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Thorn)
"적을 도륙함이란 그것이 영혼과 존재의의가 없는 열등한 존재로 본다는 것이니라.“
- 비탄의 서 7권 13장 “이해”
암흑의 수단으로 강화된 가시(Thorn)는 한 때 영웅의 무기였다. 톱니 형상을 한 그 형체는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하이브의 마력과의 강한 연결고리를 암시하는 기분 나쁜 분위기를 풍긴다.
가시의 전설은 그 혐오감과 수치감 속에서 회상되곤 하는 수호자, 드레겐 요르를 함께 언급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무기는 파괴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는 소문이 황야에서 종종 들려오곤 한다.
고스트의 파편: 가시(Thorn)
장미(The Rose)
고결한 사나이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는 희망의 상징이면서, 한 사람의 사나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진실 가운데 거대한 희망이 있었다. 단신으로 밤에 대항하는 사나이가 있다면, 누구나 그처럼 밤과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사나이는 그 굳센 손으로 장미(The Rose)를 쥐었다. 그러면 그의 오라가 눈부시게 빛났다.
사나이가 여행을 떠날 때마다 사람들은 그를 기억했다. 그가 지나간 자취에 희망이 퍼져갔다. 그러나 그 남자는 은밀한 불안을 품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어둠이 있었다. 자신의 존재 깊은 곳에 슬픔이 스며들었다. 그는 오랜 시간동안 영웅이었지만, 자존심이 그를 슬픔의 길로 인도했다.
그늘진 속삭임은 서서히 목소리를 이뤄 어두운 외침이 되고, 가장 찬란한 빛마저 흐려버릴 정도의 영광을 그에게 선사했다. 서서히 삼켜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에서 느껴지는 절망을 제지할 수 없었다.
최후의 날, 사나이는 주저앉아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순수한 정신과 더 이상 그렇지 않은 육신으로 찰나의 희망에 매달려 떠올린 사나이의 마지막 생각은, “나는 이제 이 변모한 모습 때문에 괴로워하겠지만, 사람들은 나를 예전의 모습으로 기억하겠지” 였다.
그 고결한 사나이는 인간이 손을 댈 수 없는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기고,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해 인간으로써의 자신을 버렸다. 이것은 선택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답을 아는 것은 운명뿐일 것이다.
싸늘한 밤바람 속 석양이 밤에 물들어갈 때, 그 고결한 사나이는 사라졌다. 그 대신에 다른 무엇인가가 나타났다.
같은 육체, 같은 뼈, 그러나 완전히 이질적인 존재.
새로운 종족의 출현이었다. 단 한 명뿐인 종족, 요르의 이름을 사용하는 유일한 조상이자 최후의 자손.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난 그 순간 그는 장미로 시선을 옮기고, 이제야 꽃잎이 달려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분노를 뿜어내는, 잔혹한 가시들만이 여기저기 돋아 있었다.
고스트의 파편: 가시(Thorn) 2
개화(The Bloom)
종류: 기록
내용: 회화
당사자: 4명. 3명 신원 미확정(U.1, U.2, U.3), 1명 미확인(U.4)
관련: 브레이크랜드, 두르가, 유언(The Last Word), 신 말퍼르(Shin Malpur), 북부 해협, 팔라몬, 가시(Thorn), 벨러, 자렌 워드(Jaren Ward), 슬픔의 무기(WoS), 드레겐 요르(Dregen Yor)
[U.1]: 그거 좀 보여줘.
(침묵)
[U.1]: 총 말이야. 보여 달라고.
(짧은 텀)
[U.2]: 우리 구면인가?
(짧은 텀)
[U.1]: 글쎄.
[U.2]: 내 총이 갖고 싶은 건가?
(짧은 텀)
[U.1]: 아니, 그게, 한 번도 본 적 없는 물건이라서 그래.
(짧은 텀)
[U.2]: 그야 그렇겠지.
[U.1]: 위험해 보이는데.
[U.2]: 그렇게 보이는 게 중요한 거지.
[U.1]: 그런가.
[U.1]: 좀 봐도 될까?
[U.2]: 싫은데.
(침묵)
[U.1]: 어디서, 어디서 찾은 거야?
(침묵)
[U.1]: 내 말 안 들려?
(침묵)
[U.3]: 야, 이 친구가 물어보잖아.
(침묵)
[U.2]: 찾은 게 아냐. 만들었지.
