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 이 감상평은 두리둥실 뭉게공항 제작진을 위한 피드백 용도도 겸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감상과 관계가 적은 내용이 나오는 것을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번에 두리둥실 뭉게공항이 수요일에서 토요일 방영으로 옮긴 이후 시청률이 6%대로 올랐다고 보여드렸었는데
이게 알고보니 KBS측의 입력 오류였습니다…
지금 보고계신 저게 맞는 수치입니다.
제길 좋다말았네…
진짜 6%대면 EBS의 로보카 폴리에 필적하는 수치인데 말이죠.
그래도 수요일 방영때 0.5% 대였으니 오른 건 맞긴 맞네요.
다시보기 링크를 올리면서 쓰는 말이지만, 뭉게공항이 벌써부터 불법파일이 토렌트같은데 돌아다니고 있는 모양입니다.
두리둥실 뭉게공항 제작진과 처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을 때, 제작일정상 야근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매일 야근을 하면서 힘겹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 아무런 대가조차 없이 다운로드로 소비되는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다면 의욕이 많이 꺾일 겁니다.
사천시 소재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 있는 T-50 생산라인
솔직히 이번화 제목 때문에 이걸 생각했습니다.
공장에서 막 생산된 따끈따끈한 윙키…
그런데 현실은…
어린이 견학 소동 / 윙키! 태어나다
비행기들이 모두 자기의 특이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때 윙키만 할 말이 없습니다.
당연히 그렇죠. 이제 1년차가 뭘 알겠나요?
마침 윙키에게 비행일정이 생기는데 임산부가 탑승합니다.
정말 드라마 같은 데서 하도 많이 봐서 이젠 별로 놀라울 것도 없는 클리셰죠.
보나마나 윙키 안에서 출산을 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윙키 비행중.
임산부와 같이 탄 어린애들이 시끄럽게 굽니다.
롱롱이 무선으로 음악을 틀어주네요.
아마 역대 한국애니중 무선통신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작품일 겁니다.
드디어 왔다 임산부크리!
결국 임산부가 진통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롱롱은 가까운 공항에 착륙해 보라고 합니다.
하필 연락이 닿는 곳이 착륙하기 무지 어렵다는 '루라라' 공항.
세계에서 가장 착륙이 어려운 곳 중 하나라는 부탄의 파로공항 착륙장면 (5분부터 보세요)
ILS 안되고 VFR만 된다고 하는군요,
옛날에는 홍콩에 카이탁이라는 유명한 공항이 난착륙공항의 대명사였는데 지금은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1차진입 실패로 고어라운드.
재진입
착륙에 성공하자마자 아기가 태어납니다.
아따 타이밍 보소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나오는 애엄마.
윙키 내부에는 동승하는 승무원이 따로 없는걸까요?
윙키가 뭉게공항으로 다시 돌아갈 때 태어난 아기의 이름이 윙키로 지어졌다는 이야길 듣습니다.
왜 에피소드 제목이 '윙키! 태어나다' 인지 이해가 되는 순간입니다.
아무튼 이번화를 보면서 실제로 짧은 활주로에 착륙할 때 어떤 방법들을 사용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본편에서는 윙키가 랜딩기어를 비틀고 별짓을 다 하던데…
만약에 윙키가 스포일러나 에어브레이크 같은 걸 갖고 있거나, 역피치 프롭으로 전환이 가능해서 역추력을 낸다던가 하는 장면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비행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다보니,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지상과 하늘의 풍경이 아름답게 보여진다면 그만큼 작품을 보는 어린이들이 하늘에 대한 동경을 품기가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근데 두리둥실 뭉게공항은, 공항의 모습은 상세하게 표현했는데 상대적으로 지형은 별로 그렇지를 못한 것 같습니다.
Aerofly FS 라는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의 그래픽입니다. (이건 절대로 사진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포토리얼시뮬레이션이라는군요. 그래픽이 저런데도 최적화는 FS보다 잘 되어 있다는 모양입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그래픽적 재현도가 훌륭한 비행시뮬레이션이 많지는 않습니다.
이건 영상…
영상을 보면 화면이 마치 고개를 직접 돌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걸 알 수 있는데,
TrackIR 이라는 장비를 사용해서 그렇습니다.
