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차."
지저로 통하는 다리에 누군가가 살풋 내려선다. 그리고 사냥감을 찾듯 금빛으로 반짝이는 두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근처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러다 찾는 그 무엇을 발견했는지 눈빛이 변하며 곧장 시야가 닿고있는쪽으로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렇게 달려가는 반동을 더해 뛰어오르며 다리난간에 멍하니 서있는 누군가를 덮쳤다. 덮쳐진 또 다른 누군가는 갑작스런 기습에 다리밖으로 고꾸라져 떨어질 뻔했지만 간신히 중심을잡고 자신을 덮친것을 조용히 노려보았다.
"와아, 날 그렇게 열정적으로 바라보다니… 이거 부끄러워서 몸둘바를 모르겠는데? 파르시."
"난 지금 좋아서보는게 아닌데? 더러운 거미녀석."
"이야~ 더럽다니. 그거 참 최고의 칭찬이야! 그리고 너도 제대로 '야마메' 라고 불러줬으면 하는데?"
"칫…!"
파르시는 혀를차며 자신을 끌어안고 비꼬는듯 말하는 야마메를 강하게 밀쳐냈다. 하지만 야마메는 그것이 재밌는듯 '역시 까칠한 공주님이셔.' 라고 말하며 헤실헤실 웃었다.
"별 용건 없으면 여기서 당장사라져."
"그래도 간만에 찾아온건데 좀 반가운척이라도 해주지 그래?"
차갑게 말하는 파르시에게 야마메가 조금 시무룩한 말투로 말했다… 라기엔 목소리만 그렇고 얼굴은 또 생글생글 웃고있는 야마메. 파르시는 가볍게 한숨을쉬며 '저런녀석 그냥 무시해버리자.' 라는 생각으로 다시 멍하니 저 너머의 어둠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을 또 가만히놔둘 야마메가 아니다.
"저기, 뭘 그렇게 바라보는거야?"
하지만 파르시는 이곳엔 아무도 없다는양 무시하며 계속 저 너머를 응시한다.
"저~기요? 이~보세요? 파~르시씨? 보이십니까?"
야마메는 묘한 음정을 넣어말하며 파르시의 눈앞에 손을 휘저었다.
"저는 투명인간 인거군요? 파르시씨. 그러면 제가 무얼하던 보이지도 않겠군요?"
그 말의 매우 마음에 걸리는 파르시였지만, 신경쓰고 화를내면 어딘가 지는것같아 그대로 무시하기로했다. 여긴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고 애써 생각하며 자기앞을 갸웃거리는 야마메를 말이다.
"그렇다면 먼저 가볍게…."
야마메는 작게 웃으며 그대로 파르시를 뒤에서부터 끌어안았다. 당황한 파르시는 무얼 하는거냐며 화를냈지만, 야마메는 입가에 묘한 미소를띄우며 자신의 볼을 파르시의 볼에 사정없이 부비기 시작했다.
하지만 파르시가 그대로 당하면서 가만히 있을리가 만무했다. 파르시는 까득 이를갈면서 야마메의 두 팔을 뿌리치고 그대로 뺨을 노리며 팔을휘둘렀다… 만, 야마메는 예상했다는듯 자신의 뺨을향에 날아오는 파르시의 손을 붙잡아막으며 그대로 발을걸어 넘어트리며 말했다.
"이제 장난은 그만둬야겠지?"
아까와는 다르게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하는 야마메에게 섬뜩함을 느끼는 파르시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야마메가 위로 올라타는것이 더욱 빨랐던탓에 저항한번 하지못하고 그대로 야마메에게 눌려버렸다.
상황이 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것을 눈치챈 파르시는 조금 겁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이 겁을먹고 있다는것을 야마메가 눈치채면 분명 더 심한짓을 당할것이라고 생각한 파르시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다는듯 "흥, 그래서 뭘 어쩔거지?" 라고 말하며 자신을 누르고있는 야마메를 노려보았다.
그 말을들은 아마메는 비웃듯 한쪽 입꼬리만을 올려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거알아, 파르시?" -야마메는 그렇게 말하며 서로의숨결이 닿을정도로 가까이 다가갔다.- "사냥감은 반항해야 잡아먹는 맛이 있다는거 말이야."
아까와는 다른 야마메의 분위기에 파르시는 두려움과 소름에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야마메는 그것이 좋다는듯 '잘 먹겠습니다.' 라는 말과함께 묘한 웃음소리를 내며 더욱더 가까이 다가갔다.
서로의 입술이 닿을정도의 거리. 파르시는 눈물이 글썽이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감은 두 눈 아래로 맑은 눈물방울이 구슬처럼 흘러내렸다. 그것을 본 야마메는 혀로 자신의입술을 적신뒤 그대로 파르시의 입술을 덮었다.
서로를 오가는 숨결, 체온 그리고 오직 둘만이 만들어내는 달콤한 금단의 꿀…
입술사이로 흘러나오는 옅은 신음소리만이 둘을 감싸고있는 어둠속으로 퍼져나가다 흩어진다.
그렇게 흐려진 정신으로 무방비상태로 끌려다니던 파르시는 간신히 정신을 되잡으며 강제로 입술을떼고 크게 숨을 들이쉬며 콜록거렸다. 그것을 본 야마메는 입맛을 다시며 지긋이 바라보다가 삐죽 솟아오른 파르시의 귀가 눈에 들어왔고, 야마메는 무언가에 이끌리기라도 한듯 그대로 파르시의 귀를 살짝 깨물었다.
그렇게 귀를 공격당한 파르시는 짧고 가는 신음을 내는듯 하더니 이내 까득 이가는 소리와 함께 분노를 한껏담은 발차기로 야마메의 배를 걷어차버렸다.
배에 정확히 들어간 기습적인 발차기에 야마메는 컥컥거리며 바닥을 뒹굴었고 파르시는 그런 야마메를 그 무엇보다 경멸하는 눈빛으로 내려다았다.
"파, 파르시씨, 이거 좀 너무한거 아닌가요?"
바닥을 한껏 뒹굴다 파르시의 시선을 느낀 야마메가 한마디했다. 하지만 그런 야마메에게 돌아온것은…
"그딴 저질스러운 짓을 한것부터가 잘못이라는 생각은 안하는건가?"
라는 파르시의 차가운 말뿐이었다.
야마메는 그런 파르시에게 '눈물 그렁거리면서 그런 표정하고 말은 너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라고 말했다가 다시한번 배를 걷어차였다.
야마메는 그렇게 다시한번 걷어차인 배를 부여잡고 데굴데굴 바닥을 구르다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일어나 손으로 툭툭 옷을털며 주섬주섬 흐트러진 옷매무세를 정리하는 파르시에게 가보겠다며 인사하고 뒤돌아섰다. 그리고 파르시는 야마메에게 인사는커녕 속에서 무언가를 씹어뱉듯이 말했다.
"저질스럽고 더러운 거미녀석. 앞으로는 그냥 무슨일이던간에 다시는 이곳에 오지마."
"그 칭찬 고맙게 받아둘께. 그리고 오지말라면 더욱 와줘야지 그럼 간다."
"그러니까 네녀석은… 하아…."
파르시가 발끈하여 무언가 한마디 더 던지려고 했지만 야마메는 이미 빠르게 사라져버린 뒤였다. 깊은 한숨을 쉬던 파르시는 이내 다리 난간에 서서 지저의 불빛을 바라보며 한없이 노래하였다. 야마메가 남기고 간 묘한 여운을 날려버리려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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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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