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판 초대 여신전생부터 작금의 페르소나 시리즈까지, 여신전생 시리즈를 사반세기 동안 추적해온 올드팬입니다.
여주는 바람피고, 남주는 포주하는 RPG, 진여신전생if와 공략본
위 게시물들을 읽은 뒤에 보셔야 이 글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위의 게시물들을 읽지 않았고 읽을 생각도 없으신 분들을 위한 지금까지의 요약 -
FC의 3대 명작 RPG, 세계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RPG, 가장 일본적인 RPG...
이런 것들이 1990년에 발매된 <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II(이하 여신전생II)>가 획득한 타이틀입니다.
여신전생II는 원작소설이 있었던 초대 여신전생과는 달리 순수한 아틀러스의 창작물이었다는 것 그리고 카네코 카즈마와 이토 류타로가 처음으로 제작팀에 합류하면서 프로듀서인 오카다 코지와 사운드 디렉터인 마스코 츠카사와 함께 <진여신전생의 창조주>라고 불리는 4인체제가 완성되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게임 디자이너이자 시나리오 라이터인 이토 류타로가 만들어낸 암울하고 배덕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 카오스 루트와 로우 루트 같은 멀티 엔딩 시스템. 그리고 아트 디렉터 카네코 카즈마가 시각화한 그로테스크한 악마의 세계는 이후 진여신전생 시리즈로 발전하면서 일본에서 이단적 RPG의 상징이 되어버렸지요.
그래서 다른 어떤 RPG 시리즈의 제작진들보다 이 4명의 크리에이터들은 진여신전생이라는 게임과 일체화 되어 있었고 자신들이 만든 게임 그 이상의 인지도를 갖게 됩니다.
<진여신전생의 창조주 4인의 모습>
좌부터 이토 류타로, 카네코 카즈마, 마스코 츠카사, 오카다 코지.
팬들의 사랑은 절대적이었는데 패미통 내의 소모임인 메가텐(여신전생의 일본발음인 메가미 텐세이의 약자) 클럽을 중심으로 자신들을 '메가테니스트'라고 부르며 광신도적인 지지를 보내게 됩니다. 우스개 소리지만 거의 종교가 된 거지요. 위의 4인을 진여신전생의 창조주라고 부르는 것도 제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메가테니스트들이 실제로 쓰던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딜레마였는데 이 4인에게 있어서도 여신전생II를 뛰어넘을 작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던 겁니다.
때는 1992년, 결국 이들은 여신전생II를 리부트하기로 결심하고 새롭게 재탄생된 제대로 된 여신전생이라는 의미로 진여신전생이라는 게임을 내놓게 됩니다. 이 작품은 패미통 크로스 리뷰 36점의 대호평을 받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며 아직까지도 넘버링 시리즈 중 최고의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됩니다.
시작을 했으니 여신전생II 리부트 계획의 마무리를 지어야겠죠. 후속작은 진여신전생II.
버그가 정말 많은 게임이었지만 그것만 눈감아 주면 여신전생II 리부트 계획의 완결작으로서는 무리가 없는 명작이었습니다.
마크로(macro)적 세계에서 미크로(micro)적 세계로...
"자, 그럼 이제 뭐하지?" 이것이 당시 제작진들의 솔직한 심경이었습니다.
여신전생II 이상의 스토리를 만들 수 없어 여신전생II를 두 개의 넘버링에 걸쳐 리부트했는데 다시 생각해도 여신전생II의 벽을 넘을 수는 없었던 겁니다.
넘버링은 포기하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만든 것이 진여신전생if...
장대한 스토리? X
거대한 세계? X
포스트 아포칼립스? X
당시까지의 진여신전생을 상징했던 많은 부분을 버리면서까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던 그들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으나 예상 이상의 성공을 거두자 제작진들은 드디어 여신전생II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때는 32비트 차세대기 전쟁에 불이 붙었던 90년대 중반. 여러 게임업체들이 신생하고 소멸했던 대지각변동의 시대였습니다.
<90년대 말 차세대기 전쟁의 결과를 함축한 사진>
새턴이... PS 안으로 들어갔어! 같은 불륜현장이 아니라
정상인이라면 PS가 새턴을 먹어버렸어! 가 떠올라야 되겠지요...이게 더 이상한가...
if...의 기세를 몰아 후속작을 내야했던 아틀러스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던 제작팀.
