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화에 이어서...
직장에서의 출장 관계로 거의 한달동안 집에 들어오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리뷰도 중단되었지만 다시 조금씩 달려보려고 합니다. 물론 언제 갑작스레 끝날지는 모르지만 힘내야겠지요.
어쨋든 은하영웅전설은 제가 어렸을때에 소설로 먼저 접한작품이며, 이 책이 제 인생관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기 그지없습니다.
애니는 이런 명작을 움직이는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서비스적인 요소가 더 강한 느낌이긴 하지만, 애니 좋아하는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은영전 OVA 만큼 정성이 들어간 작품도 드물다고 합니다.
명작이라는 것은 한번 접했을 당시 뿐만 아니라 그 맛을 두고두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야말고 진정한 명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무튼 일을 끝내고 오랜만의 휴가를 얻었습니다. 오전 내내 잠만 잤으니 오랜만에 리뷰글을 써봅니다.
이번 화도 은하제국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하나의 장면.
안네로제 이전 사랑을 독차지했던 베네뮨데 후작의 질투심에 일어난 에피소드입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외전 형식으로 발매된 작품이지만, 애니에서는 시간 순서를 뒤바뀌어 정식적 에피소드에 삽입하였네요. 하지만 시간축이 흔들리지 않게 끼워넣기가 잘 되었습니다.
프리드리히 4세는 처음엔 성숙하고 풍만한 여성을 좋아하였는데 후에는 청초하고 가녀린 여성을 좋아하는것으로 취향이 바뀐다고 합니다. 베네뮨데 후작부인이나 안네로제의 경우 청초/가련 여성상에 들어가는 인물이라는 설정이지요.
참고로 전 잡식성...
질투에 불타오르는 후작부인
어떻게 심취해있는지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ㅋ
라인하르트의 실각을 바라는 프레겔. 베네뮨데 후작을 이용하기위한 물밑작업중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에피소드를 꽤나 높이 쳐주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것. 본편 소설에서는 궁정 모략 부분에서 그다지 세밀한 묘사가 등장하진 않습니다. 외전에서도 어떠한 모략에 의해 발생된 사건에서 라인하르트가 처신하는 행동에 대해서만 주로 나오기 때문에, 구 귀족군의 대표적 아이콘(?) 이라 할 수 있는 프레겔은 그저 무능력자로만 묘사되어있죠.
하지만 애니에서는 다릅니다. 비록 전략전술같은 군사적 안목은 떨어질지언정, 음습한 모략에서는 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에피소드이기도 하죠.
덤으로 은하영웅전설 4를 할때 프레겔을 선택해서 통일하는것도 꽤나 재미납니다.
베네뮨데 후작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프레겔.
하지만 그는 베네뮨데 후작을 이용할 생각으로만 접근한 것. 절대로 전면에 나설 생각을 하지 않고 뒤로 빠질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둡니다.
사기의 기본은 목표 당사자가 자신을 완전히 믿게 하도록 한 후에 뒤통수를 치는것이 기본. 굳이 애니 뿐만이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수없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눈떠도 코베어가는 세상이니 사기당하지 않게 방심하지 맙시다.
글쓴이 손발오글퇴겔. 그딴 꿈이나 꾸고 있었다니...
그런데 그게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내여인은 내가 지킨다. 주먹불끈 키르히아이스.
궁정에는 수많은 종류의 적이 있을뿐, 적과 아군 2분법적으로는 절대로 궁정에서 살아 남을 수 업죠. 외전 소설에서도 나오죠. '궁정에는 수많은 적이 있지. 적, 아군, 적, 적, 적....'
한국 정치만 보더라도 이는 명백한 사실.
98년 대선때 이회창을 배신하고 나온 이인제. 덕분에 한나라당을 지지하던 사람들의 표는 갈렸고 표를 집중할 수 있었던 김대중은 결국 대통령이 되었죠... 그 후 이회창과 이인제가 현재 어떤 정당에 속해있는지를 본다면(둘이 같은정당) 아이러니한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결국 황제에게 내쫒기는 후작부인.
소설에서 동맹의 카젤느가 양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인간의 가장 중요한 행위는 종족을 보존하는것. 그러니 너도 어서 결혼하는게 어때?'
네네. 성(性)행위는 성(聖)행위니까요. 저도 종족보존행위를 좋아합니다.
