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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숲 속, 방금 전 까지 강시를 쫒았던 화차 고양이는 길 잃은 어린양 마냥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거의 따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린은 눈앞에서 멀어져가는 요시카의 등을 떠올렸다. 비록, 놓쳐버렸지만 요시카는 이쪽으로 왔을 거다. 확신하지 못하지만 이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아쉬워서 일단 예상한 지점 까지 발을 옮긴다. 그렇게 요시카의 종적을 되짚어 오니, 처음 그 시체를 발견했던 묘지가 보였다. 과연, 귀소본능이란 건가? 오린은 그렇게 납득하면서 혹시 모를 명련사의 요괴들을 주의하며 묘지 안으로 숨어들었다. 낡은 묘비들이 즐비해 있는 묘지 한 복판. 그곳에서 오린이 만난 것은 어느 한 네코마타 소녀. 자신과 같은 고양이 요괴지만, 조금 다른 요수인 소녀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묘비위에 걸터앉아 하염없이 하늘을 쳐다보다 오린의 존재를 눈치 채고 시선을 오린에게 돌렸다. 그 모습에 오린이 네코마타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너 혹시, 이곳에서 움직이는 시체를 보지 못했니?」 「요시카 말하는 거야?」 「그래, 잘 아는구나. 난, 그 요시카가 필요하거든.」 「왜?」 「맘에 드니까.」 「하지만, 지금은 요시카를 만날 수 없어.」 「무슨 말이야?」 오린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요시카는 이 장소로 되돌아와 있을 텐데 만날 수 없다니? 되돌아오는 길에 딴대로 셋나? 그게 아니면 저 네코마타가 숨기기라도 했나. 그런 의문을 가지던 오린에게 네코마타 소녀가 담담하게 말했다. 「유카리님이 데리고 갔으니까.」 그 말에 오린은 좀 채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네코마타 소녀의 눈을 보니 거짓을 하고 있지 않아보였다. 알기 어려운 말이지만 사실이겠지. * 유카리의 스키마에 삼켜진 사선과 강시는 그 공간이 이어진 장소에 자신의 키 만큼이나 높은 허공으로부터 낙하했다. 불시에 벌어진 상황에 미처 대처 못한 세이가는 그대로 바닥에 엉덩이를 찧었고 뻣뻣한 요시카는 몸 전체를 찧는 모양새였다. 세이가는 방금 찧은 엉덩이가 아팠지만, 주변 풍경이 묘지에서 자신의 집으로 바뀐 것을 확인하고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그 무서운 구미호로부터 벗어난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세이가는 성가시고 짜증나기만 했던,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구세주가 된 현자의 모습을 찾았다. 찾을 필요도 없이 바로 눈앞에 있었지만, 그 구세주인 현자의 안색이 몹시도 나빠 보이는 건 왜일까? 세이가는 그 이유를 등 뒤로부터 느껴지는 무시무시한 요력에 있음을 알아차렸다. 「아하하... 란, 오랜만이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유카리. 설마, 란 까지 끌어들였을 줄이야. 사실 유카리는 세이가가 집을 나선 순간부터 작은 틈새 사이로 그녀를 감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운 없게도 란과 대적해 위기에 빠진 세이가를 구하고자 빈틈을 노려 스키마로 전송 시켰지만, 그걸 눈치 챈 란이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 스키마가 닫히지 직전에 오게 된 것이었다. 유카리는 말은 반가운 듯 건 냈지만, 란의 분위기를 보건데 절대로 안녕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거,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나? 그렇게도 생각해 보지만 그런다고 용서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저 얼굴을 보라, 무슨 일이 생겨도 냉정 침착함을 유지하던 식이 동공이 보이지 않을 만치 눈 전체에 붉은 안광을 휘감고 있지 않은가. 으득득 거리는 새하얀 이빨도 흡혈귀 보다 더 길어보이는 송곳니도 얼굴 전체에 펴져있는 핏줄도 전부 자신을 향한 살의의 표출인거다. 이쯤 되면, 용서고 뭐고 냅다 도망치는 게 사는 길이지만, 아까 자신의 스키마가 닫히기 전에 통과했던 날램을 보니 이 또한 자신이 없어진다. 제 아무리 신출귀몰한 자신이라 하더라도 순간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스키마를 통해 이동하는 식이어서 그전에 저지당하거나 스키마가 닫히기 전에 따라 와버리면 소용이 없다. 