물론 잘 되었다 싶은 부분도 많이 있는데, 어떤 부분은 오늘의 블랙이글스 기동술 장면처럼 뭔가 가벼운 물체가 팔랑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롱롱이나 포스킹, 일리, 구구같이 큰 비행기들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주인공 윙키를 포함해서 다른 작은 비행기들의 움직임은 때로는 좀 이상하다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이걸 데체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서 자꾸 길어지는데, 아무튼 제가 눈으로 직접 본 비행기들의 움직임이나 비행시뮬레이션 하면서 보았던 움직임하고는 좀 달라보인다 그런 뜻입니다.
또한 비행기나 카메라 움직임에 따른 주변 배경의 움직임도… 배경이나 구름 같은 것이 보기에는 상당히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뒤로 흘러가는 속도가 이상하리만치 매우 빠르다싶은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런 문제의 원인은 애니메이터들이 비행기 움직임을 직접 볼 기회가 적다는 것이라고 보는데, (아무리 실력이 좋은 애니메이터라도 잘 모르는 물체의 움직임을 잘 그려내는건 쉬운 일이 아닐테니까) 그래서 해결책도 비행기 날아다니는 걸 직접 아주 많이 보시는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별 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그래도 요새 인터넷이 발달해서 이런 영상들을 찾아서 보시면 많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에피.
그리고 오늘 롱롱과 일리가 드디어 오랜만에 두 마디 이상 대사를 했습니다!!!!!
첫번째 에피 보면서 느낀점은 이 작품이 BGM은 참 잘 만들었다 싶다는겁니다.
물론 오케스트라나 밴드를 실제로 동원해서 연주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런 고품질의 음악은 아직까지는 한국 TV애니에서는 꿈의 영역인 것 같고, 아무튼 작곡이 좋다 그 말입니다.
롱롱이 흥얼거리는 노래가 뭉게공항 엔딩곡이 아니라 전혀 색다른 곡이었으면 싶기도 한데
애니메이션에서 오프닝곡이나 엔딩곡 자체를 극중 내용에 사용하는 건 필살기급의 감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딱 한번만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그래도 원곡 자체가 듣기 좋은 곡이라서 나쁘진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변주된 BGM도 좋았고…
오늘의 게스트는
얘네들…
바로 이맛에 한국애니 보는거죠.
한국애니 아니면 누가 블랙이글스를 애니화하겠습니까?
롱롱과 우주왕복선이 친구라는 설정은 어쩌면 이걸 염두에 두고서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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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날이 애니의 생일이면
폴은 누가 챙겨주는거죠? 폴도 관제탑이니까 이날이 생일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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