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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뻗은 고층건물의 옥상 위, 한 여자아이가 난간의 끝에서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며 서있다.
태양을 바라보는 소녀의 눈에는 빛이들지 않았다. 오히려 멍한 그 눈이 금빛 석양빛을 흡수하는듯한 오싹한 느낌마저 든다.
태양이 지평선너머로 다 저물어갈때 쯤, 소녀는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비틀거리던 소녀는 앞에 길이있다고 생각했는지 그대로 허공에 한걸은 내딛었다.
그리자 소녀의몸은 무언가가 끌어당기듯 무섭게 밑으로 빨려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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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어느 숲에 떨어져있었다.
그리고 그 소녀를 한 여성이 내려다보고있다.
금빛 긴 머리칼에 하늘하늘한 옷을입고 달을 등지고 서있는 그녀는 밤인데도 불구하고 커다란 양산을 쓰고있었다. 의문의 그녀는 한참동안 쓰러져있는 소녀를 바라보다가 입을열었다
"결계쪽반응이 좀 이상해서 와봤는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양산을 접고난 뒤 혓바닥으로 자신의 입술을 적시며 말을 이어갔다.
"이건 의외로 좋은 수확이잖아?"
그리곤 소녀에게 손을 뻗어갔고, 그 순간 쓰러져있던 소녀가 움찔거리며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침없이 소녀에게로 뻗어가던 그녀의 손길이 멈칫하는가싶더니 허공을 가르는듯 손을 움직였다.
그러자 소녀가 쓰러져있던 흙바닥이 조금 갈라지면서 검은 무언가의 틈새가열렸고 소녀는 천천히 그 틈세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문의 그녀는 얼굴에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구한 어린애처럼 장난기가 가득서린 미소를띄우며 중얼거렸다.
"간만의 새로운 놀이감 정도로는괜찮겠지? 의외로 재밌을것같기도 하고말야 후훗…."
그렇게 소녀가 틈새로 완전히 빠져들어 사라지자 그녀도 소녀를따라 틈새로 뛰어들었다.
흐릿한 웃음소리만을 숲에 남겨둔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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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어둡고 축축하고 미끈거리고 이상한, 세상의 모든 기분나쁜 감촉이란 감촉은 모두 모아다놓은 곳을지나 끝없이 밑으로 떨어지는 이상한 꿈.
너무도 생생한 그 감촉에 이것이 꿈이 아닐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나도 기분이나쁘다.
꿈이라면 깨라. 꿈이라면 깨라.
소녀는 눈을 꼭 감은 뒤, 마음 속 깊은곳에서부터 간절히 애원하듯 빌지만 꿈은 좀처럼 깨질않는다.
그렇게 꿈에서 깨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어느순간 소녀의 몸을감싸던 기분나쁜 감촉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무언가 뼛속까지 시려오는듯한 오한에 소녀는 몸을떨며 질끈 감았던눈을 조금씩 뜨기 시작했다.
"아…!"
눈을뜬 소녀는 그저 외마디 비명을 내지른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커다란 괴물이 아귀같은 큰 입을 벌려 소녀에게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다가오던 그 괴물은 소녀가 발견했다는것을 알았는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빠른속도로 소녀를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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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악!"
소녀가 비명을지르며 꿈에서 깨어났다. 익숙하지 않은 나무천장을 바라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숨을 고른다.
한번, 두번, 세번… 그리고 크게 내쉬는 한숨한번.
소녀는 마지막으로 내쉰 한숨으로 마음속에 응어리져있던 무언가가 툭 하고 끊어져버린건지 그대로 베개에 얼굴을 뭍고 소리내어 울기 시작한다.
베개가 눈물로 조금씩 젖어갈때쯤 누군가가 소녀의 어깨를 툭툭치며 소녀를 부른다.
