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소녀인법첩 -월섬투쟁록-
제5장
제5장 01 진짜 어른 (미노리)
유미:
한조 학원……. 다시 이곳에 왔습니다.
아스카:
기다리고 있었어, 유미쨩.
유미:
아스카상. 드디어 학염제로 자웅을 겨룰 때가 왔군요.
애초에는 당신의 조부…… 하나조와 싸우기 위해 제안했던 학염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제가 당신과 싸우는 이유는 단 하나.
쿠로카게의 제자로서, 할아버지의 손녀로서, 당신과 승부를 보고싶습니다!
어느쪽이 시노비로서 더 강한지. 확실하게 겨뤄보지요!
아스카:
바라던 바야, 유미쨩!
미노리:
그럼, 우선은 미노리부터 할래!
히바리:
미노리쨩 상대는 히바리지.
미노리:
있잖아, 히바리쨩. 미노리 엄청많이 생각했어.
진짜 어른이란 뭔지.
히바리:
응. 둘이서 숙제하기로 했지.
그래서 답은 나왔어?
미노리:
……으, 응. ……그래도 어떨까. 조금 자신 없는데.
그래도, 히바리쨩이랑 싸워보면 알 것같아. 어른이 된다는게 뭔지.
히바리:
알았어. 그럼 히바리, 전력으로 미노리쨩이랑 싸울게.
미노리:
……히바리쨩, 간다!
-전투생략-
미노리:
……하아. 하아. 이겼다. 미노리, 이겼어.
히바리:
응. 미노리쨩, 엄청 강했어.
그래서 답은 알겠어?
미노리:
응.
진짜 어른이라는건…… 자기 생각을 뚜렷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
그러니까, 미노리는…… 미노리는…….
……. ……쿠로카게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으아~앙!
미노리는 시노비에 선도 악도 없다고 생각해!
왜냐면 왜냐면…… 미노리가 싸운 사람들은 모두 시노비로서 최선을 다해왔어.
거기에 차이같은건 없는걸! 선도 악도 상관 없는걸!
으아~앙! 쿠로카게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으에~엥!
히바리:
……미노리쨩. 사과할 것 없을거야.
미노리쨩의 성장을 분명 쿠로카게 할아버지도 기뻐해주실거야.
미노리:
으, 으, 으, 으아~앙! 고마워, 히바리쨩!
제5장 02 진짜로 갖고싶은 것 (시키)
시키:
야호, 야규찡! 또 왔어!
야규:
나도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일의 마무리를 짓자.
시키:
그렇지. 근데 나 이길 수 있으려나?
역시 그 은귀의 눈이란거 장난 아니잖아? 진짜 위험하고.
힘을 위해서 안대로 한쪽 눈을 봉인하고말야. 야규찡 너무 기합들어갔어.
야규:
……착각하지마라. 이 눈은 힘을 원해서 봉인한 것이 아니다.
시키:
아니야?
야규:
좋은 뜻에서든 나쁜 뜻에서든,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진다.
그래도 나는 영원히 잊고싶지 않았다. ……죽은 여동생을.
시키:
에?
야규:
처음에는 여동생의 유품으로 안대를 만들었다.
안대를 하면 시야가 반으로 줄지만, 잘 보이지 않을때마다 난 여동생을 떠올릴거라 생각했다.
시키:
……그래서 안대를 했었구나.
야규:
어느샌가 내 눈에는…….
시키:
야규찡의 여동생에대한 마음이 힘으로 변한거구나.
야규:
……아니. 난 여동생이 이 힘을 준거라 생각하고 있다.
여동생은 내가 시노비가 되는걸 응원해줬으니…….
시키:
……응. 잘 알겠어. 야규찡. 뭔지도 모르고 그냥 달라고 했던 내가 바보였어.
이제 그 안대 갖고싶다는 소리는 안할게.
그래도, 나…… 대신 다른게 갖고싶어졌어.
야규:
다른것?
시키:
야규찡으로부터의 완전승리.
야규:
뭐라?
시키:
지금 이야기, 나 완전 감동했어. 사람으로서도 시노비로서도 야규찡 진짜 리스펙트야.
그래도말야, 그러니깐 나도 질 수 없어. 사람으로서는 못하더라도 시노비로서는 이겨보이겠어.
안그러면, 쿠로카게님에게 혼날테니까.
야규:
좋다. 너는 쿠로카게를 위해 싸워라. 나는 여동생을 위해서 싸우겠다.
시키:
응! 간다~!
-전투생략-
시키:
하아…… 하아……. 야규찡 진짜 너무 세…….
