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판 초대 여신전생부터 작금의 페르소나 시리즈까지, 여신전생 시리즈를 사반세기 동안 추적해온 올드팬입니다.
이미 가지고 있으신 분에게는 흐뭇함을, 아직 가지고 있지 못한 분에게는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자매품>
포스트 아포칼립스 RPG의 전설, 진여신전생과 동시발매 공략본
일본도로 하나님의 목을 베어버리는 RPG, 진여신전생II와 공략본
여주는 바람피고, 남주는 포주하는 RPG, 진여신전생if와 공략본
여신전생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리즈물입니다. 시리즈 발매순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위의 지난글들을 차례로 읽어보신 뒤에 밑으로 내려가시길 권장합니다만
팬이 아니라면 굳이 안 보셔도 됩니다.
전작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를 끝으로 배덕감 넘치는 귀축의 세계관을 그려왔던 이토 류타로와 그가 만든 세계를 음악과 소리로 들려주었던 게임음악의 마에스트로, 마스코 츠카사가 팀에서 빠져나감에 따라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미래는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진여신전생의 창조주>로 불렸던 핵심 멤버 4명 중 가장 중요한 2명이 빠져나갔으니 더 이상 시리즈를 이어나갈 수 없게 된 것이지요.
남은 두 사람, 오카다 코지와 카네코 카즈마는 진여신전생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나길 원했습니다.
오카다 코지는 팬들에게 과감히 탈(脫) 메가텐(여신전생) 선언을 하게 되지요.
오카다 코지 "이번에 나올 게임은 여신전생이 아닙니다."
이토 류타로를 대체할 인재로 젊은 피 "사토미 타다시"를 시나리오 라이터로 영입하여 새로운 시리즈 제작에 박차를 가합니다. 플랫폼은 PS!!
이미 본가 팬들은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세가 진영 참가로 세가새턴에 달라붙어 있었는데,
"탈 메가텐 선언도 모자라 새턴 패드를 붙잡고 애타게 본가 신작을 기다리던 팬들을 배신하고 PS로 이문 뭐시기 정주, 아니 페르소나를 내놓겠다고?!"
본가팬들의 분노는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새턴 유저들에 비해 대체로 어리고 순진했던 PS유저들은 그저 좋았습니다.
"야, 얘들아, 3대 RPG 시리즈 중 하나가 PS로 나온대!"
"우와~ 드퀘 같은 게임이야?"
"몰라. 그냥 뭐 나온대. 좋다, 그지? 응?"
이 당시 저는 오로지 도키메키 메모리얼 하나만 보고 PS를 구입한 상태였습니다.
PCE판을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뽕을 뽑은 상태였지만 그래도 도키메키 메모리얼에 대한 갈증으로 허덕이고 있었지요.
도키메키 메모리얼을 구입하고 적지 않은 발전상에 PS를 사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하 그리운 오타쿠 데이즈.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90년대 중반 PS와 새턴을 거의 동시에 구입해서 즐길 수 있었던 저는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할 수 없는 각 기종의 명작들을 실시간으로 모두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지 않습니까.
남들은 새턴이 좋네 PS가 좋네 하면서 서로 싸우고 있을 때 저는 PS로는 뭐가 나오네 SS는 뭐가 나오네 이걸 사야지 저걸 사야지 하며
PS게임과 새턴게임을 비교하며 먹는 맛을 즐기고 있었지요.
참고로 당시 PC-FX도 사서 나름 재밌게 즐겼습니다. 여신천국2가 참 좋았지요. 도트 천국 폴리곤 지옥이라는 세계관이 특히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멀미 때문에 폴리곤 게임을 선호하지 않거든요.
축복받은 자, 저는 PS를 구입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로 요놈을 구입했던 날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이미 본가 시리즈가 새턴에 참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PS로도 새로운 시리즈가 나왔으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비록 오카다 코지는 여신전생이 아니라고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여신전생 게임은 많이 나오면 많이 나올 수록 좋다고 했지요. 누가요? 제가요.
