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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 일행들은, 온천탕을 더럽힌 장본인을 고발하고자 직접 사장실에 찾아갔더니, 우연하게도 살해된 사장의 시신을 최초로 목격한 게 되어버리고 거기에 범인으로 지목한 푸른 꼬마와 싸우게 되는 결말이 맞았다. 결국, (주) 사토리의 두근두근 대온천의 CEO인 코메이지 사토리를 죽인 진짜 범인이 그 푸른 꼬마가 맞는지 조차 애매한 상황에서 푸른 꼬마가 흔적도 없이 소멸되는 걸로 사건은 종지부 지어지게 되었는데, 과연 이걸로 괜찮은가? 독자는 원한다. 대체 사토리를 죽인 진범이 누구인지? 이대로 끝을 내면 '히나가 간다' 마지막회라고 칭하기 어려울 것이다. 설령, 마지막회가 아니어도 매우 실망스러운 에피소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독자와 작가의 마음을 아는지. 볼일을 마친 히나들이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후하하하하하─!」 어디선가 천장을 울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히나 일행은 그 목소리의 출처를 찾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옮겼다. 그때, 짜잔-! 이라는 효과음이 들려오는 듯이 샤삭하고 튀어나오는 붉고 검은 한 인영. 「냐하하하항! 너희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지옥에서 올라 왔다냥!」 전차와 함께 장렬하게 산화한 줄 알았던 오린이 꽤나 흉흉해진 얼굴로 히나들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안 그래도 삭발형에 의해 대머리가 돼 버린 오린은 폭발의 영향인지 얼굴 한 쪽이 화상을 입어 흉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자랑하던 벨벳 드레스도 타버린 부분과 거슬린 부분으로 흉물스러웠고, 복수심에 이글거리는 두 눈은 광기를 머금고 섬뜩한 빛을 내고 있었다. 마치, 나이트메어에 나오는 프레디를 보는 듯했다. 오린은 날카롭게 세운 기다란 손톱을 혀로 핥으면서 말을 이었다. 「지옥에서 올라왔다고 말했지만, 여기 구지옥을 말하는 건 아니다냥. 진짜 지옥을 말하는 거다냥. 그렇다고 진짜 지옥이 아니라 비유가 그렇다는 말이다냥!」 「복수를 갈고닦더니 설명충이 되었습니까?」 히나가 딱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자신의 설명에 토를 다는 행위에 오린은 분개했다. 「이 몰골을 보라냥! 다 너희들 때문이다냥!! 그러니까 너희들... 죽인다냥!」 사실 하나에서 열가지 따져보면 자업자득인 일이었지만, 오린에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저 자신의 머리를 민둥산으로 만들어버리고 덤으로 얼굴에 흉칙한 화상자국까지 생기게 만든 저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슨 수로? 제 아무리 복수심에 불탄다고 해도 현재 오린에겐 복수를 수행할 만한 힘이 없었다. 그럼에도 히나들 앞에 나타난 것을 보면 어딘가 숨겨진 수라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나 혼자라면, 도저히 너희들을 감당해 내지 못하겠지. 하지만, 짱짱쎈 녀석이 도와준다면 어떨까?」 역시,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모습을 보인 거겠지. 오린은 사악한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우쭐대는 태도로 머리 높이 집게손을 들어올렸다. 검지와 엄지를 붙이고는 서로 비껴가게 하는 걸로 딱 소리를 낸다. 「컴온! 오쿠우우우 ─ !!」 그렇게 자신을 돕는 누군가를 불려내자, 구구구궁 쿠왕! 하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빛의 기둥이 바닥을 뚫고 솟아올랐다. 천장도 뚫고 나가는 그 기둥을 보며 니토리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히나, 이거 좋지 않아...」 「뭐가 좋지 않다는 겁니까?」 「내 폭발혼이 폭발 엔딩이 날 거란 경고를 보내오고 있어.」 히나는 니토리가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녀 역시 불길한 예감이 드는건 마찬가지였다. 바닥과 천장을 뚫는 빛의 기둥이 사라졌다. 후두둑. 잔해가 떨어져 내렸고, 뻥 뚫려진 아래로 부터 ─ 두둥 두두둥 둔둔 ─ 하는 등장 음악과 함께 최종보스의 포스를 팍팍 풍기는 인물이 떠오르면서 천천히 그 모습을 드려냈다. 두두둥 두둥 둥둥둥 -. 매우 거창하게 등장한 그녀는 오린의 절친이자, 작열 지옥터를 뜨겁게 데우는 지옥 까마귀. 