기존 팬들의 반응을 살피느라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진여신전생if...와는 달리 과감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당시 이토 류타로, 카네코 카즈마, 오카다 코지의 아이디어 회의가 어땠는지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진여신전생if...의 제2 탄을 만들어 봐야겠어요. 진여신전생if...의 키워드. 그것은 무한한 가능성의 패러렐 월드 그리고 빙의. 이걸 잘 조화시켜보면 또 뭔가가 나올 것 같아요. 초대 진여신전생의 세계를 0부터 다시 만들어 보죠. 패러렐 월드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이것은 지금까지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세계관을 만들어낸 이토 류타로의 생각이었습니다.
"ICBM이 떨어지고 토쿄는 순식간에 파괴 되었어요."
"주인공은 어떻게 됐지?"
"ICBM 직격의 엄청난 충격으로 시공이 뒤틀렸고 그 소년은 차원의 틈 속으로 빨려들어가 일본이지만 일본이 아닌 곳으로 떨어지게 된 거죠. 패러렐 월드. 즉, 또다른 if...의 세계 말이에요."
"그 소년이 정신을 차려보니 몇 분 전의 악몽 같은 현실은 단지 꿈이었고, 자기방 침대에서 선잠을 자다가 깨어난 이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되어버린 거죠."
"내가 나비의 꿈을 꿨는지 나비가 내 꿈을 꾸고 있는 건지 모를 그런 상황 말이지?"
"맞아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그 소년은 익숙한 침대에서 일어나, 침대 옆의 익숙한 PC를 켜고, 평소 활동하던 익숙한 DDS-NET에 접속해 보지만 뭔가 이상한 것을 느끼죠. 새로 회원가입을 하라는 거예요 ㅎㅎ. 익숙했던 모든 것들이 처음 보는 듯이 낯설은 그런 일본에 홀로 내던져진 주인공은 이 세계에 익숙해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죠."
"자 그럼 패러렐 월드라는 것은 알겠어. 또다른 키워드, 빙의는 어떻게 하려고? 완전히 새로운 거야, 아니면 이번에도 전작 if...처럼 악마를 빙의시키려는 거야?"
"둘 다요. 그 소년은 단순한 착각으로 누군가의 손에 죽게 돼요. 하지만 이번엔 if...처럼 악마의 빙의로 되살아나는게 아니고요, 주인공의 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되어 되살아나는 것이죠. 그것도 도시의 그림자 속에서 암약하는 악마소환사의 몸으로 말이에요."
"호오, 참신하군요, 그런데 둘 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if...처럼 악마의 빙의도 있겠군요."
"그래요. 파트너는 if...와 마찬가지로 악마가 빙의하는 방향으로 가자고요. 어쨌든 if...의 후속작이니까요. 하지만 좀 더 살을 붙이면 좋을 것 같아요. if...때는 악마 빙의라는 것의 설정이 좀 빈약했잖아요. 이번엔 카론을 괴짜로 만들어보는게 어떨까요? 삼도천을 건너려는 주인공의 혼을 모종의 이유로 그가 되돌려 보낸다는 설정으로 말이죠. 그리고 파트너는 강신술이 특기인 무녀로, 원하는 능력을 가진 악마를 스스로 선택해서 빙의할 수 있는 거예요."
"오, 구체적이고 좋네요."
"성인을 위한 하드보일드 진여신전생이 목표이니까 주인공은 카드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가면 어떨까? 악마를 카드 안에 가두고 불에 태워버린다든지... 도신이나 지존무상 같은 홍콩 도박 영화 보니까 멋지더라구. 아, 일본식 하드보일드면 역시 루팡 3세지. 기왕이면 주인공은 루팡 3세를, 파트너는 미네 후지코 같은 이미지를 살렸으면 좋겠어. 그쪽이 내가 그림을 그리는 재미도 있으니까. "
"호오. 카드에 악마를 넣고 빙의할 악마를 스스로 고른다라... 이건 마치 훗날 대히트를 치게될 시리즈의 전조를 보는 것 같아 흥분되는군요."
"그렇죠? 제가 회사를 나가서 위태로워진 스탭들이 만들 새로운 시리즈의 원조격 시스템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필링이 오네요."
"... ..."
"어쨌든 점점 흥미롭군요. 특히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하여 0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RPG의 주인공은 게이머 자신과 한몸이어야 한다는 저의 지론에 비추어 보아도 매우 마음에 드네요. 늘 하는 말이지만 CRPG 속의 주인공은 주인공이라는 역할을 맡은 게이머의 아바타여야 한다는 것이죠. 게이머가 게임속의 주인공, 즉 악마소환사의 몸에 빙의하여 그의 역할(role)을 대신 연기(play)한다는 컨셉트가 정말 훌륭합니다. 좋습니다. 이걸로 갑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임이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입니다.