야규:
아니, 이긴건 너다. 분하지만 그게 사실이다.
시키:
아니 그래도 진짜 위험했다니깐. 내가 이겼다니 못 믿겠어.
야규:
분명 쿠로카게도 기뻐할거다.
시키:
……그럴까. ……크로카게님, 나를 인정해주실까.
야규:
왜 그렇게 생각하지?
시키:
나 말이야, 하가염제에서 이런저런 시노비랑 싸워보고 잘 알게 됐어. 시노비는 시노비. 선닌도 악닌도 상관없다는걸.
그래고, 그러면 악도 있어도 된다는게 되버리니까…… 쿠로카게님의 생각이랑 달라져버린단 말이지.
야규:
비록 생각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상대를 인정할 수는 있다.
네가 도달한 결론을 쿠로카게가 인정해주지 않을리가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시키:
……응. 그렇지.
야규:
넌 어엿한 시노비다. 쿠로카게도 그걸 자랑스러워 할거다.
시키:
……고마워, 야규찡.
나, 쿠로카게님에게 내 생각를 제대로 말해볼게.
제5장 03 서로 통하는 마음 (요자쿠라)
카츠라기:
왔군 요자쿠라! 나는 준비 만전이라구!
봐라! 양손도 이렇게 최고 컨디션!
만지작만지작 만지~작!
요자쿠라:
…….
카츠라기:
으으. 이 리액션. 여전히 상대하기 힘들군.
요자쿠라:
당신은…… 자유롭군요.
카츠라기:
에?
내가 자유로워?
뭐, 확실히 제멋대로 성희롱하고 있으니 그렇게 보이는것도 무리는 아닐려나.
그래도 요자쿠라. 매사가 그렇게 단순하진 않아.
요자쿠라:
에?
카츠라기:
내 성희롱은 그저 만지작만지작 하는게 목적이 아니야.
조금이라도 많은 녀석들과 사이가 좋아지길 바라는 나만의 커뮤니케이션이야.
요자쿠라:
말하기 나름이군요.
……그래도 매사에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말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카츠라기:
그렇군! 그럼, 해볼까!
요자쿠라:
예.
카츠라기:
목숨을 건 성희롱을!
요자쿠라:
아, 아니야! 목숨을 건 싸움이라구!
카츠라기:
아니, 미안미안. 헷갈렸어.
요자쿠라:
……그럼 다시한번, 갑니다!
-전투생략-
요자쿠라:
하아, 하아. 제 승리입니다.
카츠라기:
아아, 졌다 졌어. 내 완패야.
요자쿠라:
그래도 신기해요. 저는 더 당신과 싸우고싶습니다.
카츠라기:
헤헤, 우연인데. 나도야.
요자쿠라:
학염제를 시작하고서부터 계속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었어요.
싸우면 싸울수록 서로 통하는 듯한 마음……. 싸움이 증오만을 낳는것은 아니군요.
카츠라기:
그래. 강가에서 서로 치고박은 끝에 우정이란게 싹트는 법이지.
요자쿠라:
……그 예시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 기분, 저는 싫지 않습니다.
적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이렇게 굉장한 것은 없을거에요.
카츠라기:
응.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요자쿠라:
……쿠로카게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그저 이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제5장 04 친구를 위해 (무라쿠모)
무라쿠모:
이카루가. 싸우기 전에 한가지 묻고싶다.
이카루가:
무라쿠모상. 뭔가요.
무라쿠모:
……너의 빈민가 친구라는건 탈주닌자 요미인가?
이카루가:
예. 그렇습니다.
무라쿠모:
그런가. 그건 우연이군. 요미는 내 소꿉친구이기도 했다.
이카루가:
그러시다면 빈민가의 재개발계획 건은…….
무라쿠모:
그것과 이건 다른 이야기다.
요미는 악닌이다. 선닌인 내가 힘이 되어줄 수는 없다.
이카루가:
그럴수가.
무라쿠모:
전에 말했듯이, 나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싶다면, 우선 나를 이겨라.
이카루가:
그렇죠. 알겠습니다. 저, 요미상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겨보이겠습니다.
무라쿠모:
그래. 어디까지나 친구를 위해 검을 휘두르겠다는 거군.
이카루가:
무라쿠모상, 갑니다!
무라쿠모:
와라! 이카루가!
-전투생략-
무라쿠모:
나, 나의…… 승리다.
이카루가:
큿……. 아직…… 아직…….
저는 질 수 없습니다. 요미상의 고향을 지키기 위해서도 질 수는…….
