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소녀가 집밖을 나섰다. 요코는 후토시가 듀얼할 때 센터 코트에서 보자며 손을 흔들었다. 유즈와 미에루가 유우야 양쪽에서 걸었다. 서로를 견제하기 위함이었을 테지만, 원래 목적지인 중앙공원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냥 유우야를 사이에 둔 걸즈토크장이 되었다. 공원이 보이자 미에루가 유우야의 손을 잡고 빠르게 달렸다. 유즈는 뒤늦게 뛰어 그 옆을 맞췄다.
막 입구에 도착했을 때였다. 멀리서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이―! 유우야와 같은 교복외투를 입고 있다는 것과 뛰고 있다는 것 빼고 알아보기 힘들만큼 먼 거리. 다른 사람을 부르는 걸까했지만, 다시 뒤돌면 뒤에서 바로 기다리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다렸다.
가까이 다가온 그를 봤다.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다 싶었더니 아는 사람이었다.
“헥, 헥... 이 몸을 뛰어오게 만들다니, 제법이군.”
“사와타리?”
사와타리는 ‘후―’하고 숨을 내쉬며 앞머리를 쓸어 올렸다. 옷매무새를 다듬고 먼지를 털다가, 손가락을 두 개 펴서 내밀었다. 무슨 소리야? 유즈가 말했다.
“오늘 나에게 사인 받으러 온 팬의 수!”
“2명?”
“아냐!”
자신의 자랑거리가 절하되니 바로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보단 많다고! 진정됐는지 다시 머리를 쓸어 올렸다. 손으로 유우야를 가리킨다. 자신을 가리키니 똑같이 유우야도 자신을 가리켰다. ‘나?’라 하는 몸짓이었다.
“당연히 나보단 못했겠지만, 특별히 들어주도록 하지.”
‘아니, 그건 안 물어봤는데 네가 와서 말한 거잖아.’ 유즈가 딴죽을 걸었다. 사와타리는 유즈의 태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우야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아니, 없는데.”
“뭬야아아아앗!”
하고 괴성을 질렀다. 뒤돌아 손부채질을 하면서 얼굴을 식혔다. 이번에는 다른 말을 꺼낸다.
“하하, 이 몸의 업적에 비하면 초라해져서 말하기 싫은 모양이로군!”
“그, 말하기 싫은 게 아니라 진짜로 업ㅅ....”
유우야가 말을 다 잇기 전에 사와타리가 입을 틀어막았다. 텁. 놀고 있는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이마에 얹어 자세를 취하곤, 말하기 싫다면 안 해도 된다며 말을 끊었다.
“사와타리, 설마 유우야 찾으러 온 거야?”
“훗, 이 몸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고. 사인해주는 도중에 여기 엔터메 듀얼리스트가 나온다고 해서 와봤을 뿐.”
처음 목적은 달성했으니 가도록 하지. 사와타리는 뛰어왔던 길을 도로 걸어 돌아갔다. 멀어졌을 때, 미에루가 멀어지는 사와타리의 뒤통수를 보고 ‘한가한가봐.’라고 중얼거렸다. 유우야나 유즈가 다 들을 수 있을 크기였지만.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우리 여기 방금 도착하지 않았어?”
사와타리는 여기에 엔터메 듀얼리스트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고 했지. 즉, 소문의 엔터메 듀얼리스트=유우야 아닌 다른 사람. 사와타리는 헛걸음한 셈이 됐다. 유즈가 말해주러 가야하나 넌지시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미 사와타리는 가버린 뒤였다. 일행은 그대로 공원으로 들어갔다.
"미에루, 그 엔터메 듀얼리스트라는 사람 보고 싶어."
"그래? 그럼 보러 갈까?"
'아직 시간은 넉넉하니까, 나도 궁금하기도 했고.' 유즈가 듀얼디스크로 시간을 확인했다.
"유우야도 갈 거지?"
"...네가 원하는 대로."
좋았어, 가자! 그녀들이 외쳤다. 그런데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알아? 유우야가 물었다. 둘이 얼어붙었다. 머리를 맞대고 어디서 할지 추측하기 시작했다.
"생각났다! 미에루 기억대로라면 분수대 주변에 무대랑 관객석이 있었어."
