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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감도는 적막한 공기를 먼저 깨트린 것은 근육 마초가 된 사나에였다. “■■■■■■■ ─ !!!!” 톱날 불제봉을 히나를 향해 전력으로 휘두르는 사나에. 그 여파로 히나에게 까지 일자로 땅이 깊숙이 파여 버렸다. 땅을 깊게 파버릴 정도의 날카로운 바람. 그것은 히나를 좌우로 양단해 버리기 충분한 위력이었고 그 위협적인 바람이 히나를 명중시키려는 찰나 히나는 그곳에서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어딜 노리는 겁니까?”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순식간에 공격을 피해버린 히나는 사나에의 사각에 위치해 있었다. 사나에는 들려오는 히나의 목소리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비틀며 고개를 돌렸지만 히나는 그 곳엔 없었다. “이쪽입니다.” 또 다시 사각으로 이동한 히나. 너무나 빠른 움직임에 어딜보나 순간이동이 아니면 시간을 멈춘 걸로 보인다. 하지만 히나의 이동은 그런 요행이 아니었다. 액의 힘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히나는 자신의 두 발을 액력으로 강하시켜 쿵푸의 순보를 이용한 눈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고속 이동을 한 것이다. “아무리 필살의 위력이라고 하나 맞추지 못하면 무의미합니다.”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잡지 못하는 사나에를 보며 여유 있게 말하는 히나. 사나에는 히나의 도발을 알아듣는지 ‘크아아앙 ─ !’거리며 양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렸다. 붉은 안광이 더욱 더 빛이 나더니 불이 켜진 헤드라이트처럼 반짝 빛을 냈다. 그리고 곧 이어 안광으로부터 붉은 레이저를 내뿜는 사나에. ─ 쿠와아아앙 ! 레이저는 빛의 속도로 히나를 명중시켰다. 제 아무리 사나에의 눈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움직인다 해도 빛의 속도를 피할 만큼은 아니다. 사나에의 안광 레이저에 직격 당한 히나는 크리에이터 중심에서 찢어진 옷과 생체기가 난 몸으로 사나에를 노려봤다. 데미지는 상당히 들어간 모습이지만 얼굴만큼은 여전히 여유로 넘치는 히나는 크리에이터가 생겨난 충격으로 뭍은 흙먼지를 털어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런 사기적인 공격 수단을 가지고 있었을 줄이야. 정말 얕볼 수 없는 상대인 거네.” 히나는 숨을 들이 마시더니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는 기다란 리본을 오른팔에 나선형으로 감아서 손까지 드릴 형태로 만들었다. 만들어진 리본 드릴은 아무런 힘도 없어 보였지만 “진정한 나선 에너지인 나선액(螺旋厄)의 힘을 보여드리죠.” 검은 액들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와서 드릴 형태로 팔을 감싼 리본에 달라붙었다. 그 액의 기운을 머금은 리본 드릴이 형태를 바꿔 나갔다. “이것이 저의 전력, 거액(巨厄) 드릴. 그 몸으로 받아 보시길!” 형태를 바꾼 리본 드릴은 히나 본체만한 크기의 은색의 드릴이 되어있었다. 그 거대 드릴은 히나의 의지에 의해 요란스럽게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 키이이이이잉 ─ ! 회전하는 드릴 주변으로 강한 풍압이 발생해 사방으로 흙과 돌맹이들이 사방으로 날렸다. “■■■■■ ─ !!!” 사나에는 히나의 공격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또 다시 안광에 빛을 발하며 레이저를 쏘아댔다. ─ 피-슈웅 ─ ! ─ 파치치칭! 안광 레이저가 히나에게 쏘아졌고 그걸 회전하는 드릴로 막는 히나. 레이저는 드릴에 막혀 작은 갈래로 갈라져 사방으로 튀었다. 히나는 사나에의 안광 레이저를 막자마자 몸을 날려 드릴을 사나에를 향해 내밀었다. 사나에는 히나의 드릴을 피하기 위해 몸을 위로 피하였으나 히나는 놓치지 않고 유도를 하듯 따라 붙었다. 거기에 양발에 액의 기운을 이용한 추진력 까지 더해서 “거액 드릴 브레이크 ── !!” 그대로 사나에의 몸을 자신의 거대 드릴로 꿰뚫어 버렸다. ─ 콰카카카칵 ! 