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더가 최고의 경주선수가 되기 위한 자신의 꿈을 위해, 라이트 시티로 경주유학을 떠날 기회가 걸린 경주대회에 출전하려 합니다. 친구들은 스피더의 결정에 경악합니다. 스피더가 지피시티 최고의 경주선수였기에 당연히 유학권을 따낼 거라고 생각했던 거겠죠.
그날부터 친구들은 스피더가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스피더의 경주연습을 은근히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친구의 발목을 잡는 친구들이라니…
아무튼 스피더는 결국 화를 내고 맙니다.
친구들의 방해는 경주 당일에도 계속되고… 스펑키가 친구들의 계획을 엿듣고 경주 전에 스피더에게 말해주지만 스피더는 농담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결국 방해 때문에 피트인조차 못한 스피더는 바퀴가 터져버리지만, 1등을 합니다.
??????????????????????
아니 뭐 이런 먼치킨이 다 있어?
스피더는 울먹이는 친구들에게 보란듯이 이겼다고 소리치면서 자기가 부러워서 그런거 아니냐고 하지만 이내 친구들의 진심을 알고 눈물을 흘립니다.
아무튼 결국 스피더는 라이트 시티로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돌ㅋ아ㅋ옴ㅋ
왜냐면… 스피더는 친구들이 좋으니까… 가 아니라 브루미즈 3기 나와야되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전부터 브루미즈라는 애니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무슨 애니메이션인지는 그간 잘 몰랐습니다. (심지어는 불과 얼마전까지 브루미즈가 2009년작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건 다른 EBS방영작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왜냐하면 2011년까지만 해도 EBS 방영작들에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거든요. 아니 그냥 3D로 만들어진 유아용 애니메이션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 브루미즈의 마스코트 페라 폰(Ferrah Fawn). 저기 그림엔 이름 철자가 틀린 것 같은데요.
아무튼 암사슴이지만 뿔 달린게 함정…
1기에서는 그냥 똑부러진 여자애 느낌이었는데 2기 들어서 알게모르게 스피더를 흠모하는 여캐로…
그러다가 2010년에 구름빵을 접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고, 결정적으로 올해 초에 OBS에서 재방을 하던 꼬마버스 타요를 우연히 보고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2011년 말에 있었던 영 좋지 않은 일 한 가지와, 2012년 초 당시 제가 기대했던 와라 편의점에 매우 실망해 있었던 것도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레 EBS의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참 대단하게도, EBS가 그 주에 방영한 애니메이션들 대부분을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을 전부 할애해서 재방해 주고 있었고, 수업이 없는 날 일찍 일어나기도 할 겸 해서 그냥 아침 8시 부터 EBS를 죽 틀어놓고 있다가 브루미즈를 접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당시 브루미즈 2의 락 음악풍 주제가에 끌려서 보게 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본편도 매우 재미있어서 마지막화까지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제 한애니 경력 입장에서 브루미즈의 경우가 쾌걸롱맨 나롱이나 믹스마스터와 마찬가지로 2기 먼저 접하고 재미를 느껴서 1기까지 찾아보게 된 경우인데, 다음키즈짱에 브루미즈 1기 전편이 서비스중이라는 걸 알고 1주일도 안 되어서 11분짜리 26화 전편을 다 봤습니다.
그런데 브루미즈는 1기와 2기가 분위기 차이가 큽니다. 마치 뚜루뚜루뚜 나롱이와 쾌걸롱맨 나롱이의 차이를 보는 것처럼요. 그냥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전편과 속편이 별 차이가 없는 것 처럼 보입니다. 주 멤버는 스피더, 페라, 번지, 제리, 피티로 여전하고. 배경이 되는 장소는 여전히 '지피시티'이며, 가끔씩 등장하는 지피시티의 다른 등장인물들도 토미와 루시가 추가되고 닥터드래곤이 없어진 걸 빼면 거의 그대로니깐요. 그런데도 분위기가 엄청 달라보이는 것은… 제가 앞서 배경이 지피시티로 변함이 없다고 했는데 실제 영상 찾아서 보시면 1기에 나온 지피시티는 그냥 숲 속에 있는 작은 마을 같은 느낌인데, 2기에 나온 지피시티는 그냥 '대도시'(또봇의 그것이 아니라)이라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제작진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상품화 전략을 위한 과감한 설정 변경인지, 아니면 그냥 평행우주를 그리고 싶었던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차라리 1기와 2기 사이에 지피시티가 신도시로 개발이 되어서 그런 거라는 농담섞인 설명이라고 할지라도 한번 들어야겠습니다.)