[U.1]: 뭐라고? 대단한 솜씨인데? 총기 장인인가?
[U.2]: 그렇게 보여?
[U.1]: 사람은 겉보기로 판단하면 안 되잖아.
[U.2]: 그렇지.
[U.1]: 뭐야, 뭐 마음에 안들어?
[U.2]: 아니.
[U.1]: 그런가. 그 부분은 이제 알겠고…. 그래서 그 총 말인데.
(침묵)
[U.2]: 달에 가 본 적이 있나?
[U.1]: 뭐라고?
[U.2]: 달 말이야. 가 본 적 있냐고.
[U.1]: 가 본 녀석이 있을 리가 있나.
[U.2]: 정말로?
[U.1]: 당연한 사실 아니냐?
[U.2]: 그렇게 단언하다니, 이상한 놈이군.
[U.1]: 이 자식,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보지? 태도에서 묻어나는군. 우리에겐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듯이 취급하고 있잖아. 이 자리에 있지도 않은 사람처럼 취급한다고!
[U.1]: 사실 넌 네 생각만큼 강하지 않아. 궁지에 몰려서 보통 사람으로 전락해보면, 처음으로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라는 걸 깨달을 걸.
[U.2]: 뼈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U.1]: 뼈라니?
[U.2]: 모든 뼈 말이야.
[U.1]: 무슨 소릴 하고 싶은 건데?
[U.2]: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군.
[U.1]: 이젠 잔소리 하려고 드는 건가? 그냥 대화를 하는 거잖아.
[U.2]: 진짜 꿍꿍이속은 따로 있겠지.
[U.4]: 이거 똑똑이 나셨네.
[U.2]: 똑똑한 게 아니라 경험이다. 언제나 경험은 도움이 되지.
[U.1]: 대화 좀 하려는 사람에게 건방지게 주둥이 놀리는 것도 경험이 가르쳐 준 거냐?
[U.2]: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야, 못할 것도 없지.
[U.1]: 대화를?
[U.2]: 말싸움을.
[U.1]: 그럼 지금 하고 있는 건 뭔데?
[U.2]: 내 “대화”는 좀 거친 감이 있거든.
(침묵)
[U.1]: 협박이냐?
[U.2]: 진실이지.
[U.1]: 도대체 네가 뭐라고 생각하는데?
[U.2]: 네 말을 빌리면 “보통 사람”이지만, 아직 궁지에 몰리진 않았군.
[U.1]: 네 놈의 총이 얼마나 잘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입을 함부로 놀리면 후회하게 될 걸.
(침묵)
[U.1]: 이제 좀 닥칠 맘이 드나? 자기 분수를 아는 친구로군 그래.
[U.2]: 악몽을 꾼 적이 있나?
[U.1]: 이건 또 무슨 놀이냐? 아니면 그냥 멍청한 건가?“
[U.2]: 악몽을 꾼 적이 있군. 이 세계인가? 그럴 만도 하지만.
[U.1]: 악몽 따위 안 꾸거든? 오히려 꾸게 만드는 쪽이지.
[U.2]: 흔해 빠진 대사군. 양아치 그 자체야.
[U.2]: 네 말을 들어보면, 거친 사나이 흉내를 내는 거 같은데.
[U.1]: 흉내뿐인 거 같아?
[파열음]
[파열음]
[파열음]
[침묵]
[U.2]: 앉아.
[침묵]
[U.2]: 앉으라고.
[U.2]: 네 주둥이가 친구들을 죽인 셈이다.
[U.2]: 날 지겹게 만들면 이렇게 되는 거야. 그리고 지금은….
[U.2]: 죽을 만큼 지겹군.
[U.1]: 잠, 잠깐, 들어봐….
[U.2]: 쉬-잇.
[U.1]: 아니… 하지만… 넌… 그… 수호자라는 놈들 아니야?
[U.1]: 선량한 놈들 편 아니냐고!
[U.2]: “편”? 그럴 지도 모르지. “선량”하다는 게 이런 걸지도 몰라.
[U.2]: 누가 딱 잘라서 말할 수 있겠냐고.
[U.1]: 나, 난….
[U.2]: 내 총을 보고 싶다고 했나?
[U.1]: 아니… 별로….
[U.2]: 똑똑히 봐라.
[U.1]: 나는….
(흐느낌)
[U.2]: 울어 봤자 소용 없어.
[U.2]: 보라고….