히나의 드릴이 사나에의 근육질 복근에 커다란 구멍을 내며 파고들었지만 이걸로 사망 확정일 터인 사나에가 우악스런 양 손으로 회전중인 히나의 드릴을 잡아 억지로 멈춰 세웠다. “상식을 벗어난 짓을 해버리다니..” 사나에의 말도 안 되는 행동에 히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버린 주제에 엄청난 회전력을 지닌 자신의 드릴을 맨손으로 멈추다니. 너무나도 상식에 어긋난 행동이 아닐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나에에게 있어 상식은 뭐다? “환상향에서 상식은 버려야 하는 거에요.” 이성을 잃은 채 형언 할수 없는 표호만 지르던 사나에가 정신을 차린 것도 아니건만 걸걸한 남성의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사나에는 회전력을 잃어버린 드릴 채로 땅바닥에 히나를 내다 꽂았다. 오니와 맞짱 떠도 좋을 괴력에 의해 땅에 부딪혀 튕겨진 히나는 온 몸에 타박상을 입고 말았다. 히나의 입가에 한 줄기 피가 흘려 내렸지만 아직 얼굴의 여유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양 팔을 위로 치켜들고 손바닥을 마주 대고는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 히나. 그 회전은 점차 격렬해 지더니 강한 회오리를 연상 캐 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 ─ !!” 사나에는 강한 회오리가 된 히나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는 그것을 저지하고자 땅을 박차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땅을 박찼던 부분이 작은 구덩이가 만들어 진 걸 보면 그 각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할 수 있었고 그 반등으로 뻗어나가는 속도 역시 상상을 초월했다. 히나였던 회오리 앞에 순식간에 이동한 사나에가 양 팔로 그 회오리를 제압하려 했지만 그 순간 하늘 위로 튀어오르는 회오리. 그 회오리는 공중에서 크게 원을 그리며 방향을 틀더니 사나에의 등을 노리며 날아갔다. “초재액(超除厄) 스핀 ── !” 히나의 필살의 외침과 함께 그대로 사나에의 등을 뚫어서 명치로 나오는 회오리. 손바닥을 맞붙인 양 손은 뾰족한 송곳의 역할을 해서 그 회전력이 더해져 바위보다 단단한 사나에의 육체를 단숨에 뚫고 지나가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 ■■■■ ─ !!!” 자신의 몸에 커다란 바람구멍이 나버린 사나에는 고통스런 포효를 질렸다. 아직 붉은 안광엔 전의를 잃지 않고 있었지만 이미 구멍이 나버린 몸은 더 이상 전투를 속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몸에 씻을 수 없는 데미지를 안은 채 선 채로 침묵해 버린 사나에는 점차 체격이 줄어가더니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는 땅에 무릎부터 찢고 쓰러졌다. “후우... 정말 무시무시한 상대였습니다.” 회전을 멈춘 히나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전투력까지 무시무시했던 사나에가 완전히 침묵한 것을 확인한 히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아직 숨이 붙어있는지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등과 배 쪽에 바람구멍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숨이 붙어있었고 뚫렸던 구멍도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더니 흔적도 없이 재생돼 버렸다. “이런 건 신이라도 불가능한 겁니다. 대체 정체가 뭐야?” 히나는 사나에의 말도 안 되는 재생력에 혀를 내둘렸다. 이런 건 불사의 재생력을 지녔다는 오니나 흡혈귀조차도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상식을 한 참이나 초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히나가 사나에의 비상식에 혀를 내두르고 있을 때 강에서부터 ‘철벅철벅’거리는 물기 가득한 발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이제 끝난 거야?” 강물에서 머리만 내밀고 싸움을 구경했던 니토리였다. 