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 온라인 개발부 부장
1994년 캡콤 입사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 3 사운드, 카오스 레기온, 신 귀무자,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프로듀서 역임
현재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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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 오랜만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일로 한국에 방문하셨나요?
오노 : 날씨도 추운지라 삼계탕을 먹고 싶었는데 마침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발매일도 얼마 남지 않아서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삼계탕은 먹지 못했습니다. 캡콤 코리아 쪽 분들이 영 시간을 주지 않아서 말이죠.
루리웹 : 우선 한국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부터 질문하겠습니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한국판의 발매일과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오노 : 일단 일본과 미국 쪽은 발매일이 결정되었는데 한국판 역시 일본이나 북미와 가급적 차이 나지 않은 시기에 낼 예정입니다. 지금 캡콤 코리아에서 판매점 측과 발매 시기 조절을 하고 있는데 "왜 한국만 이렇게 늦게 발매하느냐"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일정이 될 것입니다.
가격에 대해서는 죄송합니다만 한국판의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습니다. 일본판은 8,000엔대에서 4,900엔이 되었고 미국판도 59.99달러에서 39.99달러로 나오기에 한국판 역시 싸게 나올 거라고는 생각합니다. 캡콤으로서는 단순히 염가판을 낸다는 생각보다는 좀 더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유저층을 넓히고 싶다는 의향이 있기 때문에 캡콤 코리아도 많은 신경을 써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 발매일이나 가격이 별로라면 캡콤 코리아 건물 앞에서 "이상하지 않냐!!" 라고 항의해주세요.(웃음)
루리웹 :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의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오노 :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것은 일본의 골든위크라고 불리는 5월 연휴부터였을 겁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4의 발매일이 2009년 2월이었는데, 당시 세계적으로 호평이었는데다 챔피언십 모드도 개발해서 추가하고 있을 때쯤 "그러니까 나는 처음부터 잘될 줄 알았어!"라는 사람이 캡콤 내부에서도 늘어나서 "그럼 또 해보죠!"라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팀을 소집해서 본격적으로 움직인 건 2009년 5월로,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재빠르게 시작해서 급속으로 튜닝한 형태가 되었습니다.
루리웹 : 숨겨진 캐릭터들은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언락해야 하나요?
오노 :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은 캐릭터가 더 남아 있는데, 그 캐릭터까지 포함해서 이번 작품에서는 모든 캐릭터를 처음부터 고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4처럼 "헐, 이 타이밍에 고우켄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세스 못 고르는 거야?" 같은 안타까운 상황은 없이 처음부터 모든 캐릭터를 고를 수 있습니다. 그 대신 이번에는 숨겨진 캐릭터가 따로 없습니다. 이번에는 모든 유저분들이 처음부터 완전히 같은 조건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또 실력을 겨룰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루리웹 : 전작인 스트리트 파이터 4 디스크를 가지고 있으면 이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슬슬 공개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오노 : 4월에 발표합니다!(웃음) 이렇게 미룰 정도로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지금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 캐릭터의 2P 복장을 DLC로 판매했었는데, 2P 복장을 구입해주신 분들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계정을 사용한다면 안됩니다만 같은 계정이라면 그대로 이어서 2P 복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 이번에도 새로운 복장을 준비했습니다. 물론 공짜가 아니기 때문에 부디 용돈을 모아서 제가 삼계탕을 먹을 수 있게! 구입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존 캐릭터의 새로운 복장과 합께 신 캐릭터 역시 추가 복장이 생겼다. |
루리웹 : 새롭게 추가되는 스테이지 중에서 일식이 벌어지는 아프리카 스테이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테이지 개발의 컨셉이나 방향성은?
오노 :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스테이지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베트남 스테이지에서 안개가 움직이는 등의 연출은 있었지만 시간축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한 번 도전해보았고, 그럼 뭐가 재밌을까? 생각했을 때 마침 작년에 일식 이야기를 들어서 그럼 일식이 좋지 않을까? 라는 흐름으로 이어져서 완전히 일식 붐에서 1년 정도 늦어졌지만 한 번 구현해보았습니다.
일식 현상을 이용해서 뒤에서 보는 사람들이 크게 색이 변하는 걸 표현하려고 했고, 배경은 어디로 할까 이야기가 오가는 중 마침 소니에서 나온 아프리카(국내 발매명 : 하쿠나 마타타)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 이거 잘하면 이길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물론 이겼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그런 자연적인 것도 표현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어서 그 두 가지 아이디어가 합쳐진 것이 아프리카 일식 스테이지였습니다.
개발 블로그에서 모 타이틀을 이겼다! 라는 얘기를 무척 당당히 써놔서 소니에 갔을 때 "그렇게까지 말하는 건 좀 심하잖아요?"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혼났기 때문에 너무 자신 있게 얘기하면 위험한가 싶긴 합니다.(웃음)
하마님을 영접할 수 있는 아프리카 스테이지. |
라운드가 진행되면 일식 연출도 볼 수 있다. |
루리웹 : 주리의 한국 스테이지에 대해서 넷상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 스테이지 디자인의 컨셉은 어떤 경위로 결정된 것 인가요?
