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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내 욕망이 전력으로 드려난 말을 해버린 나는 그것을 무마시키기 위해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실없이 하하 거리며 농담이라고 얼버무렸지만, 떨리는 음색과 더듬 거리는 말투로 인해 도저히 농담으로 안 들린다는 게 문제였다. 그러니까 뭐냐.. 끝장 났어요.. 흐흑. 히로코에 이어 세이가 씨에게도 변태로 낙인 찍힐 일만 남았다고. 어쩌면 날 혐오스럽다 생각해서 치료해준 수고를 들먹이며 대가를 지불하라고 할지 몰라. 그렇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니, 반박도 못하겠지만. 도대체 내가 왜 그런 소릴 지껄인 건지는 모르겠다니까! 그러나 왠 걸? 세이가 씨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상냥한 얼굴로 작게 벌린 입으로 '어머'라고 할 뿐.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다는 것이다. 혹시나 싶은데 음담패설에 익숙한 걸까? 「전 이만 작은 동서 일 거들려 가겠어요. 조금 있다가 점심 시간이 되면 식사하러 나오세요.」 「네.」 세이가 씨는 그렇게 말하고 방을 나섰다. 그녀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던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배게에 얼굴을 뭍었다. 휴~, 어떻게든 잘 넘겼다. 아까 그 오츠란 애와 히로코를 야단 칠 때도 그렇고 이게 대체 무슨 영문이야? 냉정히 분석해 보면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강한 욕망이 분출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그것을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평소보다 더 격하게 화를 냈고 세이가 씨에게 저질스런 말을 건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재액의 여파인게 분명해. 재액에 의한 불행은 이제 끝이 났다곤 하나 그 후유증으로 내 정신에 이상이 생긴 걸 거야. 이게 단기적인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장기적이라면 상당히 곤란해 진다. 왜냐면 난 약하니까. 내 기분대로 행동해도 될 만큼 환상향은 만만치 않으니까. 아.. 정말 돌아 버리 겠네. 배게에다 머리를 두어 번 찍은 나는 심란한 기분을 정리하지 못한 채 바지를 올리고 이부자리에서 벗어났다. 또 다시 저항 할 수 없는 욕망 분출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당장 생각 할 수 있는 대응책이라곤 그 자리에서 벗어나 아무도 없는 곳으로 이동하는 수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걸음에 엉덩이는 크게 아파오지 않았다. 아마도 치료에 쓰인 마취성분의 약 때문이겠지. * 적당히 복도를 배회하고 있으니 밖으로 부터 부우웅- 하는 차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소리의 진원지로 시선을 돌리자 거기엔 상당히 낮이 익은 차종이 눈에 들오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람보르기니... 에엑! 아니, 남자들의 로망이라 불리는 그 람보르기니가 왜에에에?? 뭐, 유카리의 능력이라면 석유재벌 차고에서 한 대 훔쳐오는 것 쯤이야 어렵지 않겠지만, 일부로 몰고 다닐 만큼 필요하지 않을 건데? 저것도 유카리의 취미인 건지 아니면 그 남편분의 취미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서서 차 쪽을 응시하고 있자, 열려진 차문으로 한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내리는 것이 목격되었다. 생김새는 평범한 20대 남자로 보였고, 아마도 저 차의 소유자로 보였다. 그 옆 조수석에서는 옅은 보랏빛이 도는 흰 머리 소녀가 내렸다. 그 소녀는 매우 조심스런 걸음걸이로 남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나는 저 둘을 추측컨데 이 집안과 연관이 있는 사람일 것이고, 점심 시간에 맞춰 왔다는 것은 야쿠모 가의 일원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어쩌면, 저 남자가.... 아니겠지. 남자는 한 눈에 봐도 인간. 유카리를 포함해 부인을 넷이나 끼고 있는 대요괴로는 보이지 않는다. 일반 인간이었다면 진작에 정력이 빨려 뒈졌겠지. 나는 점심 준비가 다 되어 있을거라는 확신을 하며 상이 차려져 있을 방을 찾아 발길을 옮겼다. 같이 동석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그 장소엔 내 용무를 들어 줄 야쿠모 가의 주인이 있다. 바쁘지만 않다면 식사 후에 천천히 얘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루키드 디드 레이시스라고 합니다.」 「네. 반가워요. 저는 야쿠모 유카리라고 해요. 이쪽은 제 남편인 야쿠모 테루.」 「반갑습니다.」 「아, 네.」 상이 차려져 있는 방에 들어선 나는 한 눈에 유카리를 알아보고는 바로 그녀 앞에 가서 처음보는 사이인 양 자기 소개를 했다. 그러자 한 껏 미소를 그리면서 인사를 하는 유카리. 더불어 옆에 앉아있던 남편 까지 소개했다. 그녀가 남편이라 소개한 사람은 남자의 로망을 몰던 평범한 20대 인간. 그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어떨결에 그의 손을 잡았다. 맙소사!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로 유카리의 남편이었을 줄이야. 세이가에 란에 ... 히로코.. 이거 겉모습만 인간이지 실상은 여러가지 의미로 탈 인간급이구만. 내가 남편과 악수를 나누며 서로 정답게 웃는 걸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유카리의 얼굴은 참말로 예쁜 새색시가 따로 없었다. 그 부분이 겉잡을 수 없는 위화감이 든다. 이건 내가 아는 유카리가 아니야! 나는 근질거려 오는 입을 억지로 참아내며 유카리로 부터 시선을 돌렸다. 하마터면 바로 그 자리에서 '정체를 밝혀라! 이 유카리의 모습을 한 가짜 녀석!!' 이라고 외칠 뻔 했다. 악수를 마친 나는 바로 이어서 다른 식구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테루와 유카리의 딸이라는 네코마타 첸. 부모가 요망한 틈새 요괴와 인간이니 양자로 들어온 아이겠지. 이어서 니아브라고 하는 그 람보르기니 조수석에 타고있던 소녀와 인사를 나누었다. 앞이 안보이는 맹인이라는데 참한 소녀가 안타깝군. 내가 좀 더 고위 악마 였다면 눈 정도는 고쳐줬을 건데. 아 물론, 댓가가 필요하다는 건 함정. 그리고 토끼 귀를 한 요괴들이 몇몇 보였다. 얘네들도 식구야? 「저들은 우리 일을 거들기 위해 영원정에서 파견된 자들이에요.」 토끼 귀 요괴들을 찬찬히 훑어보고 있는데 유카리가 그들에 대한 설명을 나에게 해줬다. 아. 내가 납득했다는 반응을 보이자 토끼 귀 요괴들이 나를 보며 꾸벅하고 머리를 숙인다. 리얼 바니걸인가? 좋군. 이렇게 이곳의 대식구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밥상은 차려졌고, 차리는 데 수고한 구미호와 세이가 씨가 동석 하는 것으로 식사가 시작되었다. 쩝쩝. 이집 새댁 솜씨가 좋구만. 하지만, 나 보다 아래군. 그때 항문 출혈만 없었다면 이것 보다 더 맛있는 요리를 선 보였을 텐데. 아쉽다. 아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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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는 거라 전개가 지럴맞게 느림.
그래도 다음 회에서 겨우 사건이라 할 만한게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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