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log.naver.com/earwi9/70153434102
누가 이런 그림을 그리셨더라구요.
어른들 중에서는 파는사람이 저밖에 없나 싶었는데 그림을 찾고 내심 기뻤습니다.
※이전화와 이어지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전화 내용을 보셔야 합니다.
> 두리둥실 뭉게공항 36화 - 포스킹의 선택 / 벤이 아파요!
벤의 파워팩에 들어가야 할 부품을 구하러 가던 도중 박사와 교신을 합니다.
박사는 윙키에게 내일 오후 1시까지 연구실로 나오지 않으면 탈락시키겠다고 합니다.
"흥! 윙키는 이번 시험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군요."
"아니에요! 이번 시험은 윙키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걸요."
"그럼 어째서 지금 이 시간에 태평양을 건너가겠다는거죠?"
"어… 윙키도 태평양을 건너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도 가려는 건 벤이 정말 많이 아파서일 거에요."
"지켜보면 알겠죠."
"만약 제가 윙키 입장이었으면 저도 박사님을 위해…"
"만약 박사님이 벤처럼 아프다면 저도 그랬을 거라고요!"
벤은 마치 러닝머신같이 생긴 기계 위에 얹어져 있습니다. 자꾸만 급발진이 되어서 임시로 취한 조치인것 같습니다.
지푸랑 라베베가 병문안을 왔는데…
지푸의 실수로 기계가 멈추고 벤이 급발진을 해서 결국 또 다시 공항을 휘젓습니다.
태평양 횡단을 한다는 말에 다른 친구들도 윙키를 걱정합니다.
윙키는 자기가 꼭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태평양 진입.
어느새 밤이 되었습니다.
OUT OF FUEL
아니 연료량 계산도 안해보고 비행한단 말인가!!!!!
윙키가 구조요청 신호를 합니다.
저번에 그 블랙이글스가 다시 나타났군요.
8비 최근의 추락사고로 많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텐데…
'바다 위의 활주로'로 안내해주겠다고 합니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건 아니겠지??????
역시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한민국도 이제 항모운용국ㅋ
함재기 T-50 보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한민국 항모보유론에 T-50 함재기같은 건 밀덕계에서 잊을만하면 나오는 떡밥 중 하나인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어레스팅 후크도 없는 윙키가 항모 갑판에 어떻게 착함했는지…
함재기는 꼬리 부분에 ARRESTING HOOK 라는 장치를 달고 있는데, 착함할 때 비행갑판 뒤쪽에 있는 와이어에 이것이 걸리게끔 하면 줄이 당겨지면서 빠르게 감속할 수 있는 그런 장치입니다.
아무튼 자초지종을 듣고 난 뒤 연료 재보급을 해줍니다.
이함할 때 사출기를 사용하지 않네요.
항모 비행갑판에서 노즈기어에 사출기(CATAPULT)를 장착한 모습.
사출식이 아니라면, 저렇게 비행갑판 앞부분이 구부러진, 스키점프대 식의 비행갑판을 사용하는데 사출기를 사용하는 방식에 비해 함재기의 최대이륙중량은 더 낮습니다. 보통 러시아(구 소련) 계열 항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듯 합니다.
아무튼 윙키 날고 날아서 드디어 반대편 육지 도착.
목적지 공항에는 세스가 가디라고 있네요.
> 두리둥실 뭉게공항 9화 - 떠다니는 섬 / 비행영웅, 세스할아버지
부품은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생긴 거 보니 변속기 같아보이네요.
부품을 싣고 되돌아오는 동안 박사와 한번 더 교신을 합니다.
이미 다른 후보들은 연구실 앞에서 대기중이고… 아직 시험은 6시간 가량 남아 있지만 출발시각과 경과시간을 생각해 보면 힘들겠죠.
근데 데체 이게 무슨 기상상황이라냐
버뮤다 삼각지대라도 들어간건가요???
박사는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테니 뭉게공항으로 가지 말고 여기로 곧장 오라고 합니다.
뭉게공항과 연구실.
어떻게 하지???
윙키는 벤과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이것들이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요 박사님. 전 친구에게 가겠습니다."
"뭐?! 뭐라구요?!!!"
"저에겐 정말 소중한 애인친구에요."
게이력으로 폭풍 돌파!!!!!!
"윙키…"
뭉게공항에서 윙키를 기다리는 친구들.
에밀리 이제 윙키를 놓아줄 때도 되지 않았니?
윙키 등장!
"잘 돌아왔어요 윙키."
일단 짐부터 까보자고.
이럴수가!!!!!
아무래도 아까전 그 상황에서 기체가 심하게 흔들려서 부서진 것 같습니다.
안돼 벤…
박사가 윙키를 뒤에서 부릅니다.
어느새 뭉게공항에 찾아왔네요.
"내 말 안 듣고 시험볼 기회까지 잃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뭐 난 이렇게 될 것을 다 알고 있었어요! 금방 만들 이런 부품이 뭐라고!"
벤!!!!!
박사가 벤의 부품을 역설계해서 만든 모양입니다.
아니 이럴거면 윙키는 그냥 뻘짓한거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루카가…그러더군요. 자기도 그랬을 거라고."
