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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이카에게 이바라키의 안내를 부탁 받은 유우기지만 그녀는 스이카가 있는 곳으로 바로 안내하지 않았다. 시간은 많으니 지금 당장, 스이카의 본체가 있는 곳으로 가야할 필요가 없었다. 유우기는 오늘부터 동지가 될 이바라키에게 자신들이 세운 오니들의 나라를 느긋이 구경 시켜줘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그녀에게 먼저 자신의 두 아우를 소개시켜주기로 했다. 유우기의 두 아우는 그늘이 져 있는 처마 아래서 사이좋게 대작중이었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두 인영이 있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유우기와 이바라키다. 자신과 포함해 두령 슈텐을 보좌하는 네 명의 부하. 스이카를 제외한 오니들의 정점인 사천왕의 일각을 담당하는 구마와 토라구마가 자신들의 누님과 친근하게 걸어오는 이바라키를 발견하고 관심을 가져왔다. 토라구마가 아까의 소란이 처음 보는 여자인 이바라키와 관련이 있음을 추측하며 물어왔다. 「형님, 옆에 그 여자, 두령이 데려왔다던 그 여자요?」 유우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음에 긍정했고, 바로 이바라키가 자신을 소개했다. 「한 때, 슈텐과 동문이었던 이바라키라 해요.」 「반갑소이다. 저는 호시구마형님의 아우인 토라구마라 하오. 그리고, 이 녀석은 나와 같이 형님의 아우인 구마오.」 오니답지 않게 예의바른 토라구마의 모습에 이바라키는 맘에 들었는지, 미소를 머금고 그와 악수를 나누었다. 미녀와 손을 맞잡은 것이 기분이 좋은 것인지 토라구마는 머쓱해 하며 웃는다. 옆에서 지켜보던 유우기가 혀를 차며 핀잔을 내뱉었다. 「그 꼴을 보니 한 동안은 손을 씻지 않을 것 같구나.」 「헤헤.. 그럴 리가요.」 「칠칠치 못하긴. 굶주리기라도 한 거야?」 토라구마는 언제나 정중한 말투를 쓰는 진지한 성격으로 이성에 대해 딱히 면역이 없다거나 밝히지 않는 남자다. 그런 그가 이렇게도 적잖이 쑥스러워하는 걸 보면 이바리키가 상당한 미녀이기 때문이리라. 유우기는 이바라키에게 끌리고 있는 자신의 아우를 보며 무어라 쓴 소리 하려다가도 이내 입을 우물이며 말을 삼켜 넘겼다. 이바라키, 그녀는 동성인 유우기가 보더라도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오니이면서 이 무슨 여자란 말이지?' 두령으로 앉아있는 스이카나 사천왕이자 부두령격인 자신은 그렇다쳐도 다른 여자 오니들을 통 털어 이만치 여성스런 오니가 존재했던가? 유우기는 절대 없었다고 단정 지으며 고개를 두어 번 가로 저었다. 남자 오니들이 시도 때도 없이 인간들이 사는 마을에 내려가 처자들을 납치해오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겠는가. 모두 동족 여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동족 여자인 자신들에게는 전혀 흥미 없어 하는 주제에 성욕만큼은 왕성한 오에산의 남자 오니들은 자신들의 그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인간, 요괴 할 것 없이 오입질을 위한 납치를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자제와 절제를 중시하는 불제자들과는 정반대로 자신들의 욕망에 한없이 솔직한 오니들에게 있어 그 어떤 과욕도 당연하다. 그것이 폭식이 되었든 폭력이 되었든 간에. 그렇기에 어떠한 패악질이라 하더라도 거리낌 없이 저질러버린다. 그게 바로 그들, 오니들의 삶인 것이다. 오니들은 강하다. 그들이 벌이는 패악질은 인간은 고사하고 그 하늘 높을 줄 모르는 텐구 조차도 비켜가지 않는다. 텐구는 요괴중에서도 미형이 많은 편이라 이따금 노리개로서 잡혀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제법 미녀로 보이는 카라스텐구가 수많은 오니들에게 둘려 쌓여 욕정의 해소구가 되는 광경을 몇 번인가 지켜봤던 유우기는 여자로서 그것이 썩 좋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말린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오니들은 억압 받지 않으며 또한 자유로운 존재여야 하니까. 선악의 여부는 별로 중요치가 않았다. 생각이 잠시 딴대로 새버린 유우기는 아까부터 재잘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우인 토라구마의 목소리였다. 