오노 : 중앙일보에서 이에 대한 불만점을 언급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좀 조용하게 지나간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저희들은 스테이지를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러니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봤을때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하면서 만듭니다. 일본 스테이지도 불상이 부서진 곳이나 성 위에서 류와 켄이 싸우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인도 스테이지도 동네 안에서 코끼리가 걸어 다닐 리도 없구요.
그런 시점으로 만들기에 캡콤 코리아 쪽에 한국적인 장소의 자료를 여러 가지 요청해서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다니는 곳\'의 자료를 모아놓고 캡콤 코리아 스탭을 제외한 캡콤 그룹의 스탭들에게 한국적인 이미지로 보이는 곳을 정리했습니다. 중앙일보 기사에 \'한국은 이렇게 촌동네가 아니고 높은 빌딩도 많이 있다\' 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런 사실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국 스테이지로 만들어도 그런 모습은 도쿄에도, 뉴욕에도, 파리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한국 스테이지로 만들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지금의 한국 스테이지는 제3자가 봤을 때 어떤가를 중시한 결과입니다. 지금도 미국의 B급 영화에서 잘못된 일본을 그릴 때 & #52621;마게(일본식 상투머리)를 한 사람들이 거리를 걸어 다니는데, 그런 사람이 지금 일본 거리를 걸어 다니면 체포당합니다.
하지만, 그런 좀 과장된 표현을 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봐서 "아 그럴 듯하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스트리트 파이터의 세계관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렇게 등롱 걸어놓은 곳이 없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의 키워드가 많은 것이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했을 때보다 확실하게 느껴주지 않을까 하는 컨셉으로 만든 게 한국 스테이지입니다.
루리웹 : 스트리트 파이터 4 특유의 먹물 표현은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번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마치 연필로 스케치하는 듯한 새로운 기법을 도입했는데 이것을 도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오노 : 정말로 다른 게임에 영향을 끼쳤나요?(웃음)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그림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것은 계속 이야기했었고, 당시 그림 표현에서 제일 쉽게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이 먹물의 연출이었습니다. 사실 그림이라는 것은 원래 연필로 스케치한다든지 세세하게 밑바탕의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만 그렇게까지 표현하기엔 당시에는 그런 발상도, 연출한 능력도 없었습니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제작할 때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음 단계의 도전을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게임에 도움이 될지 어떨지는 몰라도 캡콤의 기술력의 축적을 위해서, 그리고 어떤 것을 하면 모두가 보지 못한 것을 그릴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전작에서는 그림을 표현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번에는 선을 겹겹이 그려보자, 그리고 주리나 춘리를 그 연출로 움직여보려고 시도한 결과가 이번의 영상 표현입니다. 이러한 연출을 실제 게임 내에 인터랙티브하게 녹여내기 위해선 앞으로 1~2년 정도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들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를 통해 제공하는 여러 이미지적인 요소 중 또 하나의 요소로 이런 것도 있습니다 라고 만든 게 이번 색연필 표현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색연필로 세밀한 스케치를 한 듯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사용되었다. |
루리웹 : 전작의 PC 버전에서는 세 가지의 그래픽 필터 옵션이 추가되었는데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도 채용되는지.
오노 : 4월에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그걸 말해 버리면 회사 분들에게 얻어맞을지도 모릅니다.
루리웹 : 캐릭터 연출 중에서 이것만큼은 진짜 멋져! 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연출이 있나요?
오노 :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역시 지난 2009년 9월 29일 캡콤 코리아 발표회에서도 보여 드렸던 주리의 조금은 야시시한 분위기의 표현입니다. 그것은 완전무결에 피도 눈물도 없는 그녀가 유일하게 보이는 감정 표현입니다. 그 약간 야한 느낌이 제가 그녀에게 부여하고 싶었던 성격이나 분위기였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에선 굴욕적이긴 하지만 여러분들이 꼭 눈여겨 봐주셨으면 합니다.
공식 개발 블로그에 따르면 뺨에 키스하거나 게임 등급에 영향을 줄 정도의 연출도 고려했다고. |
루리웹 :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는 스트리트 파이터 1, 2, 3, 제로 등을 아우르는 일종의 집대성 같은 작품입니다. 제작 초기부터 이러한 시리즈 간의 크로스 오버 컨셉으로 기획이 진행된 타이틀인가요?
오노 :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제작할 때는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의 후속작을 제작하고 싶다는 기분으로 했습니다. 그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2의 흐름을 이은 동창회 같은 느낌이었고, 그 동창회에 옆반 친구를 부른 것이 콘솔 버전에서 추가된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의 캐릭터였습니다.