설마 박사랑 루카 니들도 게이냐?????
아무튼 친구들의 축하를 받는 윙키와 벤.
세월이 흐르고.
시험비행을 위해 나서는 날입니다.
나셀 생긴걸 보니 엔진은 아직 안 바꾼 모양이군요.
"애니! 24번 활주로에서 이륙하겠습니다!"
"24번 활주로에서 이륙을 허가합니다! 잘 다녀오세요"
"이제부터 더 빠르고 멋지게 날 수 있는 윙키의 모습을 모두들 기대해주세요."
는 시즌2 예고
아무튼 그렇게 끝나고 결국..
경) 게이커플 탄생 (축
ANG?!!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이것저것 다양한 꿈을 꿨었지만 난생 처음 가졌던 꿈은 아마도 비행기 조종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주 어렸을 적의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서점에 가서 사 왔던, 비행기에 대한 책에 실린 경비행기의 사진(아마도 세스나였던 것 같습니다)을 보고 나중에 크면 비행기 조종사가 되어서 우리 가족을 모두 태우고 하늘을 날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아버지의 직장에 놀러 갔을 때, 비행기 그림을 그려서 복사기로 복사하면서 놀기도 했었습니다.
▲ 어렸을 때 읽었던 비행기 관련 책과 지금 가지고 있는 책들.
안타깝게도 유치원 시절 처음 봤던 그 책은 남아 있질 않습니다.
전공이 항공쪽은 아니기 때문에 전공서적은 '항공우주학개론' 저게 다입니다.
초등학생 시절을 지나는 동안 저에게는 비행기 책이 몇 권 더 생겼고 저는 그것들을 다 닳아떨어질 때까지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 외에도 물로켓 날리기 대회나 고무동력기 날리기 대회 같은 것에도 참가했던 적이 있었고, 수서청소년수련관의 과학교실에 다닐 때, 모형 행글라이더를 만들어서 날려 보냈던 것은 난생 처음으로 제가 만든 비행체가 하늘을 날게 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98년도 서울에어쇼에 참가해서 수많은 항공기들과 그들의 공중기동을 보면서 신기해했던 기억도 있고, F-14 톰캣 전투기 모형을 사서 만들고 가변익을 접었다가 폈다 하면서 가지고 놀던 기억도 있습니다.
▲서울에어쇼 참관 당시 F-14 전투기 앞에서 찍은 사진.
당시 가장 좋아하던 전투기가 톰캣이었습니다. 그때는 탑건이고 뭐고 전혀 몰랐지만…
비행기에 대한 그런 관심은 중학교 때로, 고등학교 때로 이어졌습니다. 중학생 때 난생 처음으로 비행시뮬레이션을 접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비록 요새는 잘 안 하게 되었지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나빠졌던 시력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 꾸었던 조종사의 꿈은 일찌감치 접어야만 했지만 비행 시뮬레이션을 열심히 플레이하면서 이것저것 정보도 수집하고 그랬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비행시뮬레이션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컴퓨터용 비행조종장비를 만들어 사용해보기도 했으나 금새 망가져서 더 이상 사용은 못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009년 대한민국 공군에 입대하게 됩니다. 몇 주간의 기본훈련이 끝나고 항공기 기체정비 특기병으로 임명된 뒤 공군기술학교로 옮겨 가서 거기에서 항공기에 대한 지식과(지금 가지고 있는 항공기에 대한 전문 지식은 대부분 이 곳에서 얻은 것입니다.) 항공기 정비병으로서의 교육을 수료한 뒤 공군서울기지로 가게 됩니다. 자대에서 일선정비병(보통 공군에서는 '라인병'이라고 부르는…)으로 보직 임명을 받고 임무가 시작되었고, 현장에서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2년이 지나 전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 군 복무시절 찍은 사진.
비행기랑 같이 있는 사진을 찍었으면 좋으련만, 그런 사진은 애초부터 찍을 수가 없죠.
