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공기가 무겁네요. 기분 안좋으신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니아브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덕분에 깊은 생각에 빠져있던 케이네는 다시금 정신을 차렸다.
"응? 아. 아니야.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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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전으로 돌아가. 유카리와 케이네가 대치를 하고있던 시점으로 넘어간다.
"머지않아 지저의 츠지구모들이 퍼트리는 역병과는 차원이 다른 병이 퍼져나간다는걸 너도 알고 있지?"
"아아. 알고있다. 하지만 그정도쯤은 영원정의 에이린이라면 가능할지도..."
유카리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며 차를 마셨다.
찻잔이 달그락 부딪치는 소리. 긴 침묵.
너무나도 긴 침묵.
"바보네. 정말로 모르는거야?"
유카리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와아...진짜로 죽여버리고 싶다.' 라고 케이네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표정도 잠시. 입가에 웃음기를 싹 거두고 유카리는 재차 말을 했다.
"운이 나쁘게도...이번에 역병이 오는 시기는 보름이야"
"뭐라고?"
케이네가 당황하여 언성을 높혔다.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찻잔이 덜그럭거리며 책상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이쿠야"
유카리는 떨어지는 찻잔을 사뿐히 벌려진 틈새 안으로 집어넣었다.
"비싼 찻잔이라고. 함부로 다뤄주지 않았으면 해"
"보름...보름이라고 했나..."
유카리의 능청을 무시하고 케이네는 질문했다.
"..."
유카리는 이쯤되서 느꼈다.
더 이상의 농담이나 장난은 필요가 없겠지. 라고.
"그래. 보름이야. 모든 요괴들의 요력이 한층 강해지는 시기. 역신이라고 피해갈수는 없는거지"
"그렇다는건...에이린의 약또한..."
"아무리 그녀가 능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이번 역병을 구제하려면 엄청난 희생자가 생겨날거야. 그래서 니아브가 필요하다는거야"
"하지만...그 아이는 아무것도 몰라! 트라우마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에...병이 옳겨질수도 있다고! 그런 연약한 아이를 이런 대사에 함부로 맞기는게 옳다고 생각하나?"
"하아..."
유카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케이네. 너는 반요이면서도 너무 물러"
유카리는 케이네의 멱살을 쥐어잡고 케이네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겼다.
우당탕 거리는 소리와 함께 책상에서 지필묵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내가 요괴인걸 설마 모르는거야? 요괴는 인간과 적대적인 관계라고...지금 이렇게 네게 찾아와서 사정하는것도 상당히 심기불편해 죽겠는데...수틀리면 여기서 네 목을 그어버리고 억지로 데려가는 방법도 있지?"
깊은 보라빛 눈동자가 케이네를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래. 이 여자는 요괴다. 그것도 일반 요괴들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가진 대 요괴.
케이네는 눈을 조용히 감았다.
"그래. 이제야 이야기가 통하네"
유카리는 억세게 쥐었던 케이네의 멱살을 살짝 풀었다.
케이네는 기침을 하며 땅바닥에 주저 앉아버렸다.
"일주일간 생각할 시간을 줄게. 그 이상은 안되는거. 잘 알지?"
유카리는 처음왔을때처럼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틈새로 들어갔다.
일주일동안 생각할 시간...
"말이 일주일이지...완전히 협박이잖아..."
케이네는 책장에 등을 대고 기대 조용히 중얼거렸다.
유카리가 왔었다는 흔적은 온데간데 없이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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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아이를 함부로 내놨다간...다시 사람을 불신하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환상향을 구할수 있는게 저 아이밖에 없다니...!'
'방법이 있을까?'
'아니 없는걸까?'
'에이린이 불가능하다면 누가 가능하지?'
'나는 정말로 이 아이를 유카리에게 보내도 괜찮은걸까?'
이런 저런 생각이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쉽게 생각할수 없는 일이다.
상처투성이의 마음에 다시금 깊은 상처를 내게 하고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택을 하지 않아도, 선택을 해도 이 아이는 유카리에게 보내진다.
'어떻게해도 피할수가 없다면...!'
"...니아브..."
케이네가 한족에 자리잡아 그림을 그리던 니아브를 불렀다.
"네. 선생님"
"잠시동안 너를 누군가에게 맞기려고 한단다"
아니나 다를까 니아브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어...어째서죠? 선생님...제가 뭘..."
"아니야. 넌 잘못한게 없단다. 단지. 너에게 중요한 일이 생겨서란다."
케이네는 전후사정을 모두 설명했다.
니아브가 상처받을 일을 대비해서 상당히 심한 내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빠짐없이 전달되었을것이라고 케이네는 생각했다.
예상외로 나이브는 담담히 받아들였다.
"...네. 제가 하겠어요 선생님. 더이상 고통받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제가 힘내겠어요!"
"고맙구나...아니. 미안하구나 니아브...너에게 심한 일을 시키는것이 아닐까 싶어서..."
"걱정마세요 선생님. 가뿐히 해결하고 다시 돌아올게요!"
니아브는 아무 문제 없다는듯이 말했다.
하지만 역시나 걱정되는건 마찬가지다.
불안한 감정을 주체할수가 없어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려버릴것만 같았다.
그래서 케이네는 니아브를 끌어안았다.
니아브도 말없이 케이네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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