이번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만들 때 전세계 유저들의 의견 중에서 "넌 스트리트 파이터 3의 스탭이었던 주제에 3를 없었던 걸로 치는 거냐" 라는 이야기가 엄청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스트리트 파이터 3의 캐릭터를 넣으라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3는 게임성의 피라미드를 만든다고 치면 정점에 서 있는 작품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정통 진화에서는 최상위에 있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4는 되도록 퍼즐 게임이나 주사위 놀이처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의도로 제작했기 때문에 스트리트 파이터 3를 초대하는것은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동창회라기보다는 지역 전체의 모임 같이 게스트 참전을 시켜서 스트리트 파이터 월드를 널리 알리는 데는 좋지 않을까 싶어서 채용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정점에 있는 타이틀이기 때문에 간단한 룰을 추구한 스트리트 파이터 4에 맞추는 것은 어려워서 여러 가지 튜닝을 해서 위의 사람이 조작해도 납득하고 아래의 사람들이 조작하면 약간 까치발을 서지 않으면 닿지 않을 정도의 캐릭터들, 하지만 어떻게든 손끝은 좀 닿을만한 캐릭터로 조정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적으로는 동네 전체 모임처럼 초등학교 4학년의 동창회에 6학년들이 왔다는 느낌일까요. 처음부터 컨셉이 있던 것은 아니고 유저분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의 현재 형태입니다.
루리웹 : 캐릭터는 물론 트레일러 영상에서 사용된 캐릭터의 테마도 호평이었습니다. 게임 내에도 해당 테마가 들어가는 건가요.
오노 : 트레일러에 사용된 테마가 게임에도 그대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모든 캐릭터를 위한 테마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모든 캐릭터에게 전용곡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모든 캐릭터들에게 옛날 곡들을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버전으로 어레인지한 테마를 준비했기 때문에 팬분들이 원하던 것이 전부 갖춰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루리웹 : 한국 대표로 추가된 주리는 한국을 대표하기에는 국가 이미지와 크게 관계가 없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많습니다. 캐릭터 탄생의 비화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주리라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있어서 생각한 한국이란 나라의 이미지가 어떠한지도 부탁드립니다.
오노 : 2년 전쯤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제일 처음 반응이 나온 나라가 한국이었습니다. 철권, KOF에 이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도 드디어 한국 캐릭터가 나올 거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저희들도 그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때는 준비가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주는 모습을 보며 다음에 찬스가 있으면 꼭 한국 캐릭터를 넣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캡콤 내부에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만들어도 된다는 허가가 나왔고, 옛 캐릭터의 부활뿐만 아니라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위한 새로운 캐릭터도 만들자고 생각했을 때 이렇게 의견을 내주셨던 한국 유저분들을 위한 캐릭터를 반드시 제작해야 한다고 스탭과 이야기를 했고, 한국 캐릭터를 최우선 순위로 올려둔 것이 주리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경위입니다.
모습이나 분위기에 대해 고민했던 것은 역시 한국이라면 태권도가 제일 처음 떠오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캡콤 격투 게임을 봐도 태권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없어서 캐릭터 구축에 힘들었습니다. 태권도의 기술이나 분위기는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움직임을 넣어도 재미없을 것 같고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과장된 어레인지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한국팬들에겐 한국인 같지 않다고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들은 리얼한 태권도보다는 지금의 주리처럼 튀는 것이 스트리트 파이터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복장이나 머리 스타일에 대해서는 한국 유저분들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캡콤 코리에서 번역해서 보내주었는데 "한국엔 저런 옷 입은 애 없어", "저런 머리 스타일도 없어", "중국 복장"이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스테이지 때도 말씀드린 대로 제3국에서 봤을 때 어떤가 하는 부분을 중시했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블랑카 같은 브라질 사람은 없죠? 인도 대표의 달심은 완전히 인도를 모욕하는 수준입니다. 팔다리가 늘어난다든지 사라진다든지 "요가! 요가!" 하면서 꿀밤을 때려요. 말도 안 되죠. 그 당시에 비하면 우리들은 조금은 진보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루리웹 : 적어도 "태권도! 태권도!"하면서 때리지는 않네요.
오노 : 그렇죠. 때릴 때마다 "태권도! 태권도!"라고 소리치진 않습니다.(웃음) 어디까지나 제3자 시점에서 본 객관적인 입장에서 재미가 있는가. 물론 이 재미는 기분 좋게 재밌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죠. 어느 정도 용납이 될 만한 수준까지는 과장된 느낌을 살렸습니다. 주리의 머리 스타일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키워드를 중시했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귀여운 여자애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다른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에게 묻혀서 사라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3에 레미라는 멋진 남자가 있었지만 그 캐릭터를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도 모델처럼 잘생긴 남자가 등장했다! 라는 반응이었지만 지금은 매니악한 사람밖에 기억해주지 않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리에 대해서는 뭔가 키워드를 남기고자 했고, 얼마나 불만의 목소리를 듣느냐가 승부라고까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생각보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었습니다. 캡콤 코리아 건물 앞에 대규모 항의 시위가 일어날 정도로 소란이 일어났으면 좋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조용한 느낌이라 의외로 한국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4는 별로 인기 없는 건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번에는 제가 가진 한국에 대한 실질적인 인상을 주리에게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새롭게 추가되는 주리라는 한국 캐릭터가 앞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5, 6, 7, 8편이 나오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만을 생각했습니다.