「이곳은 호시구마형님을 비롯한 소인과 아우 등, 사천왕이 오에산의 오니들을 관리하고 있소이다. 실질적 지배자라 해도 좋을 것이요. 내 옆의 구마는 말은 잘 못하지만 성실한 성격이라 성가신 일들을 묵묵히 수행하는 녀석이오. 그리고 카네구마도지는 손재간이 좋아서 신기한 것들을 많이 만드는데 그 중에서 술벌레라는 게...」 원래부터 한 번 입을 열면 말이 많던 아우였지만, 오늘 따라 특히나 더 말이 많아진 것 같았다. 그게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 입을 놀리는 샌님 같아 보였기에 유우기는 한창 얘기중인 토라구마의 입을 다물게 만들기로 했다. 바로 주먹으로. 쉼 없이 입을 나불거리던 토라구마의 안면에 묵직한 주먹이 박혔다. 퍽, 하고 안면이 함몰된 그는 우당탕하며 땅바닥을 나뒹굴었고, 이윽고 그의 몸은 발작을 일으키듯 부들부들하고 경련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컥. 고통스럽게 숨을 토해낸 토라구마가 유우기 쪽으로 고개를 틀며 이해가 안 간다는 듯 항변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형님? 두령의 사매님에게 오에산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고 있던 차인데 어째서 주먹을 날리는 것이오이까??」 푹 꺼져버린 코를 쓰다듬으며 억울해하는 눈빛으로 유우기를 쏘아본다. 억울한 처사라곤 하나 그로서는 보기 드물게 반항적인 태도였다. 유우기는 그런 그를 날카로운 눈으로 째려보며 말했다. 「미안하다. 짜증이 나서 나도 모르게.」 해명이 될 만한 말은 아니지만, 그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박력에 토라구마는 바로 꼬리만 개처럼 항의의 의지를 꺾고야 말았다. 과연, 호시구마형님이라고 해야 할까? 다짜고짜 맞은 건 좀 억울하긴 하지만, 일순 내보인 유우기의 기백은 토라구마에겐 경외를 가질 만한 것이었다. 「제가 말이 좀 많았소이다.」 「알면 됐어.」 보기엔 그저 힘 앞에 굴복한 모양새지만, 토라구마는 진심으로 스스로가 잘못을 인정하고 있었다. 잘 이해는 안가지만, 어쨌든 납득은 한다. 아까 보여준 유우기의 박력이 그를 그리 만들어 놓고 말았다. 「그런데, 그 술잔에 담긴 거 혹시 술벌레로 만든 술이야?」 유우기는 토라구마 옆에 놓여 진 커다란 술잔을 가리켰다. 술잔엔 투명한 액체가 반쯤 담겨져 있었고, 약하게나마 주향을 풍겼다. 토라구마가 입을 열고 긍정했다. 「그렇소이다. 아직 부족한 맛이지만, 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소이다.」 「음... 한 모금 마셔봐야겠군.」 손을 내밀어 술잔을 짚어든다. 유우기는 술잔에 담긴 액체의 빛깔을 유심히 보다 코를 가까이 해서 냄새를 맡았다. 그 다음 이으로 가져가 한 모금 홀짝 마시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 좀 술같아 졌네.」 「그렇소이까?」 「하지만, 네 말대로 아직 부족해. 술벌레 담당에게 좀 더 분발하라고 전해.」 「알겠소이다. 조만간 술 걱정 없도록 심혈을 기울이도록 하겠소이다.」 토라구마가 정자세로 허리를 굽혀 정중히 명을 받들어 들인다. 그가 이렇게 까지 예를 갖추는 자는 그가 목숨을 걸고 평생을 따르기로 한 호시구마도지, 유우기가 유일했다. 설령 오에산을 지배하는 오니들의 두령인 스이카라 할지라도 허리를 굽히는 예를 보인 적은 없다. 지나치게 정중한 그의 태도에 이바라키가 유우기에게 물었다. 「저기, 아까부터 든 생각인데. 실은 이곳의 두령은 슈텐이 아니라 호시구마 씨, 당신이 아닌가요?」 「헷, 그럴 리가.」 유우기는 코밑을 쓸며 단박에 부정했다. 그러나 이바라키는 그녀의 부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처음 본 순간부터 느꼈던 그녀의 그릇은 일개 요괴의 것이 아닌 군림하는 자의 것. 단순 강함을 따진다면 스이카를 능가할 요괴란 혼슈, 야마토를 넘어 대륙이라 할지라도 드물 것이다. 있다면 스승인 기예유나 마왕이라 불리는 신화적 존재 정도일거다. 허나, 단순 강함만으로는 그 존재의 그릇을 결정짓는 척도가 되지 못한다. 강함에서 오는 경외와 존경심만이 아닌 모두를 단합시키고 이끌어가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이바라키가 아는 스이카는 결정적으로 그 지도력이 부족했다. 반면에 유우기는 어떤가? 투귀라 불리는 호시구마 유우기, 그녀는 강함에서는 스이카에 지나 그 외의 부분에서는 압도적으로 앞서는 존재였다. 모두가 경외하기에 충분한 강함이 있고, 무리를 이끄는 지도력이 있다. 거기에 크다. 대인이다. 