음... 저는 여자품에 있는것은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단 기피해야할 것도 있죠. 이것에 대해서는 가수 MC 스나이퍼의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라는 노래의 한 구절을 인용해봅니다.
'여전히 부패한 이들은 술 마시며
숨통 조이는 닭장에서 버는 한 달 봉급을
여자의 가슴에 꽂아주겠지'
여자슴가 좋아하는것은 모든 남자의 본능이겠지만 생명줄을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 라고 정치'꾼' 들이나 장사'꾼'들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이죠. 언제쯤이면 우리나라에도 존경받을 만한 민주적 정치'가' 나 사업'가'들이 나올런지....
안네로제와의 비교를 통해 베네뮨데 후작의 질투심을 더욱 크게 만드는 리히텐라데 국무장관.
'사람은 진실을 믿으려하는것보단 자신이 믿고 싶은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동물이다'
누가말한지 모르겠네요. 윗 글귀를 쓰다보니 '마법소녀마도카마기카' 의 큐베가 생각나는 말입니다. 불쌍한 사야카...
프레겔의 뻥카에 속아넘어가는 안네로제.
그걸 또 반대로 지나가는 차를 눈짐작으로 확인하는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
반대쪽에서 지나가는 차, 거기다 뒷자석에 탄 사람을 한번에 알아보는 그들은 독수리의 눈이라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여담으로 독수리의 평균시력은 5.0, 에스키모 인들의 평균 시력은 2.3, 제시력은 0.1 ......ㅡ.ㅡ
같은 중장인데 너무 저자세인듯한 로이엔탈. 혹은 자막이 잘못된 걸 수도 있죠. 은영전 애니를 감상하는데 은근히 방해되는 자막의 퀄리티. 일본어를 못하는 필자조차도 은근히 신경쓰이는 부분인데, 일본어를 할줄 아는 많은 분들이 은영전을 보다 자막때문에 빡쳐서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납치.
안네로제보다 엑스트라 제국여군이 더 예쁘게 보이네요. 회의때문에 라인하르트는 부를 수 없고 키르히아이스는 미터마이어, 로이엔탈과의 협력을 통해 안네로제에게 가보기로 합니다.
베네뮨데 후작의 말마따라 되었으면 안네로제는 물론 라인하르트까지 퇴장당하게 될 상황이죠. 은하제국은 연좌적 죄의 적용이 당연한 나라니까요.
이런 소규모 총질에서도 전술적인 움직임은 가치가 있는법. 키르히아이스가 타고온 차를 방패삼아 정면에서 대치를하고있을때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이 양쪽으로 움직여 반포위를 한 후, 한명씩 확실히 보내버립니다. 근데 여기선 반말하는 로이엔탈.
그들의 움직임과 사격실력에 감탄하는 키르히아이스.
하지만 안네로제의 목숨을 담보로 내리는 명령에 어쩔수 없이 총을 버리는 3인.
그때 누군가가 전원을 내려버립니다. 순간 암흑상태가 되고 그 순간을 놓치지않고 반격하는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
내여자를 보는 따뜻한 남자의 시선. 근데 로이엔탈은 왜 미소짓고있는지...
오벨슈타인 없었으면 다 죽었을 운명.
또한 그는 범인들도 알고 있습니다. 모략전문가임을 제대로 어필하네요. 거기다 오벨슈타인 표정이 너무 해맑은 미소를 짓고있는듯..ㅡ.ㅡ
범인은 프레겔.
폐하의 은총은...
자결. 역사를 돌아보면 사형보다는 자결이 좀더 높은 죽음으로 쳐주는 경향이 있긴 했죠.
베네뮨데 후작부인의 퇴장.
누가 말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러한 말이 있죠.
'남자는 자신의 이상을 위해 정열을 쏟아붓고 여자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위해 정열을 쏟는다.'
어디까지나 남성적인 여성에 대한 편견에 근거를 두고 한 말이겠지만 말 자체는 어느정도 맞는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제가 남자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고 비판한다고 해도 어쩔수 없지만요.
남자와 여자가 서로 진실되게 사랑하며 지내는 것만큼 인간의 로맨티시즘을 자극하는 것도 없죠. 사랑은 인류가 멸망할때까지 영원한 문학적 테마일 겁니다.
'저도 사랑할 여자가 있었으면 하네요. 하지만 지금 돈버느라 바쁘자나? 아마 안될거야....'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상황.
쇠퇴라기보다는 정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릴 듯한 이번 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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