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던 겨울이 떠나가고 어린 봄이 찾아왔다. 아직 아침바람은 조금 차갑지만 그래도 이따금씩 봄의 향기가 실려와 어쩐지 마음이 설랜다.
엇그제까지만 해도 봉우리만 맺혀있던 신사앞 벚꽃나무에 벌써부터 꽃잎이 만개한걸보니 올해 어린봄님은 지나간 겨울만큼 성격이 급하신 모양이다.
해가 떠오르고 차갑던 공기가 날아간다. 그리고 그 곳에 봄의 따스한 공기가 자리잡는다.
차와 간단한 다과를 들고서 툇마루에 자리를 잡고 앉자니 벌써부터 좋은곳을 찾아 벚꽃나무 밑에 뒹굴거리며 하품을 하는 고양이가 눈에 들어온다. 그 어느때보다 한가로운 경치에, 겨우내 얼어있던 내 마음도 녹아내려 이따금씩 떨어져내리는 벚꽃잎을 타고 젖은흙에 녹아들어간다.
아직은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많이 보이지만 아마 칠일 밤낮이 지나면 여러가지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신사주변 산을 아름답게 수놓을 듯 싶다. 그리고 그 때쯤 되면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거릴듯도 하니 나도 어느정도는 먼지쌓인 신사를 다시 정리를 해야할 듯 싶다는 생각이든다.
-봄, 하쿠레이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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