아마 군 복무 경험이 제 일생에서는 항공과 가장 가까웠던 시절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힘들었지만 그래도 매 순간 비행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진정으로 원하던 일을 군에 와서 비로소 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름 행복하기도 했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볼 기회가 있었다면 더욱 완벽했겠지만) 단지 누군가 시켜서 뭔가를 하는 게 아닌, 진정으로 비행기를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어했고, 실질적인 정비업무에 관여하는 정비부사관들과는 달리 단순한 보조업무가 주였던 정비병이었지만 정비교범 같은 것도 찾아서 읽어보고 할 정도였습니다. 학교에서조차 배우지 못했던 항공관련 지식을 여기서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자세히 볼 수 있을 때 비행기의 작은 부분 하나 하나라도 다 보고 이해하겠다는 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항공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2007년부터 시작되었던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은 군 복무 시절을 거치면서 더욱 강해지게 됩니다. 비록 제한적이었지만 영내에서 작품 감상이나 정보 수집 및 공유 등, 할 수 있는 활동은 거의 다 했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던 '공군 정비병' 으로서의 나날을 보내던 저에게
"우리나라에서 항공애니메이션이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생각은 전역 후까지 이어졌는데, 항공애니메이션이 단지 꿈이 아니라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은, 2011년까지 나온 한국애니메이션들에서 기계류가 나왔다 하면 보통은 자동차였기 때문에, 만약 비행기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다면 그것은 무주공산을 거저 차지하는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이를테면 꼬마버스 타요, 부릉부릉 브루미즈, 변신자동차 또봇, 로보카 폴리… 작풍은 모두 다르지만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자동차 기반인것은 같죠. 아마 남자아이들을 노린 선택이라 보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분명 한국애니 업계에서 비행기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등장할 것이라, 제 꿈이 반드시 이뤄질 거라 생각하고 있던 마당에 어떤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것이 바로 두리둥실 뭉게공항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아무튼 우리나라에서 비행기와 공항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건 대략 작년 말 무렵이었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관련 소식을 빠르게 접하기 위해서 항상 관련 키워드로 검색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렇게 검색을 하던 중에 그런 소재로 만들어지는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작사의 홈페이지도 알게 되고 이런저런 자료도 접하게 되면서 궁금증과 함께 기대감이 증폭되었습니다. 지난 2월 방영이 임박해 오니까 아이러브캐릭터나 캐릭터굿스 같은 잡지에서도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라구요. 더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이 애니메이션이 제가 바라던 물건과는 좀 거리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3월 첫 방영을 보고 나서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군사항공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은근히 작중에서 군용기가 나오기를 바랬지만 두리둥실 뭉게공항은 엄연히 배경이 민간공항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C-130이나 T-50같은 항공기가 등장하기는 한데 그것도 군사하고는 별 관계 없는 상황에서 등장을 하죠. 대상연령이 엄연히 유아이기 때문에 파괴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는 제작진의 생각이었겠지 하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냥 다른 역할로도 등장 정도는 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 지금까지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고증에 충실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점입니다. 등장하는 공항과 비행기들, 지상 차량들의 크기 비율이, 캐릭터화된 것이 아니라 실물의 실제 크기, 실제 형상을 많이 따랐습니다. 심지어는 등장하는 항공기들 대부분이 실존기체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나 형상이 실기와 매우 일치하는 기체가 한둘이 아닙니다.) 배경이 되는 '뭉게공항' 은 인천공항을 배경으로 만든 티가 팍팍 나는 것입니다.
▲ 인천공항과 뭉게공항
단순히 그런 것 뿐만 아니라 랜딩기어를 접고 펴는 동작이나 비행중인 항공기의 계기판, 지켜져야 하는 규정들, 항공과 관련된 재미있는 지식 등등 항공과 관련된 여러 부분에서 고증에 충실하려 한 노력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는 특히 두리둥실 뭉게공항 제작진이 외부의 자문이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의 힘만으로 조사하여 이뤄낸 것이라 더욱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도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경우 해당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런 경우에 엔딩크레딧에 자문한 사람의 이름을 찾을 수 있지만 뭉게공항은 그렇지를 않았던 것입니다. 지난 7월 두리둥실 뭉게공항 제작사를 방문했을 때 물어보니 자기들도 시즌1을 기획할 때 자문을 받거나 인터뷰를 하고 싶어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하는군요.
▲ 항공기 엔진의 팬 블레이드 콘 부분에 저런 식으로 소용돌이가 그려져 있는데,
안전을 위해 지상요원들이 엔진의 작동여부를 쉽게 알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저렇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까지 표현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자기들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 자문을 구하려고 했었긴 한데 제작진이 항공분야에 인맥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보니까 자료조사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 항공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아예 없었기 때문에 (두리둥실 뭉게공항이 사실상 최초라고 하셨고, 저도 그에 동의합니다. 선우의 메타제트는 항공물이라기보다 SF죠.) 항공쪽 업계 종사자들도 이런이런 작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감을 잘 못잡았다고 하더군요. 또 이제까지 그런 류의 작품이 적어도 국내에서는 없었다 보니 참고할 만한 것도 딱히 없었다고 하구요. (그래서 아마 나중에 비행기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이 있으면 뭉게공항을 참고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아무튼 제작을 하면서 현실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다 보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집중을 못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더 잘 나타내는데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하네요."
당시 다녀오고 나서 쓴 글의 일부입니다. 또한 그때 감독님 책상에 있었던 자료들도 볼 수 있었는데, 여러 항공기에 대한 사진자료들이었습니다. (대부분 그 유명한 airliners.net의 워터마크가 붙어 있더라구요.) 딱히 전문적인 서적 같은 것이 책상에 있었던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그만큼 봐도 자료조사를 위해 적잖은 노력을 들였음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아쉬운 점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증에 노력을 들인 흔적은 많이 보이는데 아주 좋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지상전원장치(GPU)가 '기관시동 시 전원공급' 개념이 아니라 마치 스마트폰 충전 같은 개념으로 설명이 되었다던지, 착륙 전 랜딩기어는 내리지만 플랩이나 스포일러 전개는 하지 않는다던지, 활주로에 지상차량이 함부로 진입한다던지, 항공기 항법등이 충돌방지등처럼 깜빡깜빡한다던지 지상주기를 하고 있을 때 차륜지나 접지선 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던지, 지상활주시 프로펠러가 너무 느리게 돌아간다든지 항법등이 깜빡인다든지… 제가 지식이 얕고 글을 쓰기 위해 당장 생각하려니 자잘한 부분밖에 떠오르질 않는데 만약에 항공업계 종사자분이 보신다면 더 중요한 부분에서 오류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중에서 몇몇은 실제 항공기가 운용되는 모습을 보기만 하면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이긴 한데 현장견학의 기회가 없었던 제작진에게는 이런 걸 알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었을 것입니다.
