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말 얼떨결에 스이카의 부하가 된 두 퇴치사. 신고와 히라사키는 반항 한 번 해볼 겨를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스이카의 부하가 되어 버렸다. 그들에게 있어 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었다. 오니를 퇴치하러 갔다가 되러 오니의 부하가 되어버리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경우란 말인가. 이 웃지 못 할 일은 세상천지 그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고분고분하게 부하가 되어 버린 둘은 두목인 스이카를 따라 산을 내려갔다. 그러는 동안 신고는 언제든지 제자와 함께 도주할 기회를 엿봤지만, 틈이 보이지 않는다. 스이카는 산을 다 내려갈 동안 뒤 한번 돌아보지 않았지만, 도주의 낌새만 보였다하면 「야!」하고 말을 거는 것이었다. 정말 이대로 가다간 영영 저 오니의 부하 행세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불안감에 신고는 물론이고 제자인 히라사키 까지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었다. 험준한 산을 다 내려와 평지가 보이는 곳 까지 오니 꺼림칙한 요력이 그들을 반겼다. 정확히 반긴 것은 스이카 만이었고, 퇴치사 두 명은 놀라서 까무러칠 뻔 했다. 요력의 진원지는 바로 눈앞에 있었다. * 「두령! 부하가 될 오니는 만났어?」 한 오니가 방금 산을 내려온 스이카에게 반가운 얼굴로 물어왔다. 「아니, 허탕이야.」 스이카는 그렇게 대꾸하고서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두 퇴치사를 쳐다봤다. 그리고 씨익, 함박웃음을 지으며 앞에 모여 있는 수많은 오니들에게 그 둘을 소개했다. 「그넘은 이미 뒈졌고, 대신 이넘들을 부하로 삼았어!」 뀡 대신 닭이라는 어투였다. 순간, 수많은 오니의 시선이 두 퇴치사에게 집중되었다. 그 시선 하나하나가 둘에겐 엄청난 압박감이었다. 신고와 히라사키는 조용히 침을 삼키며 목석같이 굳어졌다. 그 상태로 품평이라도 하는 듯한 시선을 견디며 밀집해 있는 오니들의 수를 세었다. '대략 백 명이 넘는 가!' 얼핏 봐도 엄청 많다고 생각했는데, 대충 세어보니 백 명은 더 되어 보였다. 이것은 태어나 처음 겪는 엄청난 충격. 슈텐이라는 전설상의 대요를 만난 것도 모질라 하나하나가 백귀야행을 꾸릴 만큼 강하다는 오니들이 백 명 넘게 모여 있다니. 보고도 믿겨지지가 않는 광경이었다. 두렵다. 하지만, 경외하고 감탄하게 된다. 두 퇴치사는 그 기묘한 감상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때, 두 퇴치사를 쏘아보던 한 오니가 이상하다는 듯 스이카에게 물었다. 「두령. 제 눈에는 아무리 봐도 인간으로 보이는 뎁쇼?」 지극히 당연한 물음이었다. 이곳에 거주하는 오니를 부하로 삼겠다하여, 산을 올라가 놓고 막상 데러온 건 오니가 아닌 인간이었으니 말이다. 그 물음에 스이카는 가볍게 대답했다. 「인간 맞아.」 그리고는 「원래 데리고 오려던 놈을 이 두 넘이 죽였거든. 그래서 대신인 거지!」하고 농을 던지 듯 말하는 것이었다. 두 퇴치사의 미간이 주름이 잡히면서 좁혀졌다. 벌려져 있던 입은 더 벌어졌고, 눈동자는 이리저리 흔들리며 동요를 여실 없이 드려내고 있었다. 자신들을 산에서 죽이지 않고, 부하로 삼았던 것은 저 많은 수의 오니들에게 맞아 죽게 만들기 위해서였나!? 자신들을 보던 오니들의 시선이 험상궂어졌다. 머지않은 미래에 주검이 되어있을 자신을 상상하며 극심한 공포를 느끼려는 찰나. 「에이~ 두령도 참, 또 엉뚱한 짓을 하셨구만!」 「저래야 슈텐이지!」 「그래도 오니를 죽인 인간이니, 강하겠지?」 예상과는 조금 다른 반응이 튀어나왔다. 화내지 않는 거야? 