최초로 제목에서 여신전생도 빼버리고 기종도 갈아치우고 나온데다가 제작자 본인이 여신전생 시리즈가 아니라고 외쳐댔던 작품이지만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진여신전생if...와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를 합쳐놓은 듯한 게임 이라는 것, 역시 여신전생 시리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신전생이 아니라고 아니라고 박박 우겼던 오카다 코지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 한번 다르다고 생각하면 정말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악마가 스토리의 중심이며 파티 구성원이었던 본가 시리즈와 달리, 페르소나는 신이나 악마로 <형상화>된 자기 안의 또다른 자아가 각성해서 힘을 얻고 파티 구성원도 인간들이라는 점이 특징이지요. 악마는 이미 부수적 존재일 뿐입니다.
쿼터뷰 방식의 필드 이동과 전투는 신선했지만 주인공은 곧 게이머 자신이라는 본가 시리즈의 불문율에 비추어보면 정말 선을 넘어버린 변화였습니다. 저도 적응하느라 정말 애먹었습니다.
시리즈 최강의 난이도를 가진 전작에 비하면 게임 자체의 난이도는 낮아졌지만 여신전생 시리즈 전체를 놓고 보면 거의 최강급이 난이도를 가진 게임입니다. 여기서 난이도란 적을 이기는 어려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게임을 진행하는 어려움도 포함해서 입니다.
적은 세이브 포인트. 지옥같은 인카운트율. 미쳐버릴듯한 로딩. 이걸 견디다 못해 PS가 뻗어버리는 현상이 다수 발생.(PS2로 플레이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기본 100시간 플레이 타임 중 전투와 로딩시간이 반을 차지할 정도로, 일본에서는 이른바 마조게(피학적 쾌락주의 게임) 중의 대표적인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OST와 스토리는 시리즈 중에서도 손꼽힐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덕분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어쨌든 이런 장점에 여신전생 계열작의 PS 최초 입성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더해져 역대 아틀러스 RPG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하프 밀리언)을 기록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대작 RPG 부족에 시달리던 PS진영에 단비를 뿌려준 작품이었지요. 몇달 뒤에 발매될 파이널 판타지 VII을 기다리며 할만한 RPG를 찾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본가는 아니지만 연관된 작품이 나온다고 하니 대단한 주목을 받았고 그대로 빅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때의 PS는 파이널 판타지의 PS진영 참가 결정과 함께 그야말로 파죽지세라서 어지간히 쓰레기 게임만 아니면 준수한 판매량이 보장되는, 중소기업들에게는 마법의 콘솔이었지요.
PSP로도 이식되었는데 플레이성이 쾌적해진 것은 좋았으나 OST의 40곡 가량과 음향효과의 상당 부분이 삭제된데다 박진감 넘쳤던 명곡들이 페르소나3, 4풍의 팝 스타일 곡으로 대체되어 쓰레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특이하게 작곡가인 메구로 쇼지가 프로듀스했는데 팬들은 그의 나르시시즘이 명작을 똥으로 만들었다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 파장으로 이후 페르소나 이식작들은 어레인지곡을 싣더라도 원곡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반드시 넣게 되었지요.
PS판 대표곡 <신화각성>
이랬던 삽입곡들이
이렇게 변했으니
팬들이 열 안 받게 생겼습니까?
이때를 전후로 일본에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수많은 전설적 수라장(修羅場)을 낳은 작품이 이 작품입니다.
새턴진영을 위시한 본가팬들과 PS진영을 위시한 페르소나팬들의 인터넷 상에서의 격론은 지금도 회자될 정도이지요. 하지만 점점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팬층이 융합되는 양상을 띠었습니다.
하지만 페르소나3, 4가 나오면서 또 엄청난 수라장이 이어졌습니다. 페르소나1, 2팬과 페르소나3, 4팬들 사이의 대전쟁이었죠. 지금도 1, 2 팬들은 3, 4를 무시하고 3, 4팬들은 1, 2를 무시합니다.
그럼 공략본을 볼까요?
꽃밭 위의 관짝에 드러누워 썩소를 날리는 주인공이 인상적입니다.