▲ 이게 플랩이야 에일러론이야 스포일러야????
하지만 이것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제작진이 스스로의 자료조사 말고는 따로 자문을 받거나 취재를 할 수 없었던 것이 이유이므로 제작진이 잘못했다고 하기는 힘든 것입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이만큼 해낼 수 있었던 것을 칭찬받아야 하겠습니다만 시즌 2에서는 반드시 항공 현장 취재나 관계자 자문을 통해서 사실성을 더욱 높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나 두리둥실 뭉게공항이 다른 유아용 애니메이션과의 차별점을 '사실성'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다행한 점은 현재 기획중인 시즌2에서는 외부 자문을 받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단점은 바로 비행기의 움직임과 카메라워크 입니다. 제 자신이 비행기 조종석에서 다른 비행기를 바라봤다던가 하는 경험은 없었고 단지 비행 시뮬레이션을 해왔던 경험이 전부라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두리둥실 뭉게공항에서 보인 항공기 움직임들 중 몇몇은 현실의 물리법칙하에서는 가능한 것 같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줄 때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착륙을 잘 못하는 윙키가 착륙하면서 비틀거리는 경우죠. 그것 말고도 일반적인 비행장면에서도 "이건 좀 아닌데" 싶은 장면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나는 장면에서 이것이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느낌이 덜합니다. 그게 키를 잘못 잡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카메라워크가 불완전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항공영화에서 나올 법한, 날아가는 비행기 위해서 다른 비행기를 찍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화면상 피사체의 흔들림이나 상대적인 움직임 같은 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 위 장면에서는 러더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데, 뭉게공항에서는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장면에서 항공기 움직임에 따라서 조종면이 움직여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게 쉬운 작업은 아닌 듯 합니다. 다행히 저도 보면서 딱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아니었긴 한데 그래도 해 준다면 좋은 부분이긴 하죠.
하지만 또 묘하게도 어떤 부분에서는 두리둥실 뭉게공항이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을 정확하게 찾아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랜딩기어가 접고 펴지는 것을 찍는 구도나 비행기 위에서 하늘을 한바퀴 훑고 지나가는 카메라워크… 이런 연출을 현실에서 해내려고 한다면 들여야 하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리둥실 뭉게공항은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을 다 무시할 수 있지요. 시즌 2에서는 이런 부분을 제작진이 명확히 인지하고 그런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끔 연출을 시도하였으면 한다는 생각입니다.
▲ 실제기체였다면 이렇게 기어실에서 촬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만 할 것입니다.
이런 장면은 뭉게공항이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 수직안정판 뒤쪽에서 어안카메라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한번 쭉 훑는 장면.
가장 기억에 남는 연출이었습니다.
▲ 뭉게공항 주변은 완전 바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이 항공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풍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데, 작중에 등장하는 뭉게공항의 모습은 상당히 자세한 편입니다. 활주로와 유도로, 주기장, 공항 건물과 격납고 등등… 그러나 공항의 모델링이 자세한 것과는 달리 일반적인 지형, 그러니까 산이나 강, 평지, 사막 등등의 그래픽은 밋밋한 편이고 장면의 적지 않은 부분에서 지상은 그냥 바다이거나 지상을 생략한 채 표현하기도 합니다. 미리 렌더링을 해서 영상으로 뽑아내는 애니메이션에서의 지형 그래픽이, 일반인이 가질 만한 정도 사양의 PC에서 실시간으로 렌더링을 해서 모니터에 띄워 줘야 하는 상용 비행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그것보다도 못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제작 환경상의 문제 때문이거나, 시뮬레이션과 애니메이션의 차이 때문이리라 생각했습니다.
▲ 요새 하는 비행시뮬 'Rise of Flight'의 한장면.
이것이 항공을 소재로 했다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것, 특히 시야가 탁 트인 칵핏에 앉아서 밑에 자그맣게 깔린 지형을 바라보며 비행하는 것은 아무나 해 볼 수 있는 경험이 아닙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볼 어린이들은 화면에 나오는 비행기의 모습에 열광하겠지만, 하늘에서 아름답게 펼쳐진 지형과 하늘을 바라보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할 수 있게 해 준다면 더욱 열광할 것입니다. 저도 비행기를 타 본 적은 있지만, 그렇게 눈으로 탁 트인 주변 풍경을 보아 가면서 비행하는 것은 꿈 속이나 비행 시뮬레이션에서밖에 해 보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작사를 방문했을 때, 제작진이 경비행기 같이 주변 풍경이 잘 보이는 비행기를 타고 직접 하늘을 날아 보시라고 권해 드렸습니다. 국내에 작게나마 곳곳에 항공클럽이 있기 때문에 비행기를 얻어타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명게임 '화이트데이'의 개발자 이은석 씨가 했던 강연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현실이 100이라면 100을 보고 게임을 만들면 80의 창작물이 나온다. 현실이 아니라 이런 창작물, 즉 80을 보고 게임을 만들면 50정도가 나온다. 개발자들이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 소재를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요하다는 것.