레이우지 우츠호. 지금은 (주) 사토리의 두근두근 대온천의 탕 온도를 책임지는 핵심 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폭발 엔딩 전문의 바보였다. 그녀에겐 큰 가슴, 바보, 우뉴, 오쿠, 야타가라스 등등의 이명이 있지만, 지금은 폭발 엔딩 전문이라는 사실만이 중요할 따름이다. 그녀의 등장에 니토리는 불길한 예감이 적중했다는 듯 사색이 된 얼굴로 말했다. 「이젠 끝장이야. 젠장, 작가가 이젠 다 귀찮다고 최악의 악수를 두었어!」 아무렇지도 않게 메타 발언을 해대는 니토리. 참고로 작가는 그렇게 까지 무책임하지 않다. 폭발 엔딩이면 어떠랴? 어차피 이 소설은 약을 빤 개막장 글인 것을. 「저 놈들은 내 먹잇감이다. 방해하지 마!」 폭발 엔딩 전문이 등장한 것만 해도 상황은 최악인데, 여기에 또 다른 복수귀가 모습을 드려냈다. 「너..너는!?」 니토리가 경악한 얼굴로 쳐다본 인물은 자신이 만든 철가시에 찔러 빛으로 산화했던 푸른 꼬마였다. 그 푸른 꼬마이긴 한데 좀 다르다. 「너 원래 그렇게 생겼었나?」 되살아난 것 보다 달라진 모습이 더 신경이 쓰였다. 「흥, 너희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파워업을 했지.」 파워업을 했다고 말하는 푸른 꼬마의 모습은 그 말대로 전 보다 강해보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장래가 기대되는 외모였던 그 답지 않게 조금 안쓰러운 쪽으로 성장한 것이었다. 꼬마라고 불릴 정도로 작고 아담하던 몸이 지금은 다 큰 성인의 크기에 밤마다 회식을 했는지 똥배가 나와 있었고, 얼굴은 귀염성이 느껴지던 것에서 전형적인 양키 센스의 아저씨 얼굴이 되어있었다. 이건 더 이상 록맨이라 불릴 수 없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그걸 본인 스스로도 아는지 자신에 대해 다른 이름을 내세운다. 「다시 태어난 나는 메가맨이다! 아메리칸 물을 먹고 이렇게 변한 것이다. 미국판 메가맨 2 패키지 표지를 참고해라!」 록맨. 아니, 메가맨은 새롭게 태어난 자신의 소개를 끝마치고는 허리춤에서 부터 총 한 자루를 뽑아들었다. 그것은 매우 미래적인 디자인의 광선총이었다. 메가맨이 된 그는 록버스터를 잃은 대신에 광선총을 얻은 것이다. 「우뉴!」 메가맨이 광선총을 뽑아드는 것을 본 오쿠는 대항심이라도 생겨났는지 제어봉을 들고 히나들을 향해 겨누었다. 상황이 이보다 나빠질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 쳐하게 되니 언제나 여유롭던 히나라도 난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히나는 이 짜증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카리의 도움을 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치사하게 자기들 끼리 튀었군요.」 눈치 빠른 유카리는 이미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세이가와 그 강시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도 모질라 분하게도 니토리가 눈 독 들이던 사토리 시체 까지 없어진 상태였다. 「이런, 제기랄!」 뼈아픈 실책이었다. 갑작스런 오린과 메가맨의 등장으로 한 눈 팔린 사이에 개조용 소체를 강시 성애자에게 빼앗겨 버리다니. 히나도 그렇지만 자신도 보다 일찍 좋지 않은 낌새를 눈치 채고 얼른 자리를 떴어야 했다. 분함과 후회가 뒤섞인 얼굴로 이를 빠득빠득 갈고 있을 때, 우우웅-. 하는 제어봉에서 에너지가 모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꼴사나운 모습으로 폭발 엔딩을 맞이해야 한다니. 기왕 폭발 엔딩으로 끝날 거 저 바보 까마귀 보단 자신이 내버리는 게 낫지. 니토리는 잽싸게 가방 안에서 여러 가지 공구들을 끄집어냈다. 참 엉뚱한 경쟁심을 불태운 것이다. 그녀는 오쿠의 제어봉이 발사되기 전에 이 장소를 날려버릴 폭탄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누가 폭발 엔딩을 내는지 한번 겨뤄 보자고!」 가히 아야도 울고 갈 속도로 폭탄을 조립해가는 니토리. 조립하는 내내 우히히히. 하는 웃음 소리를 냈다. 그 모습에 히나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어댔다. 저렇게 스위치가 올라가 버린 친우는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 이제 남은 일은 오쿠와 니토리. 누가 먼저 폭발 엔딩을 내느냐 하는 폭발 엔딩 겨루기만 있을 뿐이다. 결말은 오로지 승자에 의한 폭발. 이 무슨 얄궂은 운명이란 말인가! 「뭐야. 이거, 무서워!」 