주리가 이번 작품에만 등장하고 사라지는 것이 오히려 한국 유저분들에게 실례되는 행위라고 생각했고, 어떻게 해서든 이 캐릭터를 살아남게 하려면 어떤 캐릭터에도 없는 확실하고 특이한 포지션에 놓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완전무결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배트맨의 조커처럼 사람 머리에 총을 대고 웃으면서 방아쇠를 당길 만한 캐릭터로 구축하는 것이 스트리트 파이터 7이나 8이 나오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고, 만약 제가 캡콤에서 짤려도 주리는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남아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왜 한국인을 이런 악역 캐릭터로 만들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캐릭터 자체가 사라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토탈적인 의미로, 먼 장래까지 생각한 긴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시리즈에서 사라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캐릭터로 생각한 게 주리에 대한 제 생각이며, 다크 히어로로서 사랑받기 위해선 이게 좋지 않을까 싶은 게 그녀의 성격이나 포지션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 최초의 한국인 캐릭터 주리. |
루리웹 : 초기 알려진 루머 중에서 추가 캐릭터는 10명에 다단 세이빙 어택이 추가될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추가 캐릭터는 거의 맞아떨어졌는데 다단 세이빙 어택의 진위는 어떤가요?
오노 : 우선 그 추가 캐릭터가 10명이라는 이야기는 틀림없이 캡콤 내의 누군가가 말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간의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렸듯이 그 루머를 퍼트린 사람이 대충 누구인지 감이 잡혔기 때문에 이제부터 그 녀석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이 저의 현재 심경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회사를 그만두거나 갑자기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여러분도 아, 그 녀석이었구나 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웃음)
솔직히 다단 세이빙도 어떤 의미에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세이빙 캔슬의 입력 방법이나 프레임 조정, 앞뒤에 붙는 기술의 튜닝은 했습니다. 정보를 흘린 친구는 아마 그게 다단 세이빙이라고 생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몇 번이나 다단이 가능한 게 아니고 어디까지나 입력 프레임의 조절이나 EX 세이빙 캔슬의 사용처를 쓰기 쉽고 버라이어티하게 기술이 이어지도록 만든 것이 와전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미지적으로는 다단이라고 하면 스트리트 파이터 3 시리즈의 블로킹 시스템처럼 다다다다닥 하고 기술이 성공하는 것을 연상할 수 있지만 그런 것과는 다릅니다. 어디까지나 전작과 마찬가지로 세이빙이나 세이빙 캔슬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기술을 넣기 쉬워진다든가 사용법에서 바리에이션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는 게 발매일까지의 이미지 트레이닝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루리웹 : 지금까지 9인이 공개되고 현재 1명이 미공개인데 혹시 미공개 캐릭터는 더 있나요?
오노 : 10명에서 9명을 빼면 1명밖에 안 남아 있나요? 마지막 한 명의 공개가 남아 있는데 새롭게 공개한 트레일러에서 마지막에 그에 대한 힌트를 넣어놓았으니 꼭 봐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중국 스테이지의 중화요리 아저씨가 "요리 기름이 부족해!" 라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죠.(웃음)
루리웹 : 스트리트 파이터 3 시리즈의 캐릭터 중에서는 이부키, 마코토, 더들리가 선택되었습니다. 이래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3의 주인공이었던 알렉스가 너무 불쌍한 것 아닌가요? 스트리트 파이터 3 시리즈의 캐릭터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오노 : 가벼운 이야기부터 말하자면 유저분들이 정말로 알렉스가 불쌍하다고 생각할까 싶습니다.(웃음) 스트리트 파이터 3에서 우리가 그렇게 주인공으로 밀었는데 그렇게 어중간한 위치가 되어서 결국에는 알렉스란 캐릭터 자체가 있긴 했나? 라는 인상이 되었습니다. Wii로 발매된 타츠노코 vs 캡콤에서 알렉스를 부활시키기도 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긴 합니다.
3명이 선택된 이유는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 4를 플레이해주신 유저분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했고, 유저분들의 의견 중에서도 스트리트 파이터 3의 캐릭터는 왜 넣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더들리나 이부키가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란 것은 마코토를 원하는 목소리가 무척 많았다는 것입니다.
마코토를 써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지만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입니다, 다루기도 어렵고 일발역전의 요소가 강합니다. 강한 캐릭터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만큼 사용하게 어려운 캐릭터로 사람을 가리는 캐릭터입니다. 그럼에도 마코토를 원하는 목소리가 많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리서치에서도 이부키, 마코토, 더들리는 단연 톱이었기 때문에 이 3명을 투입하게 되었습니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 추가된 더들리(좌), 이부키(중), 마코토(우). |
루리웹 : 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 스트라이크는 모든 캐릭터가 블로킹, 하이 점프를 사용할 수 있는 등, 시리즈 중에서도 유니크한 시스템을 많이 가진 게임이었습니다. 이번에 등장한 3명 중에서는 이부키만 하이 점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블로킹, 하이 점프가 없는 본 작품 내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3의 캐릭터들은 어느 정도 원작과 같은 움직임이 재현되어 있나요?
오노 : 저희들은 서드를 재현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서드 같은 느낌을 추구했다고 하면 이해가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서드 같이 즐길 수 있는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의 3명으로 제작했습니다. 서드 같은 게임성은 역시 블로킹이 있기에 가능한 시스템 튜닝이었기 때문에 역시 불가능합니다. 세이빙이 블로킹 같다고 해도 결국은 블로킹이 아니고 공방일체의 세이빙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곳에 넣는 것은 어렵습니다.