달링이랑 가고 싶은 데이터 코스는 전부 갔다 와봤지. 미에루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유즈가 무대라면 있을 것 같다며 거기로 가자고 말했다. 그에 유우야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가, 입술을 짓이겼다. 미에루가 선두로 나서며 직진했다. 해서 도착은 했는데.
그 장소만 벽을 둘러 LDS 직원들이 출입을 막고 있었다. 미에루는 '내 꿈이...'하며 절망했고, 유즈는 직원에게 다가갔다. 다른 곳을 이용해주라면서 유즈를 돌려보냈다. 미에루가 '어때'라고 물어보고, 유즈는 고개를 저었다. 눈에 띄게 실망한 기색이 보였다. 유우야는 공원의 다른 곳을 둘러보자며 위로했다. 유우야가 공사 중인 벽을 힐끔 쳐다봤다.
공원의 무대 위치까지 오는 데는 입구부터의 길이 두 가지가 있었다. 우리가 지나가지 않은 길에서 하고 있을지도 몰라. 혹시 모를 기대감으로 거치지 않은 길로 공원을 빠져나갔다. 보이지 않았다! 아니야 우리가 간 사이에 왔을 지도 몰라. 다시 무대방향으로 들어갔고, 또 다시 나오기를 반복했다.
무대공사 중인 벽 앞의 벤치에 멈춰 섰다. 원점이었다. 일행은 벤치에 무너지듯이 앉았다. 사실 엔터메 듀얼리스트는 없는 게 아닐까? 지칠 때까지 돌아다녔지만 그 듀얼리스트의 옷자락 하나 보지 못했다. 미에루가 더웠는지, 손부채질을 하다가 유우야에게 같이 아이스크림을 사러가자고 요청했다. 지나온 길에 아이스크림 차가 있었으니까 거기로 가자. 유즈가 왜 유우야와 같이 가려하냐고 물었다. 미에루는 인원이 세 명이니 한 사람이 가면 하나 들 손이 모자라고, 그렇다고 세 명이 모두 갈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래? 그럼 나랑 같이 가도 되겠네.”
유즈가 사악하게 웃었다. 미에루는 솔직하게 달링의 옆에 있고 싶기 때문이라고 반박했지만 유즈는 문답무용으로 끌고 갔다. 애절하게 다아아아아알링―을 외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왜인지 모르게 유우야 혼자 벤치에 남았다. 유우야는 앞서나가는 두 여인을 잡으려고 했으나 이미 멀어진 후였다.
유우야는 다시 벤치에 앉아서 두 사람을 기다리기로 했다. 인형을 만지작거렸다.
다시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설지 않은 남자가 공사현장에 접근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유우야는 작게 자신만 들릴 정도로 그 사내의 이름을 말했다. 그런데 슌이 멀리 있던 유우야를 발견했는지, 그 방향을 응시했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슌은 표정을 구기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공사현장으로 가까이 다가섰다. 하지만 슌은 들어가기도 전에 그 주변을 지키고 있던 직원에게 제지당했다.
“이 이상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저기에 내 동료가 단서를 남겼을지도 몰라, 저리 비켜!”
“사장님의 특별 명령입니다.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아카바 레이지...!’ 슌이 낮게 읊조렸다. 슌이 한 발짝 더 내딛었을 뿐인데, 멀리서 슌을 감시하면서 따라다니던 직원이 뛰어와서 막았다. 난동 피우지 말라고 말하며 경고한다. 그러나 슌은 그를 무시하며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때려눕히기 시작했다.
(C), (D), (→↘↓↙←+B or D), (↓↙←+A or C), (→↓↘+A or C), (→+A), (↓↘→↓↘→+A or C)
슌은 공사현장 안으로 들어갔다. 슌이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비명소리가 들린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슌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하였는지 분개한 표정이었다. 뒤늦게라도 슌을 막기 위함인지 경비들이 몰려든다. (A,A,→,B,C) 슌은 순식간에 경비들을 쓰러트렸다.
다시 슌이 밖으로 박차고 나왔을 때, 유우야는 벤치에 앉아있지 않았다. 그 자리에 없는 걸 확인한 슌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사라진 사람을 찾아 돌아다녔다.
사라진 사람은 방금 앉아있던 사람일수도 있고, 친우일수도 있다.