히나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던 메가맨이 뒤늦게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새하얗게 겁에 질린 얼굴로 히나에게 물었다. 「얘네들 뭐하는 거야.. 폭발 엔딩이라니? 그건 또 뭐야!?」 「말 그대로 누가 먼저 이장소를 폭발로 날려버릴지 경쟁하는 중입니다.」 「마.. 막을 수 없는 거야?」 「안 돼. 못 막아. 우린 이제 다 죽었어.」 단호한 대답이었다. 자신의 질문이 절망적인 대답으로 돌아오자, 메가맨은 그만 겨누고 있던 광선총을 바닥에다 떨어뜨리고 말았다. 겨우 메가맨으로 진화하여 살아났더니, 예정된 폭발을 막을 수 없다니. 「아니. 막을 방법이 있어!」 좌절하기 했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메가맨은 이 상황에서 폭발 엔딩을 피해갈 단 한가지 방법을 떠올리고는 떨어뜨렸던 광선총을 주워 올렸다. 「이곳을 폭발시키기 전에 내가.. 우리가 저들을 해치워 버리면 되는 거야!」 상식적으로 당연한 말이긴 하나, 그게 가능하다면 히나와 니토리가 진즉에 막았을 거다. 히나와 니토리가 오쿠를 막지 못한 건, 막지 않은 것은 오쿠 = 폭발 엔딩이라는 공식을 지키기 위해서 였다. 그런데 저 바보 메가맨은 그런 것도 모르고.. 쯧쯧. 「그런 공식 같은 거 지키지 마! 그리고 누가 누구 더러 바보란 거야!!」 작가의 설명에 납득하지 못한 메가맨은 침을 튀겨가면서 까지 고함을 질려댔다. 에라이! 이렇게 된 거 나 혼자만이라도 저지하는 수밖에. 메가맨은 제어봉에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오쿠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이거나 쳐먹어!」 광선총으로 부터 삐비비비빅하는 고전적인 효과음과 함께 지그재그의 광선이 발사되었다. 뻗어나간 광선은 곧바로 오쿠를 명중시켰지만, 어째서인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은 채 여전히 제어봉의 에너지를 모으고 있었다. 「왜 끄덕도 안하는 거야!?」 「그러니까 못 막는다고 말했잖습니까.」 이해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절망한 메가맨에게 히나가 한심하다는 듯이 핀잔을 줬다. 「고작 광선총 따위로 오쿠 = 폭발 엔딩의 공식을 깨트리려 하다니. 정말 멍청하군요.」 으아아아. 메가맨은 바닥을 향해 고함을 내질렸다. 이런 부조리한 법칙 따윈 인정할 수 없어. 대체 뭔 놈의 공식이 이렇단 말이냐! 그렇게 분함을 토해내고 있을 때. 「시끄러!」하고 성가시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 듣는 제 삼자임이 분명한 목소리였다. 메가맨은 목소리의 주인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려보았다. 「누가 말한 거야?」 이리저리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는 건 히나와 니토리. 그리고 오쿠와 오린 뿐. 어디에도 목소리의 주인은 보이지 않는다. 바로 그때, 「여기야!」하는 목소리가 발밑에서 들려왔다. 「뭐.. 뭐지?」 메가맨은 자신의 발아래에서 촉수를 늘어뜨려서 기어 다니는 기분 나쁜 분홍색 눈알을 내려다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반응이 매우 못마땅한지 눈알은 성난 음색으로 메가맨을 질책했다. 「이 멍청한 놈. 네 주인도 못 알아보는 거냐?」 「서..설마? 사토리님!?」 「그래, 내가 사토리다.」 충격적인 사실을 말해오는 분홍색 눈알. 메가맨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저었으나 저 분홍 눈알이 낯설지 않았다. 자신을 거둬들인 은인이자 주인인 사토리의 가슴팍에는 언제가 저 기분 나쁜 분홍색 눈알이 위치해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죽어서 싸늘한 시신이 되 버린 사토리의 육신은 대체 뭐란 말인가? 옆에서 지켜보던 히나도 그 부분이 신경 쓰였다. 「사토리 요괴의 제 3의 눈인 서드아이가 독자적으로 행동하고 말하다니. 혹시, 저 서드아이가 본체라는 건..」 「맞아. 내가 바로 본체고 죽어버린 육체는 그동안 기생하던 여자애였어.」 이 무슨 기생수란 말이냐! 그 말은 즉, 사토리 요괴의 본체라고 주장하는 저 서드아이가 핑크머리의 여자애의 육체에 기생해서 자신의 육체인양 행세해왔다는 말이었다. 언젠가 코메이지 사토리의 몸에 장식처럼 달려있던 분홍의 서드아이가 은근히 기분 나쁘다 생각해왔지만, 설마 저 정도로 기분 나쁜 존재였을 줄이야. 히나는 저도 모르게 으으. 하는 신음을 내뱉으며 역겨워했다. 저건 기괴하고 엽기적인 눈알이다. 그것도 타인의 몸을 빼앗아 자신의 몸으로 삼는 최악의 기생생물. 만약, 이 자리에 신이치와 오른쪽이가 있다면, 당장 퇴치하도록 부탁했을 정도였다. 