물론, 그게 가능한 자는 환상향에 통틀어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나, 저 란을 보자니 과언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계산이 빠른 유카리의 머리는 도주 불가능이라는 결론을 도출하고는 살기 위한 다른 가능성을 계산했다. 「그 동안, 참 평온하셨나 보네요. 유.카.리.님.」 굳어진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자신의 주인을 보며 란이 살기가 담긴 웃음을 보냈다. 저 주인이라는 씹어 먹어도 시원찮은 여자가 지금 무슨 궁리를 하고 있는지 손바닥 보듯 뻔하다. 주인에겐 조금 못 미치지만 자신도 수 만 가지 경우의 수를 계산 할 만큼 머리회전이 빠르기에 지금 상황이 저 못난 주인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정도는 꿰뚫고 있는 것이다. 원래 빠르디 빠른 구미호지만, 극도의 분노로 인해 한계를 넘은 속도를 얻게 된 란은 그야말로 용공의 초4이언. 함부로 도주를 시도한다면 스키마 채로 붙잡아 버릴 테다. 란의 얼굴엔 그러한 협박이 담겨져 있었다. 유카리는 그 협박을 눈치 채고 도주할 생각을 완전히 접어버렸다. 대신 언제나와 같이 능청 떠는 태도로 전환하며 입을 연다. 「란, 네가 나에게 불만이 많은 건 알아. 하지만, 주인을 위협하면 안 돼~」 나름 평소와 같이 행동한다고 생각했으나 그 얼굴엔 란에 대한 공포로 여전히 굳어 있었다. 란은 명백히 무리하고 있는 티를 내는 주인에게 살벌하기 짝이 없는 송곳니를 완전히 드려내며 대답했다. 「유카리님. 하극상이란 말을 들어 보셨는지요?」 「하극상이라니. 난 널 그렇게 키운...」 란의 붉은 안광이 더욱 강한 빛을 발한다. 「주인자리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란의 바리캉이 그 맹위를 떨치며 공기를 갈랐다. 기습적으로 뻗어나가는 바리캉에 유카리는 대요괴 다운 반사 신경을 이용해 몸을 뒤로 꺾으며 피해냈다. 약간이라도 늦었더라면 피하지 못했을 거다. 미세한 찰나를 놓고 아슬 하게 유카리의 머리를 스친 바리캉이 궤도를 바꿔 다시 유카리의 머리를 노리며 호를 그렸다. 그것 역시 간발의 차로 피하는 유카리. 고개를 숙임으로서 피해낸 것이다. 란이 혀를 차며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유카리도 파이팅 자세를 취한다. 갑작스럽게 요괴 둘이 서로 싸우는 양상을 보이게 되자, 구경 중이던 세이가는 저 둘 사이에 무슨 원한 관계에서 저러는 것인지. 침착하게 생각했다. 아까 전의 대화를 보건데 성가신 저 요괴는 구미호의 주인인 모양이다. 그야 환상향을 관리하는 요괴대현자라면 구미호 정도 격이 높은 대요수를 식으로 부리는 일도 불가능이 아니다. 그렇다면, 저 구미호는 대체 왜 자신의 주인에게 대들고 있는 걸까? 스키마로 전송되기 전에 자신의 머리를 노리던 은색의 도구가 지금은 주인의 머리를 노린다. 영리한 세이가는 구미호의 흉측한 머리 모양을 떠올려보며 지금 상황과 종합하여 분석해 보았다. 그러자 어렴풋이 구미호의 행동에 대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구미호의 머리 모양은 저 요괴대현자와 관련이 있고 지금의 하극상은 그로 인해 비롯되었을 것이다. 세이가는 그런 결론을 내리고 나서 바닥에 멍하니 누워있는 요시카를 바라봤다. 만약, 자신이 저 성가신 민폐 요괴처럼 요시카에게 심한 짓을 해버린 다면 요시카도 저 구미호와 같이 자신에게 대들게 되는 걸까. 허나, 그럴 리는 없겠지. 강시 치곤 자기 의지로 행동하는 요시카지만, 여태껏 고기 방패로 이용해 먹어도 단 한 번도 불만을 내색한 적 없는 요시카다. 그것은 비단 주인에 대한 복종심만이 아니라는 것을 저 구미호로부터 자신을 지키려 했던 요시카의 행동을 보고 깨달은 점이다. 요시카는 충성심은 진짜다. 그것은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소모품과 같은 강시인데도. 서로 경계를 하며 대치중이던 요괴대현자와 구미호.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그 둘 사이의 무거운 공기 속에서 먼저 입을 연 것은 현자 쪽이었다. 「많이 컸구나. 란.」 「예, 덕분에요. 그러니 이제 안심하시고 저에게 모든 걸 맡기시는 게 어떻습니까?」 「결계 쪽이라면 지금도 맡기고 있잖니? 그런데 뭘 더 맡기라는 거야?」 「몰라서 묻는 겁니까? 그 현자의 자리를 저에게 양도하라는 말입니다. 물론, 그 전에 삭발형부터 받으셔야 겠지만요!」 란의 발이 땅으로부터 떨어졌다. 열러진 톱니 같은 이 사이로 짐승의 표호를 울리며 붉은 안광이 선을 그리며 나아간다. 손에 들린 바리캉이 거친 진동을 내뿜으며 공기를 찢고 큰 호를 그렸다. 이것은 누구도 피하지 못 할 필삭발의 일 격. 하지만, 유카리는 피하지 못 할 그 일격에 가만히 뜬 눈으로 지켜보며 서 있었다. 