하지만 소녀는 미동도 하지않았다. 그 누군가는 소녀가 봐주길바라며 계속 건드려보지만 소녀는 꿈쩍하지도않는다. 그러자 누군가가 조금씩 열이오르는지 깊은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그리고는…
"진짜! 좀 봐보라니까!"
앙칼지게 올라간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엎드려 펑펑우는 소녀를 강제로잡아 일으켜세웠다. 그 덕분에 놀란 소녀는 오늘안엔 그칠려나 할 정도로 서럽게 흘리던 눈물을 뚝 그치며 자신을 일으켜세운 그 누군가를 놀란눈으로 바라보았다.
금발에 묘하게 하늘거리는 옷을입은 보라색눈의 금발여성이 상반신만 허공에 내놓고 소녀와 눈을마주치고 있으니 놀라지않으면 그게 더 이상할것이다.
"아… 으아…."
그렇게 소녀는 상반신이 둥둥떠있는 여성을바라보며 묘한자세로 굳어버렸고 여성은 그래도자기를 보고있다는것에 대해서 만족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싱긋 웃어보였다.
하지만, 그 미소를끝으로 방안엔 싸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고, 시간은 그 분위기를타고 조용히 흘러가기만 한다.
사실상 그렇게 오랜시간이 흐르진 않았지만. 상반신의 여성은 마냥 그렇게 있는것이 꽤나 지루했는지 손가락을 세개를 펴 중지부터 약지, 그리고 새끼손가락까지 천천히 접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펴진 손가락이 다 접히고 난뒤 여성은 있는힘껏 손뼉을 쳐 방의 분위기를 완전히 깨버렸다. 그리고 그 덕에 정신이 든 소녀는…
"아… 아아아…! 꺄아아아아악!"
있는힘껏 비명을지르며 미닫이문을 열어 땅을힘껏 박차고 나가려고 했지만, 그대로 문 앞에서있던 또다른 누군가와 부딛혀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음? 무슨일?"
의외로 강하게 부딛쳤을텐데도 불구하고 문앞에서있던 또다른 누군가는 넘어지기는 커녕 아프지도 않다는듯 물었고, 소녀는 일단 그것이 사람형상을 하고 있다는것을 확인한 뒤 마구잡이로 파고들며 손가락으로 방쪽을 가르키며 괴성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소녀의 손끝을따라 문앞에서있던 누군가의 시선이 방쪽으로 옮겨간다. 그리곤 대강 알겠다는듯 얕은 한숨을내쉬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을열었다.
"유카리님. 장난이 좀 심하셨습니다."
그 말에 방안에서 상반신만 둥실둥실 띄우고있던 여성이 킥킥 웃으며 말했다.
"너무 그러지마 란. 난 그저 내 장난감을 좀 가지고논 것 뿐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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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못하는건가?"
유카리님 이라고 불리우는 여성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눈앞에서 잔뜩 웅크려 경계하는 소녀의 볼을 콕콕 찌르며 란이라고 부르는 여성에게 말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것같습니다. 대화를 시도해도 그저 고개만 갸웃거리는걸 보면… 아마 이쪽의 말을 못알아들을 가능성도 없지않다고봅니다."
란의 말을들으며 소녀를 지긋이 바라보던 유카리는 그대로 소녀의볼을 주욱 잡아당겼다. 갑작스럽게 볼을 잡아당겨진 소녀는 황급히 유카리의손을 뿌리치며 란의 꼬리속으로 숨어버렸다.
"적당히좀 괴롭히세요."
"뭐 어때. 귀엽잖아? 근데 말이야…."
"네?"
"너는 그렇다치고 첸은 어쩔꺼지? 저 아이 바깥쪽의 냄새가 많이나서 잘못하면 그렇고 그렇게 될텐데? 꺄아?"
"꺄아는 무슨 꺄아입니까. 첸은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저는 냄새를맡고 몰려들 다른 요괴들이 더 걱정이군요."