저는 항공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하늘을 나는 느낌이고,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제작진이 직접 하늘을 날아봐야 하기 때문에 그런 권고를 드렸던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셨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아무튼 제작진은 저에게 지형 모델링이 다소 부실한 이유에 대해 렌더링 때문이라고 설명을 하셨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긍이 되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비행 시뮬레이션에서도 부족한 시스템 자원을 이용해서 조금이라도 더 사실적으로 보이게끔 하기 위해 이런저런 그래픽적 기법들을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기법들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뭉게공항에도 그런 일종의 눈속임은 있습니다. 바로 맑은 하늘 부분입니다.
▲ 뭉게공항의 맑은 하늘은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진입니다. (아마 파노라마 사진을 사용한 듯 합니다.) 부실해보이는 지형 그래픽과 확연히 대비되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제작진의 이런 선택은 탁월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좀 더 다양한 하늘 모습의 사진을 가지고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야기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리둥실 뭉게공항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오정은 작가님입니다. 이분의 전적을 살펴보면
귀여운 쪼꼬미
배틀 비드맨
뽀롱뽀롱 뽀로로
장금이의 꿈(1, 2기)
꾸루꾸루와 친구들
구름빵(1기)
마법천자문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
머털도사(EBS판)
네, 정말 쟁쟁한 작품들이죠. 업계에서도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짤 때 섭외 1순위라고 합니다. 저는 이 분이 이 작품을 하셨다는 걸 먼저 알고 본 게 아니었고, 나중에 시나리오를 데체 누가 썼나 하고 찾아보니까 이분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경우입니다. 왜냐하면… 보면서 재미가 없다고 느껴서 데체 시나리오를 누가 썼을까 궁금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구름빵이랑 장꿈 하신 분이라는 걸 알게 되고 충격이 컸습니다. 특히 구름빵은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봐서요. 데체 왜였을까요? 단지 그냥 제 취향하고 안 맞는건가보다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저랑 마찬가지로 이 작품을 별로 재미없게 감상했던 다른 몇몇분의 의견을 보고 제가 특수한 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무튼 작가에 대해서 알고 난 뒤부터 한 편 한 편 볼 때마다 그날 이야기가 재미가 없었다고 하면 왜 재미없었는지를 생각해 보곤 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1. 항공이라는 특수성이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들지는 않았다.
아닌 이야기도 있었지만 많은 이야기는 등장인물이 비행기가 아니라 자동차나 배 같은 다른 탈것으로, 내지는 그냥 사람으로 바꿔도 별 지장이 없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공중급유나 FOD, 항공관제, 공수투하, 에어쇼 같은 항공분야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특수한 상황과 그에 따르는 갈등이나 압박에 대한 묘사가 많지는 않습니다.
▲ 유도등의 공중투하는 확실히 괜찮은 아이디어였습니다.
2. 기존의 캐릭터를 이용하기보다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이끌어 가려고 한다.
20화대 중반까지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고정출연 캐릭터들이 하나의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캐릭터로 인해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는 이야기가 많다 보니 자연히 기존 캐릭터들은 비중이 적어져서(안 그래도 뭉게공항에 고정근무하는 캐릭터들 숫자가 많은데) 몇몇 캐릭터는 고정임에도 공기화 되거나 캐릭터성이 확립이 안되고, 성우 중복 등의 문제가 발생해서 작품의 질을 떨어트렸습니다. 뭉게공항에서 기용된 성우 수는 다른 유아용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봐도 많은 편이나 이런 식으로 단지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일회성 캐릭터가 너무 많이 등장하는 바람에 성우 중복이 대단히 심한 편입니다.
저는 어쩌면 이 작품을 보는 대다수의 어린이들은 윙키와 포스킹, 애니 정도만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 그냥 '이런 비행기도 있다'는 식으로 한두번 등장하고 마는 녀석들이 꽤 됩니다.
3. 전개가 너무 빠르다
몇몇 이야기들은 7분20초라는 재생시간 안에 담기에는 길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를테면 일리의 심장배달 같은 에피소드는 재생시간을 조금 더 할애할 수 있었다면 이야기를 조금 더 깊게 이끌어가서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을 더 깊게 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를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그 외에도 몇몇 이야기가 조금 급전개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한 에피소드당 재생시간이 11분 정도였다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폭풍감동을 줄 수도 있었던 이야기였지만 전개가 너무 빨라서 감동이 반감, 아니 1/4감된 사례
4. 뒷 내용이 쉽게 예상된다.
이건 제가 성인이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도 있지만, 몇몇 이야기들은 뒷 내용이 예상과 맞아떨어졌습니다. 반전의 묘미나 익숙하지 않은 클리셰를 사용한다던가 했으면 좋았을 겁니다.
5. 이야기가 너무 밋밋하고 몸을 사리는 듯한 느낌이다.