띠지를 벗겨보니 시체놀이 제대로군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JK VOICE가 집필한 메가텐 관련 서적은 카네코 카즈마가 인정하는 공식 중의 공식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매우 가리지요. 그림이나 사진이 거의 없이 마치 소설처럼 글로만 페이지를 채우기 때문입니다. 이 공략본도 마찬가지로 사건 일지 컨셉트로 대부분의 공백을 글로 채우고 있습니다. 저같은 매니아들은 읽을거리가 많아 좋지만 캐주얼팬이라면 어이없을 정도로 글뿐이라 허탈할 것 같군요. 캐주얼팬분들에게는 페르소나의 모든것이라는 공략본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나중에 PSP판을 소개할 기회가 있다면 그때 보여드리지요.
수집가라면 띠지, 엽서, 찌라시는 당연히 포함되어 있어야하겠지요. 전 별로 수집가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주요 등장인물들입니다. 이 중의 반 정도는 페르소나2에서 재등장합니다. 몇 명은 플레이어블 캐릭터이지요.
진여신전생 시리즈는 죽었고 <진여신전생의 창조주> 집단도 해체.
이제는 오카다, 카네코, 사토미의 3인체제다!
그래도 올드팬들에게 이토 류타로를 대신할 사람은 없습니다.
인터뷰어 : "여신전생 시리즈 최신작 <여신이문록 페르소나>는, 와 마찬가지로 학원물입니다만..."
오카다 코지 : 이번엔 "<여신전생>이 아니라구요!"
열심히 여신전생이 아니라고 말해보지만 무리입니다. 오카다 코지씨. 20년이 지난 지금 페르소나 시리즈를 여신전생과 별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강경파 올드팬들 말고는 보통 없다고요.
오카다 코지와 선글라스는 거의 한 몸이지요.
꽃에 취해 정신이 나간 악마화가.
페르소나의 주인공을 흉내내고 있는 사토미 타다시. 당시 아틀러스에겐 인재(人材)였겠지만 본가 올드팬들에겐 인재(人災)였던 사토미 타다시.
"얘네들하고 어울리면 나도 저렇게 되는 것인가..."
두 대선배 사이에서 일선을 넘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토미 타다시.
끝으로 PS판 오프닝 무비를 보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엔 페르소나2 죄와 벌 그리고 페르소나1, 2 설정자료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가 아니라 일단 소울해커즈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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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이문록페르소나는 제가 생에 즐겨본 RPG게임중 PS1부문 1위이면서.. 전체 RPG 게임중에서도 베스트 5위 안에 들어가는 명작으로 꼽는 게임입죠~ +_+ 일단 여신시리즈 하면 기본적인 1인칭 시점의 전투가 아닌 최초로(맞나??) 사이드뷰 시점을 채용해 비주얼적인 면을 좀더 강조했다는거.. if 이후로 학원물을 베이스로 분위기를 엄청(상대적으로..) 밝게 그렸다는 점.. 기타 여러가지로 기존의 여신시리즈와 다르다는걸 애써 강조하려 한 게임이었습니다. 뭐.. 그래봤자 게임의 흉악함이라던지, 메니악함이라던지, 그놈의 미로던전 등등 여러모로 누가 봐도 여신시리즈 게임이었지만요. -_- 솔직히 말해 여신시리즈를 대중화 시키려고 만든 게임이라면서 로딩은 제법 긴 편이고, 세이브포인트는 타 게임과 비교해 천연기념물 수준이고, 전투 한번 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5분 이상은 잡아먹으며, 던전에서 재수없으면 30분 이상 뺑뺑이도 모잘라 전투중 매료라도 걸리면 1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하는등.. 일반 라이트 유저들이라면 당장에 CD를 뽀게거나 냉큼 게임매장에 교환하러 달려가고도 남을만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전 이 게임에 열광했지요. +_+ 일단 게임 시나리오가 당시 나왔던 게임들과 비교해 상당히 짜임세 있고 빈틈이 없었으며, 그 구성이 매우 공감적이었습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얻을수 있는 동료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 시나리오에 미세한 변화도 즐길거리였습니다. 직접 찾아내지 않으면 있는지조차 모르는 넘어갈만한 이벤트가 곳곳에 널려있기도 하고.. 각 캐릭터마다 깨알같은 설정이 게임속에서 반영되어 연출되기도 하고.. 총을 쏠때 탄피가 튕겨저 나간다거나 격발시 섬광에 의한 광원효과라던지, 페르소나를 발동할때의 그래픽 효과등은 대단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기존의 여신시리즈에서 볼수 없던 섬세한 연출이었습니다. 반면 여신시리즈를 억지로 부정한 탓인지 악마합체는 기존 여신시리즈보다 너무 단순해져버렸지만요. (삼신합체가 없다닛!!!!) 