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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야 사나에의 아침은 이르다. 모리야 신사의 두 신님을 모시는 무녀이자 현인신. 카제하후리 라고 불리는 그녀. 녹발의 머리엔 신사의 두 신을 상징하는 개구리 머리핀과 뱀모양 장식이 달려있었으며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와 같은 겨드랑이 쪽이 훤히 들어나는 청색의 무녀복을 입고 마을에 포교를 다닌다. 그래서 붙은 이명은 청백.
이른 아침에 두 신에게 받칠 아침상을 준비하고 난 뒤에 부지런히 경내를 쓸며 신님이 깨어나길 기다린다. 신님들과 아침 식사를 마친 뒤엔 어김없이 포교를 위해 마을로 가는 사나에.
그녀의 노력으로 모리야 신사의 신도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었...나?
사나에가 포교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인간 신도는커녕 최근엔 요괴 신도들마저 줄어드는 추세. 이게 모두 최근 세력을 불리고 있는 불교와 도교 때문이라고 탓하지만 비단 그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사나에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그녀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중대한 문제점을 그녀가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
[인간 마을 번화가]
마을의 유동인구가 많은 상점가 길목에서 오늘도 변함없이 신앙을 위해 모리야 교를 포교중인 사나에는 목청 높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불신지옥 신토천국!! 모리야 신을 믿고 연애성사, 학업성취, 장사번영 하세요!!”
사나에는 외모도 예쁜 편이라 마을의 청년들에게 주목을 받지만 그것만으로는 청년들을 신도들로 만들기 역부족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 띠리리링 ~!!
<<반경 50M내에 요괴 감지>>
사나에의 머릿속에서 요괴의 존재에 대해 인식을 하자 사나에의 얼굴은 칠흑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에반게O온의 에바O호기의 폭주와도 같이 두 눈을 밝히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려내기 시작하는 사나에.
사나운 이 사이로 하얀 입김인지 연기인지 모를 것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크르르르르르......”
어느새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청백의 무녀복이 사나에의 커져가는 덩치에 못 이겨 팽팽하게 되어갔다.
온 몸이 근육으로 팽창시킨 사나에는 더 이상 이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190cm에 달하는 헤비급 근육 마초가 되었고 칠흑으로 물든 얼굴에 날카로운 이빨만이 ‘크르르르’거리는 소리를 낼 뿐이었다.
“크와아아아앙 ─── !!!”
완전한 변모를 마친 사나에가 끝에 양날톱이 달린 불제봉을 들고 날뛰기 시작했다.
우연히 그 자리를 지나가던 죄 없던 요괴를 향해 뛰쳐나간 사나에는 우악스런 팔로 톱날 불제봉을 휘둘렸다. 어찌나 완력이 대단하던지 한 번 휘둘렸을 뿐인데 강한 모래 바람을 일으키더니 땅을 깊게 파버렸다.
대낮에 날벼락을 맞은 요괴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사나에로부터 도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걸 놓칠 사나에가 아니다.
요괴를 잡기 위해서라지만 절제 없이 휘두르는 톱날 불제봉은 인근 사람들에게도 위협적이었다. 거리에서 장사를 하던 어떤 상인은 사나에가 발하는 칼날 바람에 의해 진열해놓은 상품들이 죄다 박살이 났으며 또 어떤 이는 자비 없는 사나에의 돌진에 부딪혀 이빨이 다섯 개나 나가는 중상을 입어버렸다.
이처럼 요괴를 감지하기만 하면 요괴 헌터로써의 피가 들끓어 자제심이 없어지는 사나에는 마을의 민폐였고 요괴가 자신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제정신이 든 사나에는 방금 전까지 자신이 했던 난동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사나에가 어째서 요괴에 산에 거처를 두고 살아갈 수 있느냐면 자신의 첫 이변 해결을 위한 성련선 사건을 겪기 전 까지만 해도 근육 마초가 되어 폭주하는 일은 없었으나 그 일을 겪고 난 사나에는 달라져 버린 것이다.
처음 하는 요괴 퇴치에 재미를 붙인 사나에는 자신도 모르게 내면에 고이 잠들어 있던 헌터의 피가 각성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더니 급기야 두 얼굴의 사나에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한번 폭주를 시작하면 이성을 잃어버리고 요괴 퇴치를 위한 난동을 시작하는데 이 때문에 마을은 물론이고 평소 모리야 신사를 찾던 몇몇의 요괴들마저 완전히 발길을 끊어버리고 만 것이다.
폭주 뒤에 정신 차리고 나면 항상 주변이 난장판이 되어있었지만 폭주 중엔 기억이 없는 사나에는 그것이 단순히 요괴가 일으킨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반복하면서 결국 사나에 스스로 자신이 일으킨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서는 크나 큰 충격에 빠져버렸다.
“이래서는 무녀 실격이야.”