히나가 불쾌감을 내비치며 인상을 쓰고 있을 때, 메가맨은 적잖은 충격에 빠져 어찌할 줄 몰라했다. 분명, 주인이 살아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주인은 작고 앙증맞은 핑쿠핑쿠색 머리의 코메이지 사토리이지 남의 몸을 빼앗아 기생하는 저런 괴생물체가 아니다. 내면의 자신들이 갈팡질팡을 하며 서로 싸워댔다. '그래도 사토리님은 사토리님이야!' '아니야, 저건 내가 모시던 사토리님이 아냐!' '너의 사토리는 원래 저랬어!' 치열한 공방전이 오간다. 최후의 승자가 메가맨의 가치관을 결정할 것이다. 그렇게 혼자서 끙끙대며 고민을 하던 중에 히나가 뭐 잊은 거 없냐는 어조로 말을 걸어왔다. 「고민중에 미안한데, 이제 곧 폭발 엔딩 날 것 같습니다.」 뭐어? 메가맨의 고민이 순식간에 불식 되었다. 히나가 한 소리에 깜짝 놀라 쳐다보니. 오쿠의 제어봉엔 최대출력의 에너지를 모여 있었고, 니토리는 빨간 버튼이 달려있는 수제 폭탄을 거의 다 완성해 있었다. 「아아. 그러고 보니!」 지금 당장, 폭발에 휩싸일 상황에 사토리님이 실은 추악한 기생수였다는 사실이 뭔 대수냔 말이다. 메가맨은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 아아아아! 하고 절규 했다. 이제 와서 달라질 게 있을까? 오쿠나 니토리. 둘 중 하나가 폭발 엔딩을 내 버릴 건데. 이런 위기 속에서 사토리의 본체인 분홍 눈알은 매우 침착해 보였다. 그 침착한 모습에 메가맨은 이해가 안 간다는 눈으로 쳐다봤지만, 힐끔. 서드아이는 그를 훔쳐보며 말했다. 「저 고양이와 까마귀가 누구 애완동물이었는지 잊었어?」 아. 메가맨은 미쳐 깨닫지 못했다는 듯 입을 작게 벌렸다. 확실히, 저 까마귀 요괴는 사토리의 애완동물이고, 이곳의 애완동물은 모두 사토리의 명령에 충실했다. 그렇기에 여기 이 기분 나쁜 서드아이가 당장 그만두라고 명령만 내린다면 최악의 결말만은 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기생하던 육신을 잃고 눈알만 남은 사토리의 명령을 과연, 저 애완동물이 듣기나 할까? 서드아이가 오쿠를 향해 성난 목소리로 꾸짖었다. 「우츠호, 너 당장 제어봉에 모인 에너지를 공중에다 쏘아 올려!」 「우뉴!」 서드아이의 명령을 알아들었는지. 오쿠는 히나들에게 겨누고 있던 제어봉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리고는 그대로 ─ 퍼어어엉 !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담긴 방대한 열 입자를 천장을 향해 쏘았다. 살갖을 태우는 열기가 방안 가득 퍼진다. 오쿠가 만들어낸 빛의 기둥은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밝았다. 쏘아진 입자 덩어리는 방의 천장을 뚫었고, 그 위로 지붕을 뚫고 나왔다. 그럼에도 기세는 줄지 않아 곧 지저의 천장에 맞닥뜨리고 말았다. 지저의 천장은 철광석을 포함한 온갖 광석 자원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오쿠가 쏘아낸 기둥 앞에서는 무력했다. 콰콰콰쾅! 요란한 소리가 울렸고, 버티지 못한 천장으로 부터 돌덩이들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지저의 천장조차도 손쉽게 뚫어버린 빛의 기둥은 지상위로 솟구쳐 올라 천계 까지 뻗어나갔다고 한다. * 저 수상한 눈깔을 사토리라고 판단하고 자신의 명령을 어겨버린 오쿠의 행동에 오린은 분개했다. 「저 눈깔이 대체 어딜 봐서 사토리님이라는 거냥?」 「몰라. 근데 사토리님 같았어.」 「으이그. 내가 증말 미쳐!」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녀는 바보 같은 친구를 꾸짖는데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바보같은 행동 덕분에 폭발 엔딩의 위험이 하나 줄게 되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메가맨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로 서드아이의 명령이 먹혀 들 줄이야. 허나, 아직 완전히 안심하긴 이르다. 폭발 엔딩 플래그가 하나 제거 되었다곤 하지만, 히나의 친우인 니토리가 아직도 폭탄을 제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니토리는 오쿠의 제어봉이 더는 에너지를 모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폭발 엔딩을 향한 일념으로 폭탄 제조에 여념이 없었다. 메가맨은 그런 니토리의 모습에 기겁을 하고는 히나를 향해 긴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녀석 왜 그만두지 않는 거야? 네가 좀 말려봐!」 「저 상태의 니토리에겐 제 목소리도 닿지 않습니다. 참고로 지금의 니토리는 폭발 엔딩 공식이 적용된 상태니 쓸데없이 힘 빼지 마시길.」 