사나에가 완전히 침묵하자 그제야 강 밖으로 모습을 드려내며 히나에게 확인 차 묻는 것이었다. “또 다시 폭주하는 건 귀찮아서 다른 방법으로 폭주를 막을 방법을 찾아야겠는데?” “그렇다면 내가 개조해버리는 건 어떨까?” “이런 비상식을 함 부러 개조하려 했다간 큰일 날거다.” “그렇긴 하네.” 니토리는 사나에를 개조 소체로 노리고 있었지만 비상식 적인 힘을 봐버린 이상 히나의 말대로 깨끗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 또 폭주를 일으킬지 모르니 너무 위험해서고 정신을 잃고 있는 지금도 무서운 것이다. 히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니토리가 있어봐야 좋을 것도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눈을 뜬 사나에가 또 다시 폭주한다면 정말 골치 아파지기에 니토리를 강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알았어, 만약 도움이 필요하게 되면 다시 불러줘.” 그 말을 끝으로 니토리는 강물 속으로 퇴장해 버렸다. * 시간이 조금 흘려 정신을 차린 사나에는 히나와 싸웠던 동안의 기억이 전혀 없었다. 단지 배와 등 쪽의 옷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다는 사실만 깨달을 뿐이지 그것이 격전에 의한 흔적이라는 사실까지는 눈치 채지 못한 것이다. 히나는 캇파라도 온전한 요괴에 반응하여 폭주를 일으키는 사나에를 보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렸다. 반쪽만 요괴인 존재라면 쉽게 폭주하지 않을 것 같았기에 그가 잘 알고 있는 반요를 찾아 사나에 앞에 데려올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찾아온 반요는 향림당의 점주인 모리치카 린노스케다. 히나에 의해 강압적으로 계곡까지 끌려온 린노스케는 지금 자신이 왜 이곳으로 끌려온 것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눈앞에 모리야 신사의 무녀가 있으니 아마도 그녀와 관련된 일로 끌려온 게 아닐까 하는 막연한 추측만 할 따름이었다. 설명도 없이 린노스케를 납치하다 시피 끌고 온 히나는 자기 앞에서 어리둥절해 있는 린노스케의 다부진 어깨에 손을 얹히고 말문을 열었다. “저 아이는 요괴만 보면 반사적으로 폭주를 하는데 반요인 당신이라면 폭주를 억누르고 요괴에 대해 익숙해질지도 모르지요.” “그렇다면 절 이곳으로 끌고 온 이유가 저 무녀의 폭주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입니까?” “이해가 빨라서 편하군요. 그 말 대로입니다.” 린노스케는 히나의 의도를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긴장한 기색이 보이는 사나에에게 느린 걸음으로 다가오는데 사나에가 그를 거부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며 뒷걸음질 치는 것이었다. “또 요괴인가요? 저.. 폭주해 버려도 몰라요.” 사나에는 자신을 향해 말없이 걸어오는 린노스케를 해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와의 거리를 벌리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발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반요라서 폭주를 억누를 수 있을 겁니다.” 히나의 응원이 들려왔다.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린노스케도 입을 열었다. “폭주라는 것은 자신의 무의식에 잠재되어있던 트라우마가 발현 되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걸 무리하게 고칠 수는 없어도 트라우마의 원인과 마주함으로서 완화 시키는 게 가능하죠. 저에게 그 일을 맡겨줄 수 있습니까?” 사무적인 어조로 사나에에게 물어오는 린노스케는 매우 신사적이었다. 분명 그녀가 거부를 한다면 주저 없이 바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에 동감하는 사나에였기에 반요라는 그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주기로 결심했다. “네, 반요인 당신은 요괴와 달리 제 몸의 피가 끓어오르진 않네요.” “그거 다행입니다. 혹시나 폭주를 이유로 저를 기피할 줄 알았으니까요.” 반요라 그런가? 사나에는 남자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요괴 센서가 발동하지 않았다는 게 놀라웠다. 