(흐느낌)
[U.2]: 보란 말이야.
[U.2]: 눈을 떠.
(흐느낌)
[U.2]: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알라고.
[U.2]: 뼈다…. 마치 가시처럼 삐죽삐죽 솟아있지.
[U.2]: 예전엔 장미(The Rose)라고 생각했지.
[U.2]: 꽃을 피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장미라고.
[U.2]: 하지만 꽃잎은 그 분노의 산물에 지나지 않더군.
(침묵)
[U.2]: 악몽을 꾸는가?
(흐느낌)
[U.2]: 악몽을 꾼 적이 있나? 잠에서 깨어나 공포가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적이 있나? 공포가 가시지 않는 기분을?
[U.2]: 난 악몽을 꾼 적이 있어.
[U.2]: 악몽은 어두운 구석에 도사리고 있지.
[U.2]: 거기서 우릴 감시한다고.
[U.2]: 나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든 벗어날 방법을 찾았다고 여겼지.
[U.2]: 이제 이길 수 있을 지도 몰라, 살아남을 수 있을 지도 몰라, 이렇게 말이야.
[U.2]: 하지만 한 번 그림자 속에 발을 담그면 빛 속을 걸어가기가 곤란해지지.
[U.2]: 혹은… 내가 그만큼 강하지 못했을지도 몰라.
[U.2]: 아마 그렇겠지.
[U.2]: 하지만 지금은, 내 강함이 느껴져.
(흐느낌)
[U.2]: 나는 어둠을 손에 넣었다.
[U.2]: 혹은 어둠이 나를 손에 넣은 것일지도 모르지.
[U.2]: 어느 쪽이든 간에, 나는 어둠과 공존하는 존재가 된 거야.
[U.2]: 그리고, 나는 굶주려 있다.
[U.2]: 어둠이… 굶주려 있다.
[U.2]: 네 가련한 목숨의 불꽃 저 편에 빛은 없다.
[U.2]: 그 불꽃도 대수롭지 못한 물건이지만.
(흐느낌)
[U.2]: 눈을 떠라.
(흐느낌)
(흐느낌)
(파열음)
(침묵)
(침묵)
(침묵)
고스트의 파편: 가시(Thorn) 3
빛과의 작별(A Farewell To Light)
종류: 기록
내용: 대화
당사자: 2명. 고스트 타입, 편집 지정(U.1) 수호자 타입, 편집 지정(U.2)
관련정보: [편집], 브레이크랜드, 두르가, 유언(The Last Word), 신 말퍼르(Shin Malpur), 북부 해협, 팔라몬, 가시(The Thorn), 벨러, 자렌 워드(Jaren Ward), 슬픔의 무기(Weapons of Sorrow), 드레겐 요르(Dregen Yor)
[U.1]: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잖습니까?
[U.2]: 물론 아니지.
[U.1]: 그럼 지금이라도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U.2]: 이미 다시 태어난 걸.
[U.1]: 더 훌륭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요.
[U.2]: 지금의 내가 더 마음에 드는데.
[U.1]: 몹시 주관적인 의견이군요.
[U.2]: 그럼 어떻게 보이는데? 전보다 더 구제불능인가?
[U.1]: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U.2]: 넌 어떻게 생각하지?
(침묵)
[U.2]: 그 모든 것을 보고도 지금, 너는 나와 함께하고 있지. 할 말이 없나?
[U.1]: 그렇지 않습니다.
[U.2]: 않습니다만, 이겠지?
[U.1]: 그렇지 않습니다만, 틀림없이 듣기 꺼려지시겠지요.
[U.2]: 꺼리는 건 지금도 많아.
[U.1]: 지금의 당신도 꺼림칙합니다.
[U.2]: 흠.
[U.1]: 당신이 가는 길은 위험합니다.
[U.2]: 꼭 그렇지도 않아.
[U.1]: 당신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고결함 덕분입니다.
[U.2]: 그 덕분에 받은 포상이지.
[U.1]: 그런 것도 포상입니까.
[U.2]: 그럼 뭔가? 저주인가?
[U.1]: 그렇다고 봅니다.
[U.2]: 난 아니라고 보는데.
[U.1]: 이제 옛날의 당신은 사라졌군요.
[U.2]: 나는 나다. 과거의 나 자신이 사라졌을 뿐이지.
[U.1]: 과거의 당신은 가치가 있었습니다.
[U.2]: 네게는 그랬겠지.