좌상이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 초판이고 우상이 디지털 악마도감인 악마전서
그리고 아래에 있는 것이 위의 두 컨텐츠를 하나로 합하고, 카네코 카즈마와 오카다 코지의 대담 음원 및 라이브 뮤직 실황이 수록된 싱글 시디가 추가된 스페셜 박스입니다.
뒷면입니다. 페르소나4를 하셨던 분이라면 눈에 띄는 녀석이 있지요?
초판과 악마전서의 내부를 공개합니다. 혹시 지금까지의 연재에서 게임CD 위에 띠지를 올려놓는 이유가 궁금하셨던 분들이 있었다면 그 답을 드리지요. 제 얼굴이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악마전서에는 특이한 부록이 들어있습니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엠블럼들이 열전사지로 수록된 것이지요. 티셔츠 위에 대고 다리미로 슥슥 문질러 주면 나만의 진여신전생 티셔츠 완성인 겁니다.
트레이딩 카드보다는 훨씬 유용한 부록이지요?
카네코 카즈마 : 이 유용한 아이템을 줘도 왜 쓰지를 못하니. 티셔츠에 대고 다리란 말이여!
거의 20년된 CD인데다가 초판보다는 스페셜 박스판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쪽이 손때를 탔습니다. 초판에는 인간 파티의 속력 스탯이 25를 넘어가면 오버플로 되어 무조건 적이 먼저 공격하게 되는 버그가 있기 때문이었지요. 신경 써가면서 하면 큰 문제는 안 되는 버그이나 방심했다간 순간 훅 갑니다. 스페셜 박스판이나 사타코레 베스트판은 이 버그를 포함한 악성 버그들은 수정되었고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합체 사고로 영웅이 나온다던가...) 버그는 그대로 놔둔 완전판입니다.
뒷면을 까면 당연히 악마전서와 인터뷰 CD가 나오지요.
악마전서는 카네코 카즈마의 팬에게 있어 정말 훌륭한 아이템입니다. 멋진 BGM을 들으며 고해상도의 디지털 원화와 함께 각 악마의 출신지와 설명을 볼 수 있지요.
이렇게 말입니다.
그 전까지 손그림을 그려왔던 카네코 카즈마였지만 이번 작품부터 처음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현재 카네코 카즈마의 그림 하면 떠오르는 금속적이고 기묘한 분위기를 내는 그림체가 완성되었습니다. 시리즈가 32비트 기기로 옮겨지면서 16비트 도트로 그려졌던 게임속의 악마들은 비로소 원화와 똑같은 형태의 모습을 갖게 되었지요. 녹턴이나 페르소나로 여신전생 시리즈를 접하셨던 분들은 모르실 겁니다. 당시 이 변화가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파이널 판타지6가 파이널 판타지7으로 변했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좌였던 그의 그림체가 우로 바뀌었고...
전작 if...까지 왼쪽이었던 도트 그래픽이 오른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이 새턴 매직입니까?
같은 엔젤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진화 아니겠습니까?!
이후의 작품에서도 여러번 매직이 걸립니다.
천이 늘어나는 소니 매직 (PSP판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
뭔가 중요한 디테일을 잊은 것 같은 닌텐도 매직 (NDS 진여신전생 STRANGE JOURNEY)
여전히 중요한 디테일 하나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닌텐도 매직 (3DS 진여신전생IV)
그렇습니다. 카네코 카즈마의 원화가 그대로 재현된 작품은 최초의 작품인 새턴판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 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지요. 오오 이것은 새턴 매직.
게다가 전작들과는 달리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에는 300체가 넘는 엄청난 수의 악마들이 등장하는데 이것들 중에 250체 정도는 이 작품에서 처음 등장하는 악마들이었습니다. 카네코 카즈마가 이 작품을 위해서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지요. 그리고 거짓말처럼 의욕을 잃었는지, 새로운 그림은 별로 안 나오고 이 작품의 악마 그래픽들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돌려 쓰고 있습니다.
<등장인물 소개>
상단의 여인이 이 작품의 헤로인, 레이 레이호. 단발 염색 머리, 쿵푸 등의 중화요소가 조화된 캐릭터의 원조 되시는 분입니다. 페르소나2의 리사 실버맨, 페르소나4의 사토나카 치에의 할머니뻘이죠.
레이 레이호는 카네코 카즈마가 가장 좋아하는 헤로인이라고 합니다.
