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오오오...-
검은 연기가 요괴의 산을 뒤덮었다.
텐구들의 마을은 대파되어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부상자들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물론 아야또한 이 집 저집을 날아다니며 잔해속에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또다른 카라스텐구의 집에 도착한 아야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폭삭 무너진 잔해 밑에 삐져나와있는 피투성이의 손은 이미 그 텐구가 생명이 끊어졌음을 알수 있게 해주었다.
아야는 날개짓을 멈추고 돌무더기 근처에 다가갔다.
손에 쥐여진 체크무늬 핸드폰은 그녀가 죽는 순간까지도 놓아지지 않았다.
한때 그녀와 함께 자웅을 가리겠다고 맹세했던 텐구는 머나먼곳을 떠나가버렸다.
한편 반쯤 박살난 동굴 안에서 니토리가 기침을 하며 나왔다.
"크흐...뒈져버리는줄 알았네...얘들아! 괜찮아?"
니토리가 목청껏 소리를 높혀 동료들을 찾아다녔다.
"얘들...우와앗!"
발에 무언가 밟혀 그대로 굴러 떨어지는줄 알았다.
니토리는 자신의 발에 걸린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밑을 내려다보았다.
"어..어라..?"
니토리의 눈에 들어온 팔 한짝.
절단면이 검게 타들어가 피조차 나지 않았다.
"히...히이이이이익!!!"
니토리가 우당탕 굴르며 뒤로 물러났다.
"파...팔이...!"
그리고 연기가 어느정도 걷혀 시야가 확보되었을때 니토리는 동굴안에 살아남은 캇파는 자기 자신뿐이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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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득 우득
어깨뼈가 또각거리며 제 자리를 맞추고 있었다.
"후으...역시 한달동안 자는건 미친짓이였어..."
"자의로 잔게 아닌 주제에 말은..."
에이린이 죽을 가져다주며 말했다.
"야고코로 특제 영양제를 조금 넣었어. 금방 기운 차리고 원래대로 돌아갈수 있을거야"
"한꺼번에 왁 넣어버리면 안돼?"
"지나친건 모자란것만도 못해"
에이린이 순식간에 죽 한그릇을 뚝딱 비워낸 레이무를 보며 말했다.
"맛있네. 정말로...얼마만에 먹어보는건지..."
"..."
레이무가 그릇을 에이린에게 가져다 주며 말했다.
"그럼 이제 일어나볼까"
"뭐하게?"
"썩어도 무녀렷다. 조금이나마 마을 사람들에게 기운을 복돋아줘야지"
레이무가 침상에서 일어났다.
제 아무리 최강의 무녀라고 하지만 소녀의 몸.
1달동안 링거액 하나에 의지해 오늘 막 깨어난 그녀의 몸은 너무나도 허약해져있었다.
"우와아...이거 장난 아닌걸...일어나서 서있는것만으로도...다리가 후들거리고 땀이 나기 시작하네..."
"아무리 영양제를 넣었다고는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걱정마라고...너는 그 잘나신 공주님 걱정이나 해"
에이린은 그저 미소만 지을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레이무가 옷을 집으려다 말고 문득 에이린에게 물어보았다.
"에이린. 여기 욕실은 없어?"
"저기 복도에 있긴 한데...왜?"
"깨끗하고 정갈한 모습으로 옷을 입어야지"
"그런가...도와줄게"
에이린은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옮기는 레이무를 부축하며 욕실로 향했다.
쏴아아-
물이 몸을 적셨다.
따뜻했다.
몸에 털이 모조리 곤두설정도로 따뜻하고 편안했다.
"하아...좋은걸...너무 따뜻해서 잠이 들어버릴것만 같아..."
"1달 넘게 잠 잤으면 충분하잖아"
"잠은 늘 고픈법이라구"
에이린이 레이무의 머리를 닦아주었다.
"능숙한걸?"
"늘 공주님 일을 도와드렸으니까..."
"..."
레이무는 아무 대꾸를 하지 않았다.
"역시 걱정되지?"
"뭐가?"
"그 아이 말이야 레이무"
레이무의 낮빛이 어두워졌다.
"솔직히 무서워. 내가 지금 여기서 일어난 이유도 단 하나잖아."
"..."
"그 아이...많이 괴롭겠구나?"
"..."
레이무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설령 지금 기운을 차린다 하더라도...해낼수 있을지..."
"레이무"
에이린이 레이무의 어깨를 잡았다.
"기운내. 언제나 네가 그랬던것처럼"
"..."
레이무가 놀란 눈으로 에이린을 쳐다보았다.
잠깐 눈물이 핑 돌았나?
에이린은 잘못봤을거라 생각했다.
"하...내가 너에게 위로까지 다 받고...오래 살고 볼일이네..."
"기껏해야 몇십년 산 애송이에게 할머니가 충고해주는거라 생각해"
목욕을 끝마치고 레이무는 한동안 입지 않았던 무녀복으로 술술 갈아입기 시작했다.
옷을 하나하나 입으며 그동안의 일을 떠올렸다.
'이제는...내 손으로 그 아이를...'
옷을 다 입은 레이무는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 보았다.
하얗고 뽀얀 두 손.
요괴 퇴치를 전문적으로 하는 무녀의 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정도로 어여쁜 손이였다.
'안돼...역시 나는...!'
-드르륵-
문이 열렸다.
그곳에는...
"...케이네...!"
레이무는 경악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몇개월전 마지막으로 만난 서당 선생의 얼굴과는 달리 지금의 케이네는 초췌하고 생기가 없었다.
눈이 마치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공허하고 텅 비어있었다.
"사람들...말대로구나..."
케이네가 천천히 레이무에게 다가왔다.
"레이무...어떻하지..."
케이네가 울먹이며 다가왔다.
"그 아이가 괴로워하는데...고통받고 있는데...나는 지금 구석에 틀어박혀서 겁만 내고 있어..."
레이무의 품에 안긴 케이네는 흐느끼며 말을 했다.
"나...그때 마을에서 도망치면서 그 아이의 눈을 봤어...너무나도 슬퍼서...그런데도...그런데도 나는...나는..."
케이네는 말을 잇지 못하고 그대로 오열하고 말았다.
무릎을 꿇고 레이무의 치마에 매달려 어린 아이처럼 울고있는 서당선생은 그 누구보다 슬퍼보였다.
"레이무...레이무...부탁이 있어..."
"..."
케이네가 간절한 눈으로 레이무를 바라보았다.
"부탁이야...니아브를...니아브를..."
"...!"
레이무는 케이네의 입에서 나온 말을 믿을수 없었다.
경악할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제는 납득할수밖에 없는 결과인걸까.
"니아브를...죽여줘..."
그래.
납득할수밖에 없는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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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희생자
텐구 대다수
캇파 대다수
히메카이도 하타테
이누바시리 모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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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다고 정말로 죽인다고 하지는 않았다.
완결이 날때까지는 그 누구도 이 아이의 운명을 알수 없어.
너도...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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