한번 스위치가 올라간 니토리는 아무도 말릴 수 없다. 히나에게선 그런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거기다 오쿠와 같이 폭발 엔딩 공식이 적용돼 있다니! 메가맨은 다시 한 번 절망했다. 저 망할 계집은 애완동물도 아니니 서드아이의 명령이 먹힐 턱도 없을 것이고 힘으로 저지하려 해봤자, 그 엿 같은 공식이 작용해서 소용없을 테지. 이제는 정말 끝장이라는 생각에 메가맨은 곧 다가올 폭발 엔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젠 진짜로 진짜로! 끝이라는 생각이 들 때 엔 새로운 돌파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불행하게 닥쳐오는 역경에는 그 역경을 이겨낼 방도란 반드시 존재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바닥에 떨어져 있던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누군가와 통화중인 서드아이가 있었다. 「곤란한 일이 생겼으니. 될 수 있으면 지금 당장 여기로 와줘.」 통화중인 상대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서드아이는 그 인물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사토리라 생각했던 여자애의 몸에 기생하던 눈깔 촉수기생수 주제에 가장 도움이 되다니. 지금 이 자리에서 가장 침착하게 사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은 단연, 저 서드아이였다. 과연, 그저 뜨겁게 끓어오를 뿐인 지하수를 유명 브랜드로 까지 끌어올린 수완은 폼이 아닌 것이다. 서드아이가 도움을 요청한 인물은 예상을 깨는 엄청난 속도로 여기, 사토리 개인실에 도착했다. 그 인물은 일컬어지는 괴력난신. 호시구마 유기였다. 「설마, 저분이 나타날 줄이야.」 태산도 집어던진다는 산의 사천왕의 등장에 서드아이를 보는 히나의 시선이 급격히 달라졌다. 보통의 수완가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만 저 거물 까지 움직일 정도였다니. 이해타산이 빠른 히나였기에 아까까지 역겹기만 했던 분홍색 눈알이 지금은 귀엽게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저분의 힘이라면 폭발 엔딩 공식도 피해 갈 겁니다. 역시, 사토리 씨. 훌륭한 인선이군요.」 「내가 맘만 먹으면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지.」 히나가 칭찬을 하며 띄워주니 한껏 우쭐해진 서드아이가 눈웃음을 지으며 좋아했다. 그 둘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메가맨은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이 메가맨은 사토리님을 주인으로 둔 것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서드아이의 수완에 감탄을 하며 아부의 말을 올렸다. 아니, 진심으로 서드아이의 성노예가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했다. 누구에게라도 자랑하고 싶은 주인 덕분에 절망스러웠던 폭발 엔딩도 그 끝을 고해가고 있었다. 주변을 둘려보며 사태를 파악하는 유기에게 메가맨의 자랑스런 주인이 말을 건낸다. 「바로 와줘서 고마워, 유기. 이 은혜 잊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 전에 해줘야 할 일이 있어.」 이 뒤에 이어질 말은 폭탄을 제조중인 니토리를 저지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하지만, 말을 잇기도 전에 관심 없다는 듯 휙하고 그 자리에서 발길을 옮기는 유기. 예상 못한 행동에 서드아이는 적잖이 당황한 듯 커다란 동공을 좌우로 떨어댔다. 그리고는 떨리는 음색으로 유기에게 물었다. 「왜 무시하는 거지?」 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관심 없다는 듯 쳐다도 보지 않고 어디론가 저벅저벅 걸어갈 뿐이었다. 그러다가 걸음을 멈추고는 입을 뗐다. 「사토리는 어딛는 거야?」 맙소사. 그제 서야 자신의 실수를 눈치 챈 서드아이. 그렇다. 지금 유기의 눈에 이 장소엔 사토리라 생각되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 사토리 였었던 시체는 강시성애자 사선이 훔쳐서 도망가 버렸고, 그 시체를 조종하던 사토리라는 존재의 실체만이 불쾌한 모습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서드아이는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유기에게 자신이 사토리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까? 