하단의 여인은 하타노 쿠미코. 주인공과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입니다. 단지 예쁘다는 것 하나로 제가 편애하고 있습니다.
백발 카론의 첫출장. 이후 18년이 지나 진여신전생IV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게임의 오프닝 영상을 보시죠.
건방지게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는 카네코 카즈마 본인입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이 빙의하는 몸의 주인)인 쿠즈노하 쿄우지는 루팡 3세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인데 카네코 카즈마는 자타가 공인하는 루팡 3세 오타쿠로서 본인이 직접 이 장면을 찍지 않으면 안됐었나 봅니다.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는 시리즈 최초로 영상화 된 작품이기도 한데 원래 애니메이션을 생각하고 있다가 성인용 게임이니까 드라마로 하자는 오카다 코지의 건의에 따라 AV 배우들이 출연하는 성인용 심야드라마가 되어 무려 2기까지 제작되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오카다 코지와 카네코 카즈마가 직접 출연했다는 점입니다. ㅎㅎ
90년대에 했던 드라마 'M'을 기억하십니까? AV 배우들이 벗는다는 것 말고는 딱 그 수준의 연출력으로 만든 드라마였습니다.
이 게임은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1995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발매되었는데,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리고 12월 25일에 대작들이 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진여신전생 시리즈 대망의 최신작이 이런 날에 나오니 웃게 되더군요. 예수가 아닌 새로운 진여신전생 속 구세주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ㅎㅎ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 상당수는 진여신전생III 녹턴으로 팬이 되신 분들일 겁니다.
자, 그럼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SFC 시절에 진여신전생III 녹턴같은 게임을 통해 진여신전생의 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최신작은 세가 새턴으로 나오고 PS로는 파이널 판타지의 최신작이 나온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새턴을 사시겠습니까 PS를 사시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은 PS를 사실 겁니다. 하지만 열 분 중 한 분 정도는 파이널 판타지나 드래곤 퀘스트의 최신작을 포기하고서라도 진여신전생만을 위해서 새턴을 구입하실 분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것이 1995년 당시에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가 가졌던 차세대기 전쟁에서의 포지션이었습니다.
일본 3대 RPG 시리즈 중 비록 가장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열광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최신작이 새턴으로 나온다는 뉴스에 일본의 메가테니스트들은 열광했고 아무 주저 없이 새턴을 구입했습니다. 초기 세가 새턴의 판매량을 견인하는데 큰 공헌을 했지요. 그리고 같은 이유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새턴을 구입한 사람이 저입니다. (물론 도키메키 메모리얼을 하기 위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미 PS도 구입한 상황이었습니다만...)
파이널판타지7이나 드래곤퀘스트7이 나올 기종에 대해서는 당시 미정이었기 때문에 딱 들어맞는 비유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본에서 진여신전생 시리즈 최신작의 새턴 발매 결정은 진여신전생III 녹턴의 PS2 발매 결정 이상으로 팬들에게는 임팩트가 큰 사건이었다는 얘기지요. 진여신전생 매니아들의 뇌내망상으로는 이미 차세대기 전쟁의 최종승리자는 세가였던 것입니다.
사실 아틀러스는 이때 세가와 밀월관계에 있었습니다. 아틀러스로서도 잔뼈 굵은 굴지의 세가가 초짜인 소니에게 질 줄은 상상이 잘 가지 않았을 것이고 1995년까지만 해도 PS보다 새턴이 더 잘 나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세가 진영에 줄을 서고 자사의 대표작인 진여신전생 시리즈를 새턴에 발매하기로 정한 것이었죠. -돌이켜 보면 전국 블레이드, 프린세스 크라운, 그루브 온 파이트 등 아틀러스의 주력작들이 새턴으로만 나왔고, 건버드 같은 게임은 동시에 양쪽 콘솔로 나왔음에도 새턴판에 있는 모드를 PS판에서는 빼버리는 다소 쪼잔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새턴이 PS보다 인기가 좋았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실 분들을 위해 증거물을 붙여둡니다.
아틀러스의 90년대 중반의 상황이 적혀있습니다. 덤으로 1995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인터넷 사용자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새턴 진영의 본가팬들과 PS 진영의 페르소나 팬들이 서로 뜯어먹을 듯이 싸웠다는 사실을 매우 돌려 말하고 있습니다. 능력자분들이 번역해 주시겠지요.>
진여신전생 시리즈의 최신작을 세가 새턴으로 발매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 당시의 아틀러스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진여신전생 시리즈는 원래 다소 높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게임인데 과거 이 시리즈를 즐겼던 중고생들이 이제 성인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 최신작은 성인을 위한 진여신전생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타사의 기종에 비해 성인 유저를 많이 확보한 세가 새턴으로의 발매를 결정하게 되었다."