이건 다른 분들에게서 나온 지적인데, 이야기가 확 튀는 뭔가가 없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1번의 경우는, 제작사 직원들만 항공에 대해서 잘 아는 게 아니고 사실 작가분 자신이 항공에 대해서 갖춘 지식이 있어야 잘 될 수 있는 것인데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는 제작사에 소속된 게 아니고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작가 개인이 평소 배경지식을 많이 갖추고 있거나 공부할 의지가 충만하지 않다면 해결하기가 대단히 힘든 쪽에 속할 것이라 봅니다.
5번은 제가 보기에는, 뭔가 더 재미있거나, 웃기거나, 과장해서 보여줄 수도 있는데 더 나가지 않고 그쳐버린 듯 합니다. 이 부분은 7월의 방문 때 어느정도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이한 게, 감독님이 뭉게공항의 초기 기획안들을 보여주셨는데 초창기 윙키의 기획안 모습 중에 전투기(마치 F-15K같이 생긴…) 형상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전투기는 파괴적인 이미지가 있다 보니까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서 지금의 민항기(세스나 421) 모습으로 되었다는군요, 비행기를 가지고 스펙타클한 액션 같은 것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없던 건 아니었는데, 비행기는 자동차에 비해 불안한 물건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까 이게 자칫 잘못하면 작품을 보는 어린이들에게 비행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심의 관련 문제도 있을 수 있고 해서 다소 순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당시 대화를 하면서 프로듀서님이 비행기가 불안한 물건이라는 트라우마를 심어주면 안된다는 부분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셨는데, 뭉게공항의 이야기가 밋밋해진 것은 이런 부분의 영향이 컸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해외시장에서는 유아용 애니메이션에서 저렇게 잔잔한 내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의 반응을 좋게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번호들의 이유는, 제가 이 글 초안을 쓸 때까지만 해도 이유를 제대로 알지는 못했으나, 최근 두리둥실 뭉게공항과 관련되어 제기된 표절의혹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접했던 '남쪽 섬의 작은 비행기 버디' 를 보고 나서 어느 정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 남쪽 섬의 작은 비행기 버디. 비행기를 소재로 한 유아용 3D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는 뭉게공항과 같지만
기본적인 작품 컨셉의 차이 때문에 그 외에 많은 부분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더 재미있게 보이거나, 시청자가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연출력이 돋보입니다.
그런데 다행인 점은 한 30화 초반쯤 들어서니까 볼만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돌이켜보면 그 무렵부터 신기종의 출연으로 이야기를 때우는 경우가 줄어들고 기존 캐릭터와 연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 같습니다. 뭉게공항의 최후반부를 보면서는 그 전까지 느꼈던 문제들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배경음악은 예산을 많이 들이지는 않았다는 느낌이지만 주제가와 엔딩곡을 변주한 BGM들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금 더 퀄리티를 높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도 하지만 시즌2에 가서 딱히 바뀔 것 같지는 않구요.
뭉게공항의 음악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엔딩곡이었습니다. 엔딩곡은 한국애니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재즈풍으로 되어 있습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재즈음악이라니… 상당히 기묘한 조합인데 듣고 있자면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재즈풍의 엔딩곡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올해 나온 작품들 엔딩곡 중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곡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효과음은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는데 가장 불만인 부분은 바로 랜딩기어를 접고 펼 때 나는 소리입니다. 뭉게공항에서 비행기가 랜딩기어를 작동시킬 때 나는 소리는 마치 RC모형비행기의 서보모터가 동작하는 소리를 연상케 하는데, 실제 항공기의 접개들이식 랜딩기어는 유압계통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비록 작은 항공기라고 할 지라도 접고 펴질 때 육중한 소리가 납니다. 어떻게 형용할 길이 없는 소리라 이건 직접 들어보셔야 하는데, 항공기 랜딩기어가 접고 펴지는 소리만 듣는다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군에 있었을 때도 아주 가끔 들을 수 있는 소리였으니깐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유압장비가 포크레인이나 크레인이기 때문에 그것들의 소리를 참고하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비슷한 소리는 아닙니다.)
두리둥실 뭉게공항에서는 저런 식으로 사람이 마치 플라스틱 인형을 손으로 잡고 움직이는 것처럼 뻣뻣한 움직임을 보여주고(이것은 의도된 것이라고 합니다.) 비중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비행기와 지상 차량들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리 한 것이리라 생각되는데 역설적이게도 사람이 내용상 별로 중요한 비중으로 등장하지 않음으로서, 사람의 비중이 높았다면 가능했을 이야기가 불가능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점 또한 이 작품의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등장은 하지만 마치 무관절 피규어처럼 뻣뻣하게 움직여서 생물이 아니라는 느낌을 주며,
사람과 비행기들과의 교감은 사실상 없습니다.