무라쿠모:
……. ……이카루가, 이제 그만 됐다.
빈민가 재개발은 중지하도록 아버지에게 부탁해보겠다.
이카루가:
저, 정말입니까?
무라쿠모:
……그 장소는 나에게 있어서도 고향이다.
게다가 네 말을 듣지 않았다간, 넌 죽을때까지 다시 일어설 것같으니 말이다.
나는 널 죽이고싶지 않다.
이카루가:
무라쿠모상…….
무라쿠모:
나는 더 싸워보고 싶다. 너나 요미와 더 싸워보고 싶다.
이카루가:
……예. 그래요.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게다가 싸우는 것 뿐만 아니라 가끔은 함께 식사도 하고, 느긋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싶습니다.
무라쿠모:
…….
이카루가:
안되나요?
(무라쿠모 가면벗음)
무라쿠모:
아뇨. 부디 부탁드려요.
이카루가:
……무라쿠모상.
무라쿠모:
선도 악도 상관없이, 같은 시노비로서, 다음엔 세명이서 만나요.
제5장 05 악과 사귀는 선 (유미)
아스카:
유미쨩, 드디어 우리들 차례야.
유미:
예.
아스카상, 오늘 저는 다른 때와는 다를겁니다. 각오는 되셨습니까?
아스카:
유미쨩, 각오해야할건 그 쪽이야.
나 호무라쨩에게 수행받아 왔으니깐 꽤 파워업 했어.
유미:
호무라상이 수행 상대?
아스카:
아, 또 화내려나? 선닌과 악닌이 같이 있었다고…….
유미:
아니요. 학염제에서 싸워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악에도 이런저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스카:
그치. 호무라쨩이랑 같이 있으면 재밌는걸.
유미:
후후. 호무라상은 아스카상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스카:
에!? 진짜로?
그런데 호무라쨩은 나를 만나면 항상 잔소리한다구. 수행은 했나!? 나태해지지 않았나!? 라고 말이야.
뭐, 그런 잔소리가 심한 점이 좋기도 하지만 말야. 에헤헤헤.
유미:
……악닌과 사이좋은 선닌, 얼마전까지의 저라면 절대로 용서하지 못했을겁니다.
아스카:
하지만 지금은?
유미:
그렇군요. 조금 생각을 바꾸게됐습니다.
아스카:
조금만?
유미:
완전히 생각을 바꾸는 것은, 아스카상. 당신과 한계에 달할 정도의 승부를 보고나서입니다!
아스카:
……응. 알았어! 승부야, 유미쨩!
유미:
선도, 악도 아닌 그저 시노비로서 저의 모든것을 내던지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할아버지!
-전투생략-
유미:
하아…… 하아……. 저의 승리……군요.
아스카:
아직…… 아직이야!
유미:
어째서? 어째서 아직도 일어날 수 있는겁니까?
아스카:
유미쨩, 난 아직 한계 아슬아슬한 정도가 아니야. 아직 유미짱에게 전부 내던지지 않았어.
유미: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하고 당해도 일어서는…… 당신의 힘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겁니까?
아스카:
나의 힘에 비밀같은건 없어.
내가 싸우는 상대는 다들 나보다 강해서…… 나는 모두가 놓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 것 뿐이니까.
왜냐면, 놓아버려서 차이가 벌어지면, 모두 나랑 싸워주지 않게 되잖아.
그런거 난 싫으니까.
유미:
……아스카상.
아스카:
나, 모두랑 친구로 있고싶으니까. 라이벌로 있고싶으니까. 그래서 나는 지고싶지 않아……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거야.
게다가 말이야, 유미쨩이 쿠로카게상을 위해 싸우는 것처럼, 나도 간단히 쓰러져버리면 할아버지게 보일 면목도 없고.
유미:
……잘 알겠습니다. 그럼 필사적으로 하도록 하죠.
누군가가 죽을지도 모르는 한계까지!
아스카:
응!
유미:
그리고, 싸움이 끝났을 때, 제가 살아 있다면…….
그 때에는 아스카상, 저와 친구가 되어주세요.
아스카:
물론이지! 유미쨩도 최강의 친구가 될거야!
유미:
고맙습니다, 아스카상! 그럼, 남은 제 힘을 모두 쥐어짜내겠습니다!
-전투생략-
유미:
하아…… 하아…….
아스카:
역시 대단해……유미쨩. 이제 못 서겠어.
내 패배야.
유미:
아니요. 몸이 움직이지 않는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스카:
그럼 한동안 안움직이는게 좋아.
유미:
그럴 순 없습니다.