모리야 신사로 돌아온 사나에는 토리이 아래의 층계에 앉아 슬픔에 잠긴 채 훌쩍 거리고 있었다.
“카나코님... 훌쩍, 어째서 제가 문제였다는 걸 말해주지 않은 거예요.. 훌쩍...”
모리야 신사의 풍신인 야사카 카나코는 물론이고 신사의 진짜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모리야 스와코 마저 사나에게는 함구하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사나에를 사랑해 마지않는 두 신님들은 사나에가 큰 충격을 받지 않을까 조심해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사실을 알아버린 사나에는 최근 신앙이 줄어가는 이유가 자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무릎에 얼굴을 파묻은 사나에는 연신 흘려대는 눈물로 자신의 청백 무녀복을 적셔가고 있었다.
“이거 신참내기 현인신이 훌쩍거리고 있군요.”
사나에는 자기 머리위에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어.. 당신은?”
“요괴를 봤다하면 헐크가 되던 현인신이 징징 짜고 앉았다니 드문 광경입니다.”
사나에가 소매로 눈물을 훔치고 바라보자 산의 액신으로 악명 높은 카기야마 히나가 자신의 코앞에 서있었던 것이다.
안 그래도 심란한 마음에 액을 머금고 있는 불길한 액신이 자신에게 접근해 있다는 사실에 짜증이 치솟아서 인상을 구긴 사나에는 히나를 당장이라도 쫒아내고 싶었다.
“당신이 여긴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불길하니까 어서 가주세요.”
빨간 핏발이 선 눈으로 히나를 노려봤다.
“이런, 햇병아리 현인신이 아주 예의를 상실해 버렸구먼. 모처럼 신참내기의 고민을 들어주려고 했건만.”
“필요 없으니까... 물러가 주세요.”
“성격 머리가 나쁜 햇병아리에겐 문답무용이다.”
히나는 자신을 거부하는 사나에의 몹쓸 성격에 이마에 사거리가 선명한 핏발을 세우며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리고 품속에서 꺼내드는 것은
“마액봉(魔厄棒) 히나룬룬!!”
어디로 보나 rpg-7의 탄두로 밖에 안 보이는 물건을 집어 들더니 그렇게 외친 것이다. 그 마액봉이라 이름 붙인 rpg-7의 탄두는 핑크색으로 도색되어 있었고 미터기 표시까지 있었다.
탄두의 미터기 수치가 점점 최고점을 향해 올라가더니 최고점에 달하자 ‘삐삐삐삐’거리는 전자음이 울렸다.
“액 수치 임계치 돌파!, Miracle curse !!”
히나가 ‘삐삐삐’거리는 경고음을 내는 탄두를 하늘 높이 치켜들자 탄두가 당장이라도 폭발 할 듯이 부르르 떨다 이음새 사이로 강렬한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눈 부신 빛이 히나를 중심으로 그 일대를 뒤덥더니
─ 펴 ─ 엉 !!
폭발해 버렸다.
폭발과 함께 분홍색의 연기가 사방을 온 통 뒤덮었고 잠시 후, 연기가 가라앉자 히나의 복장이 달라져 있었다.
“액신 해결사. 히나쨩, 여기에 등장!”
폭발의 중심부에 있었던 히나는 팔랑팔랑 거리는 마법소녀 복장을 하고 있었고 손에는 리본이 달린 주사기를 들고 등장을 연출하기 위한 자세를 낮춘 포즈까지 취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사나에의 눈은 커다란 두 점이 되어버렸다.
히나는 눈을 ○○로 만들고 있는 사나에를 향해 입을 열고 말했다.
“그렇게 주저앉아 징징 짜고 있으면 해결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약한 자신을 언제까지 방관하실 겁니까? 모리야 신사의 일원으로 당당해 지기 위해 고참 신인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
“저기... 안 도와주셔도..”
“솔직하지 못한 분에게는 히나쨩 특제 주사로 용기를 !!”
히나는 자신 도움을 끝까지 거부하는 사나에의 팔에 리본이 달린 주사기로 찔려넣었다. 미처 대항하기 전에 팔에 주사를 당해버린 사나에는 ‘꺄악-’하고 비명을 질렸지만 주사기 안에 수상한 액체가 몸 안으로 들어오자 얌전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갑자기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정말 용기가 샘솟는 것 같아요! 그 주사에 든 게 뭐죠?”
정말 용기가 솟아오른 사나에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히나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히나는 사악한 웃음을 얼굴에 띄우며 입을 열었다.
“돼지 발정제.”
“아..........”
히나의 예상치 못한 대답에 사나에는 그대로 돌처럼 굳어져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돼지 발정제 라니 너무하잖아!
용기가 샘솟은 게 아니라 단순히 흥분하고 있었을 뿐이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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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재업] 히나가 간다. 2 - 두 얼굴의 사나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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