물론 저렇게 서비싱 장면에서는 사람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비중이 늘어나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비행기만 있는 공항인 것처럼 비쳐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람도 좀 더 많이 보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꼬마버스 타요에 등장하는 정비사 '하나' 왠지 모르게 생각이 나서…
뭉게공항 제작사 방문의 마지막 순간에 감독님이 저에게 이런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독일에 있다는 미니어쳐 공항인 쿤핀젠 공항(Kunffingen Airport)입니다.감독님이 저한테 이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두리둥실 뭉게공항을 만들 때 미니어쳐 공항의 느낌이 나도록 만들려고 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보는 사람들이 저 작은 공항과 비행기들을 '갖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끔 만들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작품이 엄연히 상품을 팔아야 하는 상업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작품을 보는 사람(특히 어린이들)로 하여금 상품을 가지고 싶게끔 만들어야 했고 그래서 선택한 컨셉이 바로 미니어쳐 공항 컨셉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컨셉 설정은 분명 일리가 있는 것이나, 저는 오히려 이런 컨셉이, 이 작품만의 차별적인 요소 내지는 가장 특징적이 될 수 있는 요소 하나를 크게 약화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하늘을 나는 느낌' 입니다. 미니어쳐 공항의 비행기는 절대로 하늘을 날지 못합니다. 물론 위 동영상 보시면 활주 뒤에 날아오르는 건 구현해놨긴 한데 그렇다고 그게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건 아니잖아요? RC모형도 아니고… 제가 뭉게공항을 보기 전에 가장 바랬던 것은 사실 군용기 보다도 그런 쪽이었습니다. 뭉게공항이 미니어쳐 공항을 컨셉으로 잡으면서 상품화를 위한 중요한 개념적 기반을 확보했을는지는 몰라도, 그런 개념 탓에 바로 비행기,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비행 자체의 즐거움과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느낄 수 있는 경이로운 느낌, 자유로워 보이면서도 결국 현실의 정교한 물리법칙에 종속되어 있는 하늘에서의 비행기 움직임과 같은 것들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측면에서는 좀 부족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비행기는 하늘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항공전 영화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액션을 보여달라는게 아닙니다. 민항기에 그런거 바라지도 않습니다. (에밀리라면 모르겠는데) 제가 바라는 것은 작품을 보면서 나도 하늘을 날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부수적으로는 그로 인해 자라나는 아이들 가슴 속에 꿈이 심어지는 것입니다.
▲저렇게 항공기에 토바(tow bar)를 연결하는 장면까지 자세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 저는 관심있게 보는 작품이 있으면 매일 한두 번 이상은 작품 이름을 가지고 인터넷 전체를 뒤져 보곤 하는데 두리둥실 뭉게공항을 보던 동안 가장 눈에 띄었던 것 중 하나는 이 작품의 제목을 틀리는 사람이 유난히 많았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수많은 한국애니를 봐왔지만 이토록 제목을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 적은 처음입니다. 심지어는 공기관에서조차도 틀릴 정도지요. 저도 처음에는 제목이 '두리뭉실'인줄 알았습니다.
두리둥실 뭉게공항을 장장 9개월간 보면서, 위에 적었듯이 솔직히 만족스러운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막판에 가서 나아지긴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제가 원하던 부분의 50~60% 정도만 충족시켜줬습니다. 좋게 말하면 절반정도 만족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절반정도 실망한거죠. 하지만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하곤 상관없이 이 작품은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과 평가를 받고 있고 (인지도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에 힘입어 현재는 시즌2가 내년 방영을 목표로 준비중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두 번째로 제작사를 방문해서 이야기를 들어 본 바로는 시즌 2는 조금 더 국내 시장에 집중하게 될 것이며 시즌 1보다 조금 더 '세게' 나가려고 한다고 합니다. 과연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다리게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이 작품을 보면서 깊이 깨달은 것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의 꿈을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그동안 잠시 뒤로 밀어두고 있었는데 그걸 다시 알게 되었다는 것. 어떤 일이든 간에 비행기와 관계가 있다면 그건 제 천직이지 않을까 하는 것. 설령 전혀 관계없는 진로로 나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가슴 속에는 항상 하늘을 나는 것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점요. 그걸 새삼 깨닫게 해 준 점에 대해서는 뭉게공항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그것만 따져 보면 50%가 아니라 120% 만족스럽습니다. 만약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어렸을 적에 비행기와 조종사가 꿈으로 남았던 분이 계시다면 이 작품을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작품이 20여년전 제가 책에서 비행기를 처음으로 봤을 때의 그 기분을 아이들에게도 느껴지게 할 수 있었으면,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하늘에 꿈을 갖게끔 했으면 좋겠습니다.
▲두리둥실 뭉게공항 수상~ KBS가 뭉게공항을 잡은 것은 대단히 큰 행운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로서 KBS는 구름빵에 이어서 두리둥실 뭉게공항이라는 강력한 라인업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EBS에 비하면 매우 적지만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KBS가 EBS의 좋은 견제 세력이 되기 위한 발판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구름빵과 두리둥실 뭉게공항에 모두 DPS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저에게 우연치고는 상당히 묘하게 보입니다.
