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의 어느 깊숙하고 조용한 곳. 한마리의 까마귀가 또 다른 한마리의 고양이를 깔고앉아 노려보고있다.
고양이는 두개의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애써 태연한척 웃어보이며 자신을 누르고있는 까마귀에게 말한다.
"하, 그래서 어쩔거지?"
까마귀는 그런 고양이를 더욱 더 힘을주어 누르며 말했다.
"어쩌긴, 받아갈거다."
"흥, 어디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보시지?"
코웃음치며 도발하듯이 말하는 고양이의 말에 발끈한 까마귀는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고양이를 노려보며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고, 그런 까마귀의 반응에 고양이는 있는 힘껏 바둥거렸지만 위에서 무게로 눌리고 있는터라 쉽게 벗어나질 못하였다. 그리고 까마귀는 분하다는 표정을 한 고양이에게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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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그 둘이 싸우기 전,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여섯시간 전의 일이다.
어느때와 다름없이 시체를 날라 불을지피는 일을 끝낸 고양이 오린은 어느때와 다름없는 휴식시간을 생각하며 행복감에 젖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저택에 도착한 오린은 왠지 모르게 식탁위에 수저와 같이 먹기좋게 놓여져있는 푸딩을 발견했다.
"오옷?! 푸딩?"
이래저래 지친몸에 당분이 필요했던 오린의 눈앞에 떡 하니 나타난 푸딩은 참을수 없는 유혹이었터, 오린은 망설이지않고 그대로 한입 한입 빠르게 비워가기 시작했고, 마지막 한스푼을 입에 넣는순간,
"꺄아아악?! 내 푸딩!"
이라고 소리치는 누군가의 절규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놀라 움찔거리던 오린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고, 그 곳에는 그렁그렁 눈물이 고인 두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까마귀 우츠호가 있었다. 오린은 뭔가 굉장한 기세로 눈물을 그렁거리며 노려보는 우츠호에게 무언가 미안하다고 느꼈는지 어색하게 웃어보이며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우츠호는,
"이건 미안하다고 될 그런게 아냐!"
라고 소리치며 한껏 분노를 표했고 그대로 오린의 양 어깨를 잡아 흔들며 뱉어내라고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짤짤 흔들리던 오린도 그런 우츠호에게 무언가 치밀어 올랐는지 우츠호의 손을 뿌리치며 소리쳤다.
"아니,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했잖아! 어린애도 아니고!"
라고 말하는 오린의 볼을 스쳐지나가는 뜨거운 빛 한줄기. 오린이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챘을땐, "그럼 정정당당하게 탄막으로 승부를보자." 라고 말하며 제어봉을 들고있는 우츠호가 보였다.
"이 멍청한 까마귀가!"
우츠호의 태도에 무언가 켜져버린 오린이 까득 이빨을 갈며 전투태세에 돌입했지만, 이내 약간의 평정심을 되찾아 '저택에서 싸우면 분명 죄다 무너질거다.' 라는 생각을 하며 적당히 우츠호를 도발한 뒤 저택을 벗어났고, 그 도발에 잘 걸려든 우츠호는 오린을따라 빠르게 저택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도발하며 날아가던 오린이 적당히 넓고 한적한 곳에 도달하여 스펠카드를 꺼내며 뒤를 돌때 쯤, 갑작스레 날아온 거대한 빛줄기를 맞고 그대로 지저의 깊은곳으로 떨어졌고 우츠호도 그런 오린을 추격하여 따라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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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여섯시간 후인 현재.
고양이 오린을 제압한 까마귀 우츠호는 그대로 숨결이 닿을듯한 거리에서 무언가 생각하듯이 한참을 바라보다가 뭔가 좋은방법이 생각난듯 그대로 자신을 위협하며 하악 소리를 내는 오린에게 더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고, 그런 우츠호의 행동에 뭔지 모를 이상한 위험을 감지한 오린은 더욱 더 크게 하악 거리며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러면 되는건가?"
"무슨 짓거리야! 저리… 읍?!"
우츠호는 바둥거리는 오린의 입술과 혀를 빨아내기 시작했고, 그런 우츠호의 행동은 질려버린 오린이 손톱으로 등을 긁어낸 뒤 날개깃을 몇개 뜯어내고 밀쳐낼때까지 계속 되었다.
"무, 뭐, 뭐하는거야 지금?!"
꼬리를 잔뜩 새워 부풀린 오린이 말했다.
"받아간다고 했잖아? 이러면 좀 나오는거 아니었어?"
우츠호는 긁히고 뽑힌것이 좀 아팠는지 얼굴을 찡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다고 내가 먹었던 푸딩을 다시 뱉어낼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응? 아니었어?"
"무슨 바보같은 소리를…!"
아까와는 다르게 순진한 얼굴로 갸웃거리며 말하는 우츠호의 얼굴을 본 오린은 '이녀석은 진심이다.' 라는 생각에 푸욱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으며 그 곳을 벗어났고, 우츠호도 그런 오린을 계속 부르며 같이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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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이긴거 맞지? 푸딩! 내 푸딩 어쩔거야! 아직 돌려받지도 못했잖아!"
오린과 같이 저택에 도착한 우츠호가 오린의 꼬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 좀 그만해! 나중에 하나 가져오면 될거아냐!"
오린은 자꾸 보채는 우츠호에게 귀찮다는듯한 한마디를 툭 던졌고, 우츠호는 그 말에 다시 얼굴이 밝아지며 찬양이라도 하듯 연신 푸딩을 외쳤다. 그리고 그런 우츠호에게 질려버린 오린은 다시는 그녀의 스위트를 건드리지 말아야겠다고 조용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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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끝났습니다.
팬아트픽 이후로 뭔가 시무룩 해져서 간단하게 쓰겠다고 썼는데
뭔가 제 맘대로 써버렸네요
고양이 귀엽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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