어쩌면 이 남자가 자신의 폭주 체질을 낫게 해줄지도 모른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그와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요괴 접근중. 폭주 모드 발동>> 우려했던 사실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안돼, 또 폭주라니. 저분을 해치고 싶지 않아!’ 사나에는 요괴 헌터로 각성하려는 자신의 내면과 싸우며 정신을 놓지 않으려 안감힘을 썼다. 이를 악물고 정신력으로 버텨보려고 했지만 몸이 변해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런, 또 폭주인가요? 정말 귀찮은 일은 질색인데.” 히나는 헐크화 되어가는 사나에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온전한 요괴도 아닌 반요를 보고도 반응하여 폭주를 하다니. 정말 답이 안 나오는 일이니 말이다. 분명 이대로 내버려 두면 폭주한 사나에로 인해 린노스케는 죽임을 당해버리겠지만 전력을 다해 맞섰던 히나로서는 하루에 두 번이나 전력을 낸다는 것은 정말이지 피곤한 짓이었고 린노스케의 안전 보다 자신의 피곤함이 더 앞서는 것이었다. 즉, 린노스케는 지켜줄 존재가 없이 폭주한 사나에로부터 위기에 쳐한 거다. 입에서 ‘크르르르르’ 거리는 짐승과도 같은 소리를 내는 사나에 모습에 린노스케는 걸음을 멈추고 경계하기 시작했다. 덩치도 방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커져있었지만 그 보다도 붉은 안영이 너무나 무서워 보였다. 설마 폭주라는게 이런걸 의미했었다니. 자신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해서 비상식의 영역까지 가버린 사나에의 폭주를 보며 이 세상에는 아직 해명되지 않은 신비로 넘쳐흐르는 구나하고 상황에 맞지않는 느긋한 감상을 드는 린노스케지만 위험함을 느끼지 않는건 아니었다. 자신의 몸 전체로부터 당장 이곳에서 달아나야 한다는 경고가 울리고 있는데도 린노스케는 발을 움직일 수 없었다. 변모한 사나에가 자신을 살기 넘치는 붉은 안광으로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두려운 린노스케는 자신의 뒤에서 구경 중인 히나에게 도움을 구하려 고개를 돌렸지만 히나는 절대로 누굴 도와줄 만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어찌된 게 너무나도 냉정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누구였는지 떠올리는 거야.” 린노스케는 절박한 심정으로 헐크가 된 사나에를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지금의 사나에는 말이 통하는 상태가 아니었다. “■■■■■■ ─ !!!” 거칠고 우렁찬 야수의 포효를 울부짖는 사나에. 그와 함께 린노스케도 정신줄을 놓아버린 것인지 이상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후.. 훈도시!!” 평소의 냉정 침착함을 벗어버린 린노스케가 취한 행동은 순식간에 옷을 탈의하고 훈도시 한 장을 걸친 변태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난뒤 허리를 좌우 앞뒤로 흔들어 대며 기괴한 춤을 춰댔다. “훈도시 ─ !! 나를 봐라, 나는 린노스케다!” 그것은 린노스케의 마지막 발언이었다. 사나에의 톱날 불제봉에 의해 목이 뎅겅해버린 린노스케는 머리가 땅바닥에 떨어짐과 동시에 숨을 거둬버렸다. “니토리한테 줄 시체를 하나 확보했다.” 히나는 목이 없는 린노스케의 시체를 보며 씁쓸하게 웃었고 자기 눈앞에 반요를 처단한 사나에는 다시 원래의 체형으로 돌아가서 제정신을 되찾았다. 제정신이 돌아온 사나에는 자신이 또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아연질색하며 그 자리를 떠났고 어디서 냄새를 맡았는지 물가에서 기어 나온 니토리가 린노스케의 시체를 가지고 강물 속으로 다시 기어들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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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재업] 히나가 간다. 2 - 두 얼굴의 사나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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