결국 블로킹 없이 서드 같은 하이 스펙의 싸움을 하기 위해서 EX 세이빙 캔슬을 잘만 활용하면 그 3명은 활약할 수 있는 느낌으로 튜닝했습니다. 서드 캐릭터들이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를 생각하고 돌아온 유저들에게 있어서는 손이 닿을랑 말랑한 위치의 캐릭터, 하지만 서드를 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좀 아래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새로운 4의 스테이지에서 서드에 가깝게 즐길 수 있는 튜닝을 한 것이 이 3명이기 때문에 서드를 기대하시는 분들에겐 죄송합니다만 PS2로 발매된 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스트라이크 베스트판를 즐겨주셨으면 합니다.(웃음)
어디까지나 4의 룰상에서 활약하는 서드 같은 감각으로 즐길 수 있는 3명을 불렀습니다. 물론 EX 세이빙 캔슬로 살아 숨 쉬듯이 활약할 수 있게 튜닝했고 그것을 잘 이용해서 "역시 우리들 서드 플레이어 같은 프로페셔널이 아니면 이 캐릭터를 다룰 수 없어!"라는 형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마 심한 불만으로 생각할 리는 없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존 캐릭터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는 이부키. |
루리웹 : 기존 캐릭터의 밸런스 조정은 어떤 방침으로 하였습니까?
오노 : 우선 전작에서 가능했던 것을 이번 작품에서 삭제하진 않았습니다. 너무 강하다는 소리를 듣는 콤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위력을 좀 약하게는 만들지언정 삭제는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사가트가 너무 강하다는 이야기가 많고 와로스 콤보(대공 어퍼컷 등 후에 스탭 하이킥에서 이어지는 울트라 콤보)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사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다를 뿐입니다.
사실 사가트에 관해서 저희들은 그렇게까지 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점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사가트가 우승한 적도 없었습니다. 월드 챔피언, 일본 챔피언 등에서 사가트가 마지막까지 남은 적이 없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 시리즈 시절 때부터 기술이 빠른 편이었지만 어느 정도 그에 대한 대책도 준비되어 있었던 캐릭터였기 때문입니다. 의외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의 감각으로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먹이가 되기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먹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사가트에 대해서는 대미지를 바꾼다든지 체력을 바꾼다든지 콤보를 쓸 수 있지만 대미지를 줄이고, 지금까진 사가트 체력이 줄지 않던 것이 줄기 쉽게 만드는 등의 튜닝을 했습니다.
크게 변한 것은 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일은 굉장히 쓰기 쉽게 변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도 사내 토너먼트라고 반... 아니, 9할쯤은 놀이고 1할 정도가 일인 작업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걸 일이라고 해도 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곳에서도 하루가 끝난 후에 결과를 보면 가일이 위쪽에 있는 경우가 많아져서 확실히 가일은 많이 달라진 느낌입니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 시절의 가일이 돌아온 게 아닌가 하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장풍 캐릭터 등은 대미지나 프레임치를 조정하여 너무 튀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루리웹 : 발로그는 강해졌나요?
오노 : 발로그도 물론 수정은 했지만 다루는 사람에 따라서 사용법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의 플레이를 하는 유저라면 강하게 느껴질 것 같은데?" 하는 부분은 있지만 다른 스타일로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아직도 약하다고 느낄 가능성은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 시절부터 발로그는 움직임과 공격법이 특수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트리트 파이터 월드와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스스로도 발로그라는 캐릭터를 분해했을 때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손을 대긴 댔습니다. 불만이 해소된 유저가 몇 % 정도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로그와 가일의 공통적인 문제로 울트라 콤보가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그런 부분을 해소하면서 대미지나 프레임을 조정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서 막연하게 약하다고 생각하는 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번 발로그나 가일을 포기하고 떠나갔던 유저 여러분들이 이번에 다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루리웹 : 모든 캐릭터에게 울트라 콤보가 하나씩 추가되었는데 그 외에 추가된 필살기나 특수기가 있습니까?
오노 : 크게 바꾼 것은 울트라 콤보뿐으로, 통상기나 몇몇 움직임을 더한 캐릭터는 있습니다. 밸런스를 잡기 위해 약간씩 추가한 것은 있지만, 큰 변화를 준 것은 울트라 콤보 2를 넣은 것뿐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4 때에도 이야기했었지만 공략집을 너무 두껍게 만들고 싶진 않았습니다.
슈퍼 콤보 같은 것이 새롭게 추가되면 또 설명서를 읽지 않으면 안 되고 상대방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실제로 플레이할 때 이론에 치우치기 쉽습니다. 이번에는 울트라 콤보 2만 첨가하고 나머지는 정말 선을 조금 넣은 정도의 수정만 했습니다.
새로이 추가된 류의 울트라 콤보 2 멸 승룡권. |
루리웹 : 사가트의 신 기술 앵그리 차지는 발동 시 암전으로 점프를 보고 타이거 어퍼컷으로 대공이 가능할 듯한데 의도적인 조정인가요?
오노 : 의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로 플레이하셨을 때 직접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루리웹 :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X처럼 클래식 캐릭터를 고를 수 있는 커맨드는 있습니까?