아스카:
안돼. 무리하면. 뭘 하려는건데?
유미:
……악수입니다. 아스카상.
아스카:
……유미쨩.
유미:
멋진 승부였습니다. 약속대로 친구가 되어 주시겠습니까?
아스카:
물론이지. 잘 부탁해 유미쨩.
유미: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저는 할아버지의 바람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저. 할아버지의 손녀이자, 쿠로카게의 제자입니다.
할아버지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시노비의 길을 올곧게 걷겠습니다.
그 것만은 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지키며 살아가겠습니다.
……그걸로 용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천국에 계신 할아버지.
-노벨-
……유미야.
용서하고 말고도 없다.
오히려, 머리를 숙여야 할건 나다.
과거 나는 어둠을 증오했다.
그 증오의 불씨가 아이들을 검게 물들이고 말았다.
나는 정말로 어리석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어둠을 걷어내고 스스로의 손으로 빛을 손에 쥐었다.
그 아이들은 나를 뛰어 넘은것이다.
내가 하지 못했던 것을 해낸것이다.
이렇게 기쁠 수가 있을까.
그 아이들은 훌륭하게 독립했다.
이걸로 겨우 나도 성불할 수 있다.
그 아이들에게 간호를 받다, 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나의 영혼은 계속 방황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이 마음에 걸려서,
성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아무런 미련도 없다.
슬슬 시간이 된 듯 하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빛의 길을 나아가겠다.
무라쿠모, 요자쿠라, 시키, 미노리, 그리고 유미.
이걸로 정말 작별이다.
쿠로카게 "진심으로 축하단다. 그리고, 잘 있으렴"
-대화-
시키:
어~이! 유미찡~!
요자쿠라:
유미~!
미노리:
유미쨩~!
무라쿠모:
……유미.
유미: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이걸로 학염제도 끝입니다.
미노리:
물론, 한조학원을 불태우거나 하지 않을거지?
유미:
당연합니다. 한조학원은 앞으로도 절차탁마할 동료니까요.
시키:
응. 맞아.
유미:
이걸로 싸움도 일단락 됐습니다. 모두 함께 성묘하러 가지요.
요자쿠라:
그래요. 우리들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죠.
시키:
그치그치. 특히 나는 완전 성장했으니까!
미노리:
미노리도 미노리도! 어른이 됐으니까 칭찬해 줄거야!
시키:
미노리찡은 아직도 어린이잖아. 블랙커피도 못 마시고.
미노리:
모, 못 마셔도 어른이거든! 쿠로카게 할아버지는 미노리 칭찬해 줄거거든!
무라쿠모:
물렀군. 쿠로카게님은 나의 성장을 가장 기뻐해주실 것이다.
시키:
뭐어? 말도안돼!
오히려 언제까지 가면 쓸꺼냐고 혼날거같은데.
무라쿠모:
뭐, 뭐라!? 쿠로카게님은 가면을 멋지다고 말씀해주셨다!
미노리:
하~아…… 둘 다 어린애같은 싸움하고선 말야. 역시 어른은 미노리 뿐이야!
시키:
잠깐 미노리 뭐야 그게!? 말도안돼거든!
무라쿠모:
으으으으으!
요자쿠라:
다들 적당히 하세요! 쿠로카게님은 모두 다 기뻐해주실게 당연합니다!
시키:
……그렇지.
미노리:
응!
무라쿠모:
반성…….
유미:
후후. 그럼 가죠. 할아버지 곁으로.
-노벨-
시키상과 미노리상이 이마에서 땀을 흘리며,
할아버지의 묘비를 수세미로 쓱싹쓱싹 닦고있다.
비바람으로 더러워진걸 닦아낸 묘비가 예쁜 저녁 햇빛을 반사시킨다.
시키 "어때? 유미찡?"
미노리 "쿠로카게 할아버지, 깨끗해졌겠지?"
유미 "네, 아주 깨끗해졌습니다"
헤헤 웃으며 보란듯이 웃는 시키상과 미노리상은,
온화한 미소를 띄고 있다.
이런 상황에 웃을 수 있게 된것도,
학염제에서 마지막까지 싸워왔기 때문이다.
유미 "할아버지, 드디어 성묘하러 왔습니다"
딸기 찹쌀떡을 묘 앞에 두고, 나는 조용히 양 손을 모은다.
그러고 보니 우리들이 찾아오기 전에 이미 딸기 찹쌀떡이
놓아져 있었습니다.
우리들 말고도 누군가가 찾아와준 걸까요.