(사용자의 모자나 헤드셋에 달려 있는 적외선 광원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서 사용자의 고개 움직임이 정말로 게임속에서 시선의 움직임으로 나타날 수 있게 해 주는 장치입니다. 약 20만원가량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많은 비행시뮬 유저들이 이걸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뭐 아무튼 저런 수준의 그래픽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공중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충실히 재현해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번째 에피.
공항 견학을 온 어린이들을 위해 미코와 쿤(공항버스)이 아이들을 태워줍니다.
쿤이 모든 아이들을 태울 수가 없어서 미코가 3명 정도를 대신 맡아 줍니다.
희한한 게 아이들이 모두 다 같은 일행인 것 같은데 미코와 쿤이 같이 안 다니고 따로 다닙니다.
아무튼 미코가 공항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주는데 별로 주의는 안시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어지르고 다니는군요.
잠깐 펩시콜라 간접광고가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상관없어!
비행기 세척의 안좋은 추억…
비행기에 장성급 인사가 탑승할 계획이 있거나 에어쇼 등을 위해 전시를 하게 될 때,
그리고 방부관리대회라고 부대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대회가 있을 때 비행기를 세척하라는 지시가 떨어집니다.
제가 군대 있을 때 지원했던 비행기는 크기가 작아서 세척장이나 세척기 같은 건 꿈도 못꾸고 저렇게 걸레 가지고 일일히 다 닦아야 했습니다.
항공기를 세척하는 데 쓰는 세척제가 따로 있어서 그걸 물에 타서 쓰기도 하고, 자동차 세척용 PB-1 세제도 사용했는데 PB-1이 효과는 더 좋았습니다.
근데 이놈의 비행기가 크기는 작은데 한대 닦으려면 거의 한나절은 걸립니다.
특히 배면이 진국이죠. 배면을 닦는 데 체력을 다 소모합니다.
더러운 것이 많이 묻는 데가 엔진 배기구 뒤편, 엔진 윤활유 나오는 곳 뒤편, 랜딩기어 등등등이 있는데,
엔진 배기연 같은 건 동체 뒷부분이나 꼬리날개부분에까지도 영향을 미치죠.
한번은 해군에서 P-3C를 세척장에서 세척하는 모습을 봤는데 어찌나 부럽던지…
꼭 저렇게 물을 사용한 세척이 아니라도 평소에 비행 나갔다 오면 걸레로 비행기 이곳저곳을 닦아줍니다.
특히 앞전(기수, 주익 앞전), 캐노피, 랜딩기어와 옆면, 위주로요. 다른 곳은 닦지도 않습니다.
왜냐면 윤활유 구멍에서 비행중에 윤활유가 계속 조금씩 새어나오기 때문에(일부러 그렇게 설계한 것 같았습니다. 이유는 모르겠구요.) 새어나온 윤활유가 동체 옆면에 계속 묻기 때문입니다.
앞전과 랜딩기어, 캐노피는 봄철~가을철에 중요한데 이유는 벌레 때문입니다.
비행장 주변의 풀밭에서, 봄철이 되면 벌레가 창궐해서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동체에 부딛혀 죽은 자국이 남는 것입니다.
비행기가 착륙하면 우리는 비행기 앞전에 묻은 벌레의 시체들을 걸레로 깨끗히 지워야 합니다.
이런 일들은 보통 이병~일병들이 하고 있지요.
겨울이 되면 다행히도 벌레가 없어지기 때문에 비행기를 닦을 고생은 좀 줄어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대신 캐노피를 닦을 때 캐노피에 물이 뿌려지자마다 얼어붙어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좀 성가십니다.
결국 구구의 격납고에서 뛰어놀다가 어린애 하나가 색연필을 흘립니다.
색연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비행기들이 미코가 아이들을 너무 방조한다고 뭐라고 합니다.
미코는 구구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내지만 구구의 반응도 역시나군요.
잠시 후 구구가 비행을 나가고, 어린이들은 견학을 마칩니다.
하지만 구구가 비행중 이상이 생겼다는 연락이 오고… 모두 미코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미코는 공항 친구들의 추궁에 결국 울어버립니다.
