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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루키드. 아주 한심한 악마지. 글러먹은 소인배 근성에 오타쿠. 거기다 와우~ 중2병이야. 약도 없는 병쉰은 종족을 가리지 않는다는데 내가 딱 그 좋은 예라는 거지. 그러나 개똥도 약에 쓴다는 말도 있잖아? 딱히 잘난 구석이라곤 없는 나라도 할 땐 한다구! 방금 재수 없는 액귀를 한 방 먹인 것처럼. 그 액귀 녀석 날 아주 바보로 생각하고 꼬드기려 한 거 가관이었어. 아무리 유카리가 밉다 해도 대들 상대를 착각하진 않거든. 내가 유일하게 남들 보다 뛰어난 게 하나 있다면 인물 보는 안목 하나는 탁월하다는 거니까. 첫 눈에 좋은 놈인지 나쁜 놈인지. 약한지 강한지 정도는 판별이 가능하다고. 나는 약자에게 소리치고, 강자에게 빌붙는 전형적인 소인배니까. 그래서 모두를 상대로 연기를 한 거야. 음.. 물론, 내가 소환했던 4천왕과 거대화는 진심이었지만... * 액귀가 결계 속에 갇히고 난 뒤는 매우 빠른 사건 종결로 이어졌다. 액귀의 힘을 빌려 구현했던 나의 심상 공간은 산산조각이나 원래의 장소로 되돌아왔고, 더 이상의 액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집도 원래대로, 집과 함께 숨어있던 토끼들과 히로코도 평온을 되찾은 얼굴로 우리들을 맞이했다. 요약하자면 메데타시 메데타시~ 해피엔딩이다 이 말이다. 단, 후지카와 시로라는 남자만이 뭔가 석연찮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홀연히 사라진 거 외에는 바로 연회를 여는 게 아닐까 하는 기쁨이 넘쳐 흘렸다. 하지만, 마냥 기뻐 할 수만은 없었다. 왜냐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하나 남았으니까. 「저기, 저는 언제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건가요?」 나는 웃음 짓는 테루와 그 가족들을 향해 애원 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굳이 서두를 필요까진 없었지만, 그래도 초조한 기분이 들어 누구든 빠른 답변을 해줬으면 했다. 테루가 유카리에게 눈치를 보낸다. 유카리는 으흠. 작게 기침을 하고는 이렇게 말해왔다. 「조만간, 원래 있던 차원을 특정해 낼 테니 조급해 할 필요 없어요.」 조만간이라. 뭐, 그렇다면 괜찮은 거겠지. 오늘은 축제 분위기니까 나도 거기에 편승해 봐야 겠다. 뭐니뭐니해도 오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나니까! (확신은 없지만) 그나저나 여태껏 한 가지 위화감이 드는 건 왜일까? 으음.. 떠올려라 나. 무언가 잊고 있는 게 있을 거야. 미간을 찌푸리며 곰곰이 그 무언가에 대해 떠올리려 애쓰는 나에게 히로코가 다가왔다. 「변태 오빠. 이젠 엉덩이는 괜찮은 거야?」 「응? 아.. 어!」 귀여운 ㅁㅁ. 이 오빠의 상태를 일부로 걱정해 주다니. 모든 아이들이 전부 히로코 같다면 3d 로리도 꽤 괜찮을 것 같다. ........... 아-앗 ─ ! (깨달음) 생각지도 못 했어 ─ !!!!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엉덩이의 통증이 말끔히 사라져있었다! 「아.. 안 아파?!」 눈을 끔뻑거렸다. 그리고 손으로 내 엉덩이를 주물려댔다. 「이게 웬일이냐!」 정말 하나도 안 아팠다. 희한한 노릇이 아닐 수가 없었다. 제아무리 세이가 씨의 처방을 받았다곤 하나 이 정도로 호전될 리 없을 텐데. 나는 또 다시 골몰히 생각했다. 언제, 무엇이 나의 엉덩이를 낫게 했는가에 대해. 그리고 곧바로 그 해답을 찾게 되었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망할 염소자식... 그 징그러운 혓바닥이 특효약이었을 줄이야.」 「염소?」 「응. 염소.」 혼잣말로 중얼 거렸는데 옆에 있던 히로코가 맞장구쳤다. 히로코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물어오는 눈빛을 보내왔지만, 아직 어린 히로코에게 직장 안 까지 썩킹 당했다는 얘기를 들려 줄 수는 없다. 항문의 상처에는 염소 혀가 특효약이더라. 뭔가 엄청난 사실을 발견한 거 같지만, 이 사실을 믿어 줄 놈이 세상 천지에 존재 할 런지. 얼굴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아마, 지금 나의 얼굴은 멍청해 보일 정도로 웃는 상일 것이다. 