사실, 자신의 능력으로 틈새를 연 다면 피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도 유카리는 그러지 않았다. 부우웅~, 갸가가각! 머리가 밀리는 경쾌한 바리캉 소리가 울렸다. 란은 이 필삭발의 일격에 확신을 가졌었지만, 막상 성공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믿을 수 없다는 눈을 했다. 그러나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믿어야 할 사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평생을 노력해도 닿지 못 할 것만 같았던 주인. 야쿠모 유카리에게 한 방 먹이게 되다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자신의 손에 의해 주인의 자랑거리인 금발이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진다. 그 광경에 구미호는 물론이고 옆에서 지켜보던 세이가 마저 ‘어머’하는 짧은 감탄을 입에 담으며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후후후...」 그런데 왜일까? 란에 의해 자신의 머리가 뭉텅이로 깎여 나가는 상황임에도 유카리는 당당한 얼굴로 웃는 것이다. 설마, 이걸 바랐던 건가? 아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란은 주인의 머리를 바리캉으로 밀고 있으면서도 그 웃음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의심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웃음은 꺼림칙하다. 그런 불길함에 주인의 머리를 깎다 말고 바리캉을 거둬들이는 란. 대체, 이 할망은 무슨 생각인 거지? 바로 그때, 눈앞의 유카리의 모습이 흐물흐물해 지며 왜곡되어 가더니 이내 희미함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대신, 그 장소에 존재하는 건. 「흐냐냐냐냥!! 내.. 내... 아름다운 머리가 ~ !!」 화차 고양이가 자신의 머리에 난 고속도로에 충격을 받고 눈물을 왈칵 쏟으며 절규하고 있었다. 오린은 좀 전 까지 묘비에서 네코마타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것 까지 기억하고 있지만,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눈앞이 컴컴해지더니 전혀 다른 장소에서 머리가 밀려버리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러니까 이건 꿈이라고 판단하는 오린. 눈을 감고 1.2.3.4.. 수를 세 보지만, 다시 눈을 뜨니 여전히 이 처음 보는 장소에 서 있었다. 꿈이 아님을 확신한 오린은 자신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이 진짜고 사실이라는 것에 째지는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우째서 ── ! 있을 수 없다냥!!!」 란은 자신이 민 게 주인의 머리가 아니라 저 요괴 고양이라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 그 짧은 대치 시간 동안 이런 일을 꾸몄을 줄이야. 평소 푼수에 한심한 모습만 보이던 주인이라지만, 대요괴 야쿠모 유카리라는 이름은 겉치레가 아니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인식의 경계를 건드려 저 고양이가 자신의 모습으로 보이도록 해 놓다니. 솔직히 경계를 조작하는 능력은 너무 사기라는 생각이 든다. 눈앞에는 머리를 부여잡은 채 울부짖는 고양이 만 있고. 주인, 유카리 할망은 어디에 있는지 주변을 살펴보지만, 이미 이 장소에 없는 모양이었다. 모처럼 찾은 원수를 눈앞에서 놓치고 만 란은 이를 으드득 갈며 바리캉을 잡은 손에 힘을 잔뜩 준다. 그리고는 희 번뜩 거리는 눈으로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했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란이 향한 시선 끝에는 모두의 사각에서 스키마를 열고 있는 유카리의 모습이 있었다. 「어머머. 들켜 버렸네. 눈치도 참 빨라. 스키마를 열자마자 낌새를 알아차린다니까.」 유카리는 모두 인식을 경계 조작으로 비틀어 놓았지만, 그 사이 스키마를 열고 도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공간을 강제로 열 때 발생하는 이질적인 공기를 저 약사 빠른 여우가 눈치 채지 못할 리 없었고 지금도 바로 눈치 채지 않았나. 겨우 사각으로 이동해 놓고 발각 당한 유카리는 차라리 스키마를 여는 게 아니라 두 다리로 몰래 빠져나갔어야 했다는 사실에 후회감이 있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똑 같은 수는 두 번 통할 상대도 아니겠다. 