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세한 설정붕괴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어째서 이렇게 되었을까, 유즈.
처음에는 별 볼일 없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여자아이처럼 생긴 외관에, 자신감 없어 보이는 태도. 결코 너에게 어울릴 만한 남자라고는 아니라고 생각되어, 나는 그에게 좋은 감정을 갖지 못하였다. 그저 조무래기 듀얼리스트 정도로 생각했던 거겠지.
그 다음에 느낀 감정은 호기심이었다. 그의 듀얼 실력과 펜듈럼이라는 특이한 소환법, 그가 추구하는 '엔터메 듀얼'은 내가 가진 부조리한 첫인상을 깨고 흥미를 갖게 하는 데 충분했다. 나는 그를 지켜보기로 마음먹었고, 그렇게 하는 도중, 그를 지켜볼 때 심장이 두근대는 것을 느꼈다.
승부욕이라고 생각했다. 펜듈럼 소환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듀얼리스트와 듀얼하고 싶은, 그런 끓어오르는 투지가 내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마음의 두근거림은 그와 얼마나 듀얼을 해도 줄어들지 않았고, 점점 늘어만 갔다. 이 마음은 사카키 유야가 아닌 다른 펜듈럼 소환을 사용하는, 아카바 레이지 같은, 듀얼리스트에게는 반응하지 않아 더욱 나를 당황시켰다. 그렇게 내가 내 감정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무렵, 우연히 그가 다른 여자아이와 즐겁게 대화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나는 불쾌한 느낌과 함께 이 마음의 정체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사랑이었다, 유즈. 나는 그에게 사랑을...한 거다.
왜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드물었던 내게 그가 처음의 동년배 이성 친구였기 때문일까,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스며나오는 그의 상냥함이 인간관계에 익숙치 않은 내 마음을 녹였기 때문일까, 위기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려는 꺾일 것 같은 꿋꿋함이 나에게 조각만큼 남아있었던 모성애를 깨웠기 때문일까. 전부 다일 수도 있다. 그래,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나는 생전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다.
유즈, 내가 이 마음을 자각하게 된 뒤 얼마나 당황했는지 짐작 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의심했다. 사랑이 아닐 지도 모른다. 그저 유야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은 기대감, 또는 자신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상대에게 느끼는 호승심이라고 몇 번이나 다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내 볼은 그의 앞에서 붉게 물들었고, 내 안구는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하지 못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고서, 나는 이것이 사랑이라고 확신했다. 확신할 수 밖에 없었다.
피해 보려고도 했다. 너는 그를 나에게 맡기었고, 그도 너를 그리워하며 찾고 있는데, 내가 너를 제치고 그를 요구할 자격은 없다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나를 멀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같이 행동할 때에도 가급적 거리를 두었고, 입으로는 본심과 달리 날카로운 말을 그에게 몇 번이고 내뱉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그렇게 대하면 대할 수록, 상냥함이 더욱 깊게 배어든 언동으로 나를 접하였다. 세상물정 모르는 여자아이에게로의 동정심이라던가, 너와 닮은 얼굴 탓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의 상냥함을 접하면 접할수록, 나는 그에게 더욱 깊게 빠져들어가 눈치챘을 때에는 나의 마음은 이미 어찌할 바 없이 커져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를 멀리하려는 것을 그만두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내 첫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유즈, 기뻐해도 좋다. 그는 정말 네 생각뿐이었다.
내 얼굴을 보고 네가 생각나는 모양인지, 그는 나와 있을 때면 자주 너에 대해서 말했다. 유즈, 너라면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 앞에서 다른 여자와의 추억을 즐겁게 이야기 하는 기분을 알까? 나는 태어나고 처음으로 너와 닮은 이 얼굴을 저주했다.
네가 그의 옆에 없다는 점은 내가 그의 마음을 얻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네가 없는 것이, 그가 너를 추억하고, 의식하는 시간을 더욱 늘리는 것 같았다. 그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은 뚜렸했고, 내 패배는 확고부동했다. 아 유즈, 어떤 듀얼에서도 맛보지 않은 감정을 나는 느꼈다. 그리고 이해했다. 이것이 절망이라고.
압도적인 패배를 눈 앞에 두고 비통에 빠진 내게, 유야는 내가 이렇게 된 이유도 알지 못하고 나를 걱정했다. 나를 이렇게 만든 원인이 나를 걱정하다니, 참으로 우스웠지. 하지만 나는 끝까지 그의 그 상냥함마저 비웃지는 못했다. 시간이 지나도 내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그는 나에게 듀얼을 제안했다. 듀얼을 하면 분명 마음의 응어리도 풀리고, 막혔던 길에도 한줄기 빛이 보일 거라고. 내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달은 뒤에도, 나는 사랑하는 자의 손길을 거절하지는 못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와의 듀얼로 내가 패배하지 않을 방법을 깨달았다!
아, 유즈. 지금 난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차 있다. 어떤, 한 방법을 사용하면, 내 소망은 불완전하게나마 이루어진다.미치도록 상냥한 그는 내가 승리를 취할 수 있게 배려해 주는 것인지, 진심을 내지 않고 듀얼하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평소라면 화를 낼 테지만, 지금은 그 태도가 너무나도 고맙다. 이대로라면 이 듀얼은 내 승리일 테니까. 유즈, 아. 유즈. 너는 나를 비난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 게임은 원래부터 내가 정정당당하게 임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너와 그가 보낸 시간은 그 안에서 수많은 추억과 마음을 낳아, 내가 정공법으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을 너와 나 사이에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니, 정공법이 아니어도 조금은 좋겠지?
유즈, 네가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일을 알게 된다면 나를 경멸하겠지. 하지만, 내게는 이 방법이 아니면 너를 이길 수단이 없다! 부디 이해해 주길 바란다. 내가 아카데미아 출신이라는 사실이, 내 듀얼 디스크가 아카데미아의 것이라는 사실이, 날 구원해주게 될 줄이야. 아카바 레이지는 절대로, 절대로 이 기능만은 사용하지 말라고 했지만. 유즈, 인정하지. 나는 유우야의 마음을 너에게서 빼앗을 수 없다. 하지만 그를 종이의 감옥에 가두고 나만의 것으로 하는 것은 할 수 있다. 유야, 걱정하지 마라. 이윽고 너는 다른 사람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몸을 잃고, 오직 나의 소유물로 남겠지. 그걸로 좋다. 너의 마지막 상냥함은 나만의 것이고,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경악에 물들 너의 얼굴을, 나는 영원히 간직하며 소중히 하기를 맹세하마.
사랑한다, 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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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x유야...실질적으로 세레나 얀데레물입니다. 대회가 아니어도 써 올리려 했던 걸, 조금 고쳐서 대회에 올렸습니다만...제 마음 속 어둠을 전개하다 보니 길이가 길어져서;; 읽어주실 지는 모르겠네요. 세세한 설정파괴도 있을 것 같고...어쨌든, 즐기셨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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