게임 시작할때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로 시작하는 장자의 한구절부터,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로 하여금 직간접적으로 우리들은 왜 세상에 존재하는가의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엔딩 마지막에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cogito ergo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이 게임의 주제와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명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300시간이 넘도록 총 3번 클리어(판도라편 2번, 눈의 여왕편 1번)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다시 플레이 하고 싶을정도로 피가 끓는달까요~ ㅋㅋㅋ 32비트 시절엔 업계 기준으로 20만장을 돌파해야 대박으로 인정했는데.. 여신이문록페르소나는 2개월여만에 당당하게 20만장 돌파했으니 제작스탭들 어깨에 힘좀 제법 들어갔을겁니다. 근데 또 의외인것이.. PS1판 이후로 PC판도 내놨으면서 왜 새턴판은 내놓지 않은건지 모르겠더군요. 세가쪽에서 공식적으로 이식요청을 해왔었는데..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의 환경에 최대한 상정해서 만든거라 새턴으로 이식할수 없다~ 라고 단박에 거절했다고 합니다. 분명 이식하려고 마음먹으면 못할것도 없는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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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신이문록페르소나는 영문판을 발매할때 최대한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캐릭터까지 서양화로 쇄신하는등 나름 신경을 쓰긴 했는데.. 게임속에 숨겨진 시나리오인 눈의 여왕편을 영문판에서 유저들이 메니악하게 볼까봐 삭제했다가 되려 삭제했다고 서양유저들에게 대차게 항의를 받았었지요.. 이만한 메니악한 게임을 만들어 놓고 뭐가 무서워서 눈의 여왕편을 삭제한건지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기도 합니다. ㅋㅋㅋ 그리고 그걸 삭제했다는걸 알아낸 서양 유저들도 진짜 극성이로군요. 삭제된걸 알았다는건 일본어판을 플레이 했거나 일부러 조사했다는 뜻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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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코에 의한 250체 이상의 완전 신작 악마 일러스트와 고품질의 심리스 무비로 기합이 단단히 들어갔던 전작에 비하면 초대 페르소나는 저예산의 실험작이란 느낌이 강했지요. 말씀하신대로 카네코도 새로운 일러스트를 몇 장 그려내지 않았고 게임 속에서 잘 활용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시선으로도 32비트 콘솔의 스탠다드에 비하면 그래픽이 딱히 좋은 편이 아니었고 CG무비 속의 만들다 만듯한 필레몬의 엉성한 움직임은 PS를 엿먹이려는 것 아닌가 싶은 의심도 들 정도였지요. 그래도 진정성 있는 스토리와 박진감 넘치는 음악만큼은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퀄리티였습니다. 아기자기한 도트 그래픽은 신선해서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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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판에 새로 만들어진 사운드트랙들도 음악만 따로 놓고 들으면 참 고퀄인데, 게임의 분위기랑 맞지 않았던게 흠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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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이문록페르소나는 제가 생에 즐겨본 RPG게임중 PS1부문 1위이면서.. 전체 RPG 게임중에서도 베스트 5위 안에 들어가는 명작으로 꼽는 게임입죠~ +_+ 일단 여신시리즈 하면 기본적인 1인칭 시점의 전투가 아닌 최초로(맞나??) 사이드뷰 시점을 채용해 비주얼적인 면을 좀더 강조했다는거.. if 이후로 학원물을 베이스로 분위기를 엄청(상대적으로..) 밝게 그렸다는 점.. 기타 여러가지로 기존의 여신시리즈와 다르다는걸 애써 강조하려 한 게임이었습니다. 뭐.. 