결국 남은 한 가지 방법 밖에 남지 않았다. 저 분노한 여우와 육탄전을 벌인다는 선택이었다. 여느 때라면 란은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하겠지만, 무시무시한 분노 버프로 파워업한 란을 상대로 승리를 확신하기 어려운 지금. 차선책으로 남겨 두었던 선택지였다. 하지만, 남은 수가 이제 없으니... 「별 수 없네.」 유카리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입장이기에 전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 대요괴. 야쿠모 유카리의 전력을 받아내 보렴.」 집이 흔들린다. 선계에 위치한 세이가의 집은 지진 걱정이 없을 텐데 바닥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천 년은 쉬이 넘긴 대요괴의 강대한 요력이 거친 파도처럼 물결 쳐 주변 공간의 모든 물질들을 요동치게 만든다. 인간.. 아니 어지간한 요괴도 이성을 유지 못한 채 졸도시킬 정도의 농후한 요력 파동. 세이가는 당장이라도 큰 일이 벌어질 거란 예감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최강의 요괴라 일컬어지는 자신의 주인이 전력을 다한다는 사실에 최강의 요수. 야쿠모 란은 긴장감 속에서 전의를 고양시켰다. 주인의 전력에 맞서 자신의 전력을 끌어올리자 두 강대한 요력이 서로 상극처럼 맞부딪치며 주변 일대를 진동시켜 갔다. 드드드드. 집은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이 흔들린다. 천장으로부터 흙덩어리들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그 덩어리가 점차 커져만 가는 것이 곧 집 전체가 붕괴되는 건 시간 문제였다. 이에 집 주인인 세이가가 얌전히 있을 턱이 없었다. 숨 막힐 만큼 농후하고 강대한 요력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 방관만 해서야 집이 무너진다는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두려운 만큼 불만이 쌓인 세이가는 서로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는 두 대요괴를 향해 볼멘소리를 내 질렸다. 「싸우려면 밖에 나가서 싸워요!」 몇 번이고 내 뱉으려 했던 말이 두 대요괴의 살기에 도로 들어가는 걸 반복했고 두려움에 굴복해 요시카와 함께 당장이라도 달아나려고 했었다. 그럼에도 용기를 짜낸 세이가는 자신의 외침이 두 대요괴를 멈추게 할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도리어 관심을 받는 건 더 더욱 싫은 일. 「........」 저 무서운 대요괴에게 관심 받는 건 절대 싫은 일인데. 두 대요괴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해져 버렸다. 세이가는 자신이 괜한 소리를 했나 싶었지만, 이내 자신에게 관심을 끊고 서로 으르릉 대는 대요괴. 그건 단순히 무시가 아니었다. 자신을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한 대요괴의 행동에 참아왔던 인내의 끈을 깨끗이 잘라 내 버렸다. 「이 요괴 년들아! 무시하지 말라고!!」 그간 유카리의 민폐를 묵묵히 참아냈던 세이가가 이렇게 화를 참지 못해 욱해 버린 건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행동을 저 두 요괴가 해버린 탓이었다. 단순히 무시 하는 게 아닌 정말로 자신을 얕보고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는 태도가 세이가에게 있어서 가장 참기 힘든 처사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거친 말을 입 밖으로 쏟아내며 분노한다. 대요괴면 어떻고 집이 무너지면 어떠한가. 이젠 앞뒤 재고 행동하는 걸 그만둔 세이가가 두 요괴의 싸움에 참전함으로서 그 장소의 공진은 더욱 심해졌다. 그로인해 벌어지는 필연. 우르르 쾅쾅! 하는 굉음과 함께 집이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네코자라시~ 네코자라시~ 나도 가지고 노는~ 네코자라시~~」 그 무너져 내리는 파편 속에 정신줄 놓은 화차 고양이 한 마리가 의미불명의 노래를 부르다 거대한 잔해 밑에 깔리고 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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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재업] 사선과 요괴.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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