공항 사람들이 죄다 비행장을 이잡듯이 뒤져서 색연필을 찾아내려고 하지만 결국 찾지는 못합니다.
다행히도 구구는 무사귀환에는 성공.
엔진이상이 생긴건 FOD때문이 아니라 점검불량이었다고 합니다.
오늘 애니가 한 대사중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공항에서는 작은 것 하나라도 제 위치에 있지 않으면 비행기에게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실제로 복무중에 가장 강조되었던 것이 정리와 확인이었습니다.
저도 선임들한테 작업이 끝나면 공구와 물품들을 제위치에 갖다놓고, 비행이 끝나면 공구가 공구통의 제 자리에 있는지 점검하라고 배웠고 저도 후임들에게 그렇게 가르쳤습니다.
왜냐면 작업도중 사라진 하나의 작은 물체가 항공기 속에 있었을 수도 있고, 그것이 바로 FOD를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작게는 작업중 잃어버린 공구가 항공기에서 발견되는 사건에서부터 크게는 활주로상의 이물질이 원인이 된 추락사고까지 다양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공기 정비사들은 항상 주기장과 엄체호, 격납고 등이 청결하게 관리되도록 철저히 교육을 받습니다. 물론 공구나 자재 같은 거 잃어버렸다 하면 중대 전체가 난리가 나는거구요.
그런 의미에서 시행하는 한가지 행사가 있는데…
바로 FOD 제거행사…
사진은 항공모함의 갑판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무튼 저런 식으로 중대원 전체(가능하다면 정비사뿐만 아니라 조종사들도 같이.)가 주기장에 한데 모여서 저렇게 일렬로 쭉 늘어선 상태로 걸으면서 주기장 전체를 싹 훑고 지나갑니다.
그러면서 작은 이물질(손톱보다 작은 돌멩이나 모래알조차 허락하지 않습니다.)들을 전부 손으로 줍거나 비로 쓸어서 제거합니다.
그런데 이거 하다 보면 처음에는 일렬로 서는데 점점 가면 갈수록 대열이 흐트러집니다.
사람마다 다니는 속도가 달라서이기도 하지만 주로 보면 고계급자가 앞서고 맨 뒤는 당연히 빗자루 든 병사들…
부사관 정비사들이 손으로 못 줍는 것들이 있으면 병사들에게 이것 좀 쓸라고 소리를 칩니다.
그러면 가서 그것을 쓸어 담습니다. 그러면서 병사들은 점점 뒤쳐집니다.
그렇게 합니다.
이번화 말고도 계속 눈에 띄는 오류가 있는데, 구구가 프롭이 6날짜리로 되어 있는데 비행중에는 4날로 보이더군요.
게다가 이번화에서 구구가 분명 엔진 하나가 멈췄다고 이야길 했는데 정작 비행중이나 착륙할때는 엔진이 멀쩡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상한 점은, 왜 미코가 색연필 이야기를 다른 비행기들에게 들었을 때 바로 치우지 않았는가입니다.
뭐 색연필 떨어트리는 걸 미코가 못 본 상태에서 구구에게 이상이 생겼다는 걸 알고 나서야 뭔가 잘못된 걸 알았다는 이야기였으면 좀 납득이 쉬웠을 텐데, 색연필을 떨어트리는 걸 다 보고도 안치웠는데 나중에 그걸 가지고 걱정하는건 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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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플심동 카페에 달린 댓글에서 오늘 나온 난착륙공항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네팔에 있는 텐징-힐러리(Tenzing-Hillary) 공항입니다. 에베레스트산에서 가장 가까운 활주로이고, 해발 2860미터에 위치해 있다고 합니다.
뭉게공항 이번편에서 나온 것과 같은, 산악지대의 경사활주로지요.
이 공항의 과거 이름은 루클라(lukla)공항입니다. 이번편에서 나온 공항 이름이 '루라라'인걸 봐서는 아무래도 이번편에 나온 공항의 컨셉과 이름을 여기서 따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다음 플심동에 댓글 달린 걸 보니까 여길 지목하시는 분도 계시네요.
프랑스에 있는 쿠쉬빌(Courchevel) 공항입니다. 알프스 산맥에 위치해 있고 해발 2008미터라네요.
어째 생긴 모습은 여기가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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