[U.1]: 빛에게 있어서 가치 있는 존재였습니다.
[U.2]: 빛 말인가.
[U.1]: 그게 전부입니다.
[U.2]: 빛은 그냥 위안거리일 뿐이야.
[U.1]: 당신을 지탱해주었지 않습니까?
[U.2]: 아주 간신히 말이지. 결국 그 정도였지.
[U.1]: 그 정도라구요? 그게 영웅이었던 당신이 할 말입니까?
[U.2]: 여전히 사람들은 죽어 나가지. 악의 존재도 사라지지 않고, 빛은 희미해져 가고. 어둠은 지금도 세력을 넓히고 있어.
[U.1]: 분명 그건 변함없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자신을 바칠 이유는….
[U.2]: 난 희망에 자신을 바친 거야.
[U.1]: 대신 당신의 손은 피로 물들었죠.
[U.2]: 지금의 상황이랑 별 차이도 없잖아?
[U.1]: 있습니다. 그 피가 무고한 이들의 피니까요.
[U.2]: 그건 보는 시각의 차이지.
[U.1]: 그건 당신의 말이 아니라, 당신 속의 그림자가 하는 말이군요.
[U.2]: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U.1]: 그림자가 아니냐고 물어보시는 겁니까?
[U.2]: 요 몇 년 동안 넌 충분히 수고 했어. 내 길을 바로잡으려 최선의 노력을 했지. 하지만 이제 바로잡을 필요는 없어.
[U.1]: 필요가 있다면요?
[U.2]: 이미 늦은 것 같은데.
[U.1]: 아직 모릅니다.
[U.2]: 과거의 자신과 지금부터 되려고 하는 나 자신은 아무래도 너무 다른 존재거든.
[U.1]: 그게 바로 제 희망입니다. 다를수록 변화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U.2]: 그렇게 생각하나?
[U.1]: 방법을 찾아내어, 당신의 어둠을 몰아내고 빛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침묵)
[U.2]: 왜 나를 선택했지?
[U.1]: 이유가 있어서 선택한 게 아닙니다.
[U.2]: 나는 특별한 존재였던가?
[U.1]: 그랬었지요.
[U.2]: 하지만 다른 놈이랑 비슷한 정도로 특별했을 뿐이겠지.
[U.1]: 여러분은 모두 특별한 존재입니다.
[U.2]: 말에 모순이 있군.
[U.1]: 어떤 모순 말씀이신가요?
[U.2]: 우리가 모두 특별하다면, 그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소리 아닌가?
[U.1]: 당신이 원하는 건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입니까?
[U.2]: 흥.
[U.1]: 당신은 무시했지만, 이건 아주 진지한 질문입니다. 당신은 그저 특별한 존재로 남고 싶을 뿐입니까? 그 때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목숨을 빼앗은 겁니까?
[U.2]: 그래서, 아직 난 다른 놈들보다 우월하지 못하단 말인가?
[U.1]: 지금 당신의 모습을 보고, 당신 발밑에 있는 연기와 재, 뼈를 보고도 당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오히려 반대지요.
[U.2]: 그럴지도. 하지만 넌 아직 내 곁에 있군.
[U.1]: 그래서요?
[U.2]: 넌 언제나 내 곁에 있었지.
[U.1]: 달리 갈 곳도 없으니까요.
[U.2]: 그렇게 지껄이면서 내 변한 모습을 정 반대편에서 부정하고 말이야.
[U.1]: 그저 모습이 변한 것뿐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당신의 “변모”는 당신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이건 오염이에요.
[U.2]: 그림자에?
[U.1]: 어둠(The Darkness)입니다.
[U.2]: 그럴지도 모르지.
[U.1]: “그럴지도”가 아닙니다.
[U.2]: 그럼, 날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U.1]: 제가 당신의 빛을 다시 되살렸습니다. 그 빛이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구요.
(침묵)
[U.2]: 이제 빛이라면 지긋지긋해.
[U.1]: 그래도 노력을 좀….
[U.2]: 너도 지긋지긋하고.
[U.1]: [편집됨]….
[U.2]: 이제 그건 내 이름이 아니야.
[U.1]: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싶지 않군요.
[U.2]: 멋대로 해. 너와는 이제 작별이다.
[U.1]: 전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겁니다.
[U.2]: 나는 널 데리고 다닐 생각이 없어.