"진짜 쳐들어온다면 그 요괴는 담이 어딘가의 홍백처럼 엄청난거겠지? 누가 키우는 식신인데 후훗"
란의 말에 유카리는 무얼 걱정하느냐는식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들은 란은 한숨을쉬며 되받아치듯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째서 유카리님은 항상 이런 복잡한일들만 들고 나타나시는지… 그러다 금방 실증내곤 다시 어딘가로 사라져버리시고 말이죠."
"걱정마시라. 이번엔 나도 끝까지 책임질테니까."
"그것도 항상 하시던 말씀이시죠."
유카리는 그렇게말하며 손을 들어올려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소녀는 유카리가 손을 올리는순간 얕은 비명소리를 내며 움추러들었지만,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조금씩 경계를 누그러트리는듯 하였다. 그렇게 한참동안 소녀를 쓰다듬던 유카리는 빙긋 웃으며 란에게 말했다.
"그런고로, 잘 부탁해 란."
"네, 네 안그래도 그러실줄 알았습니다. 잘 돌보고 있을테니 다녀오세요."
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리고 유카리는 그런 란에게 금방 돌아올테니까 걱정말라는식으로 말하며 틈새의 저편으로 손을흔들며 사라졌다. 그렇게 유카리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열려있던 틈새가 완전히 닫힐때 쯤 란은 소녀를바라보며 말했다.
"좋아. 앞으로 잘 돌봐줄테니까 사고치면 안된다?"
소녀는 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란은 그런 소녀의 행동에 조금 당황하는듯 싶었지만, 이내 조금은 안심했다는 미소를 띄우며 소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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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너 이름은 알고있니?"
란의 대답의 소녀는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설래설래 저었다.
"음, 기억도 전부 잃어버린 모양이구나. 유카리님께서 아무말도 안하셨던걸보면 이름은 알아서 라는걸테니, 어디 좋은이름이 없으려나…."
란이 턱을괴고 한참을 고민하던중, 누군가가 란의 뒤에서 달려들어 끌어안았다.
"란~님!"
란을 기습한 누군가는 란의 식신 첸, 란은 알고있었다는듯 달려든 첸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이제 들어오는거니? 라고 말했고, 첸은 쓰다듬어지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가르릉 거리며 고게를 끄덕였다.
그렇게 잠시간 첸을 쓰다듬던 란은, 소녀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에 자신이 무엇을 하려던것인지 문득 떠올라 다시 끄응 거리며 작은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첸은 그런 란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호기심을담아 물었다.
"란님, 란님. 무슨 고민있으세요?"
"좋은 이름이 떠오르질 않아서 그렇단다."
"이름이요?"
첸이 되묻자 란은 손가락으로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움추러들어있는 소녀를 가르키며 말했다.
"그래, 이름. 유카리님이 줏어온 저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어야 하는데 어째 좋은게 떠오르질 않는구나."
"헤에~ 유카리님이 말씀하신 아이가 저 아이군요?"
첸은 그렇게 말하며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소녀는 첸이 다가오자 더더욱 몸을 움추러트리며 조금씩 뒤로 물러나기 시작하지만, 이내 벽에 가로막혀 소녀 나름으로는 궁지에 몰리게되었다.
그리고 첸은 바르르 떠는 소녀에게로 바짝 다가가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와아, 란님! 이 아이 좋은향기가 나요!"
그 말을들은 란은 어딘가 단호한 목소리로 '그래도 먹으면 안된단다.' 라고 말했고, 첸은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그런게 아니라구요! 뭐랄까, 뭔가 말하기 힘들지만 엄청 좋은 향기에요!"
