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케이네씨...여기 계셨네요"
어둠속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골목은 생각보다 깊고 넓은 모양이었다.
"누구...읍...!"
"쉬잇...나예요 아큐...니아브씨죠? 오랫만이예요..."
아큐가 조용히 니아브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큐씨...?"
"쉬잇...지금 역신의 졸개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어요...! 우리같은 사람을 보면 지금이라도 당장 병을 퍼트리려고 달려올거예요. 특히 당신같은 사람은 더더욱...!"
아쿠가 다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한 구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도 방금전까지 쫒기다 간신히 도망쳐온거예요...일단은 이곳으로 오세요...!"
아큐를 따라 도착한곳은 다른 생존자들이 모인 한 집이였다.
골목 외진곳에 있는 집 치고는 생각보다 넓고 안락한 집인것같았지만, 사람들이 모여서 있던 탓에 안은 후줄근했고 비좁았다.
사람들은 각자 한 구석을 차지하고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오오. 니아브구나! 너도 역신을 피해서 도망친거니? 다행이다...살아있어서..."
마을 아주머니가 니아브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렸다.
"네가 마을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종적을 감춘 이후로 우리는 네 걱정을 많이 했단다...부모 없이 커서 또다시 고생하는 모습을 생각하니...눈물이..."
아주머니는 니아브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오랫만에...너무나도 오랫만에 맡아보는 이웃 가족의 냄새였다.
지금이라도 이 냄새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것일까. 니아브는 아주머니의 품을 꼭 끌어안고 한동안 벗어나지 않았다.
"그래. 간만에 얼굴 자주 보이던 사람 하나가 오니 그나마 다행이구먼! 자! 여기와서 좀 쉬고있거라! 배고프니?"
마을에서 꼬치구이를 하던 야마시타씨였다.
야마시타씨는 상자에서 다 식은 닭꼬치를 건네며 말했다.
"마을에서 급하게 도망치느라 얼마 되지 않지만 많이 먹어두렴. 배고픈것보다 더 괴로운건 없으니까 말이다"
야마시타의 설없는 농담에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이 야유를 했다.
"뭐? 내가 니아브에게 농담하겠다는데 늬들이 뭔 참견이람? 하하하하하!!"
야마시타가 따지며 캬하하 웃어버리자 마을사람들도 못말리겠다는듯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니아브도 케이네의 품을 벗어나고 처음으로 밝은 미소를 지었다.
니아브는 이 행복이. 이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영원히 자신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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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흑...크윽...흐...."
거친 숨소리가 지하에 울려퍼진다.
"설마 이거로 끝났단 생각을 한건 아니지?"
역신의 손이 우동게인을 쓰다듬었다.
역신의 손길이 스친곳에는 역겨운 수포들이 더덕더덕 돋아올라 고름을 뿜어댔다.
"아아아악!!! 끄하아아아악!!!"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가 뭐야. 너도 나를 퇴치하러 온거냐? 그 무녀처럼?"
역신이 손길을 거두고 우동게인에게 물어봤다.
"하아...하아...말했잖아...! 인파에 휩쓸려서 우연히 오게 된거라고...!"
"거짓말"
역신이 우동게인의 복부를 쓰다듬었다.
복부가 쩌적쩌적 갈라져 깊은 상처를 남겼다.
상처에서 노란 고름과 함께 피가 새어나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럼 아까 보았던 그 년은 뭔데? 그 사제..."
"사제...?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군..."
"거짓말"
몸에 난 상처들이 더더욱 깊어져갔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음. 역시 고통을 주는 방법으로는 안되려나..."
역신이 우동게인에가 다가가 입을 맞췄다.
"우웁...?!"
"츄웁...츄릇..."
"우우웁!! 으웁...!"
역신이 우동게인의 목구멍으로 끈적한 무언가를 넘겼다.
우동게인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삼켜버렸다.
"하핫. 삼켜버렸네? 이젠 끝났어"
"무슨 소리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몸이 점점 울리고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듯한 느낌이 든다.
어째서 역신이 두명...세명...점점 늘어나는걸까?
"뭐...뭐야...무슨 지슬..."
"이런...혀까지 고일정도로 기분이 좋은거야?"
역신이 우동게인의 몸을 쓰다듬었다.
이번에는 상처에 수포가 돋아나지 않았다.
하지만
"햐으으으읏!!!"
"오오. 대단해 대단해. 벌써 이런 반응이라니..."
"너...무슨 짓을 한거야...내 몸에 무슨 짓을...!"
"무슨 짓이냐고 해도...독이야 독"
"독...이라고...?"
"그래. 조금 다른 유형의 신경독이기는 하지만. 안심해. 죽지는 않으니까...하지만...이제는 나의 명령 없이는 살아갈수 없는 바보가 되게 해줄게..."
역신이 웃으며 서서히 다가왔다.
"히익...싫어...오지마...오지마아아아아아아아!!"
우동게인의 애처로운 외침에도 불구하고 검은 로브의 역신은 천천히 우동게인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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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언제쯤에야 스토리가 본 궤도로 들어갈까?
예고
니아브와 역신이 만나는 그날
환상향은 또다른 이변을 맞이하게 된다.
그제서야 움직인 무녀는 이변의 주범을 만나게 되고
신전의 사제 또한 이변의 주범을 만나 서로 대적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아직은 머나먼 언젠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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