오노 : 없습니다. 캐릭터 셀렉트 화면에 있는 캐릭터가 전부입니다. 그런 식으로 성능치가 다른 캐릭터를 넣어서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체스처럼 순수하게 체스판과 룰만으로 싸우자는 것이 저희들의 의도이고, 온라인에서 나는 세스 못쓰는데 상대방은 세스를 쓰고 있어라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게 하고 있으니 같은 레벨에서 여러분들이 시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루리웹 : 좀 전의 질문에서 연결되는 질문입니다. 이번에 "이 캐릭터 활약할 거야!"라는 캐릭터는 있습니까?
오노 : 역시 가일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스트리트 파이터 4 시절의 역경을 딛고서 빛을 봐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스탭들도 열심히 제작한 주리가 상위 랭크에 들어갈 수 있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캡콤 내부의 평가로는 중간에서 상의 상 정도의 위치입니다.
캐릭터 성능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주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커맨드를 입력하느냐에 있습니다. 플레이어 스킬에 의존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플레이어 스킬이 높은 플레이어는 주리에 도전해서 상위에 랭크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루리웹 : 아케이드의 강 캐릭터로 류, 사가트, 고우키를 드는 경우가 많고 가정용에서는 세스가 너무 센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3월의 프랑스 대회에서는 사용 금지 캐릭터로까지 지정되었는데요.
오노 : 대전용 캐릭터로서 어느 정도 체력을 튜닝하긴 했지만 세스 특유의 극악한 속도나 움직임은 남기자는 이야기는 있었습니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세스는 대회에서 쓰지 못할 정도의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대회에서 세스를 금지한 것은 처음부터 세스가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세스에 대해서 연구할 시간도 없었던 것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상태에서의 세스는 모두 같은 스타트 라인에 서 있기 때문에 활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잘하는 사람이 하면 화날 정도로 손도 못 쓰고 당하긴 하지만 세스는 공격법이 어느 정도 패턴이 정해져 있고 빈틈도 크기 때문에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톱에는 못 가지만 좋은 수준까지는 어느 정도 활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루리웹 : 대회에 서프라이즈 게스트로 곧잘 등장하시곤 하는데 대회에서 많이 받은 질문이나 인상적인 의견은 무엇인지.
오노 : 사가트 좀 약하게 해달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요. 가일 역시 제발 좀 어떻게 안 될까요 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PS3나 Xbox360용으로 이식될 때 사가트가 약화되거나 가일이 강화되냐는 질문에는 사실 마음 속으로는 조정 안 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생각해보겠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막상 콘솔 버전이 나왔을 때 그분들이 플레이하고 받았을 심적 허무함을 생각하니 이렇게까지 가일을 사랑해준 분들을 실망하게 하는 것은 우리들이 튜닝을 잘못한 게 아닌가 계속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는 보답하려고 합니다.
루리웹 : 전작의 온라인 시스템이 참신했는데 이번 작품에서의 온라인 시스템은 어떤가요?
오노 : 전작에서는 마치 오락실에서 플레이하는 것처럼 CPU전을 하고 있을 때 다른 플레이어들이 난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로비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기다리거나 친구를 부르는 등의 스트레스 없이 온라인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과 같은 온라인 시스템을 채용하면서 리플레이 채널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4를 플레이하면서 무엇이 가장 즐거운지 생각하면 플레이 그 자체도 즐겁긴 하겠지만 멋진 플레이를 보고 연구하면서 자기 자신도 더욱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작의 리플레이 다운로드 관련 인터페이스는 사실 저 스스로가 플레이했을 때도 리플레이 저장하는 게 귀찮을 정도였습니다. 가끔 유저 커뮤니티나 오락실에 갔을 때도 게이머들이 그에 대한 귀찮음을 곧잘 호소하곤 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나 니코니코 동화 같은 동영상 서비스가 일상화되어 있고 그런 식으로 편하게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영상을 볼 수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대전 격투 게임이다 보니 잔뜩 집중해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지치잖습니까. 플레이를 하다 잠시 패드를 놓고 쉬면서 TV를 본다든지 다른 일을 할 때 리플레이 채널을 켜놓고 과자를 먹거나 음료수를 먹고 있으면 그 사이에 PS3나 Xbox360이 마치 하나의 채널처럼 작동해서 다양한 전 세계의 리플레이를 자동으로 수집해서 하나의 TV 채널처럼 방송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캐릭터도 시리즈별로 구분 지어서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서 볼 수 있구요. 그러다 괜찮은 리플레이가 나와서 저장해두고 싶을 때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저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모아둔 자신만의 리플레이 베스트 셀렉션을 자기 로비에 모인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화면을 본 다른 플레이어가 마음에 들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PS3의 셀렉트 버튼이나 Xbox360의 백 버튼을 눌러서 그 사람의 하드에도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사용자끼리의 리플레이 데이터 공유가 가능해지면서 24시간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영상을 볼 수 있는, 케이블 TV 해약해 버려도 좋다는 느낌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리플레이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최대 8명이 싸울 수 있는 팀 배틀 모드도 연동되도록 했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재미나게 음성 채팅을 하면서 팀 배틀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고 만약 사람 수가 부족한 경우라면 자동으로 플레이어를 모아서 필요 인원수가 다 모이면 바로 대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팀 배틀 모드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팀원들이 대전하는 모습을 관전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채팅 기능도 그대로 들어가구요. 그렇게 다른 플레이어들의 대전을 보다 괜찮다 싶으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역시 자동으로 리플레이 채널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온라인 대전 모드에서 리플레이 채널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 리플레이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자신만의 리플레이 라이브러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만 리플레이 채널에 딱 하나 약점이 있는데, 프로듀서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게이머 분들이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구입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겠죠. 어떻게든 많은 분들이 게임을 구입해주셔서 온라인 상에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대전이 활발해져야만 그만큼 유저분들이 더 많은 공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구입해주세요. 한 장 사서 수납함에 있던 모던 워페어 2를 빼고 그 자리에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꽂아주세요.(웃음)
루리웹 : 리플레이 채널의 카테고리는 세부적으로 분류되어 있나요?