첸은 그렇게 킁킁 거리며 바짝 다가가는것도 모자라 나중엔 소녀를 꼬옥 껴안고 본격적으로 머리카락에 코를 파뭍으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물론 소녀는 그 나름대로 엄청 놀라 울먹거리며 어쩔줄 몰라했지만, 곧 포기했는지 그대로 굳어 첸의 애정공세를 받고있었다. 그리고 첸은 이내 소녀를 끌어안은채 새근거리며 잠이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 둘이 엉겨붙어 노는것(?)을 지켜보던 란은 무언가 떠올랐는지 굳어있는 소녀에게로 다가가 손바닥에 무언가를 천천히 써주며 말해주었다.
"카.케.라 이것이 네 이름이란다.
소녀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란은 싱긋 웃으며 다시 입을열었다.
"조각이란 뜻이란다. 어느 세계인지 모르는 곳에서 떨어져나온 너를 가르키는 말이기도 하지. 자 다시한번, 카.케.라."
란은 한글자씩 천천히 되뇌이며 소녀의 손에 다시 글씨를 써 주었고, 소녀는 그 이름이 맘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였다. 그리고 웃는 소녀의 두 눈가에는 투명한 눈물이 옅게 맺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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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은 두 뺨을 타고흐르는 카케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훌쩍거리는 카케라를 바라보며 빙긋 웃어보이니 카케라의 배에서 꼬르륵 하는소리가 울려퍼졌다.
카케라는 조금 부끄러운지 고개를숙이며 란의 시선을 회피했다. 란은 피식웃곤 카케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곧 식사준비를 하겠다고 말하며 문을열고 나갔고, 카케라는 나가는 란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았다.
란이 식사를 준비하기위해 부엌으로 향할때쯤엔 창밖에 태양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있었다.
"식사준비가 좀 늦어지겠는걸…."
잠시 머리를 긁적이며 곤란한표정을 짓던 란은 '빨리 준비해야겠지.' 라고 중얼거리며 다시 발걸음을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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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 도착한 란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소리, 물흐르는 소리, 사락사락 쌀씻는 소리, 톡톡톡 야채를 다듬는소리와 무언가가 끓어가는 소리가 고요한 마요이가에 울려퍼진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해가 산 너머로 완전히 넘어가고, 하늘을 붉게 물들이던 석양이 차갑게식어 남색빛으로 변해갈때쯤 란은 손에 장갑을 끼고 오랜시간 끓여 뜨겁게 달구어진 질그릇 냄비를들고 첸과 카케라가 있는 방으로 향하였다.
란이 문앞까지 다가가니 문 너머로 첸의 웃음소리와 부끄러워하는 카케라의 옅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란은 자신도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것을 느끼며 왼발을 미닫이문에 살짝 걸쳐 드르륵 문을열었다.
문을여니 어느정도 란이 예상하고있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자기보다 조금 작은 카케라를 끌어안은 첸이 기분좋아보이는 표정으로 연신 카케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볼을 카케라의 볼에 부비고 있었고, 카케라는 그것이 부끄럽고 첸이 끌어안은것이 조금은 답답한지 얼굴을 붉히며 끄응거리는 소리를 내고있었다.
하지만 당하는 카케라 입장에서도 그다지 싫지만은 않은지 그대로 첸의 애정행각을 온몸으로 받고있었다. 란은 그 모습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번졌다.
"저녁먹어야지. 첸, 카케라?"
"네에, 란님!"
란이 말하자 첸은 귀를 쫑긋거리며 방 한켠에 자리잡고있는 작은 나무탁자를 가져왔고 란은 들고온 냄비를 탁자위에 두었다.
"아, 그릇하고 숟가락을 안가져왔네. 잠깐 기다려주겠니?"
"그거라면 제가 가져올게요 란님!"
"후훗, 그래주겠니? 아참, 가져오는김에 국자도 가져와주렴."
"네!"
첸은 그렇게말하곤 곧바로 밖으로 뛰어나갔고 란은 탁자위에 올려둔 냄비의 뚜껑을열었다.
뚜껑을 열자 자유를찾은 수증기들이 은은한 향을 끌어안고 퍼져나갔다.
