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
"좋은 아침."
"....바.
박사님?"
"뭘 그리 놀랍니까?"
"모. 몸이 왜...?"
"아아.
간밤에 잠을 못 자서 조금 뻐근하군요."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이 쇳덩이 말입니까?
몸을 좀 바꿨을 뿐이니 별 문제 없는데요. 저는 그대로 저입니다."
"...미안합니다."
"무슨?"
"간밤에 제가 한 말 때문에 마음이 상하셨다면."
"전혀. 오히려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건 제 쪽이니."
"갑자기 훈훈하네."
"오늘은 좀 즐기자고요."
"왜?"
"특별한 날이잖아요."
"글쎄.
살아가는 매일이 모두 특별한 날 아니던가?"
"핑계대기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궁금하지 않아 하는게 더 이상하지 않아요?"
"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
"시간?"
"저 장치 덕분에 우리에겐 희망이 생겼어.
지금 가장 필요한 건 「계획」이야.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해.
원대한 「시간」이.
그것을 위해서라면 몸 하나쯤은 바꿀 수 있지 않은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거든."
267일째의 일지다.
"레이더에 잡혔어요."
"...젠장할."
"속도가 빨라요. 다리를 건너오면 이젠 대책이 없는데..."
"무기는 없나?"
"폭탄이 몇 개 있긴한데, 저 놈들이 한 데 모이지 않는 이상 쓸 수가..."
"무슨 일입니까?"
"그 빌어먹을 고철 덩어리가 연구소로 기어 오르려고 한다는데."
"아직 대피 준비도 안 됐는데..."
"다리를 건너기 전에 처리하기만 하면 됩니까?"
"그게 불가능하니까 그러지."
"우린 이제 끝났어.
가까운 도피 장소도 없고, 이대로 기황병들에게 썰려 죽겠지.
그동안 고마웠어 친구들."
"끔찍한 소리마요!
그러니까 적어도. 죽기 전엔... 좀 즐거운 생각을 하자고요."
"왜 다들 죽을 생각만 하는건데! 해결책을 생각하자니까!!!"
"그래도 우린 꽤 오래 버텼네. 다른 곳에도 생존자가 있어야 할텐데."
"폭탄은 쓸 만 합니까?"
"저놈들이 눈 뜨고 폭탄을 맞아주진 않거든."
"박사님."
"미안하네.
내 실책이야. 스스로 업그레이드를 할 줄은 몰랐는데...
다리를 폭파시켜도 물을 건너올 지경이니..."
"그 계획 말입니다만."
"응?"
"원대한 「시간」이 있다면 정말 가능합니까?"
"그래.
이젠 불가능하지만."
"제게 폭탄을 주십시오."
"뭐?"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지금 쇠로 된 거인들한테 포위당한 난쟁이다.
기계의 황제. 모멘트의 수하. 인류의 적.
그것들이 시간을 잡아먹고 있다.
그래서 시계가 돈다.
[01:00]
여유롭게 걸어갔다.
그것들은 날 인식한 모양이었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내일이 있다고.
그렇게 믿었다.
항상 미래는 행복하다고 맹목적으로 믿었다.
그건 누구 잘못이었을까?
[00:30]
내가 저 거인들의 뼛속에서 시간을 꺼내오는 것이다.
원대한 계획의, 그것에 필요한 일부분이다.
난데없이 30이라는 숫자는 꽤 굉장하다는 생각을 했다.
[00:12]
12살 때 그 애와 처음으로 놀이공원을 갔던가.
내색은 안했지만 엄청 즐거웠다.
[00:09]
나는 얻을 것이 없다.
[00:08]
나는 잃을 것이 없다.
[00:07]
「폭발물 감지.
위험.
위험 신호.」
[00:06]
돌이킬 수 없음을 안다.
[00:05]
그럼에도 도망치지 않는 것은.
[00:04]
믿기 때문이다.
[00:03]
난 「내일」이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00:02]
「내일」도 변함없이 꽃이 피고 해가 저물며.
세상과 세월은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것을.
변함없이 세상이 그런 것을.
그 뒤에 또 다른 희망이 있음을.
그 희망을.
[00:01]
믿고 있기 때문이다.
[00:00]
"뭐 해. 일어나!"
눈 앞에 반짝이는 햇살이 보였다.
새로운 아침인 것 같았다.
"루이제?"
"봐봐, 온 세상이 하얗잖아!
「오늘」은 분명 행복한 날일거야, 그렇지?"
그 애가 웃고 있었다.
모든 것이 따뜻했다.
내 의식도 살얼음처럼 녹아가는 것을.
그 빛 아래에 너무나도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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