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가디언즈 루리웹

도시 초창기 시절, 피난민의 지지를 모아 여러 교파가 조직되었다. 그들의 권력투쟁에 의해, 이미 약해져있던 인류는 위기에 처했다.

그 후 발발한 교파전쟁(The Faction Wars)으로 인해, 도시는 붕괴직전의 상황에 처했다. 혼란이 덩치를 키워 도시를 집어삼키려는 그 때, 수호자들이 전쟁을 종식시켜 평화를 가져오고 그 위에 새로운 질서가 세워졌다. 도시 합의기구(City Consensus)와 대변자(Speaker)에 의한 통치가 시작되고, 잔존한 거대 교파들은 문명사회의 흐름에 대응하면서 각각의 정책을 수행해나간다.

질서는 지금도 건재하지만 도시가 외부로의 개척을 시작하려는 지금, 교파들은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수호자를 포섭하려는 것이다.

미래 전쟁 교단의 기원에 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그들의 문장은 태양계 각지의 유적이나 야영지에서 발견되곤 하며, 황금시대 후기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그들은 비밀이 많지만 어둠과의 전쟁에 필수불가결한 존재임을 이미 증명하였으며, 도시 합의기구와 수호자들 사이에서 권위와 경의를 얻고 있다.

343번 기록, 캐즘(Chasm)-7887

피실험자 22번. 24:00에 입당 허가됨. 장래성 있는 성직자 지망생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음. 표준적인 투약을 실시하였으나 장치에 들어가는 것은 실패.

하지만 원래 인간이란 예측 불가능한 존재가 아니던가? 예측 가능한 인간은 무의미하다.

철저히 함구시킴.

기록 종료.

343번 기록, 캐즘-7888

11:00, 피실험자 23번이 장치에 들어감. 중앙지구 출신의 지적인 여성. 교단에 들어오기 전에는 예술가였음.

11:03, 23번이 부유감을 보고함. 

11:06, 장치 내에서 암흑과 빛을 감지함. 

11:06부터 11:32까지, 그 빛이 백색, 금색, 적색 등의 다양한 빛으로 보이는 것을 보고함. 

11:32, 누군가에서 손을 잡힌 듯한 감각을 느낀다고 보고. 다른 누군가이기도 하지만 그녀 자신이기도 한, 신비한 감각이라고 부연함. 12명의 피실험자가 비슷한 체험을 보고한 바 있음. 

11:33, 우리가 “베일 개막”이라고 부르는 감각을 보고. 장치는 여섯 번의 일시적 의식 혼란을 기록함. 일곱 번 째에 피실험자가 절규하기 시작함. 뇌 스캔 상 빈사상태로 판단됨. 

11:34, 장치에서 꺼냄.

피실험자는 장치 속에서 미래를 보았다고 믿고 있으며, 그 미래가 완전한 암흑이었다고 주장함. 피실험체는 나에게 “절 강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감사를 표함.

성소 구석에 숨은 작은 고스트가 보인다. 깜박거리는 눈, 전부 다 보인다. 듣고 있나? 듣고 있-

기록 종료.

343번 기록, 캐즘-7889

12:22, 장치가 그의 의식 혼란을 보고함. 전쟁, 그리고 불꽃에 휩싸인 도시의 모습을 목격했다고 주장함. 피실험자 29번은 교단에 들어오기 전에 슬립(the Slip)의 상수도에서 일했음. 

12:27까지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말을 계속함. 그리고-

기록 종료.

343번 기록, 캐즘-7890

장치 개량계획을 세움. 노바로(Novarro)가 티벳에서 황금시대의 연구소 유적을 발견하여 장치의 원형에 관한 기록을 전달, 하리(Hari)의 팀은 그 잔해를 회수함. 이렇게 작동이 확인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음. 정신적 손상을 입고 돌아온 피실험자가 너무 많음. 우리는 더욱 절박해진 상태임. 

고스트야, 어떻게 생각해?

기록 종료.

343번 기록, 캐즘-7891

피실험자는 47명의 인간. 11명이 어둠에 지배되는 시대를 보았다고 보고, 13명은 도시가 붕괴되는 시대를 보았다고 보고함. 23명은 의미 불명의 헛소리를 할 뿐임.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사면초가다.

장치를 파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것에 의지하기에는 인간의 마음이 너무 약하다. 미래를 엿보기에는, 장치가 본 것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약한 것이다.

고스트야, 우리는 더 우수한 목격자가 필요해.

시베리아에서 박살난 상태로 발견된 널 최대한 수리해 두었지.