*
유우야는 손을 무릎에 대고 허리를 숙였다.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유우야는 손목에 인형팔찌가 잘 달려있는지 보고, 뒤로 돌아 누군가 따라오는지 확인했다. 방금 전의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유우야는 공원의 출구와 방금 뛰어왔던 길을 번갈아 쳐다봤다. 유우야는 입술을 깨물었다. 다시 시선이 뒤가 아닌 앞, 공원의 출구를 향했다.
뒤에서 누군가 유우야의 어깨를 잡았다. 유우야는 잡은 손을 내쳤다. 뒤돌아 잡은 이를 확인했다. 리젠트 머리에 붉은 머리띠를 한 풍채가 의젓한 남자였다. 그 남자는 내쳐진 손이 의아한지 올라간 손이 내려오지 않고 있었다. 남자는 맞은 손과 유우야를 번갈아 봤다. 손을 내렸다.
남자가 유우야에게 다가갔다. 유우야는 뒤로 물러서다가 멈칫했다.
“어이, 유우야.”
유우야는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움찔했다. 남자가 다시 다가와 유우야의 어깨를 잡았다. 유우야의 눈이 흔들렸다. 유우야의 반응이 이상했는지 남자가 괜찮냐고 물었다. 유우야가 눈을 피하려고 하자, 그는 양손으로 유우야가 자신의 얼굴을 보도록 했다.
그는 유우야를 보면서 뒤에서 날아오는 누군가의 공격을 막아냈다. 유우야의 얼굴을 잡고 있던 한 손으로 그 누군가의 손날을 막은 것이다. 공격자가 손을 회수하지 못하게 그 손을 꽉 잡고 돌아섰다. 공격한 사람은 쿠로사키 슌이었다.
“뭐하는 짓이냐.”
“알 바 아니다. 저 녀석과 할 말이 있으니 방해 말고 비켜.”
“이 사나이, 곤겐자카. 유우야의 친우로서, 널 두고 갈 수 없다.”
하고서 잡은 손을 놔주지 않았다. 굳건하게 유우야 앞을 버티고 섰다. 슌은 언짢은 듯 혀 차는 소릴 냈다. 곤겐자카 너머의 유우야를 응시했다.
“도망칠 셈이냐. 사카키 유우야!”
“나는....”
곤겐자카가 유우야를 향해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 틈을 타 슌이 곤겐자카의 힘을 뿌리치고 손을 빼냈다. 뒤로 뛰어 거리를 벌리더니, 그대로 도주했다. 슌을 쫓으려는 듯 발에 힘을 주려는 곤겐자카를 유우야가 막았다. 곤겐자카가 자신을 보자 쫓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곤겐자카는 슌을 쫓지 않았다. 슌이 멀리 달아나 사라지자 그제야 공원의 안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유우야는 곤겐자카의 뒤를 따라 걸었다. 곤겐자카는 뒤돌지 않아도 유우야가 따라오고 있다는 걸 아는지 자신에게 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제 유우야가 쓰러진 일, 쓰러진 유우야를 데리고 집으로 보낸 일, 쓰러진 게 걱정이 돼서 유우야의 집으로 간 일, 가보니 없어서 요코에게 어디로 갔는지 물었던 일. 유우야는 곤겐자카의 말을 듣고 있었다.
곤겐자카가 멈춰 섰다. 여기다고 외치며 손을 흔들었다. 곤겐자카의 듬직한 등 옆으로 유우야가 고개를 내밀었다. 멀리 아이스크림을 사 온 유즈와 미에루가 보였다. 어째서인지 아이스크림을 둘 다 양 손에 하나씩 들고 있었지만. 그쪽도 곤겐자카와 유우야를 발견했는지 아이스크림을 든 손을 흔들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떨어질 수도 있어 손은 흔들지 못하고, 반가운 듯 웃음꽃을 피웠다.
다가온 그녀들이 유우야에게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곤겐자카는 섣불리 두 사람 중에 하나를 가져가지 못하는 유우야를 봤다. 곤겐자카가 자신도 먹어도 되냐고 물었다. 바로 허락을 받으니 두 사람에게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가져갔다. 두 개를 쥐고 유즈와 미에루가 보지 못하도록 뒤돌았다가 바로 앞으로 섰다. 그리고 누가 들고 있었는지 모를 하나를 유우야에게 양보했다. 그녀들은 아쉬운 눈치였다.