▲ 이 작품은 희한하게도 시의성이 적절했는데, 4월 북한의 은하3호 1차발사 직후에 우주로켓 관련 에피소드가 나오고, 7월 블랙이글스의 해외 에어쇼 수상 이후 에어쇼 관련 에피가 나오고, 8월 올림픽 개막 당일 올림픽 관련 에피가 나오고… 물론 우연이겠지만…
▲ 보통 유아용 애니메이션에는 '엄마'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하나쯤은 있게 마련인데 애니는 엄마라기보단 그냥 파릇파릇한 신참 직원 편애하는 미혼 직장 상사의 느낌…
▲ 팔로우미카 미코. 원래 팔로우미카 역할은 활주로와 유도로에서 항공기들 유도하는 역할인데 미코는 제 임무를 하는 건 거의 없고 대부분 딴 짓만 하면서 보내는 것 같습니다.
▲ 일벌레 #1
▲ 롱롱은 나름 고정이지만 작중 존재감은 거의 없습니다.
▲ 에밀리. 화산 에피소드 이후 등장이 없다가 중후반 이후부터 다시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윙키에게 추파를 보내보지만…
▲ 윙키가 게이라서 FAIL
▲ 일벌레 #3
▲ 이녀석이 인터넷을 한다면 필시 어그로꾼, 악플러가 되었겠죠.
▲일벌레 #2 롱롱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일리도 고정치고는 비중이 엄청 적은편입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나온 항공물 콘텐츠들. 하지만 이중에서 성공한 것은 뭉게공항뿐입니다.
> 두리둥실 뭉게공항 첫화 - 뭉게공항으로 온 윙키 / 윙키의 새로운 고향 / 내꿈은 세계일주!
> 두리둥실 뭉게공항 2화 - 공중급유는 어떻게? / 일리의 우편물 / 연료를 버려요
> 두리둥실 뭉게공항 3화 - 새 친구 에밀리 / 윙키의 별자리 / 인공위성을 만났어요!
> 두리둥실 뭉게공항 4화(BGM) - 윙키와 하늘길 / 두근두근 일리 / 비를 부르는 비행기 클라우드!
> 두리둥실 뭉게공항 5화 - 윙키와 에밀리의 첫 탐험, 설인을 찾아라! / 새떼가 찾아왔어요!
> 두리둥실 뭉게공항 6화 - 라베베의 꽃밭 / 팔로미! 비행연습을 부탁해
> 두리둥실 뭉게공항 7화 - 부글부글 화산 / 제멋대로 파머!
> 두리둥실 뭉게공항 8화 - 포스킹 차례를 지켜요! / 소링! 바람을 타고 날아요~
> 두리둥실 뭉게공항 9화 - 떠다니는 섬 / 비행영웅, 세스할아버지
> 두리둥실 뭉게공항 10화 - 돌고래를 고향으로 / 포스킹과 앵무새
> 두리둥실 뭉게공항 11화 - 어린이 견학 소동 / 윙키! 태어나다
> 두리둥실 뭉게공항 12화 - 더위를 이겨요 / 멋진 친구들
> 두리둥실 뭉게공항 13화 - 블링의 청소 대소동 / 꼬마 비행기 초초
> 두리둥실 뭉게공항 14화 - 지푸는 놀고 싶어 / 포스킹과 라베베
> 두리둥실 뭉게공항 15화 - 번개가 무서워요~ / 스타가 된 구구
> 두리둥실 뭉게공항 16화 - 둘이서 함께 / 지푸의 이상한 하루
> 두리둥실 뭉게공항 17화 - 뭉게공항의 모델은 누구? / 영광의 물대포
> 두리둥실 뭉게공항 18화 - 롱롱아저씨와 셔틀 / 세상에서 가장 멋진 쇼
> 두리둥실 뭉게공항 19화 - 대단한 활주로 / 얼음 축제에 가요!
> 두리둥실 뭉게공항 20화 - 날아라 윙키 / 빙글빙글 소문
> 두리둥실 뭉게공항 21화 - 석상 소동 / 시간이 마법을 부렸어요!
> 두리둥실 뭉게공항 22, 23화 - 소방훈련 소동 / 구구의 미술여행 / 너희들이 최고야! / 변신 비행기 루카!
> 두리둥실 뭉게공항 24화 - 보니타와 꽃다발 / 가면 축제
> 두리둥실 뭉게공항 25, 26화 - 안전 운전 면허 / 토잉과 린다 / 꼬마기차 띠띠 / 미코의 바쁜 하루
> 두리둥실 뭉게공항 27, 28화 - 몰도라도로 놀러오세요! / 비거와 윙키 / 두근두근 발굴 / 펄펄 눈이 옵니다
> 두리둥실 뭉게공항 29화 - 힘내요! 폴 / 벤의 노래
> 두리둥실 뭉게공항 30화 - 뒤바뀐 화물 / 윙키! 할아버지 공항에 놀러가다
> 두리둥실 뭉게공항 31화 - 미리미리 예방해요! / 구구가 이상해요!
> 두리둥실 뭉게공항 32화 - 하늘을 나는 돌고래 / 구구의 휴가!
> 두리둥실 뭉게공항 33화 - 일리의 멋진 변신! / 북극으로 간 윙키!
> 두리둥실 뭉게공항 34화 - 소풍은 즐거워 / 사막의 등대 팔로미
> 두리둥실 뭉게공항 35화 - 뉴뉴공항의 첫 번째 손님 / 무서울 것 없어
> 두리둥실 뭉게공항 36화 - 포스킹의 선택 / 벤이 아파요!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