▲ 위쪽이 1기, 아래쪽이 2기의 지피시티. 차이가 확연합니다. 그 외에도 1기에서는 배경이나 나무 같은 것이 좀 단순했다면 2기에서는 더 자세해졌다던가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튼 배경도 그렇거니와 이야기의 내용도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브루미즈 1기는 그저 스피더와 친구들이 숲 속에서 벌이는 재미난 일상이라는 느낌이라면 2기는 일상 내용도 있긴 하지만 거의 레이싱물로 바뀌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1기에서 레이싱 요소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스피더와 친구들이 심심하면 하는 게 바로 경주니깐요. 그때도 스피더가 가장 빠르긴 했지만 페라, 제리, 번지, 피티도 같이 경주를 했고, 때로는 번지가 앞서나간다던가 뭐 그런 장면도 있었던, 그냥 놀이의 측면이었지만 2기에서는 그냥 무조건 스피더가 킹왕짱 빠르고, 경주는 이제 아이들의 놀이가 아니라 완전 국기(國技) 수준의 스포츠고, 다른 친구들은 거의 안 하고 스피더가 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는 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 1기에서는 이렇게 가끔씩 경주놀이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보다시피 피티도, 제리도 나름 비중이 있습니다.
그래서그런지 몰라도 1기에서는 스피더뿐만 아니라 다른 브루미들이 적절히 비중을 나눠 갖지만 2기에서는 적지 않은 이야기가 스피더 중심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아마도 제작진은 2기를 레이싱 컨셉으로 바꾸고, 주인공이자 가장 속도감 있는 캐릭터인 스피더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1기에서는 번지의 말버릇("무조건이야!")이나 피티의 말하다가 트림하는 습관 같이 주인공 스피더 말고도 다른 캐릭터들의 캐릭터성을 부각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보이는데 2기에서는 그런 것은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 브루미즈 최고의 드립담당 번지. 그야말로 드립으로 먹고사는 캐릭터인데 엄상현 씨 목소리와 합쳐지면서 시너지효과가 발휘됩니다.
엄상현 씨는 꼬마버스 타요에서 로기 역도 맡으시고 아무래도 EBS애니에서 이런 종류 캐릭터 전담이신거 같네요.
다행인 건 이렇게 작품의 분위기를 확 바꾸었음에도 적어도 제가 보기엔 둘 다 재미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만약 1기 나왔을 때부터 브루미즈를 접하고 나중에 세월이 한참 지나서 2기에 대해서 엄청 기대하면서 지내다가 2기의 확 바뀐 모습을 봤다 하면 어찌 반응했을지는 장담 못하겠지만… 브루미즈를 보니 구름빵의 예가 생각나서 가슴이 좀 아프네요.
▲ 브루미즈 2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피트인 장면과 복장… 레이싱물로 바뀐 것에 맞게 레이싱 전이나 중간에 바퀴를 교환하는 장면이 나오고, 특수한 상황에서 상황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혀주기까지 합니다. 아무래도 남자 아이들을 노리고 만든 장면인 듯 싶습니다.
아무튼 브루미즈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카메라워크와 연출력입니다. 똑같은 이야기나 장면도 더 재미있게 보여주는 능력. 아무래도 브루미즈의 제작사 삼지애니메이션은 이런 쪽에서는 대단히 실력이 좋은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기억나는 장면은 2기 1화에서, 진흙구덩이에 빠진 페라를 구해주는 장면에서 페라를 밀어내는 피티의 바퀴가 진창에서 헛도는 것을 살짝 보여준다던가… (잘 안 밀리는 상황이라는 걸 보여주는 거죠.) 스피더와 토미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려는 순간 화면을 깜빡이면서 마치 기록판독 카메라를 동작시키는 것처럼 보여준다던가… 하여튼 브루미즈에서 좋았다고 생각하는 연출을 보여준 장면이 하도 많아서 일일히 열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나 2기에서는 레이싱물로 작풍을 바꿈으로서 그런 연출력이 더 효과를 발휘하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몇몇 연출은 좀 남발되는 것 같았지만…
▲ 브루미즈에 필적하는 연출력이라면 우당탕탕 아이쿠 정도?