그들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중, 미에루가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던 곳이 있었다고.
“미에루가 찾던 그 듀얼리스트가 있을지도 몰라!”
“그 듀얼리스트? 어이, 무슨 소리냐.”
중간에 합류한 곤겐자카는 모를 수밖에. 흥분한 미에루 앞에 곤겐자카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 유즈가 공원에 나타나는 ‘엔터메 듀얼리스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부터 찾아다녔는데 안 보였다는 말도 덧붙이고. 가만히 있던 유우야를 미에루가 데리고 나섰다. 선두로 나선 둘을 따라 유즈와 곤겐자카도 움직였다.
왔던 길을 역주행하니 아까 왔을 때는 없었던 사람 무리가 보였다. 사람들은 뭔가에 열중하는 듯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보자!’ 미에루가 외쳤다. 미에루는 그 사이로 유우야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 뒤이어 도착한 유즈와 곤겐자카도 그 사이로 들어갔다.
먼저 그 무리의 앞으로 도착한 건 유즈였다. 앞에 도달한 유즈에게 누군가가 장미꽃을 전달했다. 그 누군가는 사람들이 모이게 된 원인이었다.
“이 꽃처럼 아름다운 아가씨, 부디 제 꽃을 받아주시길.”
“네... 네?”
한쪽 무릎을 꿇고 기사마냥 예의를 차린 그는, 유즈가 얼떨결에 꽃을 받자 일어났다. 그가 유즈에게 윙크했다. 호남형인 소년이었다. 유즈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다른 일행들은 이때 앞에 도착했다.
“제 파트너가 되어주시겠어요?”
하고 소년은 유즈에게 손을 내밀었다. 간단한 마술을 도와주시면 됩니다. 부담 갖지 마시길. 말을 덧붙였다. 유즈는 내밀어진 손을 거절하지 않고 잡았다. 앞으로 더 나아갔다.
“마지막 마술이네요~ 이번 마술은 이 숙녀분이 도와주실 겁니다.”
마지막이라는 말에 관객들이 아쉬운 소리를 냈다. 아하하하, 소년이 웃었다. 짝짝 박수를 치며 정숙을 요구했다. 마술사 모자에서 트럼프 카드를 꺼냈다. 하나, 선택해주시겠어요? 소년이 유즈에게 물었다. 유즈는 가운데에서 아무렇게나 한 장을 뽑았다. 이런. 소년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말했다. 트럼프 카드였던 앞면과는 다르게 하얀 비둘기 한 마리만이 그려진 카드였다.
“실수했네요.”
실수했다고는 하지만 싱글벙글 웃는 채다. 말과 표정이 맞지 않았다.
“앗차, 실수했다는 건 비밀로.”
작게 유즈만 들릴 정도로 말한다. 검지를 코 주변에 갖다 대었다. 남은 카드뭉치는 다시 모자에 넣더니 모자를 집었다. 소년은 모자를 뒤집었다. 방금 카드를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쏟아지지 않았다. 탈탈 흔들어 아무 것도 없음을 관객에게 피력했다.
소년이 손에서 모자를 덮을 손수건을 뽑아냈다. 모자가 안 보이게 전부 덮었다. 도로 걷으니 모자가 ?표가 달린 실크햇이 되어있었다. 소년은 유즈에게 카드를 바닥에 놓아달라고 요청했다. 유즈가 카드를 바닥에 놓고, 소년은 손에서 실크햇을 빠르게 흔들었다. 놀랍게도 실크햇은 4개가 되어 있었다. 들고 있던 하나로 카드를 가리고 나머지 3개는 그 옆에 차례대로 놓았다.
카드는 첫 번째 실크햇에 놓여있다. 1번부터 순서대로 2번, 3번, 4번. 소년이 순서에 이름을 붙였다.
“숫자를 세면 카드가 진짜가 되어 있을 거예요.”
다들 다같이― 원, 투, 쓰리! 소년이 말하니 사람들도 덩달아 말했다. 원, 투 쓰리! 소년은 검지와 엄지로 소리를 냈다. 딱!
“자, 하얀 비둘기는 어디에 있을까요?”