냄비속에 들어있던 내용물은 흰 쌀과 야채를넣고 끓인 야채죽이었다. 몇일간 아무것도 먹지못한 카케라에 대한 란의 배려이리라.
카케라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듯하더니 침을삼키고 눈을빛내며 야채죽이 가득들은 냄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치 맛있는 먹이를 눈앞에 둔 강아지같은 모습이었다.
"란님, 그릇하고 숟가락 가져왔어요! 국자도요!"
때맞춰 힘차게들어온 첸. 그리고 그 기세에 놀란 카케라는 조금 움찔했다.
첸은 가져온것들을 란에게 주었고 란은 국자로 각각의 그릇에 조금씩 나눠담아주었다.
"잘 먹겠습니다."
란과 첸, 그리고 말은 못하지만 카케라도 둘을따라 손을 맞대고 죽을떠서 후후불어 식힌후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맛있었는지 조금씩이지만 먹는 속도를올려 빠르게 한그릇을 다 비웠다. 반대로 첸은 뜨거운것을 잘 못먹는지 한참을 휘적거리다가 한숟갈 떠올려 또 한참을 식히고 간신히 입에 넣었다. 그리곤 연신 맛있다 라는 말을하며 계속해서 숟가락을 움직였다.
"천천히 먹으렴 카케라."
란이 조금 엄하게 말하자 카케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그릇 더 달라는듯 소심하게 그릇을 란쪽으로 들이밀었고, 란은 그런 카케라의 머리를 쓰다듬곤 그릇에 죽을 더 담아주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첸은 자신도 더 달라며 란에게보챘고 란은 아직 많으니 천천히 먹으라고 첸에게 핀잔을 주었다.
그렇게 화목했던 식사시간이 지나가고, 먹은것들을 대강 정리한 란이 첸과 카케라한테 말했다.
"슬슬 씻어야지? 카케라는 땀을 많이흘렸고, 첸도 밖에 다녀왔으니."
란의말에 카케라는 고개를 끄덕이는 반면 첸은 '다음에 씻을게요.' 라고 말하며 조금씩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계속 그러면 벌을 줄거란다 첸?"
란이 약간의 압박을넣어 말하자 첸은 움찔거리며 순순히 '네, 알겠어요.'라고 말했다. 란의 압박도 압박이지만 그 벌이란게 첸에겐 엄청 두려운 것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이다.
둘이 들어가기엔 조금 크던 욕실이었지만, 셋이 들어가니 조금은 좁아진 욕실. 란은 제일먼저 첸의 머리를 감겨주고 곧바로 카케라의 머리도 감겨주었다. 그 과정에서 첸이 싫다고 날뛰었지만, 란이 따뜻하게 데운물을 몸에 부어주자 그건 또 좋았는지 이내 얌전해졌다. 반대로 카케라는 처음부터 끝까지 얌전하게 란의 손길을 받아주었고, 그렇게 깨끗하게 몸을 씻어낸 셋은 몸을 말리고 말끔하게 이불을 펴놓은 방에 들어가 켜놓았던 등불들을 끄고 누웠다.
"란님, 카케라가 계속 여기 있었으면 좋겠어요."
카케라를 끌어안고 무언가의 성분을 양껏 흡수하고있는 첸의 말에 란은 '그랬으면 좋겠구나.' 라고 말했고 그 이후로도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고 웃고 떠들다가 첸과 카케라가 어느순간 스르륵 잠이듦을 확인한란은 그 둘에게 이불은 덮어주곤 자신도 잠을청하였다.
확실히 카케라라는 존재로인해 눈에띄게 변한생활은 오랫동안 살아왔던 그들에게는 좋은 자극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행복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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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도 마저 작업해야 하는데말이죠
끝맺음을 못하는걸 보완하려고 짧게짧게 쓰는글을 계속 쓰다보니
안쓰고있네요
절대 괴롭히는게 재밌어서 그러는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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