나는 그 멍청한 얼굴로 모두가 하하호호하는 분위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 그날 밤. 참으로 거창한 연회가 열렸다. 내가 아는 인물부터 시작해서 처음 보는 얼굴들이 속속들이 참가했다. 아는 인물은 당연히 마리사와 레이무. 그리고 홍마관의 패밀리들. 날 중2밍아웃 시켜 대대적인 망신을 줬던 빌어먹을 소악마의 얼굴도 보인다. 근데 어째 내가 알던 소악마와는 살짝 다른 분위기. 조금 신기한 기분이다. 향림당의 점주도 와 있었다. 이런 자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뭐, 마리사 배필감으로서 어느 정도는 인간관계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리고 처음 보는 요괴들.. 과연, 환상향을 관리하는 요괴현자가 여는 연회답게 별의 별 요괴들이 다 참석하고 있었다. 그 대부분이 여성이란 점에서 환상향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인 것인지, 아니면 우후훗♥한 레즈들의 모임인 것인지 잘 알지는 못하겠다만, 나야 좋지. 이런, 위험해. 한 순간 긴장을 놓았을 뿐인데 아랫도리가 뭉클해 오잖아! 하으응.. 잇짜우.... 가 아니야! 이게 다 너무 오랫동안 쌓인 탓이다. 아무도 안 보는 사이 슬쩍 쓸어 올려야지.. 하필이면 지금 입고 있는 게 츄리닝복이라는 게 한이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거시기를 쓸어 올리고 있을 때였다. 이제 막 시작된 연회를 즐기는 인요들이 서로 자신들이 가지고 온 술을 자랑하며 왁자지껄하게 떠들었고, 란을 비롯한 테루의 부인들이 유카리의 지휘 하에 분주하게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야쿠모가의 마당은 인산인해. 아니, 요산요해. 정신 사나울정도로 떠들썩했다. 이런 축제 분위기를 딱히 싫어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차분한 걸 선호하는 나는 선 듯 그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겉을 맴돌며 상황을 주시했다. 무엇보다 모르는 얼굴들이 많아 막상 끼어들기가 좀 그렇다. 에이구. 환상향의 평화니 뭐니,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적당히 장단 맞추며 보내야겠다. * 고독한 한 마리의 늑대와 같이 그늘 속에서 차분히 술잔을 홀짝이는데 누군가가 나를 발견하고 이쪽으로 걸어왔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기다란 황발에 작은 소녀. 머리에 뿔이... 오니라는 요괴인가? 아무튼 그 요괴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대뜸 한다는 말이 「궁상맞게 왜 혼자서 그러고 있어?」 오지랖을 떨어댔다. 그냥, 나 혼자 있게 해 달라고 말하고 싶지만, 바로 눈치 챈 저 오니의 강함. 적어도 유카리급인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나의 신조는 뭐다? 약자에겐 강하게, 강자에겐 한 없이 비굴하게 굴 어라! 「고독한 악마는 쉬이 섞이지 않는 물속의 기름과도 같습니다.」 비굴하게 굴 타이밍에 어처구니없게도 내 특유의 중2병이 개소리 작렬! 오니 소녀의 얼굴도 황당하다는 표정 작렬! 으허헣헣 글렸어! 오니는 한 동안 '뭐라고 주절 댄 거야?'하는 표정으로 굳어 있다가 이내 콸콸하게 웃었다. 「너 참, 재밌는 말 하네. 시인이야?」 「누구나 마음속엔 한 마리의 시인을 품고 있는 법이죠.」 낄낄낄. 오니 소녀가 육성으로 터졌다. 딱히 우..웃으라고 한 말이 아니거든!? 너무 분위기를 타 버렸다. 이제 어쩐다. 이제 와서 정상인 척 굴 수도 없고. 한참을 배를 잡고 웃던 오니 소녀가 가까스로 웃음을 그치고는 자기소개를 했다. 「이부키 스이카. 넌 뭐야?」 「인세를 파멸로 이끄는 고고한 마족. 루키드 디드 레이시스라 합니다.」 끄으억. 깔깔깔. 이젠 아예 땅바닥에 드려 누워 쳐 웃어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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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놈의 중2병.
절대로 낫지 않을 불치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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