오노 : 총 8개의 채널로 나누었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너무 세세하게 분류해 버린다면 오히려 잘 모으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힘들게 찾아다니며 리플레이를 모으는 게 아니라 편히 쉬면서 리플레이 채널을 감상하다 괜찮다 싶으면 버튼을 눌러 저장한다는 개념입니다. 불법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찍은 영상을 동영상 사이트에 올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스트리트 파이터가 퍼져 나간다면 캡콤 직원이 아니라 한 사람의 플레이어로서 기쁠 것이며, 모두가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활성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루리웹 : 팀 배틀과 엔들리스 배틀의 추가와 함께 BP 제도에도 변경점이 있는 것 같은데 아케이드 카드 시스템의 랭크 제도가 도입되는 건지.
오노 : 전작에는 BP라는 하나의 포인트에 모든 것을 몰아넣었잖습니까. 이번에는 사용하는 캐릭터마다 구분을 지었습니다. 류로 플레이할 때는 엄청 강한 플레이어라 해도 춘리로 플레이하면 꼭 잘하란 법은 없으니까요. 플레이어 포인트를 두어서 각 캐릭터마다의 강함을 보다 명확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아케이드에서 캐릭터마다 각각 다른 카드를 사용하는 것처럼요. 캐릭터마다 포인트를 두어서 매칭 상대도 보다 공평하게 나오고 말이죠. 플레이어 자체의 랭크와 함께 그 플레이어가 다루는 각각의 캐릭터 각각의 랭크에 구분을 두었습니다.
엔들리스 배틀 모드는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일본 오락실에서는 다음 플레이할 유저가 1P, 2P 플레이어 뒤에 주욱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리 100엔짜리 동전을 올려두는 겁니다. 그러다가 어느 한 쪽의 플레이어가 지면 그 줄의 제일 뒤로 가고 그 다음 사람이 플레이를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긴 사람은 계속 플레이하면서 다음 도전자를 기다리는 그런 풍경을 재현해내고 싶었습니다. 대충 35세 이상이라면 아 그땐 그랬지 하며 그리움을 느낄 만한 시스템입니다.
루리웹 : 다른 회사의 대전 격투 게임은 온라인 모드에서 최고 계급 유저에게 세계 대회 출전권 등을 주기도 하는데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는 이렇게 온라인 대전 모드를 이용한 프로모션 계획이 있는지.
오노 : 역시 4월에 발표하겠습니다.(웃음) 힌트를 말씀드리자면 토너먼트 모드를 이용해서 온라인 상에서 뭔가를 할 계획입니다.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챔피언 벨트를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4월에 있을 발표 때 알려 드리겠습니다.
루리웹 : 커맨드 간이 입력 때문에 원하지 않은 스킬이 나가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번에 개선되었는지요.
오노 : 간이 입력 자체는 폐지하지 않고 남겨뒀습니다. 지적을 많이 받은 커맨드 입력 순위는 판단 기준의 순위를 바꾼다든지 하고 있습니다. 간이 입력을 없애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그렇게 되면 동창회에 모인 아저씨 유저들이 입력 못 하게 되기 때문에 간이 입력은 남겨놨습니다.
간이 입력의 튜닝은 100명이 플레이하면 100명 모두 만족하진 않겠지만 일부 유저분들에겐 환영받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에 제품판을 발매하고 나서 심하게 반발이 나오면 패치를 내야 하겠지만요. 일단 간이 입력에 대한 불만이나 지적은 잘 알고 있기에 간이 입력 시스템 자체는 폐지하지 않았지만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바꿨습니다.
루리웹 : 강제 연결에서 유저들 사이에서 \'츠지식\'이라고 불리는 입력법이 있습니다만 이 입력법도 아직 남아있습니까?
오노 : 네, 왜 여기까지 손대지 않았냐면 그것을 이용한 공략법도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습니다만 강제 연결뿐만 아니라 간이 입력 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콤보가 있기 때문에 아까도 말했듯 이것을 바꾸면 룰북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안됩니다. 승패를 좌우할만한 부분을 전혀 다른 부분에서 고쳐주는 편이 플레이어 측은 조작감이 달라지지 않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대전 도중 체력 게이지를 보고 "이 정도 공격으로는 어림도 없나"라는 생각이 들 때 좀 더 새로운 공략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사용자에게 제약을 가하는 것보다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간이 입력에 의한 의도하지 않은 조작 미스는 수정해야겠지만 그 외에는 같은 수식을 입력하더라도 그 결과만 달라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물론 유저분들의 반응을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지만요.