생뚱맞기 까지 한 그들의 반응에 신고와 히라사키는 어리둥절했고, 곧 낄낄거리는 스이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강한 건 둘 째 치고, 이 녀석들 참 웃기거든!」 스이카는 히죽이며 신고의 얼굴을 힐끔 쳐다봤다. 「어이, 네 이름은 이제부터 이매설(二枚舌)이야.」 갑작스럽게 정해져버린 신고의 명칭. 이매설이란 명칭은 그가 입만 열면 거짓을 내뱉는다 하여 붙여진 새로운 이름이었다. 즉석해서 지어낸 것 치곤 너무 적절했는지, 스이카는 만족스런 얼굴을 했다. 이어서 히라사키쪽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그리고 넌, 오카마.」 신고에 이어 정해진, 히라사키의 새로운 이름이었다. 오카마. 샌님같은 얼굴에 겁이 많다고 지어진 이 이름 역시, 썩 어울린다는 생각에 스이카는 흡족해하며 푸하하-, 크게 웃었다. 「이매설과 오카마. 나의 백귀야행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 붙여준 이명은 이상했지만, 스이카는 그 둘을 진심으로 환영했다. 그녀와 같이 스이카 뒤로 백 명이 넘는 오니들도 서로 와하하 웃는다. 모두가 허심없이 환영해주는 분위기였다. 어째서 저들은 인간인 자신들을 받아들이려는 걸까? 그것도 동족을 죽인 퇴치사인데!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지만, 이로서 두 퇴치사는 정식으로 그들의 일원이 되었다. 오니 백귀야행. 그 어떤 퇴치사도 저들을 지워버릴 수 없을 것이고, 저들이 맘만 먹는다면 지금의 헤이안은 지도상에서 지워져 역사의 뒤안길로 잊혀 버릴 것이다. 그 누구도 막지 못 할 가장 강력한 요괴의 군대가 바로 저들, 백귀야행이다. 그 백귀야행의 일원이 된 두 퇴치사는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음을 직감했다. 아마, 죽을 때 까지 저들로 부터 벗어 날 수 없을 테지. 신고는 이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체념하기로 했다. 운암전리로 이름을 날리겠다는 야망. 지금 이 자리에서 소멸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자신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저 목적 없이 저들과 행동을 같이하며 패악질에 어울려주는 것뿐이란 말인가! 그 암담함이 주위를 흐리게 만든다. 그때, 스이카의 목소리가 그의 상념을 깨웠다. 「응?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네. 뭔가 안 좋은 기분이면 자, 여기 한잔 마시고 속 시원하게 털어 놔!」 어느 사이엔가 스이카의 손에 들려져 있던 커다란 술잔이 신고의 입으로 향해졌다. 스이카가 고개를 한쪽으로 까닥이며 말했다. 「넌 이제 좋든 싫든, 우리 일원이야. 그러니까...」 자신이 내민 술잔을 두 손으로 받아드는 신고에게 충고한다. 「울상 짓지 말고, 거짓말도 하지 마.」 씨익, 입을 양쪽으로 찢으면서 「그리고 서운한 게 있으면 다 털어놓을 것!」하고 쾌활한 어조로 덧붙였다. 신고는 말없이 끄덕이고는 받아 든 술잔을 입에다 대고 안에 담긴 술을 조용히 몇 모금 삼켜 넘겼다. 술은 오니가 마시는 술답게 지독하게 썼고, 또한 독했다. 히라사키도 한 잔 받는다. 스승처럼 한 모금 마셔보지만, 이내 콜록거리며 기침을 내뿜었다. 그에게 오니의 술은 너무나 독했던 탓이었다. 그 모습에 스이카를 비롯한 오니들이 껄껄하고 웃는다. 술도 제대로 못하는 애송이. 뭐 그런 생각으로 비웃는 거겠지. 저들의 웃음을 비웃음이라 단정지은 히라사키는 두 눈을 잔득 찌푸리고는 으득,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는 보라는 듯이 술잔을 기울여 단숨에 들이키는데. '오오오!'하는 오니들의 탄성이 동시에 새어나왔다. 「저 새끼, 오기 부리는 거 봐라.」 