그래, 여기 증인이 있으니 그들을 이용하자. 「유기. 믿기지 않겠지만, 내가 그 사토리야. 여기 있는 자들에게 물어봐봐. 모두 내가 사토리라고 말할 걸?」 간절한 어조로 운을 띄우자, 기회를 놓칠세라 서드아이에게 잘 보이려는 이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장단을 맞추려 들었다. 메가맨 쪽이 조금 더 빨랐다. 「마..맞습니다. 저 분이야 말로 저의 주인이신 코메이지 사토리 본인입니다!」 이에 질세라 히나도 맞장구친다. 「저 기분 나빠 보이는 역겨운 눈알이 그 핑크머리 초딩의 정체입니다. 사토리 요괴라는 건 우끼끼 거리는 원숭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글쎄, 남의 몸에 기생하는 촉수였다니까요.」 어딘가 가시가 돋힌 말이었지만, 서드아이에게 잘 보이려고 한 말이었다. 둘의 증언이 잇따르자 그제야 서드아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유기. 정말이야? 하는 눈빛을 보내왔다. 그에 눈을 끔뻑이는 것으로 긍정하는 서드아이. 유기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짓더니 흥하고 코웃음 치며 말하길. 「네 어디가 사토리라는 거야?」 못 믿겠다는 눈으로 돌아서 버리는 것이었다. 증인만으로는 저 유기를 납득 시킬 수 없단 말인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냉정 침착을 유지하던 서드아이도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니 초조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눈알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눈꺼풀에서 땀방울이 맺혔다. 무슨 수를 써야해! 속으로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보지만 선듯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와중에 드디어 이 장소를 깡그리 날려버릴 폭탄을 완성 시킨 니토리. 「다 됐다! 이제 이 버튼만 누르면.」 흡족해하며 자신이 완성시킨 둥그런 폭탄을 이리저리 둘려보고 있었다. 폭탄의 완성은 니토리에겐 더할 나위없는 기쁨이지만, 메가맨에겐 절망이었다. 아. 이젠 정말 끝이다. 절망했다 싶으면 희망이 생기고 그 뒤에 또 다시 절망 또 희망이 보인다 싶으면 또..또 절망을 맛보는 것의 연속. 설마 이번에도 희망이 생길지 모른다. 그 기대를 져 버리지 않는 듯. 유기는 니토리가 만든 폭탄에 관심을 보이더니 그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그 폭탄을 한 손으로 낚아챘다. 「내 폭탄!」 순식간의 벌어진 일이었다. 눈앞에서 폭탄을 속수무책으로 빼앗겨버린 니토리는 머릿털을 쭈뻣 세우고는 경악에 찬 표정을 지었다. 이어서 폭탄을 돌려받기 위해 유기에게 몸을 날려가며 안감힘을 썼지만, 상대는 무려 산의 사천왕 중 일각.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한 손으로 손쉽게 제압 당해버리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무식한 유기의 주먹을 등에 맞고 그대로 바닥과 입맞춤을 해버린 니토리. 정신은 심연 속으로 가라않고 말았다. 이로서 또 하나의 폭발 엔딩은 저지 당한거나 다름없었다. 메가맨은 입 밖으로 와-! 하고 탄성을 지르고 싶은 욕망을 억지로 참아가며 환희에 젖어갔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마지막에 마지막 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서드아이는 그 철칙을 잘 알고 있었기에 폭탄을 들고 있는 유기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유기.. 아니, 유기님. 그거 엄청 위험한 거니까 조심히 내려놓으세요.」 제발, 혹시라도 그 빨간 버튼만은 누르지 말기를 속으로 간절히 빌면서 유기의 반응을 살피는데 눈치 없기로 지저에서 짱 먹는 유기는 그만 빨간 버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으응? 이 빨간 건 뭐야? 해골까지 새겨져 있는걸 보니, 눌러보고 싶은걸?」 「그.. 그걸 누르면 큰일 나요. 터진 당께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지방 방언까지 튀어나온 서드아이는 행여나 버튼을 누를 새라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으로 안절부절했다. 주인이 난처해하며 쩔쩔매고 있자, 보다못한 메가맨이 히나를 재촉하고 나섰다. 