[U.1]: 수호자가 고스트도 없이 혼자 강행할 수 있는 여행이 아닙니다. 제가 없으면 죽는다고요.
[U.2]: 상관없어. 네가 나를 다른 수호자와 함께 살 수 없는 부적격자로 판단한지 벌써 한참 지났어. 하지만, 아직 나 자신에게는 더 큰 자격이 있다는 느낌이 드는군.
[U.1]: 제가 없으면… 죽는다고요.
[U.2]: 언젠가는 죽겠지. 전에도 죽어봤으니 상관없어.
(침묵)
[U.2]: 내 마지막 선행이라고 생각해라. 내 행동이 너에게 지울 무거운 짐에서 해방시켜 주지. 지금까지의 행동뿐만 아니라, 앞으로 내가 저지를 행동도 너와는 이제 관계 없어.
[U.1]: 당신을 혼자 내버려둘 수 없어요.
[U.2]: 집어쳐. 자꾸 끈덕지게 굴면 네 껍데기에서 빛을 뽑아내고, 빈 껍질은 누구도 오지 않는 오염된 붉은 세계에 집어던지고 갈 거다.
[U.1]: 그럼, 전 당신을 구할 수 없었다는 거군요.
[U.2]: 아니, 내가 아니라 과거의… 그 때의 나를 구하지 못한 거다.
[U.1]: 그 때의 당신은 정말로 죽어버린 것이로군요.
[U.2]: 그래, 죽었다.
[U.1]: 죽었다는 보장이 있나요?
[U.2]: 인내심을 시험하는군.
(침묵)
[U.2]: 내 이야기를 할 땐, 이름을 바로 언급해라. 지금 네 눈앞에 서 있는 남자를 묘사해라. 한때 영웅이었던 남자의 잔재를 언급하지 마라.
[U.1]: 제게 있어서 당신은 언제나 [편집됨]입니다.
[U.2]: 사라진 남자의 이름을 잊어버리지 못하면, 그 남자의 추억은 더러워질 뿐이다. 내가 지금까지 행한 선행이 그 더러움으로 얼룩지고 말 거다.
[U.1]: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아직 늦은 게 아닙니다.
[U.2]: 솔직하게 말해줄까? 내가 원하는 건 공포에 질려 서로를 살을 맞댄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어. 그리고 가장 잃어버릴 것이 많아졌을 때 타격을 주는 거야. 그 때 느끼는 고통과 비명이 단연 가장 크지 않을까.
[U.1]: 당신은….
[U.2]: 희망만큼 극적인 죽음을 연출하는 건 없지.
[U.1]: 당신은 괴물이군요.
[U.2]: 이제야 진실이 좀 보이나보군.
[U.1]: [편집됨]은 이미 죽은 거군요.
[U.2]: 내가 하던 이야기가 그거야. 드레겐 요르 만세.
[U.1]: 이제 작별이군요. 하지만, 당신이 저지른 죄에서 언제까지고 도망만 칠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에는 당신 혼자 쓸쓸히 죽어갈 거에요.
[U.2]: 그럴지도 모르지만, 난 그걸로 충분해.
[U.1]: 피에 젖은 “장미(The Rose)"로도 당신 스스로를 지킬 수 없을 겁니다.
[U.2]: 내 오랜 친구여…. 장미는 지금도 날 지키고 있지.
엑조틱 핸드캐논 쏜과 그 원 주인인 드레겐 요르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 내용으로 유추할 수 있는 건,
1. 드레겐 요르는 본명이 아니며, 현재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과거의 대영웅이다.
2. 쏜은 원래 로즈(The Rose)라는 이름의 총이었으며, 드레겐 요르 본인이 제작하였다.
3. 드레겐 요르는 내면의 어둠에 잠식당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존재로 변모했으며, 이것은 하이브도, 어워큰도 아니고 오릭스의 테이크(take)에 당한 것도 아니다.
4. 요르의 고스트는 변모 이후에도 상당기간 요르를 따라다녔다.
5. 가디언과 고스트는 상호 합의하에 관계를 정리할 수도 있다.
이후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쏜을 정화하여 로즈로 만드는 바운티가 나올 법도 하네요. 쏜 한 자루 만들어두세요. 짱짱총입니다.
ps. 쏜을 가시로 번역하고 있으니, 왠지 가시나가 떠올라서... 모에화한 가시나 그려주실 분 찾습니다.
http://paragona.egloos.com/315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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