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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재액의 기운을 두르고 그 신형은 점차 거대해져 간다. 앙증맞게 자리 잡고 있던 한 쌍의 뿔이 대악마의 뿔처럼 거대하게 치솟았고, 동공이 없어진 눈은 온통 붉게 번뜩였다. 「크아아앗!」 거대해진 루키드가 기합을 넣자, 어깨 죽지로 부터 날개가 돋아났다. 손톱도 덩달아 길게 돋아나 있어 보다 흉흉해진 몰골이 되었다. 마치, 이것이 진정한 대마왕의 모습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그런 변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시선은 공포는커녕 전혀 겁먹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한심하다는 눈으로 보는 이도 있었는데 유카리가 그런 눈이었다. 그녀는 딱하다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겉모습을 꾸민다고 그 본질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저래서야 그저 면적만 늘어 맞추기 쉬워질 뿐이지.」 그 옆에 있던 시로가 맞는 말이라는 듯 맞장구 쳤다. 아무래도 루키드의 변신은 이들에겐 영 좋지 못한 인상만 남긴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그저 커지기만 한 게 아니다. 거대한 루키드가 날카로운 손으로 땅을 향해 크게 휘두르자. 부웅-. 무겁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광풍이 불어 닥쳤다. 과연, 그만한 질량값은 한다는 건가? 유카리가 부채를 든 손으로 허공에다 인을 그렸다. 「부인. 결계라도 치는 거야?」 「네.」 테루의 물음에 가볍게 대답하고는 자신들을 보호하는 결계막을 친다. 얼마나 견고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거대한 루키드의 일격 정도는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테루는 부인이 결계막에 신경 쓸 동안 자신도 도움이 될 만한 행동을 하기로 했다. 「어떡해서든 설득을 해야 하겠지만, 그전에 무력화 시키는 게 먼저겠지.」 시로와 눈빛을 교환한 테루는 k2 소총을 견착하고 거대해진 루키드의 팔 쪽을 조준했다. 먹힐지 안 먹힐지는 알 수 없다. 일단, 몇 발 정도 쏴보고 난 뒤에 그 결과를 확인해 볼 뿐이다. 타탕! 두어 발의 총탄이 발사되어 나갔다. 그것은 정확히 팔과 팔을 잇는 관절부위에 명중되었고, '우워어어.'하는 고통에 겨운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큰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 성이 난 루키드는 서로 맞잡은 양손을 그대로 머리 위 까지 들어 올린 후, 그대로 급강하 시켜 내렸다. 저 거대한 주먹에 깔렸다간 절대 무사하지 못한다. 하지만, 테루는 유카리들은 피하지 않았다. 유카리를 포함한 모두가 그녀가 친 결계를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루키드의 양주먹이 유카리의 결계막과 부딪혔다. 카아앙. 주먹과 결계막이 맞닿은 부분에서 강력한 전류가 어지러이 튀어 올랐다. 루키드의 공격은 상당한 위력이긴 하나 결계막을 뚫는데 역부족이었는지 다시 한 번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이번엔 좀 더 많은 힘을 담은 듯 보였다. 허나, 그걸 보고만 있을 이들이 아니다. 시로는 가소성 인화물질과 신성이 담긴 흙을 섞어놓은 플라스틱 통을 정확한 궤도로 집어던졌다. 그것이 팔 관절 부근에 근접하자, 시로는 재빨리 어깨에 메었던 소총을 견착해서 정조준으로 플라스틱 통을 쏴 맞췄다. 퍼어엉! 플라스틱 통이 큰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은 루키드의 팔 관절이 붉게 타올랐고, 그로인한 통증을 호소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크어어어. 용서 못해!!」 루키드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비틀. 자세가 한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언제 바로 옆까지 왔는지 모를 란이 체중을 실을 발로 루키드의 어깨를 차버린 것이었다. 이어서 하복부에 셀 수 없는 총알의 비가 퍼부어졌다. 사정없이 쏘아지는 총탄에는 푸른빛을 내는 탄막도 섞여 있었다. 「끄아아아아.」 참기 힘들어진 루키드는 그대로 무너져 내려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젠 더 이상의 여력도 남아있지 않다는 듯, 조용히 머리를 떨구고 미동도 않고 있는 그에게 테루가 다가서며 말을 건넸다. 「믿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한번만 더 우릴 믿어 보는 게 어떻습니까?」 으응? 루키드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내가 왜?」 「지금의 루키드 씨는 액귀에게 이용당할 뿐이기 때문이죠.」 「이용당한다? 하하. 그래도 상관없어. 난 너희들이 싫으니까.」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모습에 테루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유카리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 후우-. 유카리는 별로 내키지 않지만, 남편님이 부탁하는데 어찌 거절을 하겠는가. 매정한 부인이 되기 싫기에 틈새를 열어 루키드 바로 눈앞으로 이동했다. 새빨갛고 흉흉한 루키드의 눈은 자신을 향한 증오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카리는 표정하나 없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더 멍청하게 굴지 말고, 그만 고집을 꺾어요. 이럴수록 보기 흉해 진다는 거 본인도 잘 알잖아요?」 「누가 멍청하다는 거야! 이 업화의 마신이자, 혼돈의 대마왕을!」 「그러니까 멍청해 보인다고 한 거예요. 후-.. 내가 이 얼간이랑 왜 이런 대화를..」 한숨 뒤에 덧붙인 말은 아주 작게 소근 거렸으나 그것을 듣지 못한 루키드가 아니다. 바로 눈에 불을 밝히고는 큰소리로 광분했다. 「어..어..어... 얼간이! 누가 누구더러 얼간이라는 거야!!」 숨을 가득 들이마시고는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내뱉는다. 「얼간이라고 한 쪽이 얼간이다아앗 ── !」 풉. 유카리가 참지 못하고 실소를 터트렸다. 그리고는 쥘부채를 휙 내젖는 것으로 루키드 머리를 땅바닥에 쳐 박게 만들었다. 바닥과 입맞춤을 한 그의 뒤통수에는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를 전차가 박혀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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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놈은 매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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