어때? 여행 준비는 끝났어?

기록 종료.

불신의 궤도가 취하는 교리는 단순한 운명론에서부터 출발해 지구권 외 세계에 대한 집착으로까지 발전했다. 그들이 현재 힘을 쏟는 것은 과거의 폐허와 전리품을 재료로 우주선을 건조하는 것이다. 

978번 기록: 이클립스-4165

이봐, 들려? 안돼…. 부탁이야, 죽지 마. 작은 고스트야, 눈을 떠…. 제발, 들린다면 뭔가 대답을 하렴.

이렇게까지 했는데…. 듣고 있는 거 알아.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뭐지? 여기서 널 찾은 건 기적이야. 이런 곳에서.

여행자가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까지 고스트를 보낼 줄은 몰랐어. 

작고 길 잃은 고스트야, 눈을 뜨렴.

난 불신의 궤도 소속의 아라흐(Arach)야. 소피아 호(Sophia)의 마지막 선원이지. 여긴…. 이름도 없는 곳이야. 우리는 A-113이라고 불렀지.

이곳에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거니? 왜 여기까지 온 거니?

들어 주렴. 우리는 함대를 대표해서 여기까지 왔어. 뭔가 쓸만한 게 없는지 찾고 있었단다. 61일 전, 불신의 궤도가 운용하는 정찰기가 세레스(Ceres: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공전하는 왜행성) 정지궤도 상에서 정체불명의 무엇인가를 발견했단다. 서쪽 133 포인트. 특징으로 미루어 황금시대의 것으로 보였어. 인간, 작은 정거장, 과거 기록에도 없었지. 우리는-.

타워에 알리는 게 순서였지만 그러지 않았단다. 내 판단이었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독점하고 싶었단다. 우리 함대의 소유물로 만들고 싶었지. 타워에 알린다면, 우리와는 전혀 다른 목적의 수호자가 파견되었을 거야…. 이제 와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말이야. 그렇지, 작은 고스트야?

내가 쓸데없는 수다를 떨고 있다면, 그건 일주일 동안 한 숨도 못 잤기 때문일 거야.

일주일 하고도 한나절 전, 소피아가 이 지대에 추락했어. 순식간에 발각된 거지. 추락 경보가 울리고, 모든 것이 끝나버렸단다. 아니, 끝나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녀석들은 우릴 7.5일 동안 내버려 뒀단다. 경보, 적의 스캔이 이어졌지. 어워큰의 우주선을 불과 수백 킬로미터 앞둔 위치에서 우리는 기습을 당했어. 꼭 매복하고 있었던 것 같았지. 그 자리에서 우릴 우주 먼지로 만들어버릴 수 있었을 텐데, 마치 고양이가 먹잇감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엔진과 통신수단을 파괴하고, 우릴 며칠 동안 가지고 놀았단다. 이 지대의 반대편으로 만신창이가 된 채로 이동했지만, 녀석들은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

이것저것 회수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 보이지만, 이제 난 돌아갈 수 없겠지. 작은 고스트야, 널 제외하면 말이야.

깨어나렴.

깨어나서 고향으로 돌아가렴. A-113을 기록에서 말소하라고 전해주렴. 소피아 호와 그 임무, 승무원들이 잊힐 수 있게 전해주렴.

기록 종료.

신왕조파는 “우리는 모두 함께 부흥한다”는 소박하면서 포괄적인 교의를 설파하며, 교파전쟁이 남긴 상처에서 일어섰다.

도시 체제의 불안정한 상황에 불신감을 가진 신왕조파는 대변자, 도시 합의기구, 뱅가드를 주시하며 도시를 적절하게 정비하고 황금시대의 영광을 되찾을 만한 지도자를 찾는 중이다. 또한, 그런 지도자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스스로 만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나, 외부의 적에 대해 장벽의 방어를 굳건히 한다.

둘, 모든 건전한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지킨다.

셋, 황금시대를 다시 맞이할 수 있도록, 도시의 과학을 지원하고 폐허에서의 회수작업에 힘쓴다.

넷, 도시의 기술혁명을 이끌어, 수호자들을 지원한다.

다섯, 도시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지지하며, 그 조화를 어지럽힐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집단이나 개인이라도 저지한다.

여섯, 모든 개인, 정치집단, 동맹에 대해 최대한의 생산적 표준과 올바른 행동양식으로 대하는 것을 지속한다.

일곱, 도시 합의기구의 투표에 의해 합의기구 제도를 폐지하며, 모든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한 명의 이상적인 인물에게 최고 권력을 양도하여 유일한 군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