스이카는 재미있다는 듯이 낄낄거렸다. 존만한 놈이 쥐뿔도 없는 자존심 챙긴다고 앞뒤 안 재고 오기부리는 거. 저러다 훅 간 년놈들이 어디 한 둘이었던가. 하지만, 그런 무모한 오기. 스이카는 싫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런 무모함을 좋아했다. 봐라, 무모함으로 술잔을 비워버린 존만이가 오니들을 열광시키고 있지 않은가. 물론, 그 뒤에 히라사키는 취기를 이겨내지 못해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
|
본문
[팬픽] 불기분방의 스이카. 4 - 야망. (5) [2]
추천 3 조회 294 댓글수 2
ID | 구분 | 제목 | 글쓴이 | 추천 | 조회 | 날짜 |
---|---|---|---|---|---|---|
118 | 전체공지 | 업데이트 내역 / 버튜버 방송 일정 | 8[RULIWEB] | 2023.08.08 | ||
1517359 | 공지 | 동방 프로젝트 게시판 공지사항 (62) | 법관。 | 52 | 80333 | 2014.04.29 |
2554276 | 영상 | 이로유 | 1 | 82 | 2024.05.18 | |
2554275 | 스샷 | 이로유 | 3 | 104 | 2024.05.16 | |
2554274 | 음악 | 루리웹-2121185533 | 4 | 244 | 2024.05.07 | |
2554273 | 잡담 | 잔돈 | 4 | 228 | 2024.05.05 | |
2554272 | 잡담 | 비봉구락부 | 5 | 399 | 2024.05.04 | |
2554271 | 잡담 | 양파 파쇄기 | 4 | 350 | 2024.04.18 | |
2554270 | 정보 | 하늬도지 | 4 | 499 | 2024.04.09 | |
2554269 | 정보 | 하늬도지 | 6 | 1139 | 2024.04.08 | |
2554268 | 잡담 | seawi9966 | 4 | 441 | 2024.03.31 | |
2554267 | 잡담 | seawi9966 | 6 | 1487 | 2024.03.19 | |
2554266 | 잡담 | 이로유 | 3 | 488 | 2024.02.28 | |
2554265 | 잡담 | 이로유 | 3 | 522 | 2024.02.28 | |
2554264 | 잡담 | DisParaMaru | 2 | 511 | 2024.02.23 | |
2554263 | 잡담 | 이로유 | 2 | 508 | 2024.02.22 | |
2554262 | 잡담 | 이로유 | 4 | 705 | 2024.02.18 | |
2554261 | 잡담 | 이로유 | 5 | 852 | 2024.02.17 | |
2554260 | 동인지 | 수생 | 6 | 1529 | 2024.02.13 | |
2554259 | 웹코믹 | 八云紫 | 8 | 1757 | 2024.02.08 | |
2554258 | 잡담 | 156 | 7 | 735 | 2024.02.06 | |
2554257 | 동인지 | 수생 | 8 | 1025 | 2024.02.02 | |
2554256 | 잡담 | 군필레이무 | 3 | 392 | 2024.02.01 | |
2554255 | 정보 | 맥그리버 | 3 | 509 | 2024.01.31 | |
2554254 | 잡담 | 맥그리버 | 7 | 1026 | 2024.01.26 | |
2554253 | 잡담 | 빠 킹 | 6 | 1109 | 2024.01.26 | |
2554252 | 잡담 | DisParaMaru | 3 | 398 | 2024.01.21 | |
2554251 | 동인지 | 수생 | 3 | 483 | 2024.01.18 | |
2554250 | 잡담 | 요우무볼짤 | 5 | 794 | 2024.01.12 | |
2554249 | 동인지 | 수생 | 4 | 470 | 2024.01.12 |
(IP보기클릭).***.***
근데 어짜피 죽겠지 뭐
(IP보기클릭).***.***
근데 어짜피 죽겠지 뭐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