「이봐, 어떻게 좀 해 볼 순 없는 거야? 부탁이니까 소용없다는 소리만 하지 말고, 방법을 강구해 보라고!」 그 애원이 통했던 걸까. 히나는 하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말했다. 「여기선 주인공인 내가 나서야할 때인가 봅니다.」 메가맨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 기다렸던 말이었다. 기대감에 부푼 그가 재촉하는 어조로 물었다.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네. 진화한 당신이 유기와 싸우는 겁니다.」 예상 밖의 대답에 메가맨은 '에엣!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고 받아치고 싶었으나 「우욱!」입 밖으로 나온 소리는 구역질이었다. 갑자기 몸 안으로 흘려 들어온 정체불명의 기운 때문이었다. 불쾌감을 느낀 그는 이윽고, 무릎을 꿇고는 바닥을 양손으로 집고 말았다. 대체, 내 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제 힘으로 당신을 보다 강력하게 진화시켜 줄 테니 안심하세요.」 「그게 무슨..?」 히나의 설명은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말대로 진화하게 된다면 어떤식으로 변화게 되는 것일까? 기대는 안 하고 있지만, 그 엑스란 녀석으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검은 액에 둘려 쌓인 메가맨은 미지근한 시간이 흐른후, 기대 안 한 게 다행인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진화를 마치고 된 게 엑스도 아닌 그렇다고 제로도 아닌.. 이제는 아예 록맨 시리즈와는 상관 없는 비루한 몸뚱이의 전라의 남자가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자신을 K라고 소개했다. 그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의 성욕을 지니고 있었으나, 조국으로 부터 강제적으로 성욕을 억제당하는 정책에 고통 받다 못해 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1월 초순의 어느 날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는 야산에 올라가 옹이진 나무 구멍에다 준비해둔 두부를 넣어 해피타임을 즐기다 얼어 죽은 그런 비참하고 억울한 영혼이다. 그 K가 지금 이 미쳐 돌아가는 환상향에 거대한 자위의 화신이 되어 부활한 것이었다. 지금도 자신의 조국은 성인을 위한 성적 컨텐츠가 모종의 이유로 검열당하고 그것을 즐기려고 하는 자들은 탄압을 당하고 있다. 참으로 딱하고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가 없었다. K는 말했다. 「성이 탄압 받는 세상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잠만, 이게 뭔 얘기야!」 뜬금없는 막장 전개에 서드아이가 어처구니없어 하며 딴죽을 걸었다. 록맨 시리즈와 멀어진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 소설하고 완전 동떨어진 내용이 되려하는 건 해도해도 너무했기 때문이었다. 서드아이는 질색을 하며 외쳤다. 「막장에도 정도가 있지, 저건 아웃이라고. 너무 막나갔어!」 「K는 강압적인 성 탄압이 만들어낸 이시대의 자화상입니다.」 「그게 대체 뭔 상관이여! 그딴 거 알고 싶지 않당께!!」 기가 막혔다. 저 K란 존재도 그렇고 히나의 설명조차 납득되지 않는 궤변 투성이였다. 그리고 저런 비루한 전라의 남자로 유기를 상대하겠다고? 서드아이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때 였다. 혼돈에 카오스를 부어넣는 것처럼 잊고 있었던 혼돈의 요소가 재차 끼여 들었다. 「우릴, 잊으면 곤란하다냥!」 병풍이 되어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오린과 오쿠가 재참전을 해온 것이었다. 오린은 히나에게 삿대질 하면서 오쿠에게 명령을 내렸다. 「오쿠, 저 녹색머리를 날려버려!」 「응. 알았어!」 쾌활하게 대답하고는 히나 쪽으로 제어봉을 겨누는 오쿠. 제어봉 끝으로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했다. 한번 소멸되었던 폭발 엔딩 플래그가 재성립되는 순간이었다. 「오. 너희들 나를 빼놓고 싸우면 섭하지!」 설상가상으로 오쿠의 제어봉이 유기의 호승심에 불을 지피고야 말았다. 싸움에 진심으로 임하려는지 손에 들고 있던 폭탄을 바닥에 내려놓은 상태였다. 이것은 히나 절제절명의 위기. 하지만, 히나는 주인공이기에 지지 않는다. 히나는 비루하기 짝이 없는 형편없는 몰골의 K에게 포켓몬 트레이너처럼 공격 지시를 내렸다. 「K! 