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햇살좋은 한산한 오후. 커다란 나무 아래, 한가해보이는 여성과 소녀, 두명이 누워있다.
큰 쪽인 여성은 넉살좋은 미소로 내리쬐는 햇살을 기분좋게 쬐고 있었고, 작은쪽인 소녀는 어딘가 좀 불안한듯 계속 몸을 뒤척이고있다.
"저기, 코마치? 아무래도 안되겠네요. 이만 가봐야겠어요. 휴일이라곤 해도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아있어요."
한참을 뒤척이던 작은쪽이 코마치라고 불리는 큰쪽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들은 큰쪽은,
"에이~ 약속 하셨잖아요? 내기에서 지시면 휴일날 하루쯤 같이 나가기로요. 명색이 염마님이신데 약속을 안지키면 좀 그렇잖아요?"
라고 단호하게 염마님이라고 불리는 작은쪽에게 말했고, 작은쪽인 염마는 한숨을 쉬며 엇그제의 일을 회상했다.
…….
"내기라니요? 갑자기 무슨 소리죠?"
서고에서 바쁘게 일하던 나는 갑작스레 찾아와서 내기를 하자고 하는 코마치에게 되물었다. 그리고 코마치는…
"왜, 저번에 시키님이 한번쯤 부탁을 들어주신다고 하셨잖아요? 농땡이 안피고 열심히 한 상으로 부탁하는것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뭔가 바쁜 와중에 갑작스럽게 부탁해온 코마치를 매몰차게 거절하면 더욱 더 집요하게 매달릴것 같아서 대충 "아 그럼 지금 당장 빠르게 끝내고 나가주세요." 라고 한게 화근이 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게 나의 역대 큰 실수중 하나일 것이다.
코마치는 내 말을 듣곤 싱긋 웃으며 품에서 엽전 한개를 꺼내보였다.
"그 엽전으로 무얼 하려는거죠?"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코마치가 책상위에 엽전을 팽이처럼 돌리며 말했다
"엽전을 돌려서, 앞면이 나오면 저의 승리. 반대로 뒷면이 나오면 시키님의 승리라는 간단한 내기입니다."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책상위에서 돌던 엽전이 넘어졌다.
"앗, 앞면이네요? 그럼 제 승리인거죠?"
그때당시 내가 좀 날카로웠던 탓도 있겠지만, 뭔가 방긋방긋 웃으며 말하는 코마치를 보자니 약간 치밀어올라 조금은 진심으로,
"사기치는거면 사신이라도 혀를 뽑아버릴겁니다."
라고 말했고 코마치는 능청스럽게 그럴리가 있겠냐며 가볍게 넘겨버렸다.
"하아… 그래서 뭘 원하는거죠? 내기를 하는것만으론 끝난게 아닐거라 생각하는데……."
내가 그렇게 말하자 코마치는 기다렸다는듯 바로 답하였다.
"큰건 없고, 휴일에 저랑 같이 나가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코마치를 내쫒으며 말했다.
"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용건은 없는거죠? 그럼 바쁘니까 빨리 좀 나가주세요."
코마치는 그렇게 쫒겨나듯 하면서도 능글맞게 웃으며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고, 서고의 문이 닫히자 여러모로 시끌벅적한 기분이 착 가라앉은 나는 다시 일을하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 일 이후, 염마 시키에이키 야마자나두는 '그때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하며 또다시 불안한 뒤척임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쭈욱 지켜보던 코마치는…….
"그러지말고 오늘은 저랑같이 한숨 푹 자고 일어나는겁니다. 숙면을 하게되면 그깟 근심걱정 삼도천에 흘려보내듯 사라지니까요."
라고 말하며 불안해하는 시키를 품에 안았다.
"아, 알았으니까 일단 이거 좀 놓으세요! 창피하게 이게 무슨…!"
시키가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렸지만 이미 빠르게 잠이들어버린 코마치가 꼬옥 끌어안은 시키를 놓아줄리 없었다. 그렇게 바둥거리던 시키는 기분좋게 잠든 코마치를 보곤 '그래도 깨우면 안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품에 안긴채 코마치에게 배어있는 피안화의 향을 맡으며 살풋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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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갈때 쯤, 먼저 일어난 코마치가 품안에서 새근거리며 자고있는 시키를 깨우며 말했다.
"슬슬 들어가셔야 하지 않나요?"
"으음… 조금만 더……."
잠에 취한 시키가 코마치의 품에 파고들며 말했다.
"음… 어쩔 수 없는건가."
코마치는 그렇게 말하며 시키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들어안고 천천히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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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시키를 들어안고 돌아가면서 풍경을 감상하던 코마치에게 잠에취한 시키가 웅얼거리듯 말했다.
"코마치."
"네, 네."
"고마워."
"저도요. 시키님."
노을빛 뒤로 코마치가 싱긋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시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코마치."
"네, 네."
"게으름피거나 농땡이 피우면 혀를 뽑아버릴거야."
"하, 하하…."
그렇게 둘의 하루가 느긋하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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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끝입니다.
뭔가 괴롭히고 싶은 욕구를 꾹 눌러가며
평범하게 썼습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글이 좀 튀는게 보이네요
아직 멀었습니다. 아직 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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