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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웃으라고 한 말이 아니건만, 자신을 이부키 스이카라 밝힌 저 오니 소녀가 배꼽이 빠져라 웃어댔다. 그 자리에 드려 누워서 ㅁㅊㄴ 발광하듯이 들썩 대는 모습을 보니 웬 지 모르게 데자뷰가 느껴진다. 이 광경 어쩐지 익숙하다고. 뭐냐... 전에도 이런 일 겪어 본 적이 있어. 그것도 꽤나 최근에. 생각이 날 듯 하면 서도 잘 안 떠오른다. 나는 복잡한 기분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눈에 들어온 것은 와인 잔을 들고 한껏 분위기 잡고 있는 푸른 머리의 흡혈 꼬맹이. 아! 이제 생각 났다. 지금 미친 듯이 웃어대는 오니가 전에 내 중2병 연기에 기괴한 웃음소리를 들려주던 레밀리아 짝이었다. 그 때와는 달리 자의적으로 튀어나온 중2병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에구. 너무 웃었다.」 아직 웃음기가 걷히지 않은 얼굴로 배를 쓰다듬는 스이카. 허억허억. 거친 숨을 몰아 쉬더니 다소 진지함이 묻어나오는 어조로 내게 물어왔다. 「그런데 말이야. 내가 없는 동안 그 액귀란 놈을 잡아들이는데 큰 공을 세웠다며?」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엄청난 공이지. 그러니까 이 연회는 날 기리는 연회여야 한다고! 공을 세운 주인공이 모두의 눈에 닿지 않는 곳에서 홀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이 오니의 눈에는 영~ 보기 안 좋았나 보다. 그러니까 이렇게 오지랖을 떨려 온 거겠지. 하지만, 난 이대로가 좋아.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마냥 웃고 있을 수 없다고. 적당한 말로 내버려 두라고 말해야 겠지만, 딱히 좋은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 오니와 적당히 대화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겠군. 그런고로 적당한 질문을 해본다. 「내가 없는 동안이라고 말 하셨는데. 혹시, 바깥세계에 나가 계셨던 겁니까?」 「응. 지금도 나가있어.」 스이카는 웃으며 답했다. 하지만, 뭔가 모순 되는 대답이었다. 「그럼, 여기 있는 스이카 씨는?」 「분신이야.」 모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 스이카는 보라는 듯이 순식간에 두 명으로 불어났다. 그러더니 세 명, 네 명. 증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슨 제약이 존재하는지 불어 날 수록 어째 그 크기가 줄어만 가는 것이었다. 스이카가 껄껄거리며 말했다. 「내 성분이 부족해서 말이지. 분열 할 수록 힘이 약해져.」 그러면서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무수한 스이카들. 대략 스무 마리는 넘었던 것 같다. 그래도 저런 재주가 있다면 여러모로 엄청 편하지 않을까? 나라면 청소나 요리, 세탁을 동시에 할 수도 있고, 거기다 꿈과도 같은 셀프 XX도 할 수 있다고! 이런, 실수로 갈 때 까지 가버린 나르시즘의 말로를 상상해 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결코, 용납되지 않아. 그렇다면 역시, 이쁜 여자들을 기쁘게 하는 용도를 써는 게 바람직 할 거야. 예를 들어.. 그래, 사나에쨩처럼 순산형 처녀한테. 시선이 테루의 부인들을 도와 안주를 나르고 있는 사나에게로 향해졌다. 크하핫. 털털한 스이카의 웃음이 들려왔다. 「너, 저 처자한테 마음이 있는 모양이구나.」 「순결한 무녀의 혈통은 저에게 아주 좋은 양식이죠.」 눈치가 참 빨라요. 내가 사나에한테 마음이 있다는 걸 바로 알아보시네. 그럼 뭐해, 빌어먹을 개구리 로리신이 훼방을 놓는데. 그 덕분에 지옥을 맛보기도 했고 말이야. 나는 먹지 못하는 그림의 떡을 보는 심정으로 입을 쩝하고 다셨다. 그나저나 연회에 참석한 자들 가운데 미인이 참 많구나. 저 중에 나랑 몸을 섞을 만한 인물이 몇이 나 될까? 윽. 하반신이 급격하게 뜨거워져 갔다. 안 돼. 하필이면 누가 보는 앞에서 발기라도 했다간 볼품 없어진다고! 나는.. 업화의 마신이자, 혼돈의 마왕! 루키드 디드 레이시스다 ─ ! 스스로를 독려하며 속으로 어울리지 않게 관세음보살을 찾던 나에게 비수를 꽂는 한 마디가 들려왔다. 「새끼. 참지말고, 걍 세워.」 그.. 그런 말 하면 다메다요-! 생긴건 귀여운 ㅁㅁ면서 어떻게 그런 소릴.. 심각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자, 갑자기 쑤욱하고 내 사타구니를 향해 손을 내밀어 오는 스이카. 