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이 무너지던날 마지막으로 들렸던 목소리가 다시금 환상향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거짓말...어떻게..."
-네가 가지고 있는 돌 조각이 나의 부름에 공명했단다. 아직까지도 나를 믿고 사람들을 구제해주어서 기쁠 따름이구나-
'신'의 목소리는 따스한 말로 니아브를 보다듬었다.
마치 몇년간 떨어져있다 다시 만난 가족처럼 니아브는 눈물을 흘리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말없이 눈물만을 흘리던 니아브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그저 아스클레피오스님의 뜻을 따랐을 뿐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래. 기특하구나..-
니아브는 품에서 돌조각을 꺼내며 다시 말했다.
"이 신전의 파편덕분에 저는.."
니아브는 이 이상 말을 잇지 못하였다.
다시금 해야할일이 떠올랐다.
갑작스러운 악몽과 너무나도 간만에 들린 '신'의 목소리에 잠시동안 잊고있던것이 다시 떠올랐다.
"저...저...저는 다시 해야하는 일이 있습니다!"
-...-
"잠시동안 잊고있었습니다. 잠시만...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니아브는 방문을 벌컥 열고 진료소를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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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에이린과 108요괴...아니 토끼들은 니아브가 자리를 비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는 치료를 하고 있었다.
"제길...내 약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단기간에 치료하는 약은 만들기 힘들다고...우동게! 일단은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은 방에다 옮겨다주길 바래!"
"네! 스승님!"
레이센은 몇명의 토끼들을 데리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몰골이 심각한 환자들을 한쪽 방으로 데려갔다.
"저 환자들은 어디로 가는거죠?"
성아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니아브가 오는대로 치료를 시켜야해. 분하지만 일단은 인정해야겠지. 그 아이의 능력은 내 만병통치약에 비해 매우 월등히 뛰어나다는걸..."
에이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니아브가 진료소로 들이닥쳤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서와 니아...세상에! 너 왜이렇게 멍투성이야?"
성아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니아브의 몸은 이리 넘어지고 저리 넘어져 멍투성이였기 때문이다.
"급하게 오다보니 여기저기 부딪쳤어. 그보다 환자들은?"
"여긴 우리가 맡을게. 그것보다 너는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을 맡아줘. 성아가 안내해줄거야"
"여기야!"
니아브는 성아의 손을 잡고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역한 고름 썩는 냄새와 함께 고통에 잠긴 환자들의 신음소리, 비명소리 등등 마치 지옥을 연상시키는듯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성아가 바라본 환자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좀비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워킹 데드에 나오는 시체들을 생각하면 쉬울것이다.
"허억...!"
성아가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이...이렇게까지 심할줄이야..."
성아가 당황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때 환자 하나가 엉금엉금 기어오며 성아의 다리를 붙잡았다.
"꺄아악!"
"사...살려줘어!! 제발!! 아니! 차라리...차라리 죽여줘!! 죽여줘어어어어!!"
살점이 뭉게져 떨어져나가고 고름이 말라붙어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시체 그 자체를 방불케 했다.
성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당황하고만 있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니아브는 그자리에서 꿇어 앉아 돌을 꺼냈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시여...부디 제게 힘을..."
조용히 기도를 읊고 정신을 집중했다.
평상시때의 푸른 빛과는 달리 검은 빛이 한줄기 흘러나왔다.
그 빛은 사람의 몸을 천천히 감싸고 상처를 향해 달라붙었다.
그러자 고통에 잠긴 환자의 신음은 천천히 잦아들었고 마지막에는 안도의 한숨까지 터져나왔다.
검은 빛이 가시고 환자를 알아볼수 있게 됬을때 성아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환자의 썩어들어가던 몸뚱아리는 온데간데 없고 멀쩡한 사람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아..머리도 안아프고 더이상 괴롭지 않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무녀님!"
남성이 니아브의 두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아뇨...해야할 일을 했을뿐입니다."
이윽고 니아브는 방 안의 환자들을 짧은 시간안에 모조리 해치워버렸다.
진료소에서 치료를 행하던 에이린은 갑자기 몰려나오는 사람들을 보고 기겁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니...저렇게 짧은 시간만에..."
"후후...역시 내가 데려온 인재라니깐..."
유카리가 은근히 자랑스러워하며 중얼거렸다.
"아. 그래. 정확히 말하면 너가 데려온 케이네의 아이지만"
유카리는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부채로 얼굴을 가렸다.
"그나저나 이상하군...아까까진 몇명 치료하다 지쳐서 방으로 들어간 아이가 갑자기 단기간에 저렇게..."
에이린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뭐. 공기가 안좋아서 긴장했을수도 있지"
유카리가 에이린의 의문에 대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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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니아브의 레벨이 (+1) 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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