당신의 필살기를 보여주는 겁니다.」 「나는 딸통법을 반대한다.」 자신만만하게 발을 내딛는 K. 폭발 엔딩 전문과 일컬어지는 괴력난신을 상대로 당당하게 나서서 삐-(검열삭제).를 하여 삐-.(검열삭제)를 당당히 해대는 K였다. 보는 이들을 전부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그의 필살기는 이걸 필살기로 쳐도 되는지 조차 의문이지만, K가 할줄 아는 것이라곤 삐-.를 한 뒤에 열심히 삐-.를 하는 것뿐이므로 결국, 삐-.에 불과한 공공외설 행위로 진짜 삐-. 같은 필살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삐-.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성을 탄압하는 조국을 향한 무언의 외침이자, 지금도 고통 받고 있는 자위전사들을 향한 응원의 메세지였다. 히나는 매우 흡족하다는 듯 K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는 감격에 겨운 지 눈물을 몇 방울 흘렸다. 그렇다. 누구나 성을 자유로이 향유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 숭고한 K의 행위는 새하얗게 걸쭉한 반령을 토해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분명, 임산부 및 노약자가 봐선 매우 해로운 장면이긴 하나 어쩐지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오린과 오쿠. 그리고 살짝 얼굴을 붉히고 있는 유기. 바로 그 직후였을까? 아래로 부터 밝은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K의 필살기가 생각치도 못한 폭발 엔딩 플래그였을 줄이야.」 담담하게 내뱉은 히나의 말에 모두들 빛이 나고 있는 쪽에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거기엔 유기가 내려놨던 폭탄이 있었고, 빨간색 버튼에는 K가 토해낸 새하얀 외침이 얹혀져 있었다. 한마디로 그 하얀 끈끈이가 XX로 부터 튀어나가면서 폭발 버튼을 눌려버린 것이었다. 「오. 주여...」 서드아이는 없는 손으로 성십자를 그리며 기도했다. 그렇게나 피하고 싶었던 폭발 엔딩이 이런 식으로 나게 될 줄이야.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었다. 그것도 XX으로 인한 최악의 반전. 오린은 미친 듯이 웃고 있었고, 오쿠는 아직 사태파악이 안된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유기는 머리를 긁적이며 허탈한 웃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기절한 상태에서 막 깨어난 니토리가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폭탄이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희열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히히히히히. 내가 승자다!」 마지막으로 히나가 「결국, 폭발 엔딩이군요.」라는 감상을 남기는 것으로 쿠와아앙!하고 전원 큰 폭발에 휩싸여 버렸다. 폭발에 휩싸이면서도 참 이 소설다운 결말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그녀였다. 근데, 마지막을 이런 식으로 쫑 내다니. 이거 참 개막장이로세. [히나가 간다 完] 잠깐, 서드아이의 숙주이자 코메이시 사토리였던 여자애를 죽인 진범은 대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그건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로 남게 되었습니다. 후일담으로 폭발에 휩싸이지 않았던 등장인물 중 아키 자매는 코메이지 사토리의 공식 사망 발표 이후, 온천을 인수해서 몸에 좋은 건강 곡식탕으로 운영중이래나 뭐래나. 탕에 섞여있는 성분 대부분이 미노리코 엉덩이로부터 나온 것이란 사실은 철저히 비밀리에 붙여졌지만, 그럼에도 정보 누설로 인해 특이 성벽을 가진 소수만 찾게 되었다는 후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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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군, 잘도 이 미치광이 소설을 읽어주어 감사 한다!
내가 읽어도 완전 맛간 소설이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끔찍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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