위의 소니 매직에서 보셨듯이 <모두의 PS>를 모토로 한, 가족 중심의 소니와 달리 성인용 게임을 허용하며 표현 수위에 별 제한을 두지 않았던 세가 진영은 본래 B급의 매니악한 성향이 강한 아틀러스가 활동하기엔 좋은 플랫폼이라고 아틀러스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와서 보면, 현재 세가가 아틀러스를 인수하게 된 것도 이런 인연의 결과가 아닐지...
당시의 국내 상황을 회상해보면 참 암담했지요.
광적인 매니아들은 많지만 일본에서 조차 "하는 사람들만 하는 게임" 취급 받는 이 시리즈가 국내에 알려졌으면 얼마나 알려졌겠습니까. "듣보잡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SFC 시절에도 그랬지만 제 주변의 어느 누구도 이 게임의 발매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었으며, 존재 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당시 국내의 한 게임잡지에서 찬사를 보내긴 했지만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했지요. 여신전생 프랜차이즈가 현재 누리고 있는 인기를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입니다. 몇 번의 한국어화만으로 듣보잡이었던 시리즈가 단박에 일본 RPG의 대표주자로 성장한 것을 보면, 역으로 한국어화 되지 못해 주목받지 못하고 묻힌 명작 게임들도 무수히 많다는 얘기겠지요.
어쨌든 저는 주변의 누구도 알아 주지 않는 이 <일본 3대 RPG 시리즈의 최신작>을, <32비트 차세대 게임기 최초의 진여신전생>을 혼자서 외롭게 플레이 했습니다.
애초에 진여신전생 시리즈가 그래픽으로 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저는 비주얼적으로는 그다지 기대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처음 도입되어 중요 장면들마다 사용된 심리스 무비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심리스 무비란 게임 화면과 무비 사이에 끊김이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흐르는 효과를 말합니다. 대략 1년 후에 발매된 파이널 판타지7에서도 사용되어 유명해졌지만 당시 이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들은 그 충격을 남들보다 1년 먼저 느꼈던 것이지요. 시리즈 최초로 풀 폴리곤화 되어버린 진여신전생III 녹턴보다 더 충격이었습니다.(나인은 패스)-
왕년의 팔콤 못지않게 OST로 유명한 회사가 아틀러스입니다. 그 중심에 진여신전생 시리즈가 있었고 그 아스트랄한 음악세계를 창조해낸 사람이 마스코 츠카사였습니다. 마스코 츠카사는 당시나 지금이나 진여신전생 올드팬에게는 현재 페르소나 시리즈로 유명한 메구로 쇼지의 인기를 가볍게 넘는 존재감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의 디스코그라피 안에서도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의 음악들은 1~2위를 다투는 인기를 자랑할 정도로 뛰어납니다.
이 게임의 테마인 하드보일드라는 개념을 음악적으로 잘 표현한 명곡이죠.
아틀러스 역대 BGM 순위 2위에 올랐던 보스 배틀 BGM. 질주감이 참을 수 없는 이 게임의 대표곡입니다.
무의식적으로 메기도라온!!을 외치게 되는 곡이지요.
2000년대 이후로는 개나소나 35점 이상이지만 90년대는 패미통 평점이 게임 평가의 기준이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진여신전생 시리즈 중 패미통 크로스리뷰 35점 이상의 대호평을 받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작품은 초대 진여신전생과 본작인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밖에 없습니다. 세가 새턴의 모든 RPG 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작품이고 세가 새턴의 모든 RPG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며 현재까지도 본가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지요. 세가 새턴을 대표하는 RPG라 할만 합니다.
비록 일본게임대상에서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에 밀려 "준 그랑프리"에 머물긴 했지만 32비트 게임기 3대 RPG로 손꼽히는 <그란디아>도 있었지요. 그러나 다소 열화이식이었어도 늦게나마 PS로 이식되었으니 새턴만의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는 오랫동안 세가새턴의 독점작이었습니다. 세가와 아틀러스 사이에 어떤 계약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도 이 게임이 다른 기종으로 이식되기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위에서 보셨다시피 성인용 진여신전생을 목표로 세가의 윤리 기준에 맞춰 제작했기 때문에 노출도가 높고 유두를 드러내거나 도드라지게 표현한 여성 악마가 많았던 겁니다.