유즈는 원래 카드가 놓인 곳과 다른 곳을 번갈아 쳐다봤다. 고민하는 듯 시간을 끌다가 처음에 카드를 놓았던 곳을 가리켰다. 아니, 잡았다. 그곳에 진짜가 있을까? 관객들이 실크햇에 집중했다. 들춰본 결과.
“꽝! 아쉽게 되었습니다.”
못 맞췄어... 유즈는 자신의 선택이 아쉬운지 볼멘소리를 냈다. 소년은 아쉬워하는 유즈에게 웃으며 이것은 마술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당연히 마술로 비둘기의 위치는 이미 바꿔치기 해놨죠!
보이는 것만 믿으면 안 돼요. 기회를 한 번 더 드릴까요?
한 번 더 고를 기회를 얻은 유즈는 고민했다. 남은 3개의 실크햇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다 관객 쪽에서 누군가 또 나섰다. 미에루였다. 보고 있다가 난입해서, 유즈 앞에 섰다. 관객의 난입은 예상치 못했는지 소년의 눈이 동그랬다.
“이런 일이라면 미에루가 전문이지!”
“미, 미에루?”
“나한테 맡겨!”
미에루라면 볼 수 있어!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턱을 괴고 허리를 숙여 실크햇을 가까이 들여다봤다. 다시 유즈에게 다가와 손을 펴서 내밀었다. 유즈는 자신을 가리켰다. 나?
“아―니! 긴 막대 같은 게 필요해.”
하며 장미꽃을 바라봤다. 유즈는 순순히 미에루에게 넘겼다. 미에루는 바닥에 장미꽃이 수직으로 서게끔 조절했다. 얼추 맞춰지자 손을 놓았다. 잡고있던 손이 떨어지자 장미꽃은 바닥에 내려앉았다. 장미꽃은 하나의 실크햇을 가리키고 있었다. 2~4번의 실크햇 중 네 번째의 실크햇. 미에루는 이게 확실하다면서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미에루의 등쌀에 떠밀려 유즈가 4번째를 집었다. 기다리고 있었는지 바로 안에서 비둘기가 날아올랐다. 으앗! 유즈가 잡았던 4번째를 멀리 던져버렸다. 높은 나뭇가지에 걸려버렸다. 유즈가 바로 소년에게 사과했다. 소년은 괜찮다고 말하면서 첫 번째 실크햇을 집었다.
“저는 진짜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진짜? 유즈가 되물었다. 아차, 그 다음부터는 영업기밀입니다. 소년이 유난스럽게 실크햇을 쥔 손을 흔들었다.
“숙녀분들이 찾으셨으므로, 오늘의 마술쇼는 여기까지.”
하며 정중례를 하며 폐막을 알렸다. 보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소년에게 박수를 보냈다. 소년은 실크햇에서 듀얼디스크를 꺼내 팔에 장착했다. 빠르게 같은 외형의 몬스터 두 체를 소환하고 검은색 프레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트래피즈 매지션! 자줏빛 망토를 입은 가면 쓴 몬스터가 공중그네를 타고 내려온다. 잘게 웃음소리를 흘리며 소년을 낚아채갔다.
“The show must go on!”
다음에 또 만나요. 한 마디를 남기며 소년은 퇴장했다. 목적이었던 엔터테이너를 찾았으니, 이제는 여기를 벗어날 차례다.
* *
벌써 들켰지만 이미 쓴 거 그대로 올려봅니다. 필력도 안 좋은데 느낌만으로 들킬 줄은...
앜파 엔딩인 speaking 듣고 이야기 짜낸 거지만 2화까지도 대화가 제대로 없는 것 같아요. 3화에서나 주인공 입이 열릴까요?
엔딩 가사에서 따왔기 때문에 이 팬픽 엔딩은 주인공이 친구들에게 자기 사정을 말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엔딩입니다.
소재제공자의 요청으로 두 명이 특별 출연. 사와타리는 톡톡 튀어서 재밌지만, 데니스는 어렵네요.
3편은 내용 정리해놓으니 예상 분량이 껑충 뛰어서 아직도 완성을 못했습니다.
후기 쓰면서 생각한 건데, 구성이 1편 배경설명 2편 일상? 3편 일상+진실 4편 총집편+사건해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3편 쓰러갑니다. 즐감해주세요.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