오에산의 오니들은 스이카를 두령이라 따르지만, 이바라키 자신만은 유우기가 두령이었으면 했다. 유우기를 바라보는 이바라키의 눈빛이 초롱이 반짝였다. 「그... 난 그런 쪽의 취향은 없거든.」 이바라키의 눈빛을 그런 쪽으로 오해해버린 유우기가 더듬거리며 난색을 표했다. 이바라키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어 해명했다. 「그런 게 아니에요. 다만...」 이바라키는 도중에 말을 끊고 입을 다물었다. 생각을 하는 듯 잠시 우물거리다 중단했던 말을 이어나갔다. 「요괴의 세계에서는 강함이 전부라 해도 오에산의 두령은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럼, 강함 말고, 무엇이 필요하다는 거지?」 유우기가 묻자, 이바라키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결의에 찬 얼굴로 당당히 말했다. 「그건 바로 모두를 합심시켜 이끌어 나가는 지도력과 그 어떤 자라도 끌어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에요. 그 점을 비추어 볼 때, 저는 오에산의 오니들을 이끄는 두령은 슈텐이 아니라 당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바예요.」 자신의 생각에 한 치의 의심이 없는 확고한 믿음이었다. 이바라키의 의견을 정면에서 받은 유우기는 자신에 대한 그녀의 고평가에 적잖이 기쁘긴 했으나, 동의는 하지 않았다. 그녀가 말한 지도력과 포용력, 그것은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에 유우기는 말한다. 「음.... 믿기진 않겠지만, 그건 슈텐도 마찬가지야.」 「그럴 리가요. 제가 아는 슈텐은 예의를 모르는 천방지축에 천둥벌거숭이인걸요.」 「어, 맞아. 누구든 예외 없이 속을 뒤집어놓는 얄밉기 그지없는 년이야.」 순간 유우기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자신을 조롱하는 스이카의 얄미운 모습이 떠오른 것이었다. 유우기는 흥, 코웃음을 쳐서 머릿속으로 부터 그 얄미운 모습을 지워냈다. 이바라키가 말한 것처럼 스이카는 천둥벌거숭이다. 괴물같이 강해서 감당하기 힘든 천둥벌거숭이. 하지만, 정말 그것뿐인 존재이던가. 아니지. 정말 그것뿐인 존재였다면 자신과 아우, 그리고 오에산 수백의 오니들에게 받들어 지진 않았을 것이다. 오니들이 스이카에게 이끌리는 것은 단순히 강함에 의한 경외심만이 아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오에산의 오니들이 슈텐을 받들며 따르는 것은 강함만은 아니야. 슈텐에겐 네가 말한 지도력이나 포용력은 없을 진 몰라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모두가 그녀에게 끌리고 있다는 거지.」 그리 말하는 유우기의 시선은 먼곳을 향해있었다. 두 눈에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하는 빛이 서렸고, 아직 욱신거리는 코를 문지르고 있던 토라구마가 그녀의 말을 이어받아 말했다. 「두령은 형님만큼은 아니더라도 따를만한 자이외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은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어떤 곤란한 일이라도 두령이라면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소. 그리고 무엇보다 실로 오니다운 유쾌함이 있는 분이오.」 이바라키는 입을 꾹 다문 채 시선을 내렸다. 그녀에게 있어 스이카에 대한 두 오니의 평가는 너무 뜻밖이라, 그녀로서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잘못 본 것이라 부정하기엔 유우기와 토라구마의 발언은 너무나 진중했고, 그렇다고 맞장구치며 동조하기엔 스스로가 납득 가지 않았다. 어찌하여 저토록 믿고 따른다 말하는 걸까? 혹, 스이카에게 자신이 모르는 일면이라도 있다는 건가? 역시, 쉬이 납득할 수 없는 이바라키의 얼굴에 복잡한 심경이 서린다. 유우기가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말한다. 「호오-, 의외라는 얼굴인데? 납득하기 힘든 모양이군.」 「당연하죠! 그 슈텐이라구요! 진중함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슈텐이라고요!」 「맞아. 진중함은 고사하고 너무 가볍지. 근데 그게 어떻다는 거지?」 「에? 호시구마 씨, 아까 전에 슈텐에게 근엄함이 없다고 핀잔주지 않았었나요?」 「확실히 근엄함이 없는 걸 문제 삼긴 했지만, 사실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생각해.」 