올드팬들의 청원과 서명운동으로 결국 10년만에 PSP로 이식되었지만 문제가 되었던 악마들에게는 덧칠이라는 뼈아픈 수정이 가해졌습니다. 팬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버그(?)인 영웅부대도 못만들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PSP판은 박력 넘치는 사운드로 유명했던 새턴판의 BGM을 재현하지 못하고 맥아리 빠진 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올드팬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었지요. (새턴판 슈로대F와 PS판 슈로대F 정도의 차이랄까요.)
남들이 뭐라하든 저는 무조건 샀습니다. 왜냐하면 진여신전생 시리즈는 나중이면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공략본과 함께 구입한 것입니다.
공략본은 볼만한 그림도 거의 없고 정말 괜찮더군요. 문자성애자가 만든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공략만은 확실하게 되어 있으니 일본어를 아시는 분은 PSP판을 구입하실때 함께 구입하시면 좋겠지요.
"어둠 속에서 싸워나가는 모든이들의 묵시록이 다시 한 번 막을 올린다--"
3D던전과 박력의 사운드가 엮여진 배덕의 세계를 PSP에서 완전재현! (박력의 사운드라는 부분에 한해서 이 자식들이 사기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그래도 이것들 외에는 거의 완전 이식이고 편의성 면에서도 충분한 배려가 있는데다 휴대기기로 본가 진여신전생을 즐길 수 있다는 메리트만큼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PSP를 구입하신 진여신전생 팬이라면 반드시 구입하셔야겠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진여신전생 시리즈는 살 수 있을 때 사셔야합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없거나 가격이 미쳐있는 경우가 많지요. <쿠즈노하 라이도우 대 아바돈왕 + 진여신전생III 녹턴 크로니클 에디션>이 2~30만원을 호가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2376엔(한화 약 2만 2천원 정도)에 다운로드판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PS VITA 유저들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만 20년 전 작품을 거의 그대로 이식해놓았기 때문에 그래픽도 거의 20년전 그대로 입니다. 호기심에 구입하고서 저를 책망하지 마시고 진여신전생의 팬들만 구입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저는 비타로도 하려고 당연히 구입했습니다. 구입완료(購入済み) 보이시죠? 이걸로 같은 게임을 5번째 구입하는군요.
UMD 패스포트에 대한 이해가 없을 때 구입했던 거라서 정가를 다 주고 구입했습니다.
패키지판을 구입한 저같은 사람은 인증만 하면 단돈 몇천원에 다운로드판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왜 아무도 그때의 저에게 알려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때의 여러분들은 대체 무엇을 하고 계셨습니까.
마음이 비통해지니 비통한 얘기를 해야겠군요.
이 작품을 끝으로 진여신전생의 게임 디자이너이자 시나리오 라이터인 이토 류타로는 회사를 나갑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FC용 초대 여신전생부터 활약해온 음악감독 마스코 츠카사도 회사를 나갑니다.
이른바 정통 본가 진여신전생의 최후를 보는 순간이었지요.
이후 아틀러스는 한동안 "진여신전생"을 만들지 못하고 페르소나나 소울해커즈 같은 파생 작품들로 시리즈를 연명합니다. 진여신전생의 가치를 창조했던 VVIP 두 사람이 동시에 빠져나갔으니 쉽게 "진여신전생"이란 이름을 당당히 내걸은 작품을 만들 수 없었겠지요.
이후 아틀러스는 시나리오 라이터인 사토미 타다시를 영입하여 대중적인 여신전생을 목표로 페르소나라는 새로운 시리즈를 전개하고, 이토 류타로의 빈자리를 그의 보조 작가였던 이소가이 쇼고로 대체하고 본가 진여신전생의 정통성을 잇는 10주년 기념작 소울해커즈의 제작에 돌입합니다.
여기에 더해 신인 작곡가인 메구로 쇼지가 마스코 츠카사의 자리를 대신하고 카네코 카즈마의 보조였던 소에지마 시게노리가 메인 원화가로 급부상하여 여신전생 시리즈의 세대교체를 알렸습니다.
이른바 여신전생 제2 기의 시작이었죠.
항상 하던대로 이번엔 공략본 소개입니다.
최초로 발간된 공략본으로서, 전반적인 것을 알려주는 베이직과 심층적인 것을 알려주는 파이널로 나뉘어 있습니다.
RPG에서 게이머와 게임속 주인공은 하나여야 한다는 오카다 코지의 RPG 지론이 잘 표현된 베이직편의 띠지 문구입니다.