그래봤자 게임의 흉악함이라던지, 메니악함이라던지, 그놈의 미로던전 등등 여러모로 누가 봐도 여신시리즈 게임이었지만요. -_- 솔직히 말해 여신시리즈를 대중화 시키려고 만든 게임이라면서 로딩은 제법 긴 편이고, 세이브포인트는 타 게임과 비교해 천연기념물 수준이고, 전투 한번 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5분 이상은 잡아먹으며, 던전에서 재수없으면 30분 이상 뺑뺑이도 모잘라 전투중 매료라도 걸리면 1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하는등.. 일반 라이트 유저들이라면 당장에 CD를 뽀게거나 냉큼 게임매장에 교환하러 달려가고도 남을만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전 이 게임에 열광했지요. +_+ 일단 게임 시나리오가 당시 나왔던 게임들과 비교해 상당히 짜임세 있고 빈틈이 없었으며, 그 구성이 매우 공감적이었습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얻을수 있는 동료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 시나리오에 미세한 변화도 즐길거리였습니다. 직접 찾아내지 않으면 있는지조차 모르는 넘어갈만한 이벤트가 곳곳에 널려있기도 하고.. 각 캐릭터마다 깨알같은 설정이 게임속에서 반영되어 연출되기도 하고.. 총을 쏠때 탄피가 튕겨저 나간다거나 격발시 섬광에 의한 광원효과라던지, 페르소나를 발동할때의 그래픽 효과등은 대단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기존의 여신시리즈에서 볼수 없던 섬세한 연출이었습니다. 반면 여신시리즈를 억지로 부정한 탓인지 악마합체는 기존 여신시리즈보다 너무 단순해져버렸지만요. (삼신합체가 없다닛!!!!) 게임 시작할때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로 시작하는 장자의 한구절부터,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로 하여금 직간접적으로 우리들은 왜 세상에 존재하는가의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엔딩 마지막에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cogito ergo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이 게임의 주제와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명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을 300시간이 넘도록 총 3번 클리어(판도라편 2번, 눈의 여왕편 1번)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다시 플레이 하고 싶을정도로 피가 끓는달까요~ ㅋㅋㅋ 32비트 시절엔 업계 기준으로 20만장을 돌파해야 대박으로 인정했는데.. 여신이문록페르소나는 2개월여만에 당당하게 20만장 돌파했으니 제작스탭들 어깨에 힘좀 제법 들어갔을겁니다. 근데 또 의외인것이.. PS1판 이후로 PC판도 내놨으면서 왜 새턴판은 내놓지 않은건지 모르겠더군요. 세가쪽에서 공식적으로 이식요청을 해왔었는데..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의 환경에 최대한 상정해서 만든거라 새턴으로 이식할수 없다~ 라고 단박에 거절했다고 합니다. 분명 이식하려고 마음먹으면 못할것도 없는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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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신이문록페르소나는 영문판을 발매할때 최대한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캐릭터까지 서양화로 쇄신하는등 나름 신경을 쓰긴 했는데.. 게임속에 숨겨진 시나리오인 눈의 여왕편을 영문판에서 유저들이 메니악하게 볼까봐 삭제했다가 되려 삭제했다고 서양유저들에게 대차게 항의를 받았었지요.. 이만한 메니악한 게임을 만들어 놓고 뭐가 무서워서 눈의 여왕편을 삭제한건지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기도 합니다. ㅋㅋㅋ 그리고 그걸 삭제했다는걸 알아낸 서양 유저들도 진짜 극성이로군요. 삭제된걸 알았다는건 일본어판을 플레이 했거나 일부러 조사했다는 뜻이잖아.... | 15.07.24 02: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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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판에 새로 만들어진 사운드트랙들도 음악만 따로 놓고 들으면 참 고퀄인데, 게임의 분위기랑 맞지 않았던게 흠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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