루리웹 : 무적기 후의 콤보가 이어지는 등 무적기가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무적 리버설기의 대미지를 줄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노 : 예, 맞습니다. 그런 소문이 흘러나온 이유를 잘모르겠습니다만요.(웃음) 방침은 아까 말했 듯 무적기 자체를 없애진 않았습니다. 사가트의 와로스 콤보가 불가능하게 하진 않은 대신 그 결과인 대미지만을 바꾼다든지 시간축을 바꾸면서 너무 튀지 않게 하는 튜닝을 했습니다.
루리웹 : 아이폰용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4가 제작되고 있는데 제작 결정의 경위는?
오노 :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제작할 때도 이야기했었는데 원래부터 가급적 낼 수 있는 하드에는 전부 내고 싶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 말이 와전되어서 Wii로도 발매된다는 루머가 나온 적도 있었구요. 일단 전작을 PS3, Xbox360, PC 버전으로 냈었는데 이 세 기종으로 내면 게임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게임에 대해 알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당시에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었습니다. 1,000만~2,000만 단위로 팔렸으니까요. 하지만 그때 스트리트 파이터 2를 플레이했던 많은 분들이 PS3나 Xbox360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스트리트 파이터 2가 부활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나간 경우도 많을 듯합니다. 그래서 게임 전용기가 아닌 기기로 내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대중적인 아이폰을 이용해서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제공하면 손쉽게 다운로드해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과 대전을 한다거나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콘솔 버전만큼 본격적인 대전을 할 수 없겠지만 어디까지나 스트리트 파이터 4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스트리트 파이터 2가 새로 나온 건가 하며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이폰으로 게임을 접하고 정보를 찾다가 PS3나 Xbox360으로 발매된 것을 알고 구입하거나, 그렇지 않고 그냥 아이폰만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1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넘어 당시의 아련한 느낌을 되살리고 지금은 비록 마리오밖에 하지 않지만(웃음) "옛날엔 스트리트 파이터 2도 했었지" 하는 감정을 되살려 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다 언젠가 스트리트 파이터 5가 나오고 또 그 후속작이 나왔을 때 어느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폰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제작했습니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역시 스트리트 파이터 4 발매를 모르고 지나간 분들이 이번 타이틀 발매로 스트리트 파이터 4 시리즈를 인식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루리웹 : 스트리트 파이터 4의 PC 버전 반응은 어느 정도였는지.
오노 : 꽤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특히 유럽에서 판매량이 좋게 나왔습니다. 북미 시장은 워낙 콘솔이 강세여서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불법이긴 하지만 데이터를 조작해서 이상한 옷을 입힌다거나 하는 식으로 즐겁게 즐기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쨌든 저희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해주신 것은 감사합니다. 따지고 보면 불명예스러운 결과지만 개인적으로는 명예스럽게 생각하는 건 불법 다운로드 랭킹 3위였다는 걸까요.(웃음)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나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원하는 분들이 많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PC 버전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을 위해서 언젠가 PC 버전도 내고 싶지만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기획할 때 개인적으로는 아케이드 버전을 굉장히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케이드 버전을 내기 위해서 회사의 허락을 받는 것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콘솔 버전이 나오고 그 후에 아케이드 버전이 나오고 PC 버전으로도 이어질 가능성도 없진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우선 순위를 따지면 PC 버전보다 아케이드 버전을 먼저 만들고 싶습니다. 아케이드 버전을 낼 수 있도록 회사 윗분들을 어떻게 납득시킬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루리웹 : 아케이드 버전이 7월쯤 가동될 것이라는 루머도 있는데요.
오노 : 절대 아닙니다.(웃음) 이제야 겨우 콘솔 버전 제작이 끝나고 스탭들도 쉬고 있는데 그 루머는 100%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 콘솔 버전의 판매량이 좋으면 관련 자료를 싸들고 사장실에 들어가서 "이렇게나 팔렸으니 아케이드 버전 좀 내면 안 될까요?" 라고 건의해서 허락이 떨어지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인터뷰를 읽어주시는 분들도 예약이 시작되면 예약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락실에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4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가 되기 위해선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루리웹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루리웹 유저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노 : 삼계탕 최고! 안녕하세요, 루리웹 여러분. 캡콤의 오노입니다. 드디어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완성해서 이제 곧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팬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한국 캐릭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는 팬 여러분의 의견을 참조해서 조절을 하면서 개발하게 되었는데, 만약 플레이해보시고 이건 아닌데 싶으면 캡콤 코리아 건물 앞에서 데모해주세요. 그럼 저는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싸울 준비를 하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루리웹 최고요!
루리웹 : 그럼 오노 프로듀서는 오늘 점심 삼계탕이겠네요.
캡콤 코리아 : 샌드위치인데요.
-루리웹 닉네임 Rinoa99, 단물청년 님이 인터뷰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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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에 대한 해명은 아주 명쾌하네요. 도저히 토를 달수없는 ㄷㄷ 제작자의 내공이 그대로 나타난 멋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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