JK VOICE라는 펜네임을 쓰는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패미통에서 진여신전생 소모임을 이끌어오던 팀으로 카네코 카즈마는 이들이 쓴 책은 보지 않아도 믿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굉장히 신임하는 팀이기도 합니다. 즉, 진여신전생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오타쿠들이란 얘기지요.
진여신전생 제작진이 공인한 서적이라는 것을 매우 임팩트 있게 표현한 뒷면 띠지 문구.
띠지를 벗기면 지상 최강의 음양사 쿠즈노하 쿄우지의 늘씬한 각선미가...
일본은 디지털을 데지타루라고 씁니다. 그들의 언어생활상이 잘 반영된 오타지요.
DDSDS XX OK PPPP ID...... OK PASSWORD>>>>>>>>>OK
>어서 오십시오 DDS-NET에>메일이 한 통 도착했습니다.
>톱뉴스1. 아메리카 대사관 토르만 씨 사망
2. 육상자위대 이치가야 주둔지에 침입한 국수주의자 체포
3. 아메리카 합중국에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오작동......
......이런 기사, 인터넷 뉴스로 나올 리가 없잖아!?
데지탈 데빌 "하드보일드" 스토리...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때까지 DEGITAL로 쓰고 있습니다. 이래서 오타쿠 녀석들은...
파이널편에서는 본가의 상징인 DIGITAL DEVIL STORY가 양각으로 제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뒷면에도 DDS-DS가 양각으로 고급스럽게 새겨져 있습니다. 무엇의 약자인줄은 아시리라 믿습니다.
첫페이지에서도 제대로 DIGITAL DEVIL STORY라고 쓰고 있습니다.
커버를 벗겨내면 지난번엔 오타를 내어서 죄송했다는 마음이 전해질 정도로 임팩트 있게 DIGITAL DEVIL STORY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199X년 토쿄가 파멸된 세계에서, 수십년의 시공을 넘어 돌아왔더니 평범한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다.
그뿐 아니라 고등학교째로 이차원(異次元)으로 날려졌지만, 그래도 돌아왔더니 수수께끼의 흑인에게 암살당해 데빌서머너라던가 하는 정체 모를 남자가 되었다."
진여신전생if...에 이어 당시 유행했던 패러렐 월드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굉장히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발휘한 스토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초대 진여신전생의 주인공인 더 히어로, 진여신전생if...의 주인공 그리고 본작의 주인공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됩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이게 당시의 공식 설정입니다. 이후 이토 류타로가 나가면서 아틀러스에서는 이 설정을 부정하고 역사수정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지요 ㅎㅎ.
춤추는 보디코니안 상(像). 진여신전생II를 플레이 한 사람이라면 웃음이 나올만도 한 장면이었죠. 패러렐 월드에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그야말로 90년대풍의 SF 요소라서 그 특유의 전개가 저는 좋습니다.
JK VOICE가 쓴 책은 믿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제작진들과 인터뷰를 통해 깊은 교감을 나눈 뒤에 책을 쓰기 때문에 가장 제작진을 대변할 수 있는 책을 쓰는 팀이지요. 단, 그림이 목적인 분은 구입하지 마세요. 이미지 활용을 거의 안 하는 팀입니다. 대신 텍스트가 대단합니다.
마치 소설을 읽듯이 술술 읽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실제로 본문은 서간문학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소설 대용으로 쓸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이 공식(OFFICIAL)임을 인증하는 진여신전생의 세 창조주.
좌부터 이토 류타로, 카네코 카즈마, 오카다 코지.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입니다.
장난끼가 가득한 젊은 세 사람. 마스코 츠카사는 이 삼인방보다 선배라서 잘 안어울려주는 모양입니다.
도시의 뒷골목에서 암약하는 데빌서머너의 하드보일드한 세계를 표현한 듯한 세 사람.
말 나온김에 진짜 소설도 소개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을 만든 제작진이 최소 한 명이라도 참가한 소설만 구입합니다.
좌측의 소설책은 카네코 카즈마의 신작 앞뒤 커버 일러스트와 삽화가 들어 있으며 내용도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컬렉션으로서도 훌륭한 책입니다.
책 속에 포함된 찌라시에는 추억의 캐릭터 모리건이 그려져 있군요.
이 소설책도 커버는 카네코 카즈마가 그렸습니다. 책 내용은 게임 속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일본 고대 문명 속 이나루나 히메의 이야기입니다.
그녀가 왜 재앙신(원령)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지요.