유우기는 고개를 돌려 토라구마와 구마를 쳐다봤다. 눈을 마주친 두 아우가 그녀의 눈빛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한다. 이어 시종일관 과묵한 태도를 유지하던 구마가 입을 열고 말했다. 「우워우우.. 우우-」 멀쩡한 얼굴과는 달리, 예나 지금이나 제대로 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구마의 말에 유우기가 알아 들었다는 듯 통역의 말을 내뱉었다. 「봐, 저 녀석도 그렇다고 말하잖아.」 「알아듣는 거예요?」 '우'로만 이루어진 문장만으로 무슨 말인지 알아 듣는 다니, 그들은 비록 피는 안 이어졌다고는 하나 가늠 할 수 없을 만치의 끈끈한 유대감이 이바라키에게 전해져 왔다. 과연,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사이라는 건가? 그러나 그것이 지나친 생각이었다는 게 유우기의 입으로부터 뱉어져 나왔다. 「대충 그런 뜻이 아닐까?」 「꽤.. 적당주의시군요.」 조금 실망하는 이바라키. 하지만, 덕분에 조금 알 것 같기도 한 기분에 중얼거리듯 말했다. 「아무래도 좋다는 건.. 대충 그런 뜻인가?」 「오, 알아주는 건가.」 유우기가 그 중얼거림에 기쁜 기색으로 대꾸했고, 이바라키가 흠칫 놀라하며 유우기를 처다 봤다. 생각만 한 것이 아니라 무심코 입 밖으로 발설해버린 것을 그녀의 대꾸로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었다. 그러한 반응에 유우기는 뭘 그리 놀라냐는 듯 시원한 얼굴로 말했다. 「이만큼이나 많은 수의 동지들을 다스리려면 우두머리에겐 여러 덕목들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그런 건 텐구나 인간들 얘기지 우리에겐 해당 되지 않아.」 들고 있던 잔을 입에다 대고 꿀꺽, 한 모금 들이마셔 목을 축인 유우기는 크-, 쓴 숨을 뱉어내고 하던 말을 이어 나갔다. 「딱히 조직적이어야 할 필요 없이 제멋대로여도 된다고, 그저 모두를 강하게 뭉치게 해줄 버팀목이 있으면 그 뿐이야. 그런 면에서 슈텐은 두령에 적합해.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우리에게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해 준 달까?」 유우기는 들고 있던 잔을 토라구마에게 건네주고 난 다음, 턱밑을 쓸며 「무엇보다, 내가 있으니까. 문제없어.」하고 덧붙였다. 오에산의 두령이란 모두를 하나로 묶어 줄 버팀목으로서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 외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그건 유우기 자신이 보안하고 채우면 되는 것이다. 처음 스이카의 백귀야행에 합류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쭉 그래왔었다. 그리고 지금의 사천왕 또한 그러기 위해 존재가 아니던가? 그래도 아직, 납득하지 않아 보이는 이바라키의 표정을 읽으며 유우기가 또 한 가지 덧붙여 말했다. 「가끔이지만 그년, 멋있게 보일 때가 있거든.」 믿거나 말거나, 자신만의 감상일지도 모르나 어쨌든 던져본 말이었다. * 이바라키는 생각에 잠겨들었다. 스이카가 스승과 함께 이부키산을 내려갔던 게 벌써 이십 년도 더 된 일이다. 그 동안 달라지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야. 그 정도 세월로 달라질 것 같으면 자신과 스승이 그렇게 애를 먹진 않았을 거다. 아마도 두령이라는 자리가 그녀를 위대해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야. 한마디로 눈에 콩깍지 끼게 만들었다, 그거지. 안 그러면 도대체 어딜 어떻게 봐야 그런 호의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겠는가. 유우기의 안내를 받아 다음 장소로 향하는 내내 그런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이바라키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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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불기분방의 스이카. 5 -이바라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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