그대로 인내하고 있던 나의 칭칭이를 손으로 한번 쓱 훑었다. 「아하앗-. 안 돼..」 민망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방금의 그 훑음으로 더는 참지 못한 나의 자랑스런 엑스칼리버가 울끈불끈. 용맹한 기세로 솟아나와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내가 봐도 참으로 훌륭한 텐트가 만들어 진 것이었다. 스이카가 흡족스런 얼굴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쩌네. 자, 이제 그 모습으로 한 발 빼줄 여자나 찾아 봐.」 그러면서 손바닥으로 내 등을 치며 밀었다. 물론, 이대로 저들 앞에 나섰다간 개망신 확정이다. 나는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다. 하지만, 오니의 힘은 생각 이상으로 무시무시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괴력에 나의 발은 점차 연회를 즐기는 수많은 인요들에게 걸어가지고 있었다. 허나, 발걸음을 멈출 수 없다면 우뚝 선 칭칭이를 잠재우면 된다. 소수, 소수를 외자. 그걸로도 부족하다면 파이. 3.1415926 아.. 안 돼. 틀렸어. 나는 점점 연회의 중심에 가까워져 갔고, 칭칭이는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저 쬐끄만 오니가 흡혈 초딩에 비하면 참 양반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런식으로 뒤통수를 칠 줄이야! 나는 체면 불구하고 절규했다. 「이러지 마세요! 이대로 나가면 변태 소리 밖에 안 듣는 다고오오오 ─ !」 「괜찮아. 변태 소릴 좀 들으면 어때? 남자니까 상관 없어.」 「상관 있어 ─ !!」 목소리가 너무 컸나 보다. 모두의 시선이 이쪽을 향해졌다. 떠들썩하던 마당은 순간 찬바람이 불 정도로 조용해 졌고, 부질없는 저항을 하며 질질 끌려온 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심장이 터져 나갈 것만 같았다. 이마로 부터 진땀이 줄줄 흐른다. 눈을 아래로 내려보니 내 엑스칼리버의 자태가 너무나도 성스러웠다. 모두의 시선이 너무 아프다. 흡사 사형대라도 올라선 기분이었다. 등 뒤에서 스이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라면 용기를 가져.」 창피해 죽겠는데 용기를 가지라니. 진담임? 뭐, 틀린 말 만은 아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나는 최후의 용기를 짜내어 모두에게 한마디 건넸다.
「저랑 ㅅㅅ 하실분?」 나는 하면 되는 악마! 보라구. 모두 날 경멸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어. 스이카 씨. 잘 했죠? 「멍청아, 너무 돌직구잖아..」 그러나 들려온 말은 칭찬이 아닌 얼척 없다는 핀잔 소리였다. 그리고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얼굴.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이건 그냥 변태가 아니라 완전 바보잖아! 이 멍청이!! 왜 또 바보 같은 말을 한 거야!!! 눈가에 투명한 습기가 차오른다. 나는 모두의 시선을 무시한 채 근처에 놓여 져 있던 술병을 들고, 정신없이 들이켰다. 마음이 아프다. 그래, 차라리 완전히 취해버리면 조금이나마 이 창피함 잊을 수 있지 않을까? 주량도 약하면서 계속 마셔댔다. 어느새 한 병 비워버린 나는 아찔해져 오는 정신을 억지로 견디며 큰 소리로 외쳤다. 「여러분, 액귀를 잡고 환상향에 평화를 가져온 공로를 인정해 주신다면.」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는 말들이 절제 없이 튀어나온다. 이건 분명, 오늘의 주역을 찾지도 않고, 저들 끼리 하하호호 즐기는 년들에 대한 일침이리라. 「가장 큰 공을 세운 나에게 제대로 된 보답을 해 줘야 할 것 아닙니까!」 즉, 나 덕에 액귀를 잡게 되었으니, 이 나님에게 몸을 쓰는 봉사를 하라는 얘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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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소원대로 붕가붕가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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