내가 천천히 눈을 감자 모두가 따라서 눈을 감고 양손을 모았다.
이곳은 몇번이고 들렀지만 이번은 조금 특별하다.
학염제에서 수많은 싸움을 통해 우리들 안에 싹튼 성장을 보고하러 왔기 때문이다.
유미 "할아버지, 저희는 싸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성장을 할아버지께선 기뻐해주실련지요?"
아스카상과 싸우기 전에는,
할아버지의 뜻에 반하는게 아닌지 불안해서 어쩔줄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지금 우리들의 얼굴을 보고, 분명 기뻐하실것이 틀림없다.
왜냐면 할아버지는 우리들의 미소를 정말 좋아하셨기 때문이다.
왕파이 "음…… 이걸로 드디어 약속을 지켰다해"
갑자기 왕파이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서 모두가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
그러나 그 곳에 서 있던건 왕파이 선생님이 아닌…….
유미 "하, 한조? 어째서 이 곳에?"
우리들 뒤에 있던 건 양손에 초밥통을 들고있는 한조였다.
유미 "왕파이 선생님은 어디에?"
한조 "어디에 있냐고 묻는다면 여기 있다고 대답하지. 왜냐면 내가 왕파이기 때문이다"
한조의 충격 고백으로 우리들은 크게 놀랐다.
한조 "마루에 숨어있던 쿠로카게에 부탁받았다. 혹시 자기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너희를 돌봐달라고 말이지. 그래서 변장을 하고 월섬 교사를 하고 있었다"
유미 "할아버지가 우리를 부탁했다?"
한조는 작게 끄덕이고 할아버지의 묘를 바라봤다.
한조 "너희를 위해서라면, 교제를 끊은 나에게라도 머리를 숙인다. 그 녀석에게 있어서 시노비의 자존심보다도 너희가 더 소중했던걸게다"
할아버지의 마음이 가슴에 가득 넘쳐서,
나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게 됐다.
할아버지, 저희는 행복합니다.
마지막, 또 마지막까지 신경을 써 주셔서,
저희는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요자쿠라 "그럼, 어째서 딸기 찹쌀떡이나 성희롱으로 우릴 도발한겁니까?"
한조 "모든게 학염제를 통해 성장해주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이다"
요자쿠라상의 질문에 한조는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유미 "학염제에서는 아스카상도 위험했었습니다. 잘못했다간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한조 "그런 걱정은 필요없었지. 아스카와 그 아이들은 엉성하게 단련해온게 아니니깐 말이지"
아무래도 우리들은 한조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났던것 같다.
하지만, 그것도 할아버지의 의지가 관여한 것이라면 화도 나지않는다.
게다가 왕파이 선생님에게서 월섬에서 단련받은것은 사실이다.
여기까지 우리들이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한조의 도움도 있다.
유미 "왕파이 선생님, 지금까지 고마웠습니다"
내가 깊게 머리를 숙이자 한조는 작게 끄덕였다.
시키 "……근데말야, 왜 왕파이라는 이름을 쓴거야?"
시키사이 고개를 기울이며 물었다.
흠, 하고 한조는 크게 끄덕였다.
당장, 좋은 질문을 했구나 라고 말할것 같은 표정이다.
한조 "왕파이(王牌)는 오우하이라고 읽을 수도 있다. 오우하이…… 옵빠이(가슴)!다 이거다! 으하하하하하하!"
한조는 호쾌하게 웃었다.
우리들이 질색한 표정을 지었다는건 말할 것도 없다.
한조 "그럼, 쿠로카게여. 넌 내 초밥을 먹은적이 없었지"
한조가 초밥통을 열자, 안에는 생선초밥이 잔뜩 들어있었다.
그걸 보고, 시키상과 미노리상이 침을 흘릴 듯한 표정을 짓는다.
한조 "이건 너희를 위해서도 만들어왔다. 마음껏 먹도록 해라"
한조가 말을 마치자마자 모두가 초밥통으로 손을 뻗었다.
나도 기름 띈 대뱃살을 입에 넣었다.
입 안에서 녹으며 퍼지는 맛에 농담이 아니라 볼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모두 다 맛에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초밥을 입안가득 물고있다.
한조 "자, 축하다! 새로운 시노비의 길의 미래를 위하여!"
한조가 하늘을 향해 외치자,
봄의 도래를 느끼게 하는 따스한 바람이 불었다.
부드러운 바람소리에 섞여서,
할아버지의 웃음소리가 들린 듯 했다.
저녁노을에 물든 붉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마음 속으로 속삭였다.
유미 "할아버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잊지 않겠습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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