제가 이제까지 본 한애니중에서는 이런 부분에서는 거의 최고 수준이었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마로스튜디오의 우당탕탕 아이쿠 정도...) 과연 다른 회사가 똑같은 내용과 캐릭터를 가지고 이렇게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깐요. 2기 17화를 보면 스피더가 비행기를 타고 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기대에는 좀 못 미쳤지만 나름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만약 삼지애니메이션이 제대로 각 잡고 비행기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지기도 했었습니다.
▲문제의 그 장면. 조종석에 앉았다가 실수로 비행기를 이륙시킨 스피더를 착륙시키는데 항공기 움직임은 살짝 부족하지만 연출은 좋았습니다.
그래서 과연 어떤 스탭들이 참여하길래 그런 건지 사뭇 궁금해져서 엔딩크레딧을 봤는데, 시나리오 부분에 서양 사람인 듯 한 사람 이름이 엄청나게 많이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나리오 작가진 부분이 세세한 장면 연출과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솔직히 저는 정말로 그런 건지 아닌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시나리오 감독이 2명,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가 무려 14명(!!!!)이나 되었습니다.
▲시나리오 제작진이 한 화면에 다 나오지 않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헐리우드 쪽의 작가진이라고 들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의 TV애니가 시나리오 작가가 대부분 한두명, 많아야 네다섯명 정도 되었던 걸 생각해 보면 시나리오 쪽에 따로 감독까지 두고, 작가진도 14명이나 그것도 대부분이 헐리우드 출신이라는 걸 알고 도데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화려한 인원구성이 가능했던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브루미즈는 이야기도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진 대부분이 미국사람이라 그런지 좀 이색적인 소재들(보이스카웃 활동이라던지, 마시멜로 구워먹기라던지...)이 나오긴 한데 내용이 이해가 잘 되고, 끊임없이 눈을 붙들어 놓게끔 하고, 무리수가 절대 없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에 가장 실망하는 부분 중 하나가 뒤의 내용이 뻔히 보이고, 무엇을 말하려는지 명료하지 않고, 억지 재미를 유발하려는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는데 브루미즈는 보면서 그런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단지 시나리오 작가진이 헐리우드 쪽 출신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작가진 숫자가 많고 시나리오 쪽 감독을 따로 뒀다는 점에서도 이유를 찾고 싶습니다. 이야기의 방향이 기획의도에 맞게 잘 통제되고, 생각이 다른 작가진끼리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부분도 나중에 브루미즈 제작진을 만나면 들어 보고 싶은 내용입니다.
▲ 저 장면을 보고 아마도 이후에 마법의 요정이 나와서 소원을 들어주는 식의 전개가 나오겠지 하고 생각하신다면 오판입니다. 익숙한 주제를 가지고도 다르게 이야길 풀어 나가는 능력이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브루미즈에도 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앞서 말했듯이 2기 되면서 확 바뀐 배경에 대해서 작중에서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보는 사람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닥터드래곤 종범도 그렇고) 그리고 오프닝 노래는 좋은데 1기나 2기나 영상이 본편짜깁기였다는거, 1기에서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배경음악들이 2기 와서는 다 사라져버렸다는거(아무래도 1기 주제가 변주곡이라서 그런것 같긴 하지만)... 뭐 그정도입니다.
▲ 맨 왼쪽부터 스펑키, 그리고 신캐릭터 토미와 루시. 1기에서는 스펑키가 라이오넬과 소피라는 녀석과 함께 다니는데 2기에서 라이오넬과 소피는 그냥 엑스트라 수준의 캐릭터로 전락하고 토미와 루시가 추가됩니다. 라이오넬과 소피가 아무 설명없이 사라진 것도 좀 불만이었습니다.
▲ 1기에서는 개울 건너는 데 아무 지장 없던 스피더가 2기에서는 갑자기 물을 무서워합니다.
개인적으로 2기 오프닝은 락 밴드가 부르는 모습을 한번 보고 싶습니다. 이게 애들이 불러서 그렇지 가창력 좋은 가수가 부르면 한애니 명곡 중 하나가 될 듯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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