삽화는 당시 막 업계에 입문해서 카네코 카즈마의 보조 작업을 하고 있었던 소에지마 시게노리가 그렸습니다.
NICE BOAT...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화풍이군요. 카네코 카즈마와 함께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또다른 공략본인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의 모든것>
기념할만한 요시츠네느님의 첫출장
전설이 되어버린 물리 8연타의 고유 스킬 팔척뛰기!
영웅 5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은 새턴판 뿐.
아무리 성인 대상으로 제작된 게임이라지만 공략본에서까지 누드모델이 나올 필요까지는 없지 않지 않았나 싶지 않지 않군요.
다시봐도 공략은 평범하지만 눈을 사로잡는 카네코 카즈마의 이미지들이 잔뜩 들어 있는 책이네요.
아직입니다 아직.
마지막으로 레어 게시판에 올려도 무리가 없을 <진여신전생 데빌서머너 가이던스>와 복각판을 올립니다.
이 책은 공략본이 아니라 서적판 악마전서입니다. 이 게임에 나오는 카네코 카즈마의 악마 그림이 모두 큼직하게 실려있습니다. 각 악마에 대한 정보와 카네코 카즈마의 코멘트도 달려 있고 게임의 수수께끼를 해명하는 읽을거리도 충실해서 인기가 매우 높은 일권입니다. 초판이 동이나고 팬들의 요청에 의해 복각판이 나오게 됐지만 이것도 현재 절판입니다.
좌측이 초판, 우측이 복각판입니다. 복각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내용물은 99% 똑같습니다.
패미통의 메가텐 클럽에서 응모로 결정된 추가 악마 '데빌 버스터 버스터즈(라고 해봐야 두 마스코트의 팀업)'가 그려 있는 초판 띠지. 진상해명!!!이라는군요.
완전 복각을 강조한 복각판 띠지
뒷면을 봅시다.
일본 고대 문명을 연구하는 아즈마 교수의 리포트라는 컨셉으로 만든 책인것 같습니다.
뒷면 띠지를 읽어보니 이 패러렐 월드에서도 전작의 오오츠키 선생은 O교수 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플라즈마를 신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띠지를 홀랑 벗긴...
초판과 복각판
역시 레이 레이호는 귀엽군요.
좌측의 토도메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악마인데 노출도가 너무 높아서 이후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악마가 되었습니다.
최초의 한국계 악마, 도깨비도 이 작품으로 데뷔! 전에도 백용이라는 녀석이 있긴 하지만 그건 끼워넣기 같은 느낌이라서...
아마존도 아마 이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악마였던 걸로...
대단하지요?
지금은 익숙한 이 수많은 악마들이 우르르 몰려와 하나의 게임에서 첫등장이라니...
게임의 핵심이었죠. 마법을 사용했던 왕국이 있었다는 일본의 고대문명에 대한 <세상에 이런일이!> 스타일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옛날에는 신경 안 썼는데 이런 엽서나 속지 그리고 띠지가 있어야 가치가 올라간다더군요. 그래서 최근엔 조심히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수퍼 리얼 마작, 스치파이, 투신도시2 등의 설정자료집을 홍보하고 있네요. 물론 저는 구입했습니다. LUNAR I, II를 말입니다.
지금까지 진여신전생 정통 본가 시리즈 네 작품의 릴레이 소개였습니다.
다음에 소개할 작품은...
발매 순으로 페르소나 시리즈도 끼워서 가야할지 아니면 지금까지처럼 본가 시리즈 소개라는 정통성을 살려 곧바로 소울해커즈 → 녹턴으로 진행해야 할지 아니면 진여신전생 소개글은 별로 인기도 없고 댓글도 없으니 세가 새턴의 후방 게임 소개 릴레이로 가야할지... 망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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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과 애정이 가득한 멋진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도 강산이 두번 이상 변할 시기를 여신전생과 함께 했지만, '잘 만들어진 RPG' 정도로만 여겨왔지 이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지는 않았거든요. 컴퓨터를 끄는대로 오랫만에 새턴용 데빌 사마나를 플레이해 봐야 겠네요. 아... 다음글 기대해 봐도 되겠죠? 추천은 덤으로 드리구요, 아무쪼록 건강하고 활기있는 일상 되시길 바랍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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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려운 게임이지요. 던전 트랩도 정말 통수 제대로 치는 것들이 많았고. 일본의 메가텐 팬들 사이에서는 새턴판으